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십니까?
진행자) 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목요일(7일) 텔레비전 공개방송에 출연해 총기 규제의 중요성을 설명했습니다. 이 소식 먼저 전해 드리고요. 이어서 미국의 지난 달 일자리 증가량과 실업률이 발표됐는데 전문가들의 전망치를 웃도는 호조를 보였다는 소식, 마지막으로 미국 서북부 오리건 주에서 연방 정부 건물을 점거하고 농성 중인 무장 시위대가 경찰의 퇴거 요청을 거부했다는 소식, 차례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첫 소식 보겠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화요일(5일) 총기 규제를 강화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했죠. 총기 구매자의 신원조회를 확대하는 내용이 골자였는데요. 그 뒤 미국에서 찬반 논란이 뜨겁지 않습니까? 그런 가운데 오바마 대통령이 텔레비전 공개방송에 출연했군요.
기자) 네, 오바마 대통령이 어제(7일) 미국인들에게 총기 규제의 중요성을 설명하기 위해서 뉴스 전문 방송 CNN이 주최한 공개방송에 출연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총기옹호 단체인 전미총기협회(NRA)를 강하게 비판했는데요. NRA가 행정부의 총기 규제 노력을 왜곡하고 있다는 겁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한 말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오바마 대통령] “And the part of the reason is that...”
기자) 누군가 와서 총을 빼앗아가려 한다고 NRA가 회원들에게 말하고 있다는 건데요. 그러니까 연방 정부가 총을 빼앗으려 한다는 음모론을 퍼뜨리고 있다는 겁니다. 이는 총기 제조업체에 큰 이익을 주는 일이고 매우 효과적인 홍보장치라고 오바마 대통령은 말했는데요. 실제로 최근 미국에서 총기 판매가 크게 늘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NRA가 의회 목을 조르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연방 의회가 총기 규제 법안을 추진하지 않는 상황을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공개방송이 워싱턴 근교 버지니아 주 페어팩스 시에서 열렸는데요. 바로 근처에 전미총기협회(NRA) 본부가 있죠?
기자) 맞습니다. NRA는 이번 공개방송에 초청 받았지만 참석하지 않았는데요. 대신 NRA 산하 입법행동연구소의 크리스 콕스 소장이 보수 성향의 방송 폭스 뉴스에 출연했습니다. 콕스 소장은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인들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뭔가 하고 있다는 환상을 심어주려 한다고 주장했는데요. NRA는 공개 방송이 나가는 동안 오바마 대통령의 총기 규제 정책을 비판하는 글을 인터넷 단문 사이트 트위터에 계속 올렸습니다.
진행자) NRA가 참가하지 않은 이유가 뭘까요?
기자) 네, NRA는 이번 공개방송을 가리켜 오바마 대통령이 총기 규제 정책을 홍보하는 자리라면서 그런 자리에 나가는 건 사양한다고 말했습니다. 반면에 오바마 대통령은 기꺼이 NRA와 총기 규제 문제를 논의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음모론 얘기까지 나왔습니다만, 총기 옹호 단체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인들의 권리를 침해하려 한다고 주장하고 있죠?
기자) 네, 하지만 그런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오바마 대통령이 거듭 강조했습니다.
[녹취: 오바마 대통령] “I respect the Second Amendment….”
기자) 오바마 대통령은 총기 소지의 권리를 보장하는 미국 수정헌법 2조를 존중한다고 말했는데요. 미국인들이 사냥이나 수집 등을 위해 총기를 구입하고 소지할 수 있는 권리를 존중한다는 겁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을 해치려는 사람 손에 총이 들어가는 걸 막기 위해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이런 노력이 상식적이라는 점에 모두 동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서 총기 때문에 목숨을 잃는 사람의 수가 한 해 약 3만 명에 달한다고 하는데요. 총기 사망률을 줄이는 데 이번 행정명령이 효과가 있을까요? NRA 등 총기 옹호론자들은 아무리 총기 규제를 강화해도 총기 폭력을 막지 못한다고 주장하는데요.
기자) 사실 총기 사망자 가운데 대부분은 자살이나 사고로 숨지는 사람들입니다. 모든 총기 폭력을 막을 수 없다는 점은 오바마 대통령도 인정했는데요. 하지만 그렇다고 가만 있을 수는 없다는 거죠. 그 가운데 단 몇천 명이라도 목숨을 구할 수 있다면 많은 미국인 가족이 슬픔에 빠지는 걸 방지할 수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어제 공개방송이 타운홀 미팅형식으로 열렸지 않습니까? 타운홀이라면 시민회관을 뜻하는데요. 주민들을 초청해서 정책을 설명하고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가 바로 타운홀 미팅이죠.
기자) 맞습니다. 어제 각계각층을 대표하는 미국인 약 100명이 공개방송에 참석했는데요. 대통령이 이들의 질문에 답하는 시간도 있었습니다. 성폭력 희생자이면서 현재 자녀를 둔 어머니라는 한 여성은 오바마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반대한다고 말했는데요. 총기 소지를 힘들게 해서 자신과 아이들의 안전을 도모하기 어렵게 만든다는 건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이 여성이 총기를 구입하지 못하게 막는 내용은 행정명령에 들어있지 않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이 어제 공개방송에 앞서 총기 규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기고문을 뉴욕타임스 신문에 싣기도 했죠?
기자) 네, 오바마 대통령은 이 기고문에서 총기 폭력을 국가 위기로 묘사했는데요. 이런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 총기 소지자들과 총기 제조업체들도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어제(7일) 나온 새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미국인들 가운데 67%가 오바마 대통령의 총기 규제안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하지만 총기 폭력을 줄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반응이 많았습니다. 별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답한 사람이 절반을 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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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미국의 지난달 일자리 증가량과 실업률이 발표됐는데요. 생각보다 호조를 보였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노동부가 금요일(8일) 지난해 12월의 고용시장 지수를 발표했는데요. 우선, 비농업 부문 신규고용 증가량이 29만2천 건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서비스와 건설, 보건 분야, 요식업 등의 일자리 증가가 두드러졌습니다. 전통적으로 12월은 긴 연말 연휴가 끼어 있는 탓에 신규 고용 증가량이 낮은 편이라고 하는데요. 경제 전문가들의 예상치보다 훨씬 높게 나온 겁니다. 전문가들은 사람들이 본격적으로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 1월의 신규 일자리 수는 훨씬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지난 한 해 총 몇 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진 겁니까?
기자) 네, 모두 2백65만 개의 일자리가 생겨난 건데요. 지난 1999년 이후 두 번째로 좋은 성적입니다. 또 지난해 월평균이 지난 2013년의 19만9천 건과 비슷하게 나타났는데요. 경제 전문가들은 지난 3~4년간 새로운 일자리가 계속 증가하면서, 고용시장의 호조와 부진의 판단 기준이 되는 평균 20만 개 일자리를 유지한 건 꽤 좋은 성과라고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실업률도 좋게 나왔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의 지난달 실업률은 전 달에 이어 5%를 유지했는데요. 5%는 시장 전문가들이 완전고용 수준으로 보는 수치입니다. 미국의 경제 불황이 덮쳤던 2009년 실업률이 10%에 달했던 것에 비하면 실업률도 많이 회복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노동 시장 호조는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데 결정적인 요소 아니었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연준은 지난해 말, 9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했죠. 연준의 금리 인상을 결정하는 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지난 7년 동안 0%대를 유지해왔던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올린다고 발표했고요. 또 올해 미국 경제 성장률과 노동시장 지표들이 계속 향상될 것이라는 공통된 전망을 갖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연준은 금리 인상을 한 번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3년 동안 1%포인트 정도 올린다는 목표를 밝히지 않았습니까? 이렇게 고용 동향이 좋아지면 기준금리 인상도 속도를 내게 되지 않을까요?
기자) 그렇게 전망하기엔 좀 이른 감이 있습니다. 경제 전문가들과 투자들이 여전히 우려하는 부분이 있는데요. 바로 미국에 이어 두 번째 규모를 자랑하는 중국 시장의 불안입니다. 중국 경제의 둔화와 위안화 평가절하는 무시할 수 없는 요소인데요. 새해부터 중국의 주식시장 폭락하면서 세계의 주식 시장이 휘청거렸고, 미국의 뉴욕증시의 다우존스지수 역시 이번 주에 5%포인트 이상 하락하기도 했죠.
진행자) 지난달 시간당 평균 임금도 썩 좋지 않았다고요?
기자) 네, 시간당 평균 임금은 25.24달러로 전 달보다 1센트 줄었고요. 지난 1년 동안 총 2.5% 증가하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문가들은 임금이 증가하지 않는다면 노동 시장 역시 크게 살아나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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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마지막 소식 보겠습니다. 미국 서북부 오리건 주에서 무장한 시위대가 연방 정부 건물을 점거하고 농성 중인데요. 농성이 길어지고 있네요.
기자) 네, 점거 사태가 벌어진 지 1주일이 다 돼갑니다. 지난주 토요일(2일), 총기로 무장한 시위대가 미국 서북부 오리건 주 하니 카운티에 있는 멀루어 국립야생보호구역에 들어가서 본부 건물을 점거했는데요. 목요일(7일) 데이비드 워드 현지 경찰국장이 시위 지도자 아몬 번디를 만났습니다. 경찰이 호위해줄 테니 농성을 끝내고 떠나라고 요청했는데요. 하지만 거부당했습니다.
진행자)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몇 년이든 무기한 농성을 벌일 것이라고 말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시위대가 그렇게 말했었죠. 하니 카운티 경찰은 양측이 금요일(8일) 다시 만나 협상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케이트 브라운 오리건 주지사가 목요일(7일) 성명을 발표했는데요. 시위대가 불법으로 연방 정부 건물을 점거하고 있다면서 즉각 떠날 것을 요구했습니다. 오리건 주민은 외부에서 들어온 시위대가 농성을 벌이는 방식에 동의하지 않으며, 빨리 일상생활로 돌아가길 원한다는 겁니다. 하지만 시위대는 경찰이 강제로 끌어내려고 한다면 무력을 사용할 것이라고 위협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들이 농성하는 이유가 연방 정부의 간섭이 지나치다는 거죠.
기자) 맞습니다. 연방 정부는 공유지 사용 문제로 서부 목장주들과 갈등을 빚어왔는데요. 목장주들이 정부 땅에서 가축을 기르는 경우가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 중심에 드와이트 해먼드 부자가 있지 않습니까? 해먼드 부자는 연방 정부 소유 토지에 불을 지른 혐의로 각각 3개월과 1년 형을 선고 받고 이미 복역을 마쳤는데요. 하지만 지난해 말에 연방 항소법원이 이들의 복역 기간이 너무 짧았다면서 재수감을 명한 겁니다.
진행자) 이들 부자가 지난 월요일(4일)에 순순히 교도소에 가서 다시 수감됐죠?
기자) 네, 해먼드 부자 측은 외부 시위대의 지지를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고요. 현지 주민들도 대부분 외부인들의 간섭이 달갑지 않다는 반응입니다. 하지만 시위대는 해먼드 부자가 교도소에서 풀려날 때까지 농성을 풀지 않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 시위 지도자가 이전에도 정부와 마찰을 빚은 일이 있다고요.
기자) 네, 이번 연방 정부 건물 점거 사태는 애먼 번디 형제가 주도하고 있습니다. 네바다 주 목장주인 번디 형제는 지난 2014년에 아버지 클라이븐 번디와 함께 연방 정부를 상대로 대립한 일이 있습니다. 번디 가족이 연방 정부 소유지에서 10년 넘게 불법 방목을 해왔는데요. 연방 토지관리국이 번디 가족이 소유하는 가축을 공유지에서 내보내려고 나섰습니다. 그러자 번디 가족은 연방 정부 관리가 해당 구역에 들어오면 총을 쏘겠다면서 대치했고요. 결국, 연방 정부 당국이 물러나는 것으로 사태가 일단락됐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부지영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