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건 무장시위대 체포, 1명 사망...'모든 성인, 우울증 검사 권고'

미국 오리건 주 정부건물을 점거해온 무장 시위대가 지난 8일 건물 주변을 순찰하고 있다. (자료사진)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오리건 주에서 연방 정부 건물을 점거해온 무장 시위대 지도자들이 체포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1명이 숨졌는데요. 자세한 소식 전해 드립니다. 이어서 공화당 대통령 후보 경선 선두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다음 TV 토론회에 불참한다고 선언한 소식, 또 새로 나온 우울증 검사 권고안 내용도 살펴봅니다.

진행자) 첫 소식 보겠습니다. 지난 1월 2일이었죠? 총기로 무장한 시위대가 미국 북서부 오리건 주에서 연방 정부 건물을 점거하고 농성에 들어갔는데요. 그동안 3주 넘게 농성을 벌여왔는데 시위 지도자들이 체포됐군요.

기자) 네, 미 연방수사국(FBI)이 화요일(26일) 무장 민병대 지도자 애먼 번디와 형 라이언 번디 등 8명을 체포했습니다. 애먼 번디 일행은 이날 오후 지역사회 모임에 참가하러 가던 중 FBI 요원들과 경찰에 의해 저지됐습니다. 양 측이 충돌하는 과정에서 총격전이 벌어져 무장 시위대원 1명이 숨지고 다른 1명이 다쳤습니다. 번디 형제를 포함해 5명이 현장에서 체포됐고요. 다른 곳에서 시위대원 2명을 추가로 체포했습니다. 또 한 사람은 자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그동안 당국이 관망하는 태도를 보여왔는데요. 마침내 행동에 나선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정부는 지난 1993년에 텍사스 주 웨이코에서 일어난 사태가 재연되는 것을 우려해서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습니다. 텍사스 웨이코 사건이라면 사교집단 다윗교의 농성을 풀기 위해 당국이 무리하게 진압을 시도했다가 76명이 숨진 사건을 말하는데요. 그래서 이번에는 대화로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하지만 사태가 길어지자 인근 지역 주민들이 피로감을 보이기 시작했고요. 지방정부 관계자들이 FBI에 대해 조처를 할 것을 촉구했죠. 케이트 브라운 오리건 주지사는 “신속하고 평화적인 해결”을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여기서 무장 시위대가 연방 정부 건물을 점거하고 시위를 벌인 이유가 뭔지 알아보죠.

기자) 네, 이들은 연방 정부의 간섭이 지나치다고 항의합니다. 오랫동안 연방 정부는 공유지 사용 문제로 서부 목장주들과 갈등을 빚어왔는데요. 서부 13개 주의 경우 연방 정부 소유지가 적게는 20%, 많게는 85%에 달하는데요. 목장주들은 연방 소유지를 지방 정부 관할로 넘길 것을 요구해 왔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번 사태 중심에는 드와이트 해먼드 부자가 있습니다.

진행자) 해먼드 부자라면 연방 정부 소유지에 불을 지른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들이죠.

기자) 맞습니다. 해먼드 부자는 2001년과 2006년에 연방 정부 소유지 방화죄로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각각 3개월과 1년 형을 선고 받고 이미 복역을 마쳤는데요. 하지만 지난해 말에 연방 판사가 항소심에서 이들의 복역 기간이 너무 짧았다면서 재수감을 명한 겁니다. 연방 소유지에 대한 방화죄는 최소 형량이 5년인데 이를 채워야 한다는 거였죠. 그러자 지난 2일, 애먼 번디가 이끄는 무장 시위대가 오리건 주 번스에서 해먼드 부자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인 뒤, 인근 멀루어 국립 야생동물 보호구역에 들어가서 본부 건물을 점거했습니다.

진행자) 해먼드 부자는 시위대 행동이 달갑지 않다는 반응이었지 않습니까?

기자) 네, 자신들의 입장을 대변하지 않는다고 말했고요. 지난 4일에 순순히 교도소에 가서 다시 수감됐습니다. 하지만 시위대는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몇 년이든 시위를 계속하겠다고 말해왔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체포된 사람들은 어떤 혐의를 받고 있습니까?

기자) 네, 미 연방수사국(FBI)은 이들이 무력 사용과 협박, 위협으로 경찰이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게 모의한 혐의를 받는다고 밝혔습니다. 현지 신문 보도에 따르면, 시위 지도자 애먼 번디의 형 라이언 번디가 체포 과정에서 가벼운 총상을 입었다고 하는데요. 사망자는 시위대 대변인 역할을 해온 애리조나 주민 로버트 라보이 피니컴으로 알려졌습니다. 체포된 사람들 가운데 오리건 주민은 한 사람도 없고요. 모두 외부인입니다.

진행자) 현재 멀루어 국립 야생동물 보호구역 건물에 몇 사람이 남아 있습니까?

기자) 확실하지 않습니다. FBI와 오리건 주 당국은 멀루어 보호구역으로 들어가려는 사람은 모두 체포하겠다고 밝혔는데요. 보호구역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오가는 차량을 검문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보호구역에 들어가서 시위대를 진압하는 건 여전히 꺼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시위를 주도한 번디 형제, 어떤 사람들입니까?

기자) 네, 번디 형제는 네바다 주에서 목장을 경영하는 사람들인데요. 지난 2014년에 아버지 클라이븐 번디와 함께 연방 정부를 상대로 대립한 일이 있습니다. 번디 가족이 연방 정부 소유지에서 10년 넘게 불법 방목을 해왔는데요. 연방 토지관리국이 번디 가족이 소유하는 가축을 공유지에서 내보내려고 나섰습니다. 그러자 번디 가족은 연방 정부 관리가 해당 구역에 들어오면 총을 쏘겠다면서 대치했고요. 결국, 연방 정부 당국이 물러나는 것으로 사태가 일단락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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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각 당의 대통령 후보를 뽑기 위한 경선 과정이 오는 1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죠?

기자) 맞습니다. 아이오와 당원대회가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2월 1일 아이오와 당원대회에 이어서 2월 9일에는 뉴햄프셔 주 예비선거, 또 2월 20일에는 네바다 주에서 민주당 당원대회가 열리고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서 공화당 예비선거가 실시되는 등 6월까지 미국 각 주에서 당원대회나 예비선거를 통해서 각 당의 대통령 후보를 뽑게 됩니다.

진행자) 그중에서도 아이오와 주는 후보들이 처음 공식적으로 대결하는 곳이어서 큰 관심을 끌지 않습니까? 아이오와 당원대회 결과가 이후 예비선거 과정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대선 풍향계라고도 하죠. 공화당이 아이오와 당원대회를 앞두고 목요일(28일) 또 한 차례 TV 토론회를 가질 예정인데요. 공화당 선두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이번 토론회 불참을 선언했군요.

기자) 네, 트럼프 후보는 화요일(26일) 폭스 뉴스가 주최하는 이번 토론회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토론회 진행자 가운데 한 사람인 메긴 켈리 씨에 대한 불만 때문인데요. 켈리 씨가 자신에 대해 편파적인 시각을 보인다는 겁니다. 트럼프 후보는 지난 8월에 폭스 뉴스 주최로 열린 1차 TV 토론회 이후 메긴 켈리 씨를 맹비난했는데요. 1차 토론회 때 켈리 씨가 과거 트럼프 후보의 여성 비하 발언을 언급하자 발끈해서 켈리 씨를 공격했고요. 이번 토론회 진행에서 켈리 씨를 빼달라고 요구해 왔습니다.

진행자) 아이오와 당원대회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토론회 불참을 선언했는데요. 현명한 결정인지 모르겠네요.

기자) 네, 별로 현명한 결정이 못 된다는 게 정치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트럼프 후보는 목요일 TV 토론회에 참가하는 대신에 아이오와 주에서 재향군인들과 부상군인들을 위한 단체를 위해서 모금행사를 열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자신이 나오지 않으니, 토론회 시청률이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죠. 사실 트럼프 후보는 이번 주 내내 토론회에 불참할지 모른다고 말해왔습니다. 그러다가 화요일(26일) 폭스 뉴스가 트럼프 후보의 이런 태도를 비판하는 성명을 내자 토론회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겁니다. 폭스 TV 측은 트럼프 후보가 참가하지 않아도 예정대로 토론회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다른 후보들 반응이 궁금한데요.

기자) 네, 테드 크루즈 후보는 트럼프 후보가 켈리 씨를 두려워해서 토론회에 나가지 않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토론회는 취업 면접이나 마찬가지인데, 그런 자리에 나가지 않는다는 건 문제라는 거죠. 크루즈 후보는 취업 면접에 나오지 않은 지원자를 채용할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

진행자) 크루즈 후보는 아이오와 주에서 트럼프 후보와 막상막하 대결을 벌이고 있죠?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두 후보가 오차 범위 내에서 경쟁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크루즈 후보는 트럼프 후보에게 1대1로 토론 대결을 벌이자고 도전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또 다른 공화당 경선 후보인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 역시 트럼프 후보를 비난했는데요. 진행자 메긴 켈리를 두려워하는 사람이 대통령 선거 본선에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맞서 싸울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보수 언론인의 말에 동의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후보가 지난주에 2008년 공화당 부통령 후보였던 새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의 지지를 받았는데요. 화요일(26일) 유명 보수 지도자가 트럼프 후보 지지를 선언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복음주의 기독교 지도자인 제리 폴웰 리버티 대학교 총장이 트럼프 후보를 지지한다고 선언했습니다. 폴웰 총장은 그동안 트럼프 후보에 대해서 우호적인 발언을 해왔지만, 공식적으로 지지 선언은 하지 않았었습니다. 하지만 화요일(26일) 트럼프 후보가 미국을 다시 위대한 나라로 이끌어갈 것으로 믿는다면서 지지 선언을 한 거죠. 트럼프 후보와 크루즈 후보는 복음주의 기독교도들의 표를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요. 트럼프 후보에게 중요한 의미가 있는 지지 선언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도 크루즈 후보보다는 트럼프 후보에게 투표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민주당 쪽 상황도 좀 볼까요?

기자) 네, 역시 아이오와 주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버니 샌더스 연방 상원의원이 팽팽한 대결을 펼치고 있는데요. 민주당은 오는 월요일(2월 1일) 아이오와 당원대회 전에 추가 토론회 계획이 없습니다. 한편, 버니 샌더스 후보가 수요일(27일) 아침 백악관에서 바락 오바마 대통령을 만났습니다.

진행자) 어떤 성격의 만남이었는지 궁금하네요.

기자) 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앞서 샌더스 후보와의 이번 회담이 비공식적인 것이고 공식적으로 정해진 의제는 없다고 밝혔는데요. 지난해 오바마 대통령이 민주당 행사에서 샌더스 후보를 만났을 때 한 번 백악관에서 보자고 했고 그 약속을 지켰다는 겁니다. 샌더스 후보는 오바마 대통령과 만난 뒤 기자들에게 주로 외교와 경제 문제를 논의했고, 정치 얘기도 조금 했다고 밝혔습니다. 샌더스 후보는 오바마 대통령과 견해 차이가 있긴 하지만, 대체로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을 지지해 왔다고 말했는데요. 또 오바마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들을 공평하게 대우해왔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사실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들 가운데 어느 후보를 지지할 것인가, 이게 또 많은 사람의 관심사 아닙니까?

기자) 네, 오바마 대통령은 그동안 특정 후보를 지지하길 꺼려왔는데요. 앞서 이번 주에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와 인터뷰에서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 대해 “매우 영리한” 사람이라면서 나라를 이끌어갈 능력이 대단하다고 추켜세웠습니다. 그래서 클린턴 후보에게 기우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는데요. 클린턴 후보는 오바마 대통령 1기 당시 국무장관을 지내지 않았습니까? 오바마 대통령은 앞서 클린턴 후보와도 백악관에서 비공식 회담을 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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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매년 4만3천 명에 달하는 미국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습니다. 하루 117명이 자살하는 셈인데요. 한국이나 일본, 러시아보다는 자살률이 낮지만, 다른 유럽 선진국들에 비해선 높은 편입니다. 자살의 주된 원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우울증인데요. 우울증과 관련해 새로운 권고안이 나왔는데 그 내용 좀 살펴보죠.

기자) 네, 미국 질병예방특별위원회(UPSTF)는 화요일(26일) 임산부를 포함해 모든 성인에게 정기적으로 우울증 검사를 받을 것을 권고했습니다. 우울증을 앓는 미국인이 수백만 명에 이르는데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미국 질병예방특별위원회가 이번에 유명 의학 전문지 미국 의학협회 저널(JAMA)에 기고한 글을 보면요. 우울증은 15세 이상 미국인들이 제대로 활동하지 못하는 주된 요인 가운데 하나입니다.

진행자) 우울증 증상이라면 어떤 게 있을까요?

기자) 우울증에 걸리면 계속 슬픈 기분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절망에 빠집니다. 집중력이 떨어지고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죠. 또 전에 좋아했던 일들에 대해서도 흥미를 잃습니다. 두통이나 요통 등 신체적인 증상을 동반하기도 하는데요. 그럴 경우, 정확한 진단에 어려움을 줄 수 있습니다.

진행자) 우울증은 한 사람 개인의 문제가 아니지 않나 싶습니다. 주변 사람까지 영향을 받게 되니까요.

기자) 맞습니다. 가족과 직장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나아가서는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임산부가 우울증에 걸리면 여성 자신뿐 아니라 아이에게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특별히 주의가 요구된다고 이번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권고안이 특히 임산부의 우울증 검사를 강조했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임신 중이나 출산 직후에 반드시 우울증 검사를 받으라고 권고했는데요. 이런 권고가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산모 우울증이 생각보다 흔하다고 하는데요. 임산부 10명 가운데 1명이 우울증을 겪는다고 하네요. 흔히 산후우울증이라고 부르긴 하지만, 임신 기간에 걸리거나, 또는 임신하기 전부터 이미 시작되기도 한다는 겁니다. 앞서 말씀 드렸지만, 임산부가 우울증에 걸리면 자기 자신을 해칠 뿐 아니라, 태아나 갓 태어난 아기에게 해를 끼칠 수 있어서 우울증 검사가 특히 중요하다는 거죠.

진행자) 우울증 검사는 어떤 식으로 하나요?

기자) 간단히 몇 가지 묻는 식으로 검사할 수 있는데요. 환자가 언급하지 않더라도 혹시 우울증 증상을 보이지 않는지 검사해야 한다고 의료진에게 권고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얼마나 자주 우울증 검사를 받아야 합니까?

기자) 권고안에 횟수는 나오지 않았는데요. 환자에 따라서 다르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우울증 치료법으로는 항우울증 치료제 등 약물 사용법과 의사와 상담을 통한 심리요법이 있고요. 또 운동 등 생활 습관을 바꾸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미국 국립정신위생연구소(NIMH)에 따르면, 미국 성인 인구 가운데 7%가 매년 우울증을 경험한다고 하는데요. 우울증에 걸리면 일상생활에 지장을 겪게 되고 심하면 자살에까지 이를 수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부지영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