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더스, 민주당 정강 구상에 목소리 낼 것'

미국 대선에 출마한 공화당의 버니 샌더스 경선 후보가 23일 로스앤젤레스에서 AP통신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버니 샌더스 미국 연방 상원의원이 민주당 정강을 세우는 데 한 몫을 할 전망이라고 합니다. 자세한 내용 부지영 기자와 함께 들어보겠습니다.

기자) 미국의 각 정당은 예비선거와 당원대회 등 경선 과정을 거쳐서 대통령 후보를 선출합니다. 그리고 각 주를 대표하는 대의원들이 모이는 전당대회에서 공식적으로 대통령 후보를 지명하는데요. 하지만 전당대회에서 하는 일이 또 한 가지 있습니다. 그 당의 정강을 세우는 일인데요. 정강이라면, 그 당이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정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앞으로 민주당의 방향을 정하는 데 샌더스 의원이 적극적으로 관여하게 된다는 얘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민주당 전국위원회(DNC)가 어제(23일) 어떤 사람들로 정강위원회를 구성할지 밝혔는데요. 정강위원회는 모두 15명으로 구성되는데,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추천하는 위원 6명, 샌더스 후보가 추천하는 위원 5명, 그리고 DNC 위원장인 데비 와서만 하원의원이 추천하는 4명, 이렇게 구성한다는 겁니다.

진행자) 버니 샌더스 연방 상원의원은 사실 민주당 소속이 아니었죠. 대통령 출마를 선언하기 전까지 무소속이었는데요. 이제 민주당의 정강을 정하는데 큰 목소리를 내게 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출마 초기에는 샌더스 후보가 클린턴 후보에게 40% 포인트 이상 뒤처지는 상황이었는데요. 1년 동안 큰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그동안 20개 주에서 클린턴 후보를 누르고 승리했고요. 이제 민주당의 정강을 정하는 데 있어서도 클린턴 후보와 거의 비슷한 수의 위원을 추천할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된 겁니다.

진행자) 샌더스 후보는 특히 어떤 점을 민주당 정강에 반영하려고 할까요?

기자) 샌더스 후보는 어제(23일) 모든 미국인에게 도움이 되는 경제를 세우기 위한 싸움에서 강력한 위치에 설 것이다, 이렇게 말했는데요. 자신의 지지자들은 거대 금융 기관이나 기업의 입장이 아니라, 노동자 계층과 빈곤층, 젊은이들의 목소리가 민주당 정강에 반영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동안 샌더스 후보는 미국의 소득 불균형 현상을 강하게 비판해 왔는데요. 소수 부유층이 아니라, 일반 미국인 모두가 혜택을 볼 수 있는 경제를 세워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현재 민주당 정강은 어떻게 돼 있는지 궁금하네요.

기자) 네, 현 정강은 지난 2012년 전당대회에서 채택됐는데요. 샌더스 후보와 클린턴 후보가 선거운동 과정에서 강조해온 면들이 포함돼 있습니다. 주로 경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요.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내세우고 있는 구호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하자”와 비슷한 문구도 들어 있는데요. “중간층이 다시 경제적으로 안정을 누리게 하는 것이 오늘날 민주당이 극복해야 할 도전이다, 이는 미국을 위대하게 만든 기본적인 가치를 회복하는 데서 시작된다”, 이렇게 돼 있습니다.

진행자) 현재 민주당은 이변이 없는 한,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대통령 후보 지명을 받을 것이 확실한 상황인데요. 그래도 샌더스 후보는 후보에서 사퇴하는 일 없이 끝까지 가겠다고 말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앞서 경선을 완주하려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 민주당 정강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라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샌더스 후보는 다음 달 7일에 열릴 캘리포니아 주 예비선거를 앞두고 또 한 차례 TV 토론회를 갖자고 클린턴 후보에게 제안했는데요. 클린턴 후보가 거절했습니다. 토론회에 참가하기 보다는 11월 본 선거에서 만나게 될 트럼프 후보와의 대결에 더 집중하고 싶다는 겁니다. 마지막으로 민주당 후보 토론회가 열린 건 4월 중순이었습니다.

진행자) 후보 토론회는 TV로 전국에 방송되기 때문에 후보들이 유권자들에게 정책을 알릴 좋은 기회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다른 후보와 차이점을 내세울 기회이기도 한데요. 샌더스 후보는 클린턴 후보가 거절해서 실망했지만, 클린턴 후보의 반응이 놀랍지는 않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클린턴 후보가 민주당 후보로 확정됐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경선을 완주하겠다는 의사를 다시 한 번 분명히 했습니다. 한편, 공화당은 오늘(24일) 미국 서부 워싱턴 주에서 예비선거를 여는데요. 하지만 다른 후보들이 모두 사퇴하면서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사실상 대통령 후보로 확정됐기 때문에, 오늘 선거는 별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