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선거의 공화당 선두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폭스뉴스의 TV 토론회에 불참한다고 선언했습니다. 부지영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각 당의 대통령 후보를 뽑기 위한 경선 과정이 오는 1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죠?
기자) 맞습니다. 아이오와 당원대회가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2월 1일 아이오와 당원대회에 이어서 2월 9일에는 뉴햄프셔 주 예비선거, 또 2월 20일에는 네바다 주에서 민주당 당원대회가 열리고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서 공화당 예비선거가 실시되는 등 6월까지 미국 각 주에서 당원대회나 예비선거를 통해서 각 당의 대통령 후보를 뽑게 됩니다.
진행자) 그중에서도 아이오와 주는 후보들이 처음 공식적으로 대결하는 곳이어서 큰 관심을 끌지 않습니까? 아이오와 당원대회 결과가 이후 예비선거 과정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대선 풍향계라고도 하죠. 공화당이 아이오와 당원대회를 앞두고 목요일(28일) 또 한 차례 TV 토론회를 가질 예정인데요. 공화당 선두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이번 토론회 불참을 선언했군요.
기자) 네, 트럼프 후보는 화요일(26일) 폭스 뉴스가 주최하는 이번 토론회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토론회 진행자 가운데 한 사람인 메긴 켈리 씨에 대한 불만 때문인데요. 켈리 씨가 자신에 대해 편파적인 시각을 보인다는 겁니다. 트럼프 후보는 지난 8월에 폭스 뉴스 주최로 열린 1차 TV 토론회 이후 메긴 켈리 씨를 맹비난했는데요. 1차 토론회 때 켈리 씨가 과거 트럼프 후보의 여성 비하 발언을 언급하자 발끈해서 켈리 씨를 공격했고요. 이번 토론회 진행에서 켈리 씨를 빼달라고 요구해 왔습니다.
진행자) 아이오와 당원대회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토론회 불참을 선언했는데요. 현명한 결정인지 모르겠네요.
기자) 네, 별로 현명한 결정이 못 된다는 게 정치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트럼프 후보는 목요일 TV 토론회에 참가하는 대신에 아이오와 주에서 재향군인들과 부상군인들을 위한 단체를 위해서 모금행사를 열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자신이 나오지 않으니, 토론회 시청률이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죠. 사실 트럼프 후보는 이번 주 내내 토론회에 불참할지 모른다고 말해왔습니다. 그러다가 화요일(26일) 폭스 뉴스가 트럼프 후보의 이런 태도를 비판하는 성명을 내자 토론회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겁니다. 폭스 TV 측은 트럼프 후보가 참가하지 않아도 예정대로 토론회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다른 후보들 반응이 궁금한데요.
기자) 네, 테드 크루즈 후보는 트럼프 후보가 켈리 씨를 두려워해서 토론회에 나가지 않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토론회는 취업 면접이나 마찬가지인데, 그런 자리에 나가지 않는다는 건 문제라는 거죠. 크루즈 후보는 취업 면접에 나오지 않은 지원자를 채용할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
진행자) 크루즈 후보는 아이오와 주에서 트럼프 후보와 막상막하 대결을 벌이고 있죠?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두 후보가 오차 범위 내에서 경쟁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크루즈 후보는 트럼프 후보에게 1대1로 토론 대결을 벌이자고 도전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또 다른 공화당 경선 후보인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 역시 트럼프 후보를 비난했는데요. 진행자 메긴 켈리를 두려워하는 사람이 대통령 선거 본선에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맞서 싸울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보수 언론인의 말에 동의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후보가 지난주에 2008년 공화당 부통령 후보였던 새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의 지지를 받았는데요. 화요일(26일) 유명 보수 지도자가 트럼프 후보 지지를 선언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복음주의 기독교 지도자인 제리 폴웰 리버티 대학교 총장이 트럼프 후보를 지지한다고 선언했습니다. 폴웰 총장은 그동안 트럼프 후보에 대해서 우호적인 발언을 해왔지만, 공식적으로 지지 선언은 하지 않았었습니다. 하지만 화요일(26일) 트럼프 후보가 미국을 다시 위대한 나라로 이끌어갈 것으로 믿는다면서 지지 선언을 한 거죠. 트럼프 후보와 크루즈 후보는 복음주의 기독교도들의 표를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요. 트럼프 후보에게 중요한 의미가 있는 지지 선언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도 크루즈 후보보다는 트럼프 후보에게 투표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민주당 쪽 상황도 좀 볼까요?
기자) 네, 역시 아이오와 주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버니 샌더스 연방 상원의원이 팽팽한 대결을 펼치고 있는데요. 민주당은 오는 월요일(2월 1일) 아이오와 당원대회 전에 추가 토론회 계획이 없습니다. 한편, 버니 샌더스 후보가 수요일(27일) 아침 백악관에서 바락 오바마 대통령을 만났습니다.
진행자) 어떤 성격의 만남이었는지 궁금하네요.
기자) 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앞서 샌더스 후보와의 이번 회담이 비공식적인 것이고 공식적으로 정해진 의제는 없다고 밝혔는데요. 지난해 오바마 대통령이 민주당 행사에서 샌더스 후보를 만났을 때 한 번 백악관에서 보자고 했고 그 약속을 지켰다는 겁니다. 샌더스 후보는 오바마 대통령과 만난 뒤 기자들에게 주로 외교와 경제 문제를 논의했고, 정치 얘기도 조금 했다고 밝혔습니다. 샌더스 후보는 오바마 대통령과 견해 차이가 있긴 하지만, 대체로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을 지지해 왔다고 말했는데요. 또 오바마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들을 공평하게 대우해왔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사실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들 가운데 어느 후보를 지지할 것인가, 이게 또 많은 사람의 관심사 아닙니까?
기자) 네, 오바마 대통령은 그동안 특정 후보를 지지하길 꺼려왔는데요. 앞서 이번 주에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와 인터뷰에서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 대해 “매우 영리한” 사람이라면서 나라를 이끌어갈 능력이 대단하다고 추켜세웠습니다. 그래서 클린턴 후보에게 기우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는데요. 클린턴 후보는 오바마 대통령 1기 당시 국무장관을 지내지 않았습니까? 오바마 대통령은 앞서 클린턴 후보와도 백악관에서 비공식 회담을 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