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장마철 곧 시작, 피해 예방 대책

지난 2012년 8월 평양에 내린 폭우로 일부 도로가 침수되어 시민들이 통행에 불편을 겪고 있다. 물에 잠긴 평양 시내 모습이 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에 게재되었다. (자료사진)

북한에서 곧 장마가 시작될 예정인 가운데 국제기구는 구호물품을 비축하는 등 홍수에 따른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해마다 거듭되는 큰물 피해를 막기 위해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김현진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북한에서 장마가 언제 시작되나요?

기자) 한국 기상청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다음 주 화요일 (21일)부터 장마가 시작됩니다. 한국 기상청 김용진 대변인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한국 기상청 김용진 대변인] “일단 18, 19일 평안북도와 함경북도 쪽에 비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또 21~22일 장마가 시작되는데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북한 전역에 비가 올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 이후에는 구름이 많은 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기상청은 올해 장마는 평년과 비슷한 시기에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며, 평년 장마 시작일은 제주도의 경우 19~20일, 남부지방은 23일, 중부는 24~25일 정도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강수량은 어느 정도로 예상되고 있나요?

기자) 한국 기상청 김용진 대변인은 평년보다 비슷하거나 많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들어보시죠.

“평년과 비슷하거나 많은 정도, 평년보다 많은 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북한은 사실 거의 매년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가 크지 않았습니까? 지난해도 예외가 아니었는데요, 피해 상황은 어땠나요?

기자) 국제적십자사 IFRC가 지난달 발표한 ‘재난구호 긴급기금 대북 홍수 대응 사업 최종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초 황해남도와 함경남북도, 8월 말 라선 시 일대에 내린 집중호우로 2만2천 여명이 피해를 입었습니다. 또 홍수로 1백18명이 목숨을 잃었고요, 1만4천5백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습니다. 이밖에 6천470여 채가 부분적으로 파손 또는 파괴됐습니다.

진행자) 같은 양의 비가 내려도 한국보다 북한에서 더 큰 피해가 발생하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무엇보다 홍수에 대비할 수 있는 사회기반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북한은 기상예보 능력이 떨어져 재난에 대비하기가 어렵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데요, 세계기상기구는 북한의 기상장비가 대부분 유효기간을 넘겨 노후화 됐고, 관측자료 수집도 국제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정확한 날씨 예보가 이뤄지지 못하다 보니 주민들이 제 때 재해에 대처하지 못해 피해가 커지고 있는 겁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북한 당국이 장마 피해를 줄이기 위해 어떻게 대비할 수 있을까요?

기자) 한꺼번에 많은 비가 내릴 경우에 대비해 댐과 제방 등 수해에 대비할 수 있는 시설들을 점검하고 보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축대 같은 곳은 더 단단히 하고, 무너지지 않게 살펴야 합니다.

진행자) 주민들 차원에서는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을까요?

기자) 큰비가 오기 전에는 농경지에서 물을 빼는 배수로 등 수리시설을 잘 정비해야 침수 피해를 막을 수 있는데요, 한국의 북한 농업전문가 권태진 GS&J 인스티튜트 북한동북아연구원장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권태진 박사] “농민들로서는 배수로를 잘 정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비가 많이 오면 물이 빠져나갈 길을 만들어놔야 하는데요, 배수로가 막혀 있다든가 배수로가 좁아져 있다면 배수로를 정비해 놓는 것이 중요하죠.”

진행자) 사전에 대비를 잘 해도 집중호우로 인해 농작물이 물에 잠기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는데요, 그럴 경우에는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나요?

기자) 전문가들은 벼가 하루 이틀 정도 물에 잠겨있는 것은 괜찮다고 합니다. 하지만 일주일 이상 물에 잠겨있으면 벼 뿌리가 썩는 등 농사를 망칠 우려가 있습니다. 따라서 논에 물이 빠지면 빨리 벼 포기를 일으켜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합니다. 특히 홍수가 나면 벼멸구 등 해충이 기승을 부리는데요, 일단 물에 잠겼던 농작물에는 반드시 농약을 뿌려줘서 병충해를 예방해야 합니다.

진행자) 국제적십자사 등 국제기구는 북한 홍수에 대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요?

기자) 국제적십자사는 평양과 함흥, 덕창, 개성, 신의주에 있는 적십자 창고에 홍수 등 재해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해 구호물자를 비축해 놨다고 밝혔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담요 9천 4백여개와 조리기구 세트 2천2백 여 개, 수질정화제 42만 개, 방수포, 물통, 위생용품, 임시 천막 등이 비축돼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장마철에는 건강에도 특별히 유의해야 하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장마철에는 통상 습도가 높아 땀이 잘 마르지 않고요, 이 때문에 체온 조절이 원활하지 않고 불쾌지수도 높아서 신체 균형이 깨지고, 면역력도 떨어질 수 있습니다.

진행자) 장마철에 어떤 질병에 유의해야 하는지, 또 예방법은 어떤지 소개해 주시죠?

기자) 물로 인해 걸리는 수인성 질병을 특히 조심해야 하는데요, 장티푸스와 이질, 콜레라, 장염 등이 바로 그런 질병입니다. 장마철에는 각종 세균이 번식하기 쉽고, 또 음식물이 쉽게 변질되기 때문인데요, 한국질병관리본부 감염병 관리과 조은희 과장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조은희 질병관리본부 감염병 관리과 과장] “음식이나 물을 끓여 먹어야 하고요, 음식을 보관할 때 조심하셔야 합니다. 또 장티푸스와 콜레라는 물로 인해 발생할 수도 있지만 환자와 환자 간 접촉이 가능한 질병입니다. 그래서 철저한 손씻기 만으로도 수인성 식품 매개 성 질환의 70~80% 예방할 수 있습니다.”

이밖에 장염과 설사병 증세가 있을 경우 보리차 등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도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