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콘신 경선, 크루즈-샌더스 승리...코네티컷, 여자 대학농구 4연패

5일 미국 위스콘신 주 경선에서 승리한 공화당의 테드 크루주 후보(가운데)가 두 손을 높이 치켜들고 있다.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화요일(5일) 위스콘신 주에서 실시된 예비선거에서 공화당의 테드 크루즈 후보와 민주당의 버니 샌더스 후보가 각각 승리했습니다. 이 소식 먼저 전해 드리고요. 미국 정부가 조세회피 규제를 강화하면서 제약회사 화이자와 앨러간의 합병이 무산됐다는 소식, 미시시피 주지사가 논란 많은 종교자유법을 승인했다는 소식 등 차례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먼저 위스콘신 경선 결과부터 볼까요?

기자) 네, 지난 화요일(5일) 미국 중서부 위스콘신 주에서 공화당과 민주당 예비선거가 열렸는데요. 널리 예상됐던 대로 공화당의 테드 크루즈 후보와 민주당의 버니 샌더스 후보가 각각 승리했습니다. 먼저 공화당을 보면요. 테드 크루즈 연방 상원의원이 약 48% 지지율을 보이면서 35%를 얻은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 후보를 가볍게 물리쳤습니다.

진행자) 앞서 여론조사에서는 지지율 차이가 약 10% 포인트였는데요. 더 큰 격차로 승리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크루즈 후보는 이번 위스콘신 승리를 가리켜 전환점이라고 말했는데요. 크루즈 후보의 승리 연설 내용 잠시 들어보시죠.

[녹취: 크루즈 후보] “Tonight is a turning point. It is a rallying cry……”

기자) 이번 승리는 열심히 일하는 위스콘신 주 남녀 주민들이 미국인들에게 보내는 외침이며 구호라고 말했는데요. 공화당 후보 지명을 받는 데 필요한 대의원 1천237명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이 점점 강해진다고 말했습니다. 공화당은 위스콘신 주에 대의원 42명이 걸려 있었는데요. 대부분 크루즈 후보에게 돌아갔습니다. 이로써 트럼프 후보와 크루즈 후보 간의 대의원 격차는 250명 이내로 좁혀졌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후보는 이번 위스콘신 패배로 7월 전당대회 전에 과반수 대의원을 확보하기가 좀 더 힘들어졌죠?

기자) 그렇습니다. 아직 불가능한 일은 아닙니다만, 아주 힘들게 됐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후보는 여전히 낙관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데요. 트럼프 후보가 화요일(5일) 기자들에게 한 말 잠시 들어보시죠.

[녹취: 트럼프 후보] “We actually have a very good campaign going……”

기자) 네, 선거운동이 잘 돼가고 있고 여전히 큰 격차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는 건데요. 총 득표수에서 다른 후보들보다 수백만 표 이상 앞서가고 있다고 강조했고요. 크루즈 후보에 대해 공화당 후보 자리를 훔치기 위해 주류 세력에게 이용당하는 ‘트로이의 목마’나 다름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트럼프 후보와 크루즈 후보가 한 목소리로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의 사퇴를 촉구했는데요. 케이식 주지사의 성적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케이식 주지사는 14% 지지를 받았는데요. 위스콘신 주에서 1명도 대의원을 추가하지 못했습니다. 지금까지 케이식 주지사가 확보한 대의원 수는 이미 사퇴한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의 대의원 수에도 훨씬 못 미칩니다.

진행자) 이번에는 민주당 경선 결과 볼까요?

기자) 네, 위스콘신 주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버니 샌더스 후보가 접전을 벌이면서 샌더스 후보가 약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었는데요. 57% 대 43%, 예상보다 큰 격차로 샌더스 후보가 승리했습니다. 샌더스 후보는 최근 열린 7차례 민주당 경선에서 여섯 번 승리하면서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샌더스 후보의 승리 연설 내용 잠시 들어보시죠.

[녹취: 샌더스 후보] “If we wake up the American people, and if working people……”

기자) 미국인들을 깨운다면, 노동자들과 중산층, 노년층, 그리고 젊은이들이 일어나 싸우고 높은 참여율을 보이며 투표한다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다고 샌더스 후보는 말했습니다. 샌더스 후보는 위스콘신 승리로 일반 대의원 수에서 클린턴 후보와의 격차를 240여 명으로 좁혔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경선 결과에 좌우되지 않는 슈퍼 대의원까지 합치면, 여전히 클린턴 후보가 큰 격차로 앞서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약 700명 차이가 나죠. 민주당은 일부 승자독식제를 허용하는 공화당과 달리 대의원을 모두 지지율에 따라서 배분합니다. 그래서 샌더스 후보가 앞으로 남은 주에서 아주 큰 격차로 승리하지 않는 한, 클린턴 후보를 따라잡기는 사실상 힘들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진행자) 앞으로 뉴욕과 캘리포니아 같은 큰 주 경선이 아직 남아있는데요. 전망이 어떻습니까?

기자) 민주당이나 공화당이나 상황이 비슷한데요. 오는 19일에 경선을 치르는 뉴욕 주나 그 다음 주에 경선을 치르는 코네티컷이나 펜실베이니아 주 같은 곳에서는 트럼프 후보와 클린턴 후보, 다시 각 당 선두주자들이 강세를 보이는 곳인데요. 이번 위스콘신 선거 결과를 두고 ‘2위들의 반란’이란 표현도 나오고 있는데, 이들 2위 후보들, 크루즈 후보와 샌더스 후보가 동부에서도 그 기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많은 사람이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이에 앞서 오는 토요일(9일) 와이오밍에서 당원대회를 여는데요. 샌더스 후보의 승리가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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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두 번째 소식 보겠습니다. 세계적인 제약회사인 화이자가 엄청난 액수의 합병을 추진했었는데, 결국 이 합병이 무산됐다는 소식이 들어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화이자가 지난해부터 유럽 아일랜드에 근거를 둔 제약회사 앨러간을 합병하는 협상을 진행해 왔는데요. 두 회사가 합병 협상을 중단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 협상은 액수가 무려 1천5백억 달러에 달해서 크게 관심을 끌었는데, 결국 없었던 일이 된 겁니다.

진행자) 관련 기사를 보니까 이 협상이 무산되는데, 최근에 나온 미국 연방 재무부 발표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나와 있더군요?

기자) 맞습니다. 미 재무부가 지난 4일에 중요한 규정을 새로 발표했는데요. 이 규정은 미국 기업들이 세금을 회피하거나 줄이려고 인수-합병을 통해 본사를 외국으로 옮기는 행위를 매우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이 발표가 나오자 화이자와 앨러간이 합병의 득실을 따졌고요, 그 결과, 그냥 합병 협상을 끝내기로 한 겁니다. 화이자는 앨러간 측에 협상 관련 비용 1억5천만 달러를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사실 이 화이자의 앨러간 인수를 두고 그동안 말이 많았죠?

기자) 그렇습니다. 화이자가 아일랜드 기업인 앨러간을 인수하는 목적이 다른 게 아니라 미국보다 세율이 낮은 아일랜드로 본사를 옮겨서 세금 부담을 줄이려는 것이라고 해서 논란이 있었습니다. 이런 조세 회피 방식을 영어로 ‘Inversion’, 즉 ‘세금 바꿔치기’라고 하는데요. 많은 미국 기업이 이런 식으로 세금을 피하거나 줄인다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결국 미국 재무부가 칼을 빼 든 겁니다.

진행자) 오마바 대통령도 이 ‘세금 바꿔치기’에 대해서 한마디 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화요일(5일) 기자회견을 했는데요. 여기서 이 ‘세금 바꿔치기’가 미국의 징세 체계에서 가장 큰 단점 가운데 하나였다고 지적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많은 미국 기업이 세금을 줄이려고 국적을 바꾼다고 비난하면서 월요일(4일)에 나온 재무부 규정이 새로운 진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안 그래도 요즘 조세회피 의혹이 불거져서 크게 논란이 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파나마에 있는 한 법률회사가 많은 정치인과 유명인사의 조세회피를 도왔다는 의혹이 폭로됐죠? 오바마 대통령이 화요일(5일) 기자회견에서 이 사건을 언급했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조세회피가 전 세계적으로 큰 문제라고 비판하면서 철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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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 보겠습니다. 요즘 미국 내 여러 주에서 종교자유법이 문제가 되고 있는데요. 미시시피 주도 그 가운데 하나죠?

기자) 그렇습니다. 공화당 소속인 필 브라이언트 미시시피 주지사가 화요일(5일) 논란 많은 종교자유법안에 서명하면서 법이 발효됐습니다. 브라이언트 주지사는 새 법이 종교신앙과 도덕적 신념을 보호한다고 말했는데요. 새 법은 미국 시민의 권리를 침해하는 법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정부의 간섭을 막기 위한 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법이길래 논란이 되는지, 그 내용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네, 새 법은 민간 사업체나 종교단체가 신앙을 이유로 동성애자들에 대한 서비스를 거부할 수 있는 자유를 줍니다. 예를 들어 독실한 기독교 신자라서 동성애에 반대한다면, 동성애자들의 결혼식 준비라든가 입양, 상담 등의 서비스를 거부해도 된다는 건데요. 이런 법은 결국, 성적 소수자들, 그러니까 동성애자들과 양성애자, 성전환자들을 합법적으로 차별할 수 있게 하는 법이란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시시피 주 말고도 최근 미국 내 여러 주에서 비슷한 법안이 통과됐죠?

기자) 맞습니다. 얼마 전에 노스캐롤라이나 주가 이른바 ‘화장실 법안’을 통과시켰는데요. 성전환자들에게 출생 당시 성별에 따라서 화장실을 쓰게 하는 법입니다. 여러 기업과 인권단체가 이 법안에 반대하는 운동에 동참했는데요. 공화당 소속인 팻 맥크로리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에게 이 법을 폐지하라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노스캐롤라이나 주에서 사업을 하지 않겠다며 위협하는 기업도 있었는데요. 이를 실행에 옮긴 기업이 나왔습니다.

진행자) 어떤 기업인가요?

기자) 인터넷 결제 서비스 회사인 페이팰(PayPal)입니다. 페이팰은 노스캐롤라이나 주 셜롯 시에 새로 운영 센터를 열 계획이었는데요. 일자리 400개를 창출할 수 있는 계획이었는데, 화요일(5일) 이를 취소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주 의회에서 이런 법안이 통과됐더라도 여러 기업과 인권단체의 압력에 따라서 주지사가 거부권을 행사한 주들도 있었죠?

기자) 네, 조지아 주지사가 비슷한 종교자유법안을 거부했고요. 사우스다코다 주지사는 노스캐롤라이나 주에서 통과된 것과 비슷한 화장실 법안을 거부했습니다. 사우스다코다 주 법안은 노스캐롤라이나 주 법안보다 제한적인데요. 공립학교 화장실과 탈의실에만 적용될 예정이었습니다. 이런 화장실 법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성폭력을 막는 데 필요한 조처라고 주장하는데요. 남자가 여장하고 여자 화장실에 들어가서 범행을 저지를 수 있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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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볼까요? 빌라노바 대학교가 지난 월요일(4일)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교를 누르고 올해 미국 남자 대학농구 NCAA 챔피언이 됐다는 소식 앞서 전해 드렸는데요. 화요일(5일) 여자부 결승전이 벌어졌죠?

기자) 그렇습니다. 인디애나 주 인디애나폴리스에서 벌어진 결승전에서 코네티컷 대학교가 시러큐스 대학교를 82-51로 크게 이겼습니다. 이로써 코네티컷 대학교 여자 농구팀은 4년 연속해서 우승컵을 안았는데요. 여자 대학팀이 4년 연속 기록을 세운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브리아나 스튜어트 선수의 활약이 컸는데요. 24점을 기록하면서 최우수 선수상을 받았습니다.

진행자)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코네티컷의 우승을 점쳤는데, 전망이 들어맞았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남자부 경기에 대한 전망은 빗나갔지만, 여자부는 맞췄습니다. 사실 코네티컷 대학은 오랫동안 여자 농구 강자로 군림해 왔는데요. 화요일(5일) 경기로 75경기 연속 승리 기록을 세웠습니다.

진행자) 코네티컷은 감독이 유명하다고 하던데요.

기자) 맞습니다. 코네티컷은 1985년에 지노 어리에마 감독이 부임한 이후, 올해까지 포함해서 11번 우승했는데요. 어리에마 감독은 NCAA 농구 대회 사상 최다 우승 감독이 됐습니다. 이전까지 최다 우승 기록은 작고한 존 우든 감독이 보유하고 있었는데요. 우든 감독은 1964년에서 1975년 사이 캘리포니아 주립 로스앤젤레스 대학교(UCLA) 남자 농구팀을 이끌면서 10차례 우승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부지영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