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농아모임’ 다음달 평양 개최…독일 등 8개국 참가

북한 평양의 조선장애자보호연맹 시설에서 청각장애 무용수와 시각장애 음악인들이 공연하고 있다. (자료사진)

세계농아인연맹 WFD 가 주최하는 국제 농아모임이 다음달 평양에서 열립니다. 김현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세계 농아인들이 모여 삶을 나누기 위한 ‘제8회 국제 농아모임’이 8월 6일부터 일주일 동안 평양에서 열립니다.

독일에 본부를 둔 대북 구호단체 ‘투게더-함흥’이 세계농아인연맹 (WFD), 조선장애자보호연맹과 공동으로 주최하는 이번 모임에는 독일과 중국, 몽골, 일본 등 8개국에서 20여 명의 농아인들이 참석할 예정입니다.

세계농아인연맹의 북한연락관인 ‘투게더 함흥’ 의 로버트 그룬드 대표는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올해 모임에는 북한 농아 30여 명도 참석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세계농아인연맹의 북한연락관인 로버트 그룬드 '투게더 함흥' 대표. (자료사진)

그룬드 대표는 북한 농아들에게 전세계 농아인들의 삶과 문화에 대해 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상호 교류의 장을 마련해 주는 것이 모임의 목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좋은 나눔 (Good Fellwship)’이란 이름으로 지난 2009년 시작된 이 국제 농아모임에는 지금까지 전세계에서 170 명의 농아들이 참가했습니다.

참가국은 미국과 일본, 핀란드, 오스트리아, 호주, 중국, 네덜란드,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타이완, 필리핀, 이란, 스위스, 독일, 모로코, 노르웨이, 말레이시아, 덴마크, 핀란드, 뉴질랜드, 홍콩, 몽골을 포함해 22개 국입니다.

그룬드 대표는 국제 모임이 처음 시작됐을 당시 북한 농아들은 국제 수화를 알지 못해 외국 농아들과 소통하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8년이 지난 지금 수화 통역가가 필요 없을 정도로 자유롭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열린 국제 농아모임에서 북한 농아인들은 외국 농아인들에게 북한 무용과 스포츠, 미술 등을 선보였습니다.

또 외국 농아인들은 북한 청각장애자들이 일하는 이발소나 옷 수선소, 시계 수리 공장 등을 방문해 이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그룬드 대표는 국제 농아모임이 북한 농아인들과 전세계 농아인들이 서로의 삶을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며, 앞으로 계속 활발히 진행되길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에는 약 35만 명의 농아인들이 등록돼 있으며, 평양에만 2만 명이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지난 2008년 세계농아인연맹 대표단은 북한 함흥농아학교, 성천농아학교 등을 처음으로 방문하고 농아 교육 분야와 협력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세계농아인연맹은 이후 북한 장애인들에 대한 교육과 지원을 돕기 위한 방안을 조선장애자보호연맹 측과 계속 협의했습니다.

그 결과 양측은 지난 2012년 필리핀 헬싱키에서 상호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습니다.

VOA 뉴스 김현진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