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산탈춤과 강령탈춤, 가산 오광대 등 남북 전국의 탈춤에 쓰인 전통탈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전시회가 서울 종로구에 있는 무계원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박은정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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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 현장음]
종로구에 있는 전통문화공간 무계원에서는 지난 1일부터 오는 22일까지 한국의 미 ‘한국의 탈’을 주제로 기획전시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국 전통탈춤은 연희자들이 각 등장인물이나 동물을 형상화한 가면을 쓰고 나고 연기하는 전통연극인데요, 황해도의 봉산탈춤과 강령탈춤, 은율탈춤 그리고 함경도의 북청사자놀음을 비롯해 서울, 경기의 양주별산대놀이, 송파 산대놀이까지 14종의 탈놀이가 한국의 국가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돼 보존되고 있습니다. 무계원에서는 이번 전시로 한국 탈춤의 문화적 의미를 살펴보고, 전통탈 체험 등을 통해 한국의 전통문화를 좀 더 가까이 느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이번 전시를 준비했습니다. 무계원의 김남순 씨 입니다.
[녹취: 김남순, 무계원 직원] “기획전시로 해서 이번에, 탈을 만드는 과정이 있어요. 그래서 체험할 수 있는, 매주 토요일 날 체험을 하는 그런 과정이 있고요, 전시는 10시부터 5시까지, 22일까지 진행할 예정입니다.”
전시에서는 봉산탈춤을 중심으로 한 특강과 봉산탈 만들기 체험, 봉산탈과 봉산탈춤 의상 입어보기 체험 등 봉산탈춤 관련 부대 행사도 함께 체험할 수 있습니다. 봉산탈춤은 북한의 황해도 봉산지방에 전승돼 오던 가면극으로 가장 잘 알려진 탈춤인데요, 다른 탈춤에 비해 춤사위가 활발하고 경쾌한 움직임이 특징입니다. 봉산탈춤보존회의 장용일 회장입니다.
[녹취: 장용일, 봉산탈춤보존회장] “산중에 무력일하여… 낙양동천 이화정”
“저희들은 해마다, 과거에 우리 황해도 봉산에서 했던 그대로 한바탕을 전부 하는 겁니다. 많이 이제 남쪽으로 내려오셔가지고, 그 선생님들이 저희들한테 전수를 하시고, 전승을 해 주셔가지고, 오늘 날 그 뜻을 잘 받들어서 계승을 잘 하려고 그런 뜻으로 이렇게 하고 있습니다.”
분단 후 남북한은 민속춤의 개념을 다르게 규정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조선시대부터 전승된 전통춤 중에서 궁중춤을 제외한 민간에서 전승된 모든 춤을 민속춤으로 보는데요, 북한은 전통 춤을 봉건시대 계급사회의 퇴폐적인 양반문화의 산물로 보고 배척해 끝내 소멸된 춤들이 많습니다. 봉산탈춤의 경우 북한에서는 1960년대 중반에 전승이 중단됐다가 1988년 무렵 다시 복원됐고요, 한국에서는 분단 후 실향민들이 고향을 그리며 재현했던 것들을 전승하고 있는데요, 계속해서 봉산탈춤보존회의 장용일 회장입니다.
[녹취: 장용일, 봉산탈춤보존회장] “(북한에) 전통적인 그런 거는 아마 없어졌다고 보고, 요즘에는 제가 듣기로는 봉산탈춤이 워낙 유명해지고 활달하니까, 거기서 그거를 가지고 새롭게, 약간 창작처럼 하고 있다는 거는 제가 알고 있습니다. 우리 전통유산이, 문화유산이 정말 잘 이어지고, 우리가 지켜야 되는데.”
최근에는 그나마 이어지던 탈춤의 전승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녹취: 장용일, 봉산탈춤보존회장] “어려움이 있죠, 왜 없겠습니까? 이게 젊은 사람들한테 도움이 좀 안돼요, 생활적으로. 그러니까, 그런 면에서 젊은 사람들이 많이 참여해서 대를 이어서 전승을 잘 해서 우리의 고유한 전통문화유산을 잘 지켜나갔으면 하는 것이 저희들로서는 바람인데, 우리 젊은 친구들한테는 그런 뒷받침이 없으니까 옛날 우리 식으로 해야 된다, 이렇게 어떻게 할 수 있는 그런 것이 아니거든요. 그런 것들이 아쉽습니다.”
봉산탈춤은 제 1과장 상좌춤, 제 2과장 팔먹중춤, 제 3과장 사당춤, 제 4과장 노장춤, 제 5과장 사자춤, 제 6과장 양반춤, 제 7과장 영감, 할미춤으로 구성돼 있는데요, 이 중 사장춤 과장은 1913년~1914년부터 비로소 놀기 시작했습니다. 이 봉산탈춤의 과장별 춤사위는 닥종이 공예로도 감상할 수 있는데요, 국가 무형문화재 제 17호 봉산탈춤 이수자 장준석씨의 봉산탈춤 과장 별 닥종이 공예작품들을 함께 전시하고 있습니다. 무계원의 김남순 씹니다
[녹취: 김남순, 무계원 직원] “지금 보시면, 처음 길놀이가 시작이 되는데, 사람들을 모으기 위해서 길놀이를 시작하잖아요, 탈을 쓰지 않고, 머리에 인 상태에서 사람들을 모으기 위해서 길놀이를 시작하는 과정이고요, 이렇게 악기를 통해서 음악과 함께 길놀이를 통해서 사람들을 계속 모아서 1과장을 진행을 할거예요. 그리고 사자춤 있죠? 사자춤이 저희 봉산탈춤의 제 5과장이라고 보시면 돼요. 그래서 사자가 나오고, 원숭이가 출연해서 같이 놀이마당을 이끌어가는 거고요, 여기 보시면 언챙이라고 해서 양반들을 우스꽝스럽게 표현한다고 해서, 양반들을 놀림감으로 많이 표현을 했잖아요, 이렇게 탈을 쓰면서.”
지역별로 탈의 모양과 색깔, 재료들이 다 다른데요, 축제에서나 가끔 볼 수 있는 다양한 탈들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어서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녹취: 김연정, 서울 천호] “우리나라에 탈춤 종류가 이렇게 많은 줄 몰랐고요, 특히 봉산탈춤은 과장 별로 닥종이 인형 공예로 전시를 해두셨다 그래서, 저는 탈춤을 본 적은 없지만, 좀 새롭게, 재미있게 느껴졌던 것 같아요.”
이번 전시는 오는 22일까지 무계원에서 열립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박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