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공화당 선두주자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대외정책 구상을 밝혔습니다. 그런가 하면 테드 크루즈 후보는 칼리 피오리나 전 휴렛팩커드 최고경영자를 부통령 후보로 선정했는데요. 미국 대통령 선거 관련 소식 정리해 드립니다. 이어서 지난 1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이 5%에 그쳤다는 소식, 또 미국 고등학생들의 대학 수학 능력이 떨어졌다는 소식, 차례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먼저 대통령 선거 관련 소식 보겠습니다. 지난 화요일(26일) 실시된 미국 동북부 5개 주 예비선거에서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압승했죠?
기자) 네, 5개 주 모두에서 압도적인 지지율을 보이며 승리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승리로 공화당 후보 지명을 받을 가능성을 한층 높였는데요. 이제 11월 본 선거를 염두에 둔 행보를 보이는 것 같습니다. 수요일(27일) 트럼프 후보가 워싱턴 디시에서 외교정책 구상을 밝히는 연설을 했는데요. 무슨 얘기를 했는지 알아보죠.
기자) 네, “새로운 시각으로 미국 대외정책을 재정비할 때”라면서 미국의 이익을 우선으로 하는 ‘미국 우선 정책’을 펴겠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후보는 이날 연설의 대부분을 현 바락 오바마 대통령의 외교정책을 비판하는 데 할애했는데요.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정책은 “완전히 재앙”이라면서 현 행정부의 중동정책 때문에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ISIL)가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ISIL을 격퇴하겠다고 약속했는데요. 트럼프 후보의 연설 내용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트럼프 후보] “I won’t tell them where…"
기자) 어디서, 어떻게 하겠다고는 말하지 않겠지만,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ISIL)는 바로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장담한 겁니다. 트럼프 후보는 급진 이슬람 세력의 확산을 막는 것이 미국과 전 세계 외교 정책의 목표가 돼야 한다고 말했는데요. 이슬람 극단주의에 맞서 싸우기 위해서 중동의 미국 동맹국들과 긴밀히 협력할 것이고 러시아와도 대화할 생각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앞서 트럼프 후보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대해서 시대에 뒤떨어진 기구라고 비판했는데요. 이날 연설에 나토(NATO) 얘기도 나왔나요?
기자) 네, 트럼프 후보는 나토 구조를 개혁하고 분담금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서 나토 회원국들과 협상을 시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다시 트럼프 후보의 말입니다.
[녹취: 트럼프 후보] “The countries we are defending…"
기자) 트럼프 후보는 또 미국의 보호를 받는 나라들은 반드시 그 비용을 내야 한다고 말했는데요. 그렇지 않으면, 동맹국들이 스스로 나라를 방어하게 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앞서 트럼프 후보는 한국과 일본이 방위금 분담금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동안 트럼프 후보는 중국이 미국을 경제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면서 불만을 나타냈는데요.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서 뭐라고 했습니까?
기자) 네, 말씀하신 대로 지금처럼 중국이 미국을 이용하게 놔둬선 안 된다고 말했는데요. 중국과의 관계를 바로잡겠다고 말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또 중국에 압박을 넣어서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하게 하겠다는 그동안 해온 얘기를 반복했습니다.
진행자) 네, 이렇게 트럼프 후보가 외교정책 구상을 밝혔는데요. 반응이 어떻습니까?
기자) 정확히 어떻게 하겠다는 내용이 빠져있고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는 전문가들에게 별로 깊은 인상을 주지 못했다고 평가했는데요.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당시 안보보좌관을 지낸 로버트 맥팔레인 씨는 ‘폴리티코’와 인터뷰에서 깊이가 부족한 것을 공격적인 수사로 감춘 연설이었다고 비판했습니다. 하지만 조지 W. 부시 행정부 당시 유엔 주재 미국 대사를 지낸 존 볼턴 전 대사는 폭스 뉴스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후보의 연설이 “매우 강경하고 인상적”이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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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계속해서 대선 관련 소식입니다. 공화당의 테드 크루즈 후보가 수요일(27일) 오전부터 중요한 발표를 하겠다고 예고하더니, 러닝메이트를 발표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테드 크루즈 연방 상원의원은 수요일(27일) 미국 중서부 인디애나 주에서 연 집회에서 칼리 피오리나 전 휴렛팩커드 최고경영자(CEO)를 러닝메이트로 선정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러닝메이트라면 11월 본 선거에서 함께 뛸 부통령 후보를 말하는데요. 러닝메이트를 발표하기엔 아직 이른 것 아닙니까?
기자) 네, 보통 러닝메이트 발표는 후보 지명이 확정된 상태에서 전당대회 직전에 하게 되는데요. 크루즈 후보의 경우, 공화당 대통령 후보 지명이 확정된 것도 아니고 사실 후보 지명을 받기가 불가능한 상황이죠.
진행자) 그렇죠. 아무도 과반수 대의원을 확보하지 못했을 때 당이 나서서 중재하는 중재 전당대회가 열려야만, 후보 지명을 받을 가능성이 열리게 되죠.
기자) 맞습니다. 크루즈 후보도 이번 러닝메이트 발표가 이례적이라는 점은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대통령 선거는 워낙 이례적이기 때문에 러닝메이트를 일찌감치 발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러닝메이트로 여러 후보를 고려했을 텐데요. 칼리 피오리나 전 최고경영자는 공화당 경선 후보 가운데 한 사람 아니었습니까? 크루즈 후보의 경쟁자이기도 했는데요. 피오리나 전 최고경영자를 선정한 이유가 뭘까요?
기자) 네, 크루즈 후보는 피오리나 후보에 대해서 “일관적인 보수주의자”이고 “용기 있는 투사”라며 찬사를 보냈는데요. 크루즈 후보의 말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크루즈 후보] “Carly is brilliant and capable…"
기자) 크루즈 후보는 피오리나 전 최고경영자가 뛰어나고 유능한 인물이라고 평가했는데요. 또 여성 기업인으로 활동하면서 계속 유리 천정을 깨뜨렸고 일자리도 많이 만들어냈다고 말했습니다. 유리 천정은 조직이나 사회에서 여성이나 비주류 세력이 위로 올라가지 못하게 막는 보이지 않는 벽을 말합니다.
진행자) 사실 그동안 피오리나 전 최고경영자가 크루즈 후보 선거운동을 쭉 도왔죠. 공화당 경선에서 중도 사퇴한 뒤에 크루즈 후보 지지를 선언했는데요. 크루즈 후보의 러닝메이트, 부통령 후보로 선정된 데 대해서 뭐라고 소감을 밝혔나요?
기자) 네, 영광이라면서 자부심과 함께 겸허함을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피오리나 후보는 트럼프 후보나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면, 미국에 재앙이 될 것이라고 말하면서 두 사람을 공격했는데요. 두 후보는 정책 면에서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비슷하다고 비판했습니다. 트럼프 후보는 진정한 보수주의자가 못 된다는 크루즈 후보의 주장을 뒷받침한 건데요. 또한, 트럼프 후보와 클린턴 후보는 “제도 자체”이기 때문에, “두 사람은 제도에 도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크루즈 후보가 공화당 선두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후보보다도 먼저 러닝메이트를 발표했는데요. 트럼프 후보,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네, “시간 낭비”라고 일축했는데요. “크루즈 후보는 산술적으로 대통령 후보가 될 수 없는 사람이 부통령 후보를 뽑은 역사상 첫 인물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크루즈 후보가 지난 화요일(26일) 동북부 5개 주 예비선거에서 4개 주에서 꼴찌를 하지 않았습니까? 크루즈 후보의 이번 러닝메이트 발표는 최근 패배에 대한 부정적인 보도에서 관심을 돌리고 새로 선거운동에 탄력을 얻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민주당 쪽에서는 지난 화요일(26일) 선거에서 버니 샌더스 연방 상원의원이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면서 기세가 많이 꺾였는데요. 선거운동본부 규모를 줄이기로 했다고 하죠?
기자) 맞습니다. 샌더스 후보가 선거운동본부 직원 수백 명을 정리해고 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약 900명이 샌더스 선거운동에서 보수를 받고 일하고 있었는데요. 샌더스 후보 측은 약 300명 정도 직원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무래도 민주당 후보 지명을 받을 가능성이 사라졌기 때문에 나온 조처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샌더스 후보도 힘들다는 점을 인정했는데요. 하지만 전당대회 때까지 선거운동을 계속하겠다고 밝혔죠. 샌더스 후보는 그동안 거대 금융기관 해체와 전 국민 단일 건강보험 제도, 무상 대학 교육 등을 내세워왔는데요. 이런 진보적인 안을 민주당 정강에 포함시키기 위해서 가능한 많은 대의원을 모으겠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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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목요일(28일) 미국 연방 상무부가 지난 1분기 경제성장률을 발표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경제성장률이라면 대개 ‘국내총생산’, 즉 ‘GDP’를 기준으로 삼는데요. 1분기 미국의 GDP 성장률이 0.5%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GDP가 0.5% 성장하는 데 그쳤다고 했는데, 그럼 이게 좋지 않은 수치인 모양이네요?
기자) 외형상으로는 그렇습니다. 일단 지난해 4분기 GDP 성장률이 1.4%였는데, 이번에 나온 올해 1분기 성장률은 여기에 3분의 1에 불과합니다. 게다가 원래 예상으론 성장률이 0.7% 정도 나올 것으로 보였는데, 이 예상치도 밑돈 수치가 나왔죠. 이 0.5% 성장률은 지난 2년 동안 가장 낮은 수치라고 합니다.
진행자) 성장률이 예상보다 저조하게 나온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 부분은 그런대로 역할을 했습니다. 하지만 기업투자 분야가 매우 저조하면서 성장률이 많이 줄었습니다.
진행자) 사실 요즘 원윳값이 바닥을 기면서 미국 안에서 많은 회사가 어려움을 겪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저유가가 기업 투자를 많이 위축시켰는데, 이것 때문에 성장률이 0.5% 이상 날아갔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게다가 수출도 그리 좋은 상황이 아니고요. 또 작년에 많이 쌓인 재고가 빨리빨리 처리되지 않은 것도 성장률이 낮게 나오는 데 일조했습니다.
진행자) 아까 1분기 성장률을 평가하면서 외면상으로는 좋지 않다고 했는데, 그럼 달리 보면 다른 평가가 나올 수 있다는 겁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언뜻 보면 저조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렇게 비관할 필요는 없습니다.
진행자) 사실 미국 경제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일자리 시장은 나쁘지 않죠?
기자) 그렇죠. 다른 부분은 대개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일자리 시장은 오름세를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경제성장이 둔화했는데, 그래도 같은 기간에 매달 일자리 약 24만 개가 추가됐습니다. 이건 아무리 보수적으로 봐도 경제에 좋은 현상입니다. 또 신규 실업수당 신청 건수나 그밖에 다른 노동 시장 관련 지표들을 보면 미국 경제가 나쁘다고 진단할 수는 없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경제성장률이 둔화했다고 해서 다시 불황이 찾아온다고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말입니까?
기자) 맞습니다. 사실 신년 들어서 미국 경제가 다시 가라앉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노동시장이 좋은 모습을 보이고요, 또 임금 인상률이나 소비성향, 그리고 주택 부분에서 좋은 조짐이 보이기 때문에 많은 전문가는 미국 경제가 다시 불황에 빠질 가능성은 적다고 설명합니다. 참고로 국제통화기금, IMF는 올해 미국 경제가 약 2.4%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사실 지금 세상에서 미국 경제 혼자만 좋다는 지적도 있죠?
기자) 네. 미국 경제는 점점 회복하고 있지만, 세계 경제가 힘을 못 써서 그렇습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수요일(27일) 기준 금리를 유지하기로 결정을 내렸습니다만, 최근 기준 금리를 올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 않습니까? 이렇게 외부 상황이 불확실한 상황이라 금리를 올리더라도 급격하게 올리지 않고 조금씩 올리면서 관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린다는 건 경제가 회복되고 있다는 뜻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경제가 슬슬 살아나면 시중에 돈이 풀리면서 물가가 오르는데요. 그러면 연준 같은 중앙은행은 이때 금리를 올려서 물가가 오르는 것을 억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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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으로 교육계 소식 보겠습니다. 미국 고등학교 학생들의 학업 능력이 계속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에 나온 ‘전국학업성취도평가(NAEP)’ 결과를 보면, 미국 12학년 학생들의 대학 수학 능력이 전보다 더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14년에 시험에 참여한 학생들 가운데 대학에서 공부할 능력을 갖춘 학생의 비율이 영어는 37%, 수학은 25%로 나타났습니다. 2013년에는 영어 38%, 수학 26%였는데요. 그러니까 한 해 전보다 1% 포인트 줄어든 겁니다.
진행자) 이 ‘전국학업성취도평가(NAEP)’를 흔히 ‘미국의 성적표’라고 부르는데요. 성적표가 형편없게 나온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NAEP 자료에 따르면, 미국 고등학생들의 영어 읽기 능력은 1992년 이후 5% 포인트 떨어졌고요. 수학은 지난 10년 동안 계속 낮은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전국학업성취도평가(NAEP)’는 미국 공립학교 학생들 가운데 4학년과 8학년, 12학년을 대상으로 정기적으로 시험을 치릅니다. 미국에서 4학년이면 북한의 소학교 4학년 정도에 해당하고요. 8학년은 초급중학교 학생, 12학년은 고급중학교 3학년에 해당합니다.
진행자) 미국에서 고등학교 졸업률은 오히려 늘었다고 들었는데요. 이렇게 학업 능력이 계속 떨어지는 현상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네, 이번 NAEP 보고서는 과연 고등학교 졸업장을 받을 만한 학생들이 졸업장을 받은 것인지 의구심이 들게 한다고 워싱턴포스트 신문이 지적했는데요. ‘전국학업성취도평가(NAEP)’는 미국 교육부가 주관한 것이라는 점에서 한 가지 이유를 찾을 수 있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일부 주의 경우, 다른 주에 비해 고등학교 졸업 기준이 낮을 수 있다는 거죠. 테리 마자니 NAEP 위원장은 교육 정보 사이트 ‘교육세계’와 인터뷰에서 대학 공부를 하려면 영어와 수학 기초가 튼튼해야 한다며, 이 같은 시험 결과는 걱정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부지영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