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심리학자들 "김정은, 지독한 자기도취증"

북한 '수소탄 시험 성공' 핵과학자 등에 대한 '당 및 국가 표창' 수여식이 지난달 12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사무실에서 열렸다고 노동신문이 13일 보도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수여식에서 발언하는 모습. (자료사진)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지독한 나르시시즘, 즉 자기도취증에 빠져 있으며, 권력 유지를 위해 공포통치를 계속할 것이라고 미 심리학자들이 분석했습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통치 행태는 실패한 지도자들의 대표적 사례를 보여준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독재정치 심리 전문가인 파타리 모가담 미 조지타운대학 교수가 최근 독재에서 민주주의 전환을 다룬 새 책 ‘민주주의의 심리학’을 펴냈습니다.

2년 전 세계 독재자들의 심리를 분석한 책 ‘독재의 심리학’으로 관심을 모았던 모가담 교수는 1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김정은 제1위원장이 북한에 특별한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 적어도 10년 이상 가혹한 독재 통치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녹취: 모가담 교수] “I suspect for the next at least ten years this is going to continue in North Korea because he is still very young and still insecure……”

김 제1위원장은 나이가 여전히 너무 어리고 권력은 계속 불안하며 경제 기반이 강력하지 못해 중국에 의존하는 취약한 처지이기 때문에 극단적인 독재 통치를 유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겁니다.

모가담 교수는 이는 국제사회의 극악한 독재정권들이 공통적으로 밟았던 전례와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극악한 독재권력은 정권 유지에 대한 불안 때문에 미세한 반대 움직임에도 민감한 반응을 보였으며, 불복종 행위에 대해 결코 관용을 베풀지 않았다는 겁니다.

모가담 교수는 북한 정권이 4차 핵실험을 하고 미사일 발사를 위협하는 것 역시 극단적인 역대 독재정권과 흡사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모가담 교수] “There is a cycle. The leader creates tension and conflict….

독재정권은 주기적으로 긴장과 분쟁 국면을 유발해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고 국민에게 충성을 유도하는 수법을 전형적으로 구사해 왔다는 겁니다. 특히 조금이라도 다른 의견을 보이면 역적과 배신자, 친미주의자로 낙인 찍어 가혹하게 처벌하는 북한의 행태는 옛 소련이나 이란 등 독재국가에서 항상 있어 왔다고 모가담 교수는 설명했습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정신 상태에 대해서는 극도로 자기도취 (Narcissistic)에 빠져 있고 권모술수에 매우 능한 (Machiavellian) 독재자들의 공통점을 모두 갖추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모가담 교수] “He is extremely narcissistic and very Machiavellian. He has all the major….”

김 제1위원장의 정책과 행동이 비이성적이거나 정신적으로 병적인 상태 (pathological)는 아니지만 권력에 극도로 굶주린, 자기도취에 빠진 인물임이 거의 확실하다는 겁니다.

미국 등 여러 나라 정부는 김 제1위원장의 즉흥적이고 예측하기 힘든 성격이 자칫 정책적 오판을 야기해 한반도 안정에 위험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우려해 왔습니다.

모가담 교수는 이런 어린 독재자의 자기도취적 행태는 불행히도 북한 주민들에게 지속적인 고통을 줄 뿐아니라 남한 국민들에게도 많은 어려움을 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에서 ‘감성지능 (Emotional Intelligence) 2.0’ 의 저자로 잘 알려진 심리학자 트라비스 브레드베리 박사가 김정은 제1위원장을 실패한 지도자의 대표적 사례로 분석해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브레드베리 박사는 지난 31일 미국의 인터넷 매체인 ‘허핑턴 포스트’에 ‘김정은으로부터의 5가지 중요한 지도력 교훈’ 이란 제목의 칼럼을 기고했습니다.

감성지능이 뛰어난 지도자들은 영웅과 위대한 지도자들 뿐아니라 그릇된 지도자를 통해서도 교훈을 얻을 수 있다며 김정은 제1위원장의 통치스타일을 분석한 겁니다.

브레드베리 박사는 심약한 지도자는 강력한 지도자들과 달리 사소한 것도 위협으로 간주해 짓누른다며, 김 제1위원장이 70 명 이상의 고위 간부를 처형한 사례를 지적했습니다.

브레드베리 박사는 김 제1위원장의 이런 과도한 권력 행사는 역설적으로 약함과 두려움의 표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이런 공포정치 때문에 많은 간부들이 그 앞에 면종복배 하겠지만 이는 (진정한 존경의 표시가) 아니라 의무 때문이며, 북한인들은 그가 성격 결함이 있고 자제력이 없으며 자신감도 전혀 없는 지도자임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브레드베리 박사는 김정은 제1위원장의 행태를 볼 때 북한 정권은 앞으로 순조롭지 않을 것이란 게 자신의 예감 (hunch)이라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