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풍경] 북한 억류 미국인 동료학생들 반응

북한 최고재판소가 억류 중인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운데) 씨에게 국가전복음모죄로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 했다고,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16일 보도했다.

매주 화요일 화제성 소식을 전해 드리는 `뉴스 풍경' 입니다.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 씨가 지난 주 15년 노동화형에 처해졌습니다. 웜비어 씨가 재학 중인 학교 학생들은 같은 학교 학생이 북한에 억류된 데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장양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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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풍경 오디오 듣기] 북한 억류 미국인 동료학생들 반응


3월의 봄 비가 내리는 버지니아주립대학교 교정. 봄 방학 기간에도 공부에 여념이 없는 학생들과 삼삼오오 모여 잡담을 나누는 학생들이 보입니다.

이 학교 무역학과 3학년인 오토 웜비어 씨도 북한을 여행하기 전 까지는 이들과 같은 평범한 학생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1월 북한 여행 중 북한의 선전물을 훔친 혐의로 구금된 뒤 북한 최고재판소에 의해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 받으면서 북한 내 12번째 미국인 억류자가 됐습니다.

[녹취: 웜비어] "I committed my crime of taking out the..”

웜비어 씨는 미국 내 교회의 사주와 미 정보기관과 연계된 교내 동아리 모임의 부추김, 그리고 미 행정부의 묵인 아래 범죄를 저질렀다며 눈물로 사죄했는데요, 이데 대해 언급된 단체들은 웜비어 씨의 발언을 즉각 부인했습니다.

웜비어 씨가 재학 중인 버지니아주립대 학생들 역시 그의 발표 내용에 대해 믿을 수 없다는 반응입니다.

[녹취: 데이비드 최] “It definitely felt staged. You knew that he was being directed in a sort of way..”

정치학 전공인 데이비드 최 씨는 웜비어 씨의 자백 장면에 매우 충격을 받았다면서, 미국 법정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 북한 당국에 의해 연출됐다고 말했습니다.

공학을 전공하는 조 피트만 씨는 호기심에 선전물에 손을 댈 수 있겠지만 미국 내 특정단체와 미국 정부가 연관됐다는 말을 믿을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 피트만 ] “ He was clearly pressured to say things. It wasn’t all his words..”.

웜비어 씨가 북한 당국이 하라는 대로 말한 것이 분명하다는 의견입니다.
학생들은 웜비어 씨에 대한 북한의15년 노동교화형 선고에 대해서도 충격적인 처벌이며 부당하다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중국계 미국인 학생 지안 씨입니다.

[녹취: 지안] “They do not agree with the idea of North Korea’s ways of doing things..”

미국인 학생들은 북한이 그동안 미국인들을 인질로 삼아온 일련의 방식과 발상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설명입니다.

데이비드 최 씨는 웜비어 씨가 실제로 선전물을 훔치려 했는지 알 수 없지만, 어쨋든 15년 노동교화형은 과하다고 말했습니다

국제관계학을 공부하는 윌리엄 로저 씨 역시 북한의 처벌이 충격적이라며, 슬픈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윌리엄 로저] “I was shocked. I guess it was really bad for him, I was wondering why he..”

윌리엄 씨는 그러면서도 웜비어 씨의 방북 자체가 지혜로운 선택이 아닌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습니다.

사회학을 전공하는 브룩 덴스모어 씨는 북한 당국의 처벌이 매우 부당하다면서도 북한여행에 관해 웜비어 씨가 신중했어야 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브룩 덴스모어] “We should all beware and we should be critical as citizens..”

미국인으로서 미국과 북한과의 관계 등 국제사회의 흐름과 행동에 대한 결과가 어떨지 주의를 기울여야 했다는 겁니다.
반면 조 피트 씨는 미국인이 어디로 여행하는 지에 대해 평가할 수는 없다고 말했고, 데이비드 최 씨도 많은 여행객들이 북한을 무사히 다녀온 것으로 안다며 웜비어 씨의 상황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버지니아주립대 학생들은 웜비어 씨가 12번째 북한 억류 미국인이라는 점 등을 지적하면서 이번 사태에 많은 관심을 나타냈습니다.

학생들은 이번 사태에 대한 의견을 밝히며 줄곧 교내 학생언론인 ‘카발리에’ 를 언급했습니다.

`카발리에’는 웜비어 씨 억류 사태 이후 미국 정부와 주요 언론의 보도 내용, 웜비어 씨 가족의 반응을 단독으로 싣는 등 이번 사태에 관해 큰 관심을 기울이며 보도하고 있습니다.

`카발리에’는 지난달 29일 웜비어 씨 아버지와 어머니가 웜비어 씨 억류 사태 이후 처음으로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습니다.

당시 웜비어 씨 아버지와 어머니는 아직 아들과 직접 대화할 기회를 갖지 못했고 사진 몇 장을 통해 본 아들의 건강 상태가 좋아 보인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습니다.

또 웜비어 씨 부모를 인용해 미국 국무부가 평양주재 스웨덴 대사관과 협력해 아들의 안전한 석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습니다.

버지니아주립대 학생들은 웜비어 씨의 운명에 대해 희망적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처벌 대로라면 그가 37살이 돼야 돌아오겠지만 지난 20년 간 10명의 미국인 억류자들이 풀려난 전례로 미뤄볼 때 미국 정부가 북한에 억류돼 있는 웜비어 씨의 석방도 이뤄낼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웜비어 씨를 만나본 적은 없지만 그의 억류 사태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녹취: 월리엄 로저]“Hopefully you’ll be released within a few months at most. Just try hang..”

[녹취: 데이비드 최]“Hey. My name’s David. we care about you a lot at UVA…”

힘들겠지만 잘 견디기를 진심으로 바라며 버지니아주립대 학생들과 미국 정부는 웜비어 씨를 잊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VOA 뉴스 장양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