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VOA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이번 주 웨스트버지니아 주와 네브래스카 주에서 열린 경선 결과 먼저 살펴보고요. 미네소타 주에서 열리고 있는 테러 관련 재판 소식에 이어서, 음속에 가까운 초고속 열차 개발 소식, 차례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먼저 미국 대통령 선거 관련 소식 보겠습니다. 화요일(10일) 웨스트버지니아 주와 네브래스카 주에서 예비선거가 열렸는데요. 결과가 어떻게 나왔는지 살펴볼까요?
기자) 네, 예상했던 대로 민주당의 버니 샌더스 연방 상원의원과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승리했습니다. 샌더스 후보는 웨스트버지니아 주에서 51% 지지율을 보이면서 36%를 얻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15% 격차로 눌렀습니다.
진행자) 앞서 여론조사에서 샌더스 후보가 이기는 것으로 나오긴 했지만, 4% 포인트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는데요. 예상보다 격차가 더 크게 났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샌더스 후보는 화요일(10일) 미국 서북부 오리건 주에서 선거유세를 했는데요. 경선을 중도에 포기하는 일 없이 끝까지 싸우겠다고 거듭 다짐했습니다. 샌더스 후보는 이날 승리 연설에서 필라델피아에서 열리는 민주당 전당대회에 올 대의원들에게 이런 메시지를 보내고 싶다고 말했는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샌더스 후보] “And our message to the Democratic delegates...."
기자) 클린턴 후보와 여러 가지로 의견이 다르긴 하지만, 한 가지 면에서만은 일치한다고 샌더스 후보는 말했는데요. 바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를 물리쳐야 한다는 점이란 겁니다.
진행자) 미국 선거에서는 높은 지지율을 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대의원을 몇 명이나 확보하느냐 하는 것인데요. 웨스트버지니아 주는 대의원이 그렇게 많지 않죠?
기자) 그렇습니다. 게다가 민주당은 승리한 후보에게 대의원을 몰아주는 게 아니라, 지지율에 따라서 배분합니다. 그러니까 클린턴 후보가 웨스트버지니아 주에서 패했지만, 대의원 수를 늘려갈 수 있는 건데요. 샌더스 후보는 화요일(10일) 대의원 16명을 얻었고요. 클린턴 후보는 11명을 추가했습니다.
진행자) 민주당 대통령 후보 지명을 받으려면, 대의원 2천383명의 지지가 있어야 하는데요. 현재 클린턴 후보가 대의원 수에서 훨씬 앞서 나가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슈퍼 대의원을 포함해서 현재 필요한 대의원의 94% 정도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슈퍼 대의원은 전, 현직 의원과 주지사 등으로 구성되며, 그 주의 경선 결과에 상관없이 지지 후보를 정할 수 있습니다. 현재 클린턴 후보와 샌더스 후보가 확보한 대의원은 500명 이상 차이가 나는데요. 지금 상태로는 클린턴 후보가 민주당 후보 지명을 받을 게 거의 확실합니다. 샌더스 후보가 이기려면, 앞으로 남은 경선에서 80% 이상 높은 지지율을 보이며 모두 승리해야 합니다.
진행자) 샌더스 후보는 그동안 민주당의 슈퍼 대의원 제도를 비판해 왔는데요. 슈퍼 대의원을 제외하고 일반 대의원 수만 따지면, 어떻게 됩니까?
기자) 그러면 두 후보 간의 대의원 격차가 300명 정도로 줄어듭니다. 샌더스 후보는 전당대회 전에 일반 대의원 수에서 클린턴 후보보다 앞서는 걸 목표로 삼고 있는데요. 이 또한, 쉬운 일이 아닙니다. 샌더스 후보는 자신이 승리한 주에 속하는 슈퍼 대의원들은 이미 클린턴 후보를 지지한다고 선언했더라도 마음을 바꿔야 한다고 설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샌더스 후보가 얘기하는 것처럼 슈퍼 대의원들이 마음을 바꾼 예가 있습니까?
기자) 네, 2008년 민주당 경선 때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경선 초기에는 많은 슈퍼 대의원이 클린턴 후보를 지지했는데요. 나중에 바락 오바마 후보가 앞서 나가기 시작하자, 오바마 후보 쪽으로 슈퍼 대의원들이 돌아섰습니다. 샌더스 후보 측은 11월 본 선거에서 더 경쟁력이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는데요. 그동안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샌더스 후보가 클린턴 후보보다 더 큰 격차로 트럼프 후보를 물리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이번에는 공화당 경선 결과 볼까요?
기자) 네,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화요일(10일) 웨스트버지니아 주와 네브래스카 주에서 높은 지지율을 보이면서 승리했습니다. 공화당은 다른 후보들이 모두 사퇴하고 도널드 트럼프 후보만이 남아있는 상황이지만, 투표용지에는 다른 후보들 이름도 여전히 올라 있었는데요. 웨스트버지니아 주에서는 트럼프 후보가 77% 압도적인 지지율을 보였고요. 네브래스카 주에서도 61% 지지율로 승리했습니다.
진행자) 널리 예상했던 결과이긴 합니다만, 트럼프 후보,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네, 트럼프 후보 측은 이번 승리에 대해서 “대단한 영광”으로 생각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는데요. 그러면서 11월 본 선거에서도 두 주에서 승리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웨스트버지니아 주에서 트럼프 후보가 클린턴 후보보다 더 높은 지지를 받고 있고요. 스윙 스테이트(swing state), 그러니까 선거 때마다 지지 정당이 바뀌는 주요 경합주 3곳에서 두 후보가 팽팽한 대결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여기서 다음 경선 일정 살펴보고 넘어갈까요?
기자) 네, 다음 주 화요일 5월 17일에 서북부 오리건 주에서 공화당과 민주당 예비선거가 열리고요. 중서부 켄터키 주에서는 민주당 예비선거가 예정돼 있습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샌더스 후보가 다음 주에 오리건 주와 켄터키 주에서도 승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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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 보겠습니다. 미국 중서부 미네소타 주에서 테러 관련 재판이 열리고 있는데, 이 소식 알아볼까요?
기자) 네, 소말리아계 미국인 3명이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ISIL)을 지원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지난 2014년 이후, ISIL 시리아 지부에 가담하기 위해 모의한 혐의로 미네소타 주민 9명을 체포했습니다. 그 가운데 6명은 이미 ISIL을 지원하기 위해 모의한 혐의에 대해서 유죄를 시인했는데요. 나머지 3명이 이번에 재판을 받는 겁니다. 이들은 최고 15년형을 받을 수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재판에 선 용의자들, 어떤 사람들입니까?
기자) 네, 모하메드 파라와 굴레드 오마르, 압디라만 다우드, 이렇게 3명인데요. 모두 20대 청년이고요. 고등학교, 또는 대학교 친구들이라고 합니다. 이들은 인터넷에 오른 ISIL 선전 동영상을 보로 동화됐고요. 지난 2014년 3월에서 2015년 4월까지, 1년여 동안 여러 차례 만나서 ISIL 시리아 지부에 가담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는데요. 다들 비행기에 오르기 전에 당국에 체포됐습니다.
진행자) ISIL을 지원하기 위해서 모의한 혐의라고 했는데, 이들이 받고 있는 혐의 내용도 좀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시죠.
기자) 정확한 혐의는 테러 단체를 물질적으로 지원했다는 겁니다. 여기서 물질적 지원이란 말은 테러 요원으로 자원하려 했다는 뜻인데요. 연방 검찰은 이들 3명이 미국 밖에서 살인 행위를 저지르려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세 사람은 모두 무죄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FBI가 이들을 어떻게 파악하고 체포했는지 궁금합니다.
기자) 네, FBI가 수사를 시작한 건 지난 2014년이었습니다. 일부 미네소타 주민이 시리아에 있는 ISIL에 가담하기 위해 미국을 떠나려 한다는 보도가 나오면서부터였는데요. 2014년 11월, 미네소타 주 담당 연방 검찰은 미네소타 주민 2명에게 ISIL 가담을 위해서 모의한 혐의를 적용했습니다. 하지만 그 가운데 1명은 이미 시리아로 떠난 뒤였고요. 나머지 1명은 2014년 5월에 미니애폴리스 공항에서 터키행 비행기를 타려다 체포됐습니다. 그 뒤 수사에 가속도가 붙게 됐고요. 1년 넘는 수사 끝에 2015년 12월까지 모두 9명을 체포한 겁니다.
진행자) 재판이 이제 시작 단계인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화요일(10일) 배심원 선정 작업이 끝났고요. 수요일(11일) 본격적인 재판에 들어갔는데요. 재판이 끝나려면, 3주 정도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3명이 모두 미네소타 주민이라고 하셨는데요. 미네소타 주는 소말리아계 주민이 많이 사는 곳으로 유명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네소타 주에서 가장 큰 도시인 미니애폴리스는 미국에서 소말리아계 미국인이 가장 많이 사는 곳입니다. 소말리아계 인구가 2만5천 명에 달한다고 하는데요. 대부분 1990년대 소말리아 내전을 피해 달아난 난민 출신이고요. 미국의 난민 수용 계획을 통해서 미네소타 주에 정착했습니다. 2007년 이후 10명이 넘는 소말리아계 미국인이 소말리아나 시리아에 있는 이슬람 무장단체에 가입했습니다. 그동안 미국에서는 80명이 ISIL에 가담하려 한 혐의로 체포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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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요즘 무인 비행기라든가, 무인 자동차라든가,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가능할 것으로 생각했던 일들이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데요. 미국에서 거의 음속에 가까운 초고속 열차가 개발 중이라고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관련 업체가 기술 특허를 낸 데 이어 거액의 투자금을 유치했다고 밝히면서, 음속 열차의 현실화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3개 업체가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요, 이 중 한 곳인 ‘하이퍼루프 트랜스포테이션 테크놀리지(Hyperloop Transportation Technology)’가 8천만 달러의 새로운 투자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경쟁 업체들을 인식한 듯 이름도 ‘하이퍼루프원(Hyperloop One)’으로 바꿨는데요. 수요일(11일) 미국 서부 네바다 주 사막에서 기술 시연회를 열었습니다.
진행자) 음속 열차라는 게 상상이 잘 안 가는데요. 얼마나 빠릅니까?
기자) 하이퍼루프원에 따르면, 새 기술을 적용한 열차는 시속 1천207km의 속도를 낼 수 있는데요. 공기 중에서 소리의 속도인 음속이 시속 1천225km니까, 거의 음속에 가까운 속도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래서 음속열차라고 부르는데요. 지금 평양에서 함흥까지 거리가 국도로 약 300km, 자동차로 3시간 반은 달려야 갈 수 있지 않습니까? 하지만 음속열차를 이용하면, 이 거리를 15분 만에 이동할 수 있고요. 평양에서 서울까지 195km 거리도 10분 안에 주파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기존 철도의 최고 속도와 비교하면 어떤가요?
기자) 세계 고속철도 중 가장 빠른 일본 신칸센이 지난해 새 열차의 시험 주행에서 시속 603km의 최고 속도를 기록했는데요. 이 열차의 실제 운행속도는 최고 시속 500km 정도가 될 전망입니다. 그러니까 미국에서 추진 중인 음속 열차는 기존의 최고 속도 열차보다도 2배 정도 빠른 겁니다.
진행자) 어떻게 그런 속도를 낼 수 있습니까?
기자) 기존의 열차는 철로 위를 달리죠. 하지만 하이퍼루프 기술은 진공에 가까운 튜브, 원통형 관 안을 기차가 이동하는데요. 자력으로 열차를 띄워서 마찰을 최소한으로 줄인 뒤, 음속에 가까운 속도로 이동합니다. 하이퍼루프원은 세부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올해 안에 완전한 시스템의 실험을 한다는 계획입니다. 특히 이미 음속열차는 기술적으로 가능한 것이라며, 현실화까지는 시간과 자금의 문제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언제쯤 상용화될까요?
기자) 아직은 예측하기 어려운데요. 무인운행차량처럼 아직 기술을 현실화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상용화까지는 앞으로도 여러 해가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관련 규제도 마련돼야 하고, 열차와 열차가 통과할 튜브 건설에도 엄청난 예산이 들어가는데요. 예를 들어 미국 서부 샌프란시스코에서 로스앤젤레스까지 615km 구간을 건설하는 데 약 60억 달러의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개발사들은 이런 열차가 지나갈 수 있는 통로를 어디에 건설할 계획인가요?
기자) 네, 지하철처럼 지하에 건설하는 방안이 있지만, 새로 땅을 파려면 돈이 너무 많이 들기 때문에 현실성이 없다고 하고요. 기존의 철로 위나 고속도로 위에 건설하는 방안이 고려되고 있습니다. 하이퍼루프 기술을 이용한 음속 열차는 승객 이동뿐만이 아니라, 물품 수송 면에서도 새 장을 열 전망입니다.
진행자) 혹시 사고 위험이라든가 문제점은 없습니까?
기자) 일단 사람이 음속처럼 빠른 속도를 견딜 수 있을 것이냐 하는 문제가 있는데요. 우주비행사들이 무사히 우주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걸 보면, 그 점은 안심해도 된다고 합니다. 또 좁은 관 안을 통과하기 때문에 다른 열차와 부딪힐 위험도 없다고 하는데요. 다만, 기계 결함으로 인해서 열차가 멈출 경우, 승객들이 과연 어디로 탈출할 수 있을 것이냐, 이런 점에 대해서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하이퍼루프원 말고도 음속 열차 개발에 뛰어든 업체들이 더 있다고요?
기자) 하이퍼루프원의 바뀌기 전 이름인 HTT와 비슷한 HTI, 또 스카이트랜이 있는데요. 서로 더 나은 기술임을 강조하면서, 자금 유치와 시장 선점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 드린 하이퍼루프원이 가장 공격적인데요. 하이퍼루프원은 억만장자 일론 머스크 씨가 관여하고 있는데요. 머스크 씨는 민간 우주선 회사인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이자 전기 자동차 회사 테슬라 최고경영자이기도 하죠. 하이퍼루프원의 초기 개념도 머스크 씨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겁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부지영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