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이 지난 1969년 북한에 납치된 한국 대한항공 여승무원 정경숙 씨 등 14명에 대한 정보 제공을 북한에 공식 요청했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인권이사회 산하 ‘강제적 비자발적 실종에 관한 실무그룹’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북한에 14 명의 납북에 관한 사실 확인과 이들의 행방을 알려줄 것을 통보했다고 밝혔습니다.
실무그룹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실무그룹의 활동을 정리한 이 보고서에서, 한국 대한항공 여승무원이었던 정경숙 씨가 1969년 12월11일 북한의 대한항공 여객기 납치 사건 때 납북됐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북한 고정간첩이 강릉에서 서울로 향하던 대한항공 여객기를 대관령 상공에서 납치해 북한으로 끌고 갔습니다.
북한은 이 사건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이 거세지자 이듬해 2월 승객 50 명 중 39 명을 판문점을 통해 귀환시켰지만 정경숙 씨 등 11명은 지금까지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앞서 실무그룹은 지난 2011년 8월 대한항공 여객기 납치 사건으로 북한에 억류된 황원 씨 등 3 명에 관한 정보를 북한에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이들의 납북이 강제실종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고, ‘대한항공 납치 사건 피해자 가족회’ 대표인 황원 씨의 아들 황인철 씨가 올해 초 `VOA'와의 인터뷰에서 밝혔습니다.
[녹취:황인철 대표] “저희는 2010년 유엔 인권이사회 산하 강제적 비자발적 실종 실무그룹에 국내 납북자 중 제 아버지를 처음 접수하면서 2012년에 북한의 답변을 받았습니다. “강제실종에 해당되지 않는다, WGEID (강제적 비자발적 실종 실무그룹)에서 다룰 인도적 사안이 아니다, 북한의 적대세력에 의한 대결 책동의 산물이다”라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실무그룹은 이밖에 한철주 씨 등 중국에서 체포돼 북한으로 강제송환된 탈북자 5 명, 백철범 씨 등 북한에서 체포된 것으로 알려진 주민 6 명, 그리고 최홍식 씨 등 6.25 전쟁 납북자 2 명 등 13명에 대한 정보도 북한 당국에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1980년에 설립된 실무그룹은 피해자 가족이나 민간단체들로부터 실종 사건을 접수해 심사한 뒤, 이를 납치 의심 국가들에 통보한 뒤 명확한 조사 결과를 보고하도록 요청하고 있습니다.
특히 실무그룹은 지난해 북한을 방문해 현장조사를 실시할 수 있도록 자신들을 초청해 줄 것을 북한에 요청했지만 북한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북한은 앞서 실무그룹에 보낸 보고서에서, 납북 사실 자체를 인정할 수 없다며 관련 사실을 부인하거나, 납북 주장이 북한에 대한 적대정책의 산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