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VOA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인디애나 주 예비선거 소식 먼저 전해 드리고요. 미국 디트로이트 시 교사들이 재정난에 항의해 이틀째 집단 병가를 냈다는 소식에 이어서, 투표소 인증 사진을 둘러싼 논란 살펴봅니다.
진행자) 미국 대통령 선거 관련 소식부터 보죠. 미국에서는 보통 화요일에 선거가 실시되는데요. 지금 시각 미국 중서부 인디애나 주에서 민주당과 공화당 예비선거가 실시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 인디애나 주 선거는 공화당에 특히 중요한데요.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이번 선거에서 승리해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와 두 사람 간의 양자 구도를 굳힐 것이냐, 아니면 테드 크루즈 후보가 승리해서 트럼프 후보의 기세를 꺾을 것인가, 많은 사람이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최신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유리한 상황이죠?
기자) 네, 트럼프 후보가 15% 포인트 차이로 2위 테드 크루즈 후보를 따돌리고 승리할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하지만 앞서 나온 다른 여론조사에서는 크루즈 후보가 앞서는 것으로 나오기도 했습니다. 크루즈 후보는 월요일(2일) 인디애나 주에서 벌인 선거 유세에서 트럼프 후보와 막상막하 대결을 펼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크루즈 후보는 이번에 인디애나 주에서 승리한다고 해도 전당대회 전에 과반수 대의원을 확보하는 게 불가능한 상황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후보 역시 과반수 대의원을 확보하지 못하게 막으려고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크루즈 후보 자신만이 아니라, 트럼프 후보 역시 전당대회 전에 공화당 후보 지명을 받는 데 필요한 대의원 1천237명을 확보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고요. 이를 위해서 인디애나 주가 강력한 목소리를 내게 될 것이라며 미국 전체가 인디애나 주를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보통 후보 지명이 확정된 상태에서 러닝메이트, 그러니까 부통령 후보를 선정하는데요. 크루즈 후보는 드물게 후보 지명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부통령 후보를 발표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주에 칼리 피오리나 전 휴렛팩커드 최고경영자를 부통령 후보로 선정했죠. 보수 세력의 지지를 끌어모으기 위한 노력의 하나라는 분석인데요. 피오리나 후보는 이번 인디애나 주 선거를 가리켜 공화당의 정신과 미국의 장래를 위한 투쟁이라고 말하면서 크루즈 후보를 찍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크루즈 후보는 지난주에 인디애나 주에서 지지도가 높은 마이크 펜스 주지사의 지지 선언을 끌어내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반면에 트럼프 후보는 이번에 인디애나 주에서 승리해서 공화당 후보 지명을 확정 짓길 바라는데요.
기자) 네, 트럼프 후보는 최근 뉴욕과 다른 동북부 5개 주에서 승리한 뒤 한층 자신 있는 모습을 보이는데요. 월요일(2일) 선거 유세에서 이번에 인디애나 주에서 승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으로 공화당 경선에 시간을 낭비할 게 아니라, 본 선거에 집중하고 싶다면서 유권자들에게 자신을 지지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공화당 쪽 상황 살펴봤는데요. 이번에는 민주당 쪽 한 번 볼까요? 인디애나 주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근소한 차이로 앞서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최신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클린턴 후보가 4% 포인트 정도 앞서고 있습니다. 인디애나 주는 특정 정당 소속이 아닌 무소속 유권자들도 예비선거에서 투표할 수 있게 허용하는데요. 샌더스 후보가 무소속 유권자들 사이에서 지지율이 높거든요. 그러니까 4% 포인트 격차는 샌더스 후보가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는 수치입니다.
진행자) 만약 이번 인디애나 주에서 샌더스 후보가 승리할 경우, 민주당 경선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됩니까?
기자) 사실 대세에는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현재 클린턴 후보는 민주당 후보 지명을 받는 데 필요한 대의원 2천383명 가운데 이미 90%를 확보하고 있어서요. 인디애나 주에서 진다고 해도 민주당 후보 지명을 받는 데 큰 어려움을 없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진행자) 하지만 경쟁 상대인 버니 샌더스 후보는 선거운동을 중단할 생각이 전혀 없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샌더스 후보는 민주당 후보 지명을 받기 힘든 상황이긴 하지만, 가능성이 전혀 없지 않다고 주장했는데요. 앞으로 남아있는 주들 가운데 여러 주에서 승리할 수 있고, 캘리포니아에서 승리할 가능성도 크다는 겁니다.
진행자) 캘리포니아 주는 인구가 많은 큰 주이기 때문에 많은 대의원이 걸려 있죠?
기자) 맞습니다. 캘리포니아 주는 6월 7일에 경선을 치르는데요. 민주당은 500명 이상, 공화당은 약 170명에 달하는 대의원이 걸려 있습니다.
진행자) 사실 트럼프 후보나 클린턴 후보나 인디애나 주에서 승리한다고 해도 과반수 대의원을 확보하지 못하죠? 캘리포니아 경선까지 가봐야 한다고 전문가들이 말하는데요. 캘리포니아 주는 전망이 어떻습니까?
기자) 미국 여론조사 기관 서베이USA가 실시한 조사 결과가 월요일(2일) 나왔는데요. 공화당의 경우, 트럼프 후보의 압승이 예상됩니다. 트럼프 후보가 54% 지지율을 보이면서, 2위 크루즈 후보를 34% 포인트 차이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USA 투데이 신문이 전했는데요. 한 달 전 조사에서는 두 후보 간의 격차가 8% 포인트에 불과했는데, 그동안 트럼프 후보의 지지율이 매우 높게 올라간 겁니다. 이런 점을 볼 때, 이번 인디애나 주 예비선거가 크루즈 후보에게 더욱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들 얘기입니다.
진행자) 민주당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앞서 샌더스 후보가 캘리포니아 주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말하고 있다고 전해 드렸습니다만, 여론조사 결과는 다릅니다. 클린턴 후보가 57% 대 38%로 샌더스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이번 서베이USA 조사에 따르면, 11월 본 선거에서 클린턴 후보와 트럼프 후보가 만날 경우, 클린턴 후보가 56% 대 34%로 크게 이기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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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디트로이트 시의 대부분 공립학교가 문을 닫았다고 하는데요. 무슨 일입니까?
기자) 네, 교사들이 집단 병가를 냈기 때문입니다. 학생들을 가르칠 교사들이 나오지 않으니, 수업을 진행할 수 없겠죠? 월요일(2일) 디트로이트 시의 97개 공립학교 가운데 94개가 문을 닫았는데요. 이 같은 사태가 화요일(3일)까지 이틀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이들은 학교 안 가고 쉬어서 좋아할지 모르겠습니다만, 교사들이 안 나와서 수업을 못 한다는 게 정상은 아닌데요. 교사들이 집단 병가를 낸 이유가 궁금합니다.
기자) 디트로이트 시의 재정 문제 때문입니다. 많은 교사가 여름 방학 동안에 월급을 제대로 받지 못할 상황에 부닥치게 되자, 디트로이트 교사들을 대표하는 노조가 집단 병가를 내자고 촉구한 겁니다. 미시간 주에서는 공립학교 교사들이 파업을 할 수 없게 돼 있습니다. 그래서 집단 병가란 방법을 택한 것인데요. 이번 파업 아닌 파업에는 1천500명에 달하는 교사가 동참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여름 방학 동안에는 수업이 없는데, 그래도 교사들이 월급을 받게 돼 있나 보죠?
기자) 그렇습니다. 교사들은 연봉을 수업이 없는 여름방학 기간을 포함해서 12달에 걸쳐 나눠 받을 것인지, 아니면 학기 중에만 받을 것인지 선택할 수 있는데요. 최근 디트로이트 시가 미시간 주 정부로부터 교육 예산을 받지 못해 교사들에게 여름 방학 동안에 월급을 지급할 수 없다고 밝히자 이에 분노한 겁니다.
진행자) 아직 학기가 남아 있고 여름 학기도 있는데요. 월급을 받지 못하면, 교사들이 자원 봉사하는 셈이 되는 건가요?
기자) 지금 시 정부가 확보하고 있는 예산으로는 6월 30일까지만 교사 월급을 줄 수 있다고 하는데요. 노조 측은 일부 교사가 이미 무료 봉사를 하고 있는 실정이나 마찬가지라고 밝혔습니다. 노조 측은 당국과 계속 협상하고 있지만, 여름 학기 월급을 보장해준다는 약속을 아직 받지 못했다면서 집단 병가를 이틀째 계속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사실 이번 주가 미국에서 ‘교사 감사주간’인데, 디트로이트 시에서는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군요. 그런데 이렇게 디트로이트 시 정부 예산이 부족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기자) 디트로이트 시라고 하면 자동차 도시로 유명한 곳 아닙니까? 한때 미국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로 매우 번성했는데요. 하지만 국제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지난 2009년에 크라이슬러 등 미국 자동차 회사가 파산하면서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엄청난 부채에 시달리고 있는 건데요. 얼마 안 되는 예산을 빚을 갚는 데 쓰다 보니까, 학교 건물 보수 등은 뒷전으로 밀리는 실정입니다. 미시간 주 정부는 디트로이트 시의 교육 예산 적자가 5억 달러에 달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어떻게든 사태를 해결해야 할 텐데요. 당국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까?
기자) 릭 스나이더 미시간 주지사가 학교가 폐쇄되는 사태를 막기 위해서 비상 예산을 투입하긴 했는데요. 이것만으로는 부족한 실정이고요. 현재 주 의회가 2억7천만 달러에 달하는 구조조정안을 고려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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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국에서는 올 11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각 당의 대선 후보를 결정하기 위한 주별 경선이 열리고 있습니다. 유권자 중에는 투표한 기념으로 투표소 안에서 인증 사진을 찍는 경우도 있는데요. 인증 사진 허용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유권자들이 투표소 안에서 사진을 찍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을 텐데요. 말씀 하신 대로 기념으로 남기려는 목적일 수도 있고요. 또 인터넷 사회연결망, SNS에 사진을 올려서 다른 유권자들도 투표하도록 독려하려는 경우도 있을 겁니다. 그런데 미국 동부 뉴햄프셔 주 등 일부 주는 이를 금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왜 금지하려는 건가요?
기자) 우선 유권자가 투표한 내용에 대해선 비밀이 보장돼야 한다는 건데요. 만약 유권자의 투표 내용이 알려지면 부당한 압력을 받을 수 있고, 유권자의 선택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투표 내용의 비밀을 보장하는 건 민주주의의 기본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만약 유권자가 기표한 투표용지를 사진으로 찍어서 남긴다면, 의도든 아니든 투표 내용이 공개될 수도 있겠죠.
진행자) 그러니까 기본적으로 유권자가 투표 내용을 사진 같은 기록으로 남겨서는 안 된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또 다른 우려도 있는데요. 선거 부정행위에 이용될 가능성입니다. 만약 특정 후보가 돈으로 표를 매수하려 한다면, 대가를 지급하면서 자신에게 기표한 투표용지 사진을 증거로 요구할 수 있겠죠. 이런 부정행위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투표소 안에서 사진을 찍는 행위를 금해야 한다는 겁니다.
진행자) 미국 연방정부 차원의 규정은 어떻습니까?
기자) 지난 2015년 연방 법원은 유권자가 투표소에서 사진 찍는 행위를 제한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래서 뉴햄프셔 주를 비롯한 여러 주가 개별적으로 이 결정에 항소한 겁니다.
진행자) 하지만 더 많은 유권자가 투표에 참여하고, 민주주의 시민의 권리를 행사하도록 독려하는 긍정적인 부분도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미국 투표소에는 유권자가 투표하면 ‘나는 투표했다’고 쓰인 스티커를 나눠주는데요. 많은 유권자가 투표일에 이 스티커를 자랑스럽게 붙이고 다닙니다. 투표소에서 사진 찍기를 허용해야 한다는 사람들은, 투표소 사진이 이 스티커와 다를 게 없다는 거죠.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는 겁니다. 미국의 SNS 업체인 스냅챗은 이런 주장 등을 담은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현재 유권자가 투표소에서 사진을 찍는 걸 허용한 주도 있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사우스캐롤라이나 같은 주는 아무런 제한이 없습니다. 유타 주와 애리조나 주 등도 이를 허용하는데요. 그런가 하면 텍사스 등 많은 주는 투표소 안에서 전화나 사진기 휴대를 금하지만, 휴대한다고 해서 처벌할 기준은 없습니다. 반면에 펜실베이니아 주는 투표용지가 보이게 사진을 찍을 경우, 최대 1천 달러의 벌금을 낼 수 있습니다.
진행자) 얼마 전 한국에서도 총선을 치르면서 투표 인증 사진이 논란이 됐었죠?
기자) 한국에서는 투표소나 기표소 안에서는 사진 촬영을 금하고요. 또 밖에서 찍더라도 단순 투표 참여 권유는 괜찮지만, 특정 후보에게 투표하도록 유도하는 내용을 포함해서는 안 됩니다. 예를 들어 엄지를 들고 찍으면, 기호 1번을 연상시키기 때문에 안 되는 겁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부지영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