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미국 뉴스 헤드라인’입니다. 김정우 기자 함께 하겠습니다.
진행자)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십니까?
진행자) 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추수감사절을 끝으로 이른바 블랙 프라이데이를 맞아 미국인들의 연말 쇼핑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인터넷 여론조사가 확산하는 가운데, 이를 둘러싼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미국 대형 은행들이 소규모 자영업자들에게 내주는 대출의 규모가 줄어들고 있다는 소식, 마지막으로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네. 첫 소식입니다. 어제 (26일)은 미국 최대 명절 가운데 하나인 추수감사절이었습니다. 이 날은 온 가족이 모여 풍성한 음식을 즐기면서 한 해를 마무리하고 감사하는 시간을 갖는 날로 바로 한국의 추석과 비슷한 날입니다. 그런데 이 추수감사절이 끝나면 미국에서 또 재미있는 광경이 펼쳐지죠?
기자) 그렇습니다. 바로 ‘블랙 프라이데이’입니다.
기자) 진행자께서는 이게 무슨 소리인지 아시겠어요?
진행자) 물론이죠. 사람들이 물건 사려고 매장 안으로 몰려드는 소리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미국의 추수감사절은 매년 11월 넷째 목요일인데요. 그래서 추수감사절 바로 다음 날이 금요일인데, 이날을 ‘블랙 프라이데이’라고 해서 이날 상점들이 매우 싼 가격으로 물건을 팝니다. 그래서 금요일에 상점문이 열리기도 전에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고 북새통을 이루는데 이게 어느새 전통처럼 됐습니다. 참고로 올해 추수감사절이 낀 주말에 약 1억5천만 명의 미국인이 물건 사기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텔레비전이나 냉장고 같은 가전제품들이 특히 인기 있는 제품이라고요?
기자) 네. 평소에는 가격이 비싸서 사는 데 좀 더 고민했을 것 같은 물건들이 사들이는 때가 바로 이 블랙 프라이데이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블랙 프라이데이에 상점들이 매우 싼 값에 물건을 내놓기 때문인데요. 가령 50인치 텔레비전을 150 달러에 살 기회가 그리 흔한 건 아니죠? 그런데 재미있는 건 몇몇 소매업체가 10월에 물건값을 올렸다가 블랙 프라이데이 때 값을 다시 내리는 방법으로 소비자들이 심리적으로 많이 싸게 사는 것 같이 생각하게 한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진행자) 보통 이날엔 상점들이 문을 일찍 열죠?
기자) 그렇습니다. 많은 상점이 아침 6시에 문을 여는데요, 물건 개수가 정해져 있어서 사람들이 추수감사절 당일인 목요일 밤부터 줄을 서서 기다리기도 합니다.
진행자) 그런데 요즘은 추수감사절 날에 문을 여는 상점도 늘고 있다고 하던데요?
기자) 네. 워낙 블랙 프라이데이에 사람들이 몰리니까 하루 앞당겨서 추수감사절인 목요일에 문을 여는 상점들이 늘고 있습니다. 그러자 이제는 수요일, 그러니까 추수감사절 전날 밤부터 기다리는 사람들이 생겼는데요. 그런데 이런 풍토를 두고 가족이 함께 지낸다는 추수감사절의 의미가 퇴색한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래서 이런 혼잡을 싫어하는 사람들을 겨냥한 새로운 현상도 나타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이런 게 싫어서 아예 이 블랙 프라이데이에 쇼핑을 포기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이런 사람들을 위해서 인터넷에서도 할인 판매를 하는 업체들이 많습니다. 블랙 프라이데이에 대형 매장에 가보면 정말 웃기는데요. 원하는 물건을 사려고 문에서 매대까지 전력 질주하는 사람도 있고요. 또 물건을 두고 싸우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몰리다 보니까 종종 다치는 사람들도 나오죠? 그래서 요즘에는 많은 소매업체가 인터넷에서도 할인된 가격으로 물건 싸게 살 수 있게 해주고요. 또 배달도 대부분 무료로 해주고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인터넷에서 사는 것도 일반 상점에 직접 가서 사는 것처럼 정해진 시간 안에 사야 하는 거죠?
기자) 맞습니다. 소매업체마다 조금씩 다르긴 한데요. 추수감사절을 전후로 12시간 한정 판매하는 경우가 많고요. 게다가 요즘에는 추수감사절이 끝나고 돌아오는 월요일 하루에만 인터넷에서 대폭 할인행사를 하는 업체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이날을 ‘사이버 먼데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요. 컴퓨터와 손전화에 익숙한 사람들이 늘면서 이 사이버 먼데이 시장의 규모도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인터넷에서 물건을 사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아직은 직접 상점에 가서 물건을 사는 사람들이 더 많지 않습니까?
기자) 물론 그렇습니다. 특히 대형 백화점 부근에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데요. 그래서 테러 위협이 있는 뉴욕 같은 대도시에서는 대형 백화점 주변 곳곳에 경찰이 배치돼 있기도 한데, 하지만 소비자들 대부분은 별로 개의치 않는다고 하는군요.
진행자) 올 한 해에 전반적으로 미국 경기가 나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오는데, 좋아지는 경기가 올해 사람들이 지갑을 여는 데 영향을 미칠 수도 있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전국 소매협회는 올해 11월과 12월 두 달 동안 소매업체들의 매출이 6천3백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합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 더 증가한 수치죠? 또 한 소매업체 자문기관이 시행한 조사의 결과를 보면요. 미국인들이 올해에 지난해보다 25% 더 지출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1인당으로 따지면 평균 369달러를 쓸 것으로 예상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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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네. 두 번째 소식입니다. 요즘 미국에서는 ‘온라인’, 그러니까 ‘인터넷’에서 하는 여론조사를 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는데요. 하지만 인터넷 여론조사의 결과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의 유력 신문인 `뉴욕타임스'가 27일 보도한 내용인데요. 인터넷 여론조사가 확산하고 있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있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안 그래도 내년에 치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각 당 경선에 나온 후보들의 지지율 집계가 자주 나오는데, 원래 이런 종류의 여론조사에 널리 이용되는 방법은 전화 여론조사죠?
기자) 맞습니다. 사람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서 현안에 대한 생각을 묻는 것이 바로 전화 여론조사인데요. 이게 여론조사 방법에서 오랫동안 주종을 이뤘죠? 하지만 요즘에는 이런 전화 여론조사가 줄어드는 경향을 보입니다.
진행자) 특히나 요즘 각 당 대선 경선에 나온 후보들의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를 보니까 인터넷 여론조사를 통해서 나온 결과가 꽤 있는 것 같더군요?
기자) 네. 사실 요 몇 년 새 많이 늘었습니다. 가령 최근에 공화당 예비선거의 여론조사 결과를 모은 자료들을 보면 인터넷 조사가 90 건에 전화 여론조사가 96 건이었습니다.
진행자) 거의 엇비슷하네요?
기자) 그렇죠? 4년 전만 해도 온라인 조사가 26 건에 불과하고 전화 조사가 100 건이 넘었었는데, 그새 많이 변한 거죠.
진행자) 그럼 인터넷 여론조사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고 해야 할까요?
기자) 맞습니다. 많은 전문가는 인터넷 여론조사가 결국 전화 여론조사를 대체할 거로 전망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기까지에는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있죠.
진행자) 인터넷 조사에도 전화 조사처럼 단점이 있다는 말이네요?
기자) 맞습니다. 가장 심각한 게 바로 조사한 표본에 대표성이 있느냐 없느냐는 문제가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이게 조사에 응한 집단이 전체 사람들의 생각을 대변할 수 있느냐는 말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잘 아시네요. 통계학에서 그런 걸 샘플의 대표성이라고 하죠? 그런데 전화 여론조사에서는 무작위로 전화를 걸기 때문에 이런 대표성이 어느 정도 나올 수 있는데, 인터넷에서는 이런 게 어렵다는 거죠.
진행자) 생각해 보면 인터넷에 들어오지 못하는 사람은 여론조사에서 제외될 수 있고, 또 인터넷에 들어올 수 있는 사람 중에서도 특정 계층에 속한 사람들만 여론조사에 참여할 가능성도 있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로 그런 문제들이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런 문제를 해결할 방도는 전혀 없는 겁니까?
기자) 있긴 있습니다. 일단 아무나 인터넷에 들어와서 여론조사에 참여하게 하지 않고요. 여론조사 기관이 미리 여론조사를 할 대상자를 정해서 이들이 인터넷 여론조사에 참여하게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 방법이 완벽하게 인터넷 여론조사의 단점을 메꿀 수 있는 건가요?
기자) 아닙니다. 조사를 해보면 이 방법도 완벽하지 않답니다. 그래서 조사 결과를 인종, 성별, 직업 등의 기준으로 다시 걸러내면 그나마 오차를 줄일 수 있다고 하는군요.
진행자) 사실 어떻게 그렇게 되는 건지 이해하기가 좀 어렵네요?
기자) 그렇죠? 자세히 따지고 들면 통계학을 좀 알아야 해서 그렇습니다. 어찌 됐거나 현재 많은 전문가가 인터넷 여론조사 방법을 열심히 연구하고 있다고 하니까요. 장래에 어떤 방법이 나올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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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네. 여러분께서는 지금 ‘미국 뉴스 헤드라인’ 듣고 계십니다. 자,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국에서 소규모 자영업을 운영하는 업주들이 은행에서 돈 빌리기가 어렵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경제전문 `월스트리트저널' 신문이 보도한 내용인데요. 미국 내 대형 은행들이 과거와는 달리 규모가 작은 자영업자들에게 빌려주는 돈이 줄고 있다고 합니다.
진행자)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영업, 그러니까 자기 사업체를 운영하다 보면 돈을 빌려야 할 경우가 생기죠?
기자) 맞습니다. 자영업자들이 사업체를 확장한다든지 아니면 점포를 수리한다든지 해서 돈이 필요해 은행 같은 금융기관을 찾을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정부 관련 문서를 보니까 규모로 상위 10대 은행들이 지난해 소규모 자영업자들에게 빌려준 돈이 약 440억 달러로, 정점에 달했던 2006년보다 38%나 줄었다고 합니다. 지난 2006년에는 이 액수가 약 720억 달러였다고 하는군요.
진행자) 사실 과거 한창 부동산 경기가 과열됐을 때에는 돈 빌리기가 그렇게 어렵지 않았는데, 대형 은행들이 이렇게 소규모 자영업자들에게 들어가는 돈줄을 옥죄 버린 이유가 뭘까요?
기자)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일단 경기가 좋았을 때 함부로 돈을 빌려주다가 한 번 혼이 난 금융기관들이 이제는 돈 빌려줄 때 기준을 아주 까다롭게 해서 그렇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대출 관련 규정이 강화됐다는 말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렇게 대출 관련 규정이 까다로워지면 아무래도 덩치가 작은 자영업자들한테는 불리합니다. 실제 통계를 보면 은행들이 믿을 수 있는 큰 기업들이나 사업체에는 돈을 잘 빌려주는데, 살림살이가 영세한 자영업자들에게는 돈 빌려주는 것을 꺼리는 경향이 뚜렷합니다. 그러니까 원금이나 이자를 떼일 가능성이 없는 곳으로 돈이 흘러들어 간다는 말이죠.
진행자) 사업을 하다 보면 돈이 꼭 필요할 때가 있는데, 이렇게 돈 빌려주기를 거절하면 이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기자) 그래서 많은 은행이 소규모 자영업자들에게 정식으로 대출을 신청하는 것보다는 신용카드에서 돈을 빼 쓰라고 유도하고 있답니다.
진행자) 신용카드가 있으면 어느 정도의 돈을 빌릴 수가 있긴 하죠?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액수에 제한이 있고요. 또 이자가 보통 은행 대출보다 훨씬 비싸죠. 또 이런 신용카드 대출이나 정규 대출이나 들어오는 수익이 비슷해서 은행들이 신용카드 대출을 권장한답니다. 그런데요. 상황이 이러다 보니까 사업주들이 은행이 아니라 이른바 ‘제2금융권’을 찾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진행자) 제2 금융권이라면 은행 말고 급전을 빌려주는 곳을 말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런 곳에서는 일반 은행보다 돈을 빌리기가 훨씬 수월합니다. 하지만 여기도 큰 단점이 있죠.
진행자) 그게 바로 이자 아니겠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돈을 쉽게 빌려주는 대신 아주 비싼 이자를 물어야 합니다. 은행 대출이자가 요즘 보통 연이율로 5에서 6% 정도 하는데, 여기서는 대개 39% 정도를 받습니다. 하지만 비싼 이자에도 불구하고 이런 제2 금융권 업체들이 약진하고 있는데요. 이런 대부업체들이 시장점유율이 10%에서 26% 정도 높아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진행자) 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미국 뉴스 헤드라인’ 김정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