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내전

지난해 10월 시리아 다마스쿠스에 러시아 군의 공습이 있은 후 연기가 치솟고 있다.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지난해 9월, 터키 해안에서 세 살짜리 한 사내아이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아일란 쿠르디라는 이름의 이 아이는 시리아 내전을 피해 가족과 함께 고향을 떠나 터키를 거쳐 그리스로 가려다 배가 뒤집혀 그만 죽고 말았습니다. 파도에 밀려 다시 터키 해안가로 떠밀려온 아일란 쿠르디의 잠든 듯 애처로운 모습은 전 세계가 시리아 내전과 난민 사태에 관심을 갖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시리아 내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박영서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녹취] 중동 아랍의 봄 현장음

지금부터 약 5년 전인 2011년 3월, 중동 지역에는 민주화를 요구하는 이른바 아랍의 봄이 찾아왔습니다. 한 해전에 튀니지에서 시작된 민주화 운동은 주변의 여러 중동 국가들로 들불처럼 번졌고, 시리아 역시 그런 나라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시리아에서 시작된 민주화 운동은 어느새 유혈폭력사태로 바뀌었고 이윽고 내전으로까지 치닫게 됩니다.

“시리아 내전은 왜 일어난 걸까요?”

시리아의 비극은 2011년 3월, 남부의 작은 도시인 다라(Daraa)에서 10대 청소년들이 학교 벽에 낙서를 한 아주 작은 사건에서 시작됐습니다. 정부에 비판적인 낙서를 한 아이들이 당국에 체포돼 고문을 당한 사실이 알려지자 시민들이 이를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죠. 그런데 시리아 정부군이 이들에게 총격을 가하면서 시위자 몇 명이 사망하고 맙니다. 이에 분노한 사람들이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고요. 시위는 전국적으로 확산됐죠. 그러자 정부군은 시위대를 진압하기 위해 기갑부대까지 동원해 시위대에 발포했고요. 사상자는 걷잡을 수 없이 늘어갔습니다. 반정부 시위자들은 결국 스스로를 보호하고, 자기들의 지역에서 정부군을 내쫓기 위해 무기를 들기 시작했습니다.

“유혈폭력에서 내전으로”

시리아 사태는 처음에는 민주화 요구와 독재에 대한 항거로 시작됐지만, 유혈폭력사태가 계속되면서 민간인들도 무기를 탈취해 무장하고 반군을 형성하기에 이릅니다. 시리아 곳곳에서 정부군과 반군 간에 전투가 벌어졌고요. 급기야 2012년에는 시리아 수도인 다마스쿠스와 제2의 도시인 알레포에서마저 정부군과 반군 간에 전투가 벌어졌습니다. 그러면서 시리아는 더 깊숙이 내전의 수렁 속으로 빠져들게 됩니다.

“바샤르 알 아사드는 누구인가요?”

지금 시리아 정권은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이 잡고 있습니다. 바샤르 알 아사드는 1971년에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하페즈 알 아사드 전 대통령의 둘째 아들인데요. 30년 넘게 집권한 하페즈 알 아사드가 2000년에 사망한 직후 치러진 명목상의 선거에 단독 후보로 출마해 99.7% 지지를 받고 당선됐죠. 그러니까 알 아사드 집안이 지금 2대에 걸쳐 45년 넘게 시리아를 장기 집권 하고 있는 셈인데요. 하지만 종파로 따지면 시리아 전체 인구의 15%에도 못 미치는 알라위파 사람들입니다. 알라위파는 시아파의 한 종파인데요. 그런데 시리아 인구의 75%가량이 수니파죠. 그러다 보니 시리아 내전 초기에는 시아파 정부군을 상대로 수니파 민간 반군이 싸우는 형세를 띠었습니다. 그리고 내전이 한창이던 2014년 6월,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은 3선 연임에 성공합니다.

“시리아 내전, 전쟁 범죄 의혹”

유엔 조사단은 정부군과 반군 모두 내전이 계속되면서 살인과 강간, 고문 같은 전쟁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결론짓고 있습니다. 특히 시리아 정부군은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는데요. 최근 국제기구인 화학무기금지기구(OPCW)는 당시 피해자에 대한 혈액 검사에서 유독성 화학물질인 사린 또는 비슷한 물질에 노출된 흔적을 발견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시리아 정부는 반군 측 소행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시리아 내전으로 인한 피해 규모”

유엔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2013년 6월까지 약 2년간 9만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하지만 한 해 뒤인 2014년 9월, 이 숫자는 무려 2배 이상 오르면서 19만1천 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이 숫자는 지금도 계속 오르고 있는데요. 지난해 2015년 8월 현재, 25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유엔과 시리아 인권운동단체들은 추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 5년 동안 내전을 피해 떠돌고 있는 시리아 난민이 1천1백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요. 이 가운데 절반가량은 시리아 곳곳을 떠돌고 있고요, 400여만 명은 국경을 넘어서 터키나 레바논, 요르단, 이라크, 이집트 같은 주변 중동 국가들을 떠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 주변국은 몰려드는 난민들을 감당하지 못해서 단속하기 시작했고요. 갈 곳 없는 난민들은 지중해를 건너 유럽으로 목숨을 건 항해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터키 해안가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된 꼬마 아이 아일란도 바로 이런 시리아 난민이었습니다.

“시리아 내전과 국제사회의 개입”

시리아 내전은 시간이 가면 갈수록 주변국들과 국제사회의 개입으로 복잡하게 꼬이고 있는데요. 시아파의 맹주인 이란이 시아파의 한 종파인 알라위파의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을 지원하고 있고요. 같은 시아파 국가인 레바논 같은 나라도 시리아 정부 편을 들고 있죠. 반군 편에는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수니파 국가들이 아사드 정권의 퇴진을 압박하고 있는데요. 미국과 국제사회도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의 퇴진과 시리아의 민주화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라크에서 만들어진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ISIL)가 시리아 반군을 지원한다는 명목으로 시리아 내전에 끼어들면서 시리아 사태는 더 복잡하게 꼬였습니다. 거기다 급기야 지난해에는 아사드 정권과 친밀한 러시아가 ISIL을 격퇴한다는 명목으로 시리아 내전에 발을 들여놓으면서 사태는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시리아 내전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박영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