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전국 여론조사서 클린턴 앞서...미 연구팀 '유전자변형농작물 인체 무해'

미국 대선에 출마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 (잦료사진)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VOA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새로 실시된 전국적인 여론조사에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이 소식 먼저 전해 드리고요. 연방 의회가 지카 바이러스에 대처하기 위한 예산을 승인했지만, 행정부가 요청한 액수에는 턱 없이 부족하다는 소식, 또 유전자 변형 작물이 인체에 별로 해가 없다는 최근 보고서 내용, 차례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아직 선거를 치르지 않은 주들이 남아있습니다만, 공화당은 부동산 기업인 도널드 트럼프 후보, 민주당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이 두 사람이 11월 본 선거에서 만날 것이 거의 확실한 상황인데요. 목요일(19일) 두 사람의 대결을 전제로 한 새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먼저 그 내용부터 살펴보죠.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누르고 승리하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45% 대 42%, 3% 포인트 차이니까 그렇게 큰 차이는 아닌데요. 오차 범위 이내입니다. 이번 조사는 보수 성향의 뉴스 전문 방송인 폭스 뉴스가 미 전역의 유권자 1천여 명을 대상으로 벌인 겁니다.

진행자) 그동안 두 사람의 가상 대결에서 대부분 클린턴 후보가 앞서는 것으로 나왔는데요. 이번 여론조사 결과는 다르게 나왔네요.

기자) 네, 폭스 뉴스가 1달 전에 조사했을 때만 해도 48% 대 41%로 클린턴 후보가 더 높은 지지율을 보였습니다. 그러니까 한 달 동안에 상황이 뒤바뀐 건데요. 그동안 전문가들이 11월 본 선거에서 트럼프 후보가 이길 가능성이 별로 없다는 얘기를 많이 했는데, 그런 의견과는 사뭇 다른 결과라고 하겠습니다. 지난주 로이터 통신이 여론조사 기관 입소스와 실시한 조사에서는 41% 대 40%로 클린턴 후보가 아주 근소한 차이로 앞선 것으로 나왔습니다.

진행자) 앞서 트럼프 후보가 여성들을 비하하는 발언을 해서 논란이 되기도 했는데요. 그간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여성 유권자들 사이에서 지지율이 낮게 나오지 않았습니까? 이번에는 어떤가요?

기자) 여전히 여성들 사이에서 지지율이 낮았습니다. 클린턴 후보의 지지율이 14% 포인트 정도 더 높게 나왔죠. 반면에 남성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트럼프 후보의 지지율이 20% 포인트 이상 더 높았습니다. 인종별로도 차이가 있었는데요. 흑인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90% 대 7%, 클린턴 후보가 압도적으로 우세했고요. 중남미계 유권자들 사이에서도 62% 대 23%로 앞섰습니다.

진행자) 그런데도 전반적으로는 트럼프 후보의 지지율이 더 높게 나왔는데요. 어디에서 앞섰나요?

기자) 네, 트럼프 후보는 백인 유권자들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았습니다. 55% 대 31%, 20% 포인트 이상 앞섰고요. 여성 유권자들 가운데서도 백인 여성들은 클린턴 후보보다 트럼프 후보를 더 선호했습니다. 트럼프 후보는 또 무소속 유권자들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았습니다.

진행자) 이번 주에 두 후보가 연방 선거관리위원회(FEC)에 제출한 개인 재정보고서 내용이 공개됐는데요. 이 소식도 전해 주시죠.

기자) 트럼프 후보는 5억5천7백만 달러 수입을 올렸고 지난 17개월 동안에 사업 매출이 1억9천만 달러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트럼프 후보가 멕시코 이민자들을 범죄자라고 표현하는 등 막말을 해서 몇몇 기업이 트럼프 후보와 사업 관계를 단절하기도 했는데요. 이런 일이 트럼프 후보의 사업에 그다지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트럼프 후보가 제출한 재정보고서 내용을 따로 확인하긴 힘든데요. 트럼프 후보가 세금보고서를 공개하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트럼프 후보는 현재 연방 국세청(IRS)의 감사를 받는 중이어서 공개할 수 없다, 이렇게 이유를 밝혔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국세청은 감사 여부를 확실히 밝히지 않았는데요. 하지만 감사를 받는 중이라고 해서 세금 보고서를 공개 못 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클린턴 후보 측이 계속 트럼프 후보에게 세금 보고서를 공개하라고 요구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클린턴 후보만이 아니라, 공화당 내 반 트럼프 세력의 선두라고 할 수 있는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도 트럼프 후보의 세금보고서에 “폭탄”이 들어있을지 모른다면서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클린턴 후보는 지난 1977년부터 2014년까지 37년 동안의 세금보고서를 이미 모두 공개했습니다.

진행자) 클린턴 후보의 재정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클린턴 후보는 강연료와 인세로 수백만 달러 수입을 올렸는데요. 2015년에 발간한 회고록 인세가 5백만 달러에 달했고요. 6회 강연으로 150만 달러 수입을 올렸습니다. 클린턴 후보의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역시 강연료로 5백만 달러 이상 수입을 올렸습니다.

진행자) 민주당 경선에서 클린턴 후보와 경쟁하고 있는 버니 샌더스 후보는 이런 고액의 강연료를 문제 삼고 있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클린턴 후보가 거대 금융기관 행사에서 연설하면서 수십만 달러에 달하는 강연료를 받았다고 비판했는데요. 클린턴 후보가 이들 거대 기업에 유리한 정책을 펼 수 있다는 겁니다. 투명성이 부족하다면서 클린턴 후보 측에 연설문을 공개하라고 촉구했는데요. 클린턴 후보 측은 이런 의혹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부동산 개발사업으로 재벌이 된 트럼프 후보는 말할 것도 없고요. 클린턴 후보 역시, 수입 면에서 미국 최상위층에 속하죠?

기자) 맞습니다. 사실 클린턴 후보와 트럼프 후보에 대한 유권자들의 신뢰도는 매우 낮은 편입니다. 앞서 말씀 드린 폭스뉴스 여론조사만 봐도 그런데요. 클린턴 후보가 정직하지 않다고 보는 사람이 전체 응답자의 66%에 달했고요. 트럼프 후보에 대해서도 57%가 정직한 사람이 못 되는 것 같다는 대답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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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 보겠습니다. 여름이 다가오면서 지카 바이러스에 대한 우려가 더 커지고 있습니다. 모기가 기승을 부리기 전에 빨리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데요. 현재 미국 의회 차원에서 어떤 노력이 펼쳐지고 있는지 알아보죠.

기자) 네, 연방 하원이 수요일(18일) 6억2천만 달러 규모의 지카 바이러스 지원안을 통과시켰습니다. 하원은 공화당이 내놓은 이 법안을 241 대 184로 승인했는데요. 소속 정당에 따라서 의원들 표가 갈렸습니다. 공화당 의원들은 대부분 찬성표를 던졌고요. 민주당 의원들은 반대했습니다.

진행자) 민주당 의원들이 반대한 이유는 뭔가요?

기자) 예산이 너무 적다는 겁니다. 앞서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백신과 진단 도구 개발 등 지카 바이러스 대처를 위해 19억 달러의 긴급 예산이 필요하다고 의회에 요청했는데요. 하원이 승인한 6억2천만 달러는 그 3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치기 때문입니다. 백악관은 턱없이 부족한 액수라면서 이 법안이 대통령 책상에 올라올 경우, 오바마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상, 하 양원제인 미국에서는 같은 법안이 상원과 하원을 모두 통과해야 하는데요. 상원의 움직임은 어떻습니까?

기자) 상원은 지카 바이러스 퇴치를 위해서 11억 달러를 지원하는 법안을 조금 전에 승인했습니다. 찬성 69표 대 반대 30표로 통과됐는데요. 하원 법안과 달리, 상원 법안은 민주당과 공화당 의원들이 함께 발의한 초당적인 법안입니다. 하원이 승인한 액수보다는 많지만, 행정부가 요청한 예산에는 여전히 많이 모자라는데요. 앞으로 상, 하원이 타협해서 조정안을 만들어야 합니다.

진행자) 이렇게 상, 하원 지원 액수에 차이가 나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기자) 보수적인 공화당은 가뜩이나 많은 연방정부 적자가 더 늘어날 것을 염려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가능하면 돈을 쓰지 않으려는 건데요. 하지만 민주당이나 상원의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지카 바이러스 확산을 비상사태로 보고 대처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정부 재정 적자를 줄이려는 노력과는 별도로 봐야 한다는 거죠.

진행자) 지카 바이러스는 이집트숲 모기가 옮기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아직 미국 안에서는 모기를 통해서 직접 감염된 경우가 나오지 않았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본토에서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가 나오긴 했지만, 대부분 외국 방문 중에 감염된 경우였죠. 하지만 미국 내에서 모기를 통해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가 나오는 건 시간 문제라고 관계자들은 경고하고 있습니다. 지카 바이러스는 대부분의 경우, 증상이 심하지 않아서 잘 모르고 넘어가는 경우도 많은데요. 임신한 여성이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머리가 기형적으로 작은 소두증 아기가 태어날 수 있습니다.

진행자) 요즘에는 세계 곳곳을 자유롭게 여행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전염병이 어느 한 지역만의 문제가 아닌데요. 한국에서도 이미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가 나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얼마 전에 5번째 감염자가 나왔다는 소식이 있었는데요. 필리핀을 방문하고 돌아온 남성이었다고 하죠. 그런가 하면 조만간 유럽에도 지카 바이러스가 번질 것이라고 세계보건기구(WHO)가 수요일(18일) 경고했는데요. 지카 바이러스에 걸리지 않으려면, 뭣보다 모기에 물리지 않게 조심해야 하고요. 집 주변에 웅덩이라든지, 고인 물에 모기가 번식하지 않게 주의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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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국에서 유전자 변형 작물의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우려와 달리 사람들의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네요.

기자) 네, 이번 주 초에 ‘전미과학기술의학아카데미’라는 단체가 발표한 내용입니다. 이 단체는 관련 위원회를 구성해서, 지난 20년간의 유전자 변형 작물 관련 데이터와 900건의 연구 결과를 분석했는데요. 유전자 변형 작물은 암이나 비만, 소화기 질환, 신장 질환, 자폐증이나 알레르기 같은 질병을 유발하지 않으며, 인체에 해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유전자 변형 작물이 일반 작물과 어떻게 다릅니까?

기자) 유전자 변형 작물은 영어 약자로 흔히 GMO 작물, 혹은 그냥 GMO라고 부릅니다. GMO는 ‘Genetically Modified Organism’의 줄임말입니다. 작물의 유전자를 의도적으로 변형시키거나 조작해서, 생산성이나 상품의 질을 높인 것인데요. 유전자 변형 기술은 1970년대에 이미 가능해졌지만, 이런 기술을 적용한 작물이 본격적으로 생산된 건 1994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이 난 후부터 입니다. 미국에서 시작해서 지금은 전 세계 여러 지역에서 GMO 작물을 재배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전 세계적으로 얼마나 재배되고 있나요?

기자) ‘농업생명공학응용을 위한 국제 서비스’, ISAAA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0년 기준으로 전 세계 전체 작물 경작지 중 GMO 작물 재배 면적이 10%를 넘었습니다. 이 중 87%는 미국 등 아메리카, 11%는 아시아, 2%는 아프리카에서 재배되는데요. 특히 미국에서 재배되는 콩의 94%, 옥수수의 93%는 GMO일 정도로 특정 작물의 경우 비중이 절대적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유전자 변형 작물, GMO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도 크지 않습니까?

기자) 특히 최근 들어 GMO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면서, 안전성에 대한 우려도 높아졌습니다. 그러면서 비유전자 변형 작물, Non-GMO작물만을 찾는 소비자도 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식품만 취급하는 상점도 생기고 있는데요. 시장 조사 전문 기관인 ‘닐슨’에 따르면 이런 비유전자 변형 작물 판매는 지난 2012년 12억9천만 달러에서, 올해 21억1천만 달러로 크게 늘었습니다. 그만큼 GMO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가 크다고 볼 수 있겠죠.

진행자) 그런데 이번에 연구팀이 보고서에서 GMO 작물이 인체에 해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으니까, 그런 우려도 줄지 않을까요?

기자) 전문가들은 이번 보고서만으로 소비자들의 우려가 줄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데요. 사실 GMO가 인체에 해가 없다는 내용의 보고서가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또 GMO가 안전하다는 입장을 옹호하는 전문가나 생산 업체들은 안전성에 대한 우려는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지적하고 있지만, GMO 작물에 반대하는 진영의 입장은 다른데요. 아직 GMO가 안전하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겁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현재까지 알려지지 않은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GMO가 안전하다는 연구 결과들이 나오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안전성이 완전히 확보됐다고 안심하기는 어렵다는 겁니다. 앞서 말씀 드린 대로 실제 GMO 작물이 생산되기 시작한 것도 20여년 정도 밖에 되지 않았으니까요. 또 소비자들의 입장에서도 유전자가 변형된 식품을 섭취하는 건 뭔가 께름칙한 느낌이 드는 게 사실인데요. 요즘 소비자들은 건강을 위해 가능한 가공이 덜 된 순수한 식품을 선호하는데, 유전자를 인위적으로 변형시켰다는 점 자체가 우려를 갖게 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 우려 속에 비유전자 변형 작물, Non-GMO 작물의 판매가 크게 늘었다고 했는데, 시장에서의 비중은 얼마나 됩니까?

기자) 아직은 미비합니다. 지난달 미국에서 발표된 분석 자료에 따르면, 과자나 사탕 류 중 Non-GMO 상표가 부착된 상품 비율은 1.1%, 다이어트나 영양 관련 상품 중에도 1.2%에 그쳤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늘어날 전망인데요. 미국의 대형 식품 업체들도 소비자들의 수요에 맞춰 GMO 작물을 뺀 상품을 내놓고 있기 때문입니다. 허쉬 사의 초콜릿 시럽이나 네슬레의 아이스크림 등인데요. 이들 업체 관계자들은 아직 GMO가 안전하지 않다는 과학적 근거는 없지만, 소비자의 변화하는 수요와 선호도에 맞춰서 그런 제품을 출시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부지영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