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 아이폰 잠금장치 해제...캘리포니아, 최저 시급 15달러 인상 합의

지난달 23일 미국 샌프란스시코 시 애플 매장 앞 시위대가 아이폰 잠금장치 해제를 요구한 미 연방수사국 FBI에 항의하며 사생활 보호를 촉구하고 있다. (자료사진)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 사법 당국이 애플의 도움 없이 캘리포니아 테러범이 사용하던 손전화기의 잠금장치를 푸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 소식 먼저 전해 드리고요. 공공노조 회비 강제 징수와 관련해 연방 대법원이 어떤 결정을 내렸는지 알아봅니다. 이어서 캘리포니아 주가 시간당 최저 임금을 15달러로 올릴 계획이라는 소식도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미 연방수사국(FBI)이 손전화기 아이폰의 잠금장치를 해제하는 문제를 놓고 애플과 대립해 왔는데요. 사태가 일단락된 것 같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법무부가 아이폰 제조사인 애플의 도움 없이 잠금장치를 푸는 법을 찾았다고 밝혔습니다. 법무부는 월요일(28일) 캘리포니아 법원에 낸 서류에서 문제의 손전화기에 들어있는 정보에 접근하는 데 성공했다면서 애플을 상대로 제기했던 소송을 취하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미 수사당국과 애플이 대립해온 이유부터 먼저 짚고 넘어갈까요? 지난해 말에 캘리포니아 주 샌버나디노에서 일어난 테러 사건과 관련이 있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해 12월, 이슬람 극단주의의 영향을 받은 파키스탄계 미국인 사이드 파룩 부부가 총기를 난사해 14명이 숨졌고요. 테러범들도 경찰과 총격전을 벌이다 숨졌는데요. 테러범 파룩이 남긴 손전화기의 암호를 풀기 위해서 FBI가 애플에 협조를 요청했지만, 애플이 이를 거부했습니다. 그러자 FBI가 소송을 걸었고 법원이 정부 측 손을 들어줬죠. FBI에 협조하란 법원 명령까지 나왔는데요. 하지만 애플은 사생활 침해이고 정부의 권한 남용이라면서 계속 거부해 왔습니다.

진행자) FBI가 어떻게 손전화 잠금장치를 풀었는지 알려졌습니까?

기자) 아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원래 지난 화요일(22일) 캘리포니아 법원에서 이번 소송과 관련한 공판이 열릴 예정이었는데요. FBI가 공판을 연기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죠. 외부 인사가 잠금장치 해제 방법을 제시했다면서 이 방법을 시험해 보기 위해 시간이 필요하다는 거였습니다.

진행자) FBI를 도운 외부 인사가 누구인지도 확실하지 않죠?

기자) 네, 이스라엘 신문은 이스라엘에 본부를 두고 있는 사이버 보안회사 ‘셀레브라이트’가 FBI를 돕고 있다고 보도했는데요. FBI나 ‘셀레브라이트’ 측이나 그 같은 보도 내용을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영국 BBC 방송은 ‘셀레브라이트’가 FBI를 돕고 있다고 말하긴 했지만, 자세한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고 보도했는데요. 하지만 이 회사 웹사이트를 보면 문제의 손전화기와 같은 모델인 아이폰5C의 잠금장치를 풀 수 있다는 글이 올라있다고 이 방송은 전했습니다.

진행자) FBI는 캘리포니아 테러범의 손전화기에 중요한 증거나 정보가 들어있을지 모른다고 말해왔는데요. 어떤 정보가 있었을까 궁금하네요.

기자) FBI가 테러범의 손전화기에서 어떤 정보를 얻었는지 아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법무부가 자세한 내용을 밝히길 거부하고 있는데요. 만약 FBI가 아이폰의 보안성에서 허점을 발견한다면, 그 내용을 알려주길 바란다고 애플이 말했는데요. FBI가 이런 애플의 요청에 응했는지도 아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FBI가 아이폰 잠금장치를 해제했다는 건 결국 전화기 보안에 허점이 있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애플의 반응 어떻습니까?

기자) 애플은 월요일(28일) 발표한 성명에서 아이폰 손전화기에 뒷문을 만들어달라는 FBI 요구를 줄곧 거부해왔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옳지 않은 일이고 위험한 선례를 남기는 일이기 때문이란 건데요. 그러면서 이번 소송은 처음부터 없었어야 했던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캘리포니아 테러범의 손전화기 말고도 미국 수사 당국이 보안장치를 해제하지 못한 손전화기가 여러 대 있다고 하던데요.

기자) 맞습니다. 애플이 법원에 낸 자료를 보면, 뉴욕과 일리노이, 오하이오, 매사추세츠 주 등 여러 주에서 비슷한 소송이 진행 중인데요. 대부분 아이폰 관련 소송이라고 합니다. 아이폰3에서부터 최신형인 아이폰6 플러스까지 모델도 다양하고 운영체제도 다양하다고 하는데요. 이번에 FBI가 해결한 아이폰 운영체제는 비교적 최신형입니다. 전문가들은 구형 손전화기의 보안장치를 푸는 건 더 쉬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애플은 거의 1년에 한 번씩 새로운 운영체제를 선보이는데요. 새로 보안성을 강화할 수 있는 것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그래서 미국 수사당국과 애플 간의 싸움은 끝이 아니라, 이제 시작이란 얘기도 있습니다. 만약 애플이 FBI가 어떻게 캘리포니아 테러범의 손전화기 잠금장치를 풀었는지 알아내고 또 이를 막을 방법을 찾아낸다면, FBI와 애플이 또다시 같은 문제로 대립할 수 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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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미국 연방 대법원이 공공노조의 회비 강제징수 문제와 관련한 결정을 내렸습니다.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노조에 가입하지 않더라도 노조 회비를 의무적으로 내야 하느냐, 이런 문제였는데요, 어떤 결정이 내려졌습니까?

기자) 미 연방 대법원은 화요일(29일), 이 문제와 관련해 대법관들의 의견이 찬반 4대4 동수로 나와 결론을 내릴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진보 성향의 대법관 4명이 찬성하고 보수 성향의 대법관 4명이 반대를 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처럼 대법관들이 양측에 동일한 표를 주면, 앞서 같은 문제를 다뤘던 하급 법원의 판결이 준용되는데요, 이 사안에 대해서는 제9 항소법원이 이미 공공노조의 손을 들어준 바 있습니다.

진행자) 연방 대법원이 결정을 내리지 못했지만, 결과적으로는 노조에 승리가 돌아간 셈이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노조 측은 단체 교섭을 통해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사람들도 혜택을 본다며, 따라서 이들도 회비를 내야 한다는 입장인데요. 이번 대법원 결정에 따라 앞으로도 당분간 노조원이 아닌 사람들에게도 회비를 걷을 수 있게 됐습니다. 미국의 교원단체인 ‘전국교육연합’의 릴리 가르시아 회장은 “연방 대법원이 교사와 학교 버스 운전사, 교내식당 직원 등 공공 기관 직원들을 침묵시키려던 정치적 음모를 거부했다”며 환영을 표시했습니다.

진행자) 반면, 노조원이 아닌 사람도 회비를 내는 것이 부당하다고 주장했던 사람들은 패배했는데요. 애초에 이들이 소송을 제기했던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기자) 이번 소송은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캘리포니아 교사 10명이 제기했던 소송인데요, 노조회비를 강제 징수하는 캘리포니아 주 법이 표현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 등을 보장하는 수정헌법 1조에 어긋난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앞서 연방 대법원에서 비슷한 문제로 결정을 내린 적이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1977년이었는데요. 디트로이트 시 교육위원회를 상대로 벌어진 소송에서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회원에게 정치적 활동비가 아닌 단체교섭비 부담을 지우는 것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판결했습니다. 이번에 소송을 제기한 캘리포니아 교사들은 이 같은 대법원의 판결이 수정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표현의 자유와 집회 결사의 자유에 어긋난다며 번복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진행자) 처음에는 소송을 제기한 교사들이 승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는데요, 왜 다른 결과가 나온 겁니까?

기자) 지난 2월에 보수파의 거두로 불린 앤터닌 스캘리아 대법관이 갑자기 사망한 것이 결정적인 이유입니다. 스캘리아 대법관이 살아 있을 때 대법원은 보수 성향 대법관이 5명, 진보 성향 대법관이 4명으로 보수성향이 우세했고, 따라서, 대법원이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노조 회비를 강제로 징수하는 것은 위헌이라는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실제로 지난 1월 열린 소송 심리에서 대법원의 다수파를 차지한 보수파 대법관들은 그런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스캘리아 대법관이 사망하면서 대법관들의 성향이 보수와 진보 4대4 동수가 되면서 앞서 예상과는 다른 결과가 나오게 된 겁니다.

진행자) 이번 소송에 전국적인 관심이 쏠렸었는데요.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기자) 이 문제가 캘리포니아 주 만의 문제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미국 내 20개 이상의 주에 비슷한 법이 있는데요. 만약 대법원이 원고 측 손을 들어주면, 수백만 명의 공공기관 직원들이 노조 회비를 내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되고요. 그렇게 되면 공공 부문 노조가 약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진행자) 아직 싸움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언제든지 같은 문제로 소송이 제기될 수 있고, 결국 다시 대법원에서 결정을 내리게 됩니다. 결국 스캘리아 대법관의 후임으로 누가 임명되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좌우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요. 스캘리아 대법관 후임이 중요한 이유, 2016년 대선이 중요한 이유가 한 가지 더 생긴 셈입니다.

진행자) 여기서 잠깐 연방 대법관 지명 문제를 짚어보고 넘어갈까요?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17일에 메릭 갈랜드 워싱턴 DC 항소법원장을 새 대법관 후보로 지명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상원을 장악하고 있는 공화당 의원들은 내년 초에 취임하는 차기 대통령에게 새 대법관 지명을 맡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상원 민주당 의원들이 4월에 갈랜드 지명자에 대한 인준 청문회를 열고 5월에 인준 표결을 하자는 안을 내놓았는데요. 하지만 공화당 의원들은 인준 절차를 밟길 계속 거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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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역시 캘리포니아 관련 소식인데요. 캘리포니아 주가 시간당 최저 임금을 15달러까지 올리기로 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월요일(28일) 민주당 소속인 제리 브라운 주지사와 캘리포니아 주 의회가 오는 2022년까지 시간당 최저 임금을 15달러로 올리는 안에 합의했습니다. 로스앤젤레스와 샌프란시스코를 포함해 캘리포니아 내 몇몇 시 정부가 시급을 15달러까지 올리는 안을 이미 승인했는데요. 이번에 주 차원에서 올리기로 한 겁니다. 이에 따라서 현재 시급이 15달러에 미치지 못하는 캘리포니아 주민 650만 명이 혜택을 입게 됐습니다. 이는 캘리포니아 노동자 가운데 43%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진행자) 점차 올리는 모양인데요. 어떤 식으로 올릴 건지 자세한 내용 알려주시죠.

기자) 네, 현재 캘리포니아 주의 시간당 최저 임금은 10달러인데요. 사실 이미 미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에 속하긴 합니다. 이번에 브라운 주지사와 주 의회가 합의한 내용을 보면, 2017년에 10달러 50센트로 시급을 올린 뒤, 2018년에는 11달러로 올리고요. 그 다음 해부터 2022년까지 매년 1달러씩 올리는 건데요. 정식으로 주 의회 승인을 받아야 하는 절차가 남아있긴 합니다.

진행자) 이번 합의에 대한 반응 어떻습니까?

기자) 네, 노동자 권리 옹호단체들은 당연히 환영하고 있습니다. 매우 중요한 합의란 건데요. 브라운 캘리포니아 주지사도 이번 계획이 신중하고 책임 있는 방식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왜냐하면, 경제 상황이 악화되거나 주 정부 재정 적자가 심해지면, 주지사가 최저 임금 인상 계획을 잠시 중단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다른 주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있죠?

기자) 네,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가 오는 2019년부터 뉴욕 시 공무원들의 시급을 15달러로 올린 뒤, 이를 2021년까지 주 차원으로 확대하는 안을 제안했는데요. 뉴욕 시와 뉴욕 주에서는 공무원과 패스트푸드 식당, 속성음식점 직원들의 최저 시급을 점차 15달러까지 올리는 계획이 이미 시행에 들어갔습니다.

진행자) 캘리포니아 주는 미국 내 50개 주 가운데 가장 인구가 많은 주이고요. 뉴욕 주 역시 인구수에서 5위안에 드는 주인데요. 아무래도 시사하는 바가 크지 않나 싶습니다.

기자) 맞습니다. 이 같은 움직임이 전국적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사실 그동안 시간당 최저 임금을 15달러로 올려달라는 시위가 미국 내 여러 곳에서 벌어졌고요. 올해 대통령 선거에서 쟁점이 되기도 했습니다. 민주당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최저 시급을 15달러까지 인상하는 안을 지지하고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12달러까지 올리는 안을 지지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현재 연방 정부 차원에서 시간당 최저 임금은 7달러 25센트인데요. 연방 의회에서 시간당 10달러로 인상하려는 노력이 있었지만, 공화당의 반대로 무산됐습니다.

진행자) 최저 임금 인상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죠?

기자) 그렇습니다. 임금을 올리면 고용주의 부담이 늘어나서 결국, 직원을 해고할 수밖에 없다면서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고요. 최저 임금이 좀 더 싼 다른 지역으로 비즈니스가 빠져나가게 된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하지만 최저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사람들은 현재 임금 수준으로는 너무 박봉이어서 노동자들이 생계를 이어가기 힘들다고 주장합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부지영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