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버나디노 테러 관련 3명 체포...1분기 경제성장률, 2년래 최저

지난해 12월 총기 사건이 발생한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버나디노 시에서 경찰이 사건 현장을 수색하고 있다. (자료사진)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지난해 발생한 캘리포니아 테러 사건과 관련해 3명이 체포됐습니다. 이 소식 먼저 전해 드리고요. 공화당 선두주자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캘리포니아 유세장 앞에서 폭력 시위가 벌어져 여러 명이 체포됐다는 소식, 또 지난 1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낮게 나왔다는 소식 살펴봅니다.

진행자) 첫 소식 보겠습니다. 지난해 12월이었죠?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 주에 있는 샌버나디노란 작은 도시에서 총기 난사 테러가 일어나서 14명이 숨졌는데요. 이 사건과 관련해서 추가 체포가 있었군요.

기자) 네, 미 연방수사국(FBI)이 어제(28일) 캘리포니아 주에서 3명을 긴급 체포했는데요. 이들 3명은 캘리포니아 테러 사건 범인 가운데 한 명인 사이드 리즈완 파룩의 가족입니다. 파룩의 형인 사이드 라힐 파룩, 그의 아내 타티아나 파룩, 그리고 타티아나의 여동생인 마리아 체르니크인데요. 마리아 체르니크는 테러범 사이드 파룩의 친구인 엔리케 마르케스의 아내이기도 합니다.

진행자) 이 사람들이 어떤 혐의를 받고 있습니까?

기자) 네, 사기 결혼과 공모, 허위 정보 제공 등의 혐의로 체포됐는데요. 미국 법무부는 러시아 국적인 마리아 체르니크가 미국 영주권을 얻기 위해서 엔리케 마르케스와 허위로 결혼했고, 사이드 라힐 파룩과 그의 아내는 두 사람의 결혼식에서 증인을 서는 등 사기 결혼을 도왔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엔리케 마르케스 역시 앞서 체포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지난해 12월 중순에 체포됐는데요. 역시 사기 결혼 혐의를 받았습니다. 마리아 체르니크가 미국 영주권을 얻을 수 있게 가짜로 결혼하고 매달 200달러를 받았다는 겁니다. 올해 24살인 마르케스는 캘리포니아 총기 테러범 사이드 파룩과 또 다른 테러를 모의했고 파룩이 범행에 사용한 총기를 제공한 혐의도 받고 있는데요. 테러에 사용된 소총 2정을 마르케스가 구입한 겁니다.

진행자) 파룩과 마르케스가 어떤 테러를 꾸몄나요?

기자) 네, 마르케스는 지난 2011년과 2012년에 캘리포니아 고속도로와 대학에서 총기 난사 테러를 벌일 계획을 세웠지만, 실행에는 옮기지 않았는데요. 마르케스는 이 같은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캘리포니아 테러범 사이드 리즈완 파룩의 가족과 친구가 체포됐는데요. 여기서 파룩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잠시 알아보고 넘어갈까요?

기자) 네, 파룩은 미국에서 태어난 파키스탄계 미국인인데요. 지난해 12월 2일, 아내 타슈핀 말릭과 함께 캘리포니아 주 샌버나디노 시에서 총기 난사 테러를 일으켜 14명의 사망자와 20여 명의 부상자를 냈습니다. 파룩은 범행을 저지른 뒤 달아나다가, 경찰과 총격전을 벌이던 중 숨졌고요. 아내 말릭 역시 이 과정에서 사망했는데요. 말릭은 파키스탄에서 태어나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성장했고 파룩과 결혼해서 미국에 왔습니다.

진행자) 캘리포니아 테러 사건은 9.11 테러 이후 미국땅에서 벌어진 최악의 테러로 알려졌는데요. 범인들이 이슬람 극단주의의 영향을 받아서 테러를 저질렀다고 하지 않습니까? 두 사람이 상당히 오래전부터 급진화됐다고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당국은 파룩 부부가 인터넷을 통해 급진 사상에 빠졌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두 사람이 우발적으로 테러를 저지른 게 아니라, 인근 사격장에서 여러 차례 사격 연습을 하는 등 상당히 오랜 기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외국의 조직이나 단체의 지시로 테러를 일으켰다는 증거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미 연방수사국(FBI)이 파룩이 남긴 손전화 아이폰의 잠금장치를 풀기 위해서 제조 회사인 애플과 소송을 벌이기도 했는데요. 결국, 애플의 도움 없이 외부의 도움으로 암호를 푸는 데 성공하지 않았습니까? 파룩의 손전화에서 도움이 되는 정보가 나왔는지요?

기자) FBI는 유용한 정보가 들어있었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어떤 정보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습니다. FBI와 애플의 법정 공방은 국가 안보와 사생활 보호 가운데 어느 것이 더 중요한가 하는 문제로 큰 관심을 받았죠. FBI는 국가 안보를 위해서 애플이 잠금장치를 푸는 데 협조해야 한다고 주장했고요. 애플은 사생활 침해이고 이를 강요하는 건 정부의 권한을 넘어선 일이라면서 맞섰습니다.

진행자) 애플은 FBI가 어떤 방식으로 손전화 잠금장치를 해제했는지 궁금해하는데요. FBI가 알려줄까요?

기자) 언론 보도에 따르면, 알려줄 생각이 없다고 하는데요. 정확하게 어떤 방식으로 해제했는지 모른다는 게 이유입니다. FBI는 테러범이 사용한 손전화기 아이폰 5C의 잠금장치를 풀기 위해서 1백만 달러 이상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방식은 아이폰 신형 모델에는 사용할 수 없다고 하는데요. 애플은 계속 아이폰의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FBI가 해킹에 이용한 취약점은 이미 보완했을 것으로 본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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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캘리포니아 주 공화당이 오늘(29일) 전당대회를 여는데요. 이를 앞두고 공화당 경선 후보들이 캘리포니아 주를 찾고 있는데, 트럼프 후보 유세장 앞에서 폭력 시위가 벌어졌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공화당 선두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어젯밤(28일) 캘리포니아 주 남부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었는데요. 유세장 밖에서 수백 명이 교통을 가로막고 항의 시위를 벌였습니다. 시위자 가운데 일부는 지나가는 자동차에 돌을 던지고 경찰차 유리창을 깨기도 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일부 부상자가 발생했고요. 20여 명이 체포됐습니다.

진행자) 시위를 벌인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입니까?

기자) 주로 10대 후반과 20대 초반의 젊은이들로 알려졌는데요. 이들은 트럼프 후보의 이민정책을 비판했습니다. 이들에 맞서 트럼프 후보 지지자들이 “벽을 세워라”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는데요. 시위가 격해지자, 폭동진압 복장을 한 경찰과 말 위에 탄 경찰이 중간에서 양측을 갈라놓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후보 지지자들이 “벽을 세워라”는 구호를 외쳤다고 했는데요. 불법 이민자가 들어오는 걸 막기 위해서 미국과 멕시코 사이에 높은 장벽을 세워야 한다는 트럼프 후보의 말에서 나온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캘리포니아 주는 이민자가 많이 사는 곳인데요. 캘리포니아 주의 중남미계 주민 가운데는 트럼프 후보에 반대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후보 유세장에서 폭력 충돌이 벌어진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죠?

기자) 네, 전에도 몇 번 일어났습니다. 특히 지난달 3월 중순에는 시카고대학교에서 트럼프 후보 지지자들과 반대자들이 충돌하면서 집회가 취소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지난 화요일(26일)에 실시된 동북부 5개 주 선거에서 트럼프 후보가 압승했는데요. 사실상 공화당 대통령 후보나 마찬가지라고 트럼프 후보가 말하지 않았습니까? 그러면서 유력한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겨냥해서 공격 강도를 높이고 있죠?

기자) 네, 트럼프 후보가 또다시 ‘여자 카드’를 들고 나왔습니다. 트럼프 후보는 어제(28일) NBC 방송과 인터뷰에서 클린턴 후보가 미국 역사상 첫 여성 대통령이 될 것이란 점을 내세우지 않으면, 당선 가능성이 없다고 말했는데요. 그런 ‘여자 카드’가 없다면, 시 위원조차 당선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트럼프 후보는 클린턴 후보가 여자가 아니라면, 선거에서 5% 지지도 받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트럼프 후보의 공격에 클린턴 후보가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네, 여성의 보건과 유료 육아 휴가, 남녀 동일임금 등을 위해서 싸우는 것이 ‘여자 카드’라면, 얼마든지 그렇게 표현하라고 맞받아쳤습니다. 트럼프 후보의 ‘여자 카드’ 발언은 미국 여성들의 반발을 사고 있는데요.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미국 여성 가운데 70%가 트럼프 후보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11월 본 선거에서 두 후보가 맞붙을 경우, 전망이 어떻습니까?

기자) 네, 두 후보의 대결을 가정한 여론조사에서 클린턴 후보가 9% 포인트 차이로 이기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한편, 트럼프 후보가 공화당 후보 지명을 받을 가능성이 한층 커진 가운데, 공화당 지도부 인사들 가운데 트럼프 후보를 받아들이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 신문이 보도했는데요. 존 베이너 전 하원의장은 최근 스탠퍼드대학교 행사에서 트럼프 후보가 공화당 후보 지명을 받을 경우, 11월 본 선거에서 트럼프 후보에게 투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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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으로 경제 소식 보겠습니다. 지난 1분기 미국 경제성장률 수치가 나왔군요.

기자) 네, 미국 연방 상무부가 어제(28일)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석 달 동안의 경제성장률을 발표했습니다. 경제성장률이라면 대개 ‘국내총생산’, 즉 ‘GDP’를 기준으로 삼는데요. 1분기 미국의 GDP 성장률이 0.5%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GDP가 0.5% 성장하는 데 그쳤다고 했는데, 그럼 이게 좋지 않은 수치인 모양이네요?

기자) 외형상으로는 그렇습니다. 일단 지난해 4분기 GDP 성장률이 1.4%였는데, 이번에 나온 올해 1분기 성장률은 여기에 3분의 1에 불과합니다. 게다가 원래 예상으론 성장률이 0.7% 정도 나올 것으로 보였는데, 이 예상치도 밑돈 수치가 나왔죠. 이 0.5% 성장률은 지난 2년 동안 가장 낮은 수치라고 합니다.

진행자) 성장률이 예상보다 저조하게 나온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 부분은 그런대로 역할을 했습니다. 하지만 기업투자 분야가 매우 저조하면서 성장률이 많이 줄었습니다.

진행자) 사실 요즘 원윳값이 바닥을 기면서 미국 안에서 많은 회사가 어려움을 겪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저유가가 기업 투자를 많이 위축시켰는데, 이것 때문에 성장률이 0.5% 이상 날아갔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게다가 수출도 그리 좋은 상황이 아니고요. 또 작년에 많이 쌓인 재고가 빨리빨리 처리되지 않은 것도 성장률이 낮게 나오는 데 일조했습니다.

진행자) 아까 1분기 성장률을 평가하면서 외면상으로는 좋지 않다고 했는데, 그럼 달리 보면 다른 평가가 나올 수 있다는 겁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언뜻 보면 저조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렇게 비관할 필요는 없습니다.

진행자) 사실 미국 경제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일자리 시장은 나쁘지 않죠?

기자) 그렇죠. 다른 부분은 대개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일자리 시장은 오름세를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경제성장이 둔화했는데, 그래도 같은 기간에 매달 일자리 약 24만 개가 추가됐습니다. 이건 아무리 보수적으로 봐도 경제에 좋은 현상입니다. 또 신규 실업수당 신청 건수나 그밖에 다른 노동 시장 관련 지표들을 보면 미국 경제가 나쁘다고 진단할 수는 없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경제성장률이 둔화했다고 해서 다시 불황이 찾아온다고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말입니까?

기자) 맞습니다. 사실 신년 들어서 미국 경제가 다시 가라앉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노동시장이 좋은 모습을 보이고요, 또 임금 인상률이나 소비성향, 그리고 주택 부분에서 좋은 조짐이 보이기 때문에 많은 전문가는 미국 경제가 다시 불황에 빠질 가능성은 적다고 설명합니다. 참고로 국제통화기금, IMF는 올해 미국 경제가 약 2.4%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 세상에서 미국 경제 혼자만 좋다는 지적도 있죠?

기자) 네. 미국 경제는 점점 회복하고 있지만, 세계 경제가 힘을 못 써서 그렇습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최근 기준 금리를 올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 않습니까? 이렇게 외부 상황이 불확실한 상황이라 금리를 올리더라도 급격하게 올리지 않고 조금씩 올리면서 관망하고 있는데요. 연준은 수요일(27일) 정례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 금리를 유지하기로 결정을 내렸습니다.

진행자)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린다는 건 경제가 회복되고 있다는 뜻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경제가 슬슬 살아나면 시중에 돈이 풀리면서 물가가 오르는데요. 그러면 연준 같은 중앙은행은 이때 금리를 올려서 물가가 오르는 것을 억제합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부지영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