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선거캠프 불화설' 부인...비폭력 마약사범 214명 감형

3일 플로리다주 잭슨빌 유세에서 연설한 뒤 손을 흔들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통령 후보.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 진영이 불협화음을 겪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는 가운데, 트럼프 후보가 이를 부인했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도 단합돼 있다는 건데요. 오늘도 미국 대통령 선거 관련 소식 먼저 전해 드립니다. 이어서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비폭력 마약 사범 214명에 대한 대규모 감형 조처를 했다는 소식, 또 미국 정부가 민간 차원의 달 탐사 계획을 최초로 승인했다는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최근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후보 진영이 분열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는데요. 트럼프 후보가 이를 부인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후보가 어제(3일) 미국 동남부 플로리다 주에서 연설했는데요. 선거 운동이 잘 돼가고 있고, 선거 진영이 그 어느 때보다도 단합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트럼프 후보가 같은 공화당 소속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 존 매케인 연방 상원의원에 대한 지지를 거부하면서, 논란이 일었는데요. 하지만 부통령 후보인 마이크 펜스 인디애나 주지사는 라이언 하원의장을 지지한다고 밝혔고요. 또 매케인 의원에 대해서도 미국을 위해 싸우고 강한 미국 군대를 만들기 위해 애쓴 사람이라며 찬사를 보내는 등 트럼프 후보와는 엇갈리는 행보를 보였습니다. 그러면서 트럼프 후보 진영이 불협화음으로 삐걱거린다는 보도가 나왔죠.

진행자) 뉴스 전문 방송인 CNN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선거대책본부 관계자들이 “시간 낭비하는 것 같다”, 이렇게 말하면서, 트럼프 후보에 대한 불만을 표시했다고 하던데요.

기자) 네, 최근 트럼프 후보의 무슬림 비하 발언과 이로 인한 논란에 대응하는 방식에 환멸을 느낀다는 건데요. 트럼프 후보가 주변 참모들의 조언을 전혀 듣지 않아서, 폴 매너포트 선거대책본부장마저 포기했을 정도라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후보가 이를 부인한 겁니다. 매너포트 선대본부장 역시, 언론이 보도한 내용은 사실이 아니라고 말했는데요.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 측이 퍼뜨린 얘기를 언론이 그대로 받아서 보도했다는 겁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초점을 클린턴 후보 측과 언론의 탓으로 돌리려는 것 같군요.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후보는 어제(3일) 플로리다 선거 유세에서 클린턴 후보를 강하게 공격했는데요. 트럼프 후보의 연설 내용 잠시 들어보시죠.

[녹취: 트럼프 후보] “We let ISIS take this position…”

기자)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ISIL)가 이렇게 성장한 것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때문이라고 공격했는데요. ISIL이 클린턴 후보에게 상을 줘야 한다는 겁니다. 또 미국이 이란에 억류돼 있던 미국인 4명의 석방을 위해 4억 달러의 몸값을 제공했을지 모른다는 월스트리트 저널 신문의 보도와 관련해서, 클린턴 후보의 잘못이라고 몰아세웠습니다. 당시 국무장관이던 클린턴 후보가 인질 석방 협상을 시작하면서 몸값을 주기로 했을 것이란 주장입니다.

진행자) 하지만 미국 정부는 이런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면서 부인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올해 초 이란에 건넨 4억 달러는 이란과의 핵 합의에 따라서 일부 채무를 상환한 것뿐이라고 설명했죠. 한편,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는 어제(3일) 미국 서부 콜로라도 주에서 선거 유세를 했는데요. 트럼프 후보에 대해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고, 또 미군 통수권자가 되기에 부적합한 사람이라고 거듭 주장했습니다.

[녹취: 클린턴 후보] “There is no doubt in my mind…”

기자) 트럼프 후보가 미군과 전사자 가족들을 모욕했다면서, 이런 점을 볼 때 대통령이 되기에 적합한 인물이 못 된다는 건데요. 클린턴 후보는 또 사업가인 트럼프 후보가 왜 중국에서 물건을 생산하는지 모르겠다며 비판했습니다. 트럼프 후보 이름을 달고 나오는 많은 상품이 외국에서 제조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왜 미국 공장에서 생산하지 않느냐고 공격했습니다. 트럼프 후보가 민주당 때문에 미국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외국에 빼앗긴다며 비판하는데, 정작 트럼프 후보 자신도 그런 일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11월 본 선거를 앞두고 두 후보가 상대방에 대한 비판 강도를 높이는 모습인데요.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클린턴 후보가 앞서는 것으로 나오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민주당 전당대회가 끝난 뒤에 클린턴 후보의 지지율이 크게 오른 것으로 여러 여론조사 결과 나타났습니다. 어제(3일) 폭스 뉴스가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클린턴 후보가 49% 대 39%로 트럼프 후보를 10% 포인트 앞섰는데요. 지난 6월 말에 실시된 같은 조사에서는 클린턴 후보가 6% 포인트 앞섰는데, 약 한 달 만에 지지율 격차를 더 벌린 거죠.

진행자) 미국에서 선거를 치르려면 선거자금 모금이 상당히 중요한데요. 선거자금 면에서는 어떻습니까?

기자) 네, 한 가지 트럼프 후보에게 좋은 소식이 아닐까 싶은데요. 지난 7월, 트럼프 후보와 공화당이 모금한 액수가 약 8천만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그동안 선거자금 모금에서 클린턴 후보에게 크게 뒤떨어졌는데, 격차를 줄여나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겁니다. 트럼프 후보 측이 모금한 돈은 대부분 소액 기부자들에게서 나왔는데요. 이는 트럼프 후보 지지자들의 충성도를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하지만요. 주요 후원가로부터 고액의 기부를 받는 데는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뜻이라는 게 전문가들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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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 보겠습니다.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대규모 감형 조치를 내렸군요.

기자) 네, 오바마 대통령이 어제(3일) 비폭력 마약사범 214명의 형을 단축했는데요. 100여 년 만에 가장 큰 규모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비폭력 마약 사범이라고 했는데, 어떤 사람들을 얘기하는 겁니까?

기자) 네, 대부분 마약을 소지하고 있거나, 마약을 판매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복역 중인 사람들인데요. 주로 코카인이나, 흔히 필로폰으로 불리는 메스암페타민 등과 관련된 사람들이라고 하네요. 이번 감형 대상에는 종신형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인 67명도 포함됐는데요. 일부 총기 관련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 비폭력 사범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이 이렇게 대규모 감형 조처를 한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죠?

기자) 맞습니다. 이번 감형을 포함해 그동안 562명 이상의 형을 단축했는데요. 앞서 9명의 대통령이 취한 감형 숫자를 모두 합친 것보다도 많은 겁니다. 샐리 예이츠 법무부 부장관은 이번이 끝이 아니라고 말했는데요. 내년에 오바마 대통령이 퇴임하기 전에 더 많은 감형 조치가 있을 거라는 얘기죠.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이 왜 이렇게 대규모 감형 조치를 취하는 겁니까?

기자) 오바마 대통령이 역점을 두고 추진해온 형사사법개혁의 일환인데요. 지난해 오바마 대통령은 지나치게 엄격한 형사사법제도 때문에 교도소에 수감자들이 넘쳐난다면서 개혁 의지를 나타냈습니다. 닐 에글스톤 백악관 법률고문은 백악관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이번 감형 대상자들은 모두 지나치게 엄격하고 시대에 뒤떨어진 법 때문에 수감된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는데요. 그러면서 마약 관련 용의자에 대한 최소 형량 제도를 개정해야 한다고 연방 의회에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마침 오늘(4일)이 오바마 대통령 생일 아닙니까? 오늘로 만 55살이 되는 건가요?

기자) 맞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에게 좋은 생일 선물이 있는데요. 오늘(4일) CNN 방송과 여론조사기관 ORC가 발표한 최신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미국인들의 지지도가 5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 들어서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합니다. 현직 대통령의 지지도는 같은 당 대통령 후보의 지지율에 영향을 미치죠. 보통 지지율이 높으면, 같은 당 후보에게 유리하기 마련인데요. 올해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게는 어느 정도나 영향을 미칠지 두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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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국 정부가 민간 기업의 달 착륙 로봇을 승인했다고 하는데 무슨 내용인지 자세히 알아보죠?

기자) 네, 미국의 신생기업인 ‘문익스프레스(Moon Express)’가 어제(3일) 미 연방항공국(FAA)으로부터 달 탐사선 로봇에 대한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문익스프레스는 내년에 여행 가방 크기의 로봇을 달로 보내서 2주간의 우주탐사 임무를 수행할 계획입니다.

진행자) 민간기업이 우주 탐사 승인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탐사로봇을 보내는 것 자체는 처음이 아닙니다. 미국이나 중국 등 정부 차원에서 보낸 적은 있는데요. 하지만 민간 기업이 지구 궤도를 넘어서 우주선을 보내는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문익스프레스는 민간 달 탐사를 추진하고 있는 신생기업인데요. 현재 달로 가는 여행상품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이번에 승인을 받은 로봇은 본격적인 달 여행 시대를 여는 첫 시도가 될 것 같은데요. 앞서 달 착륙 로봇이 여행 가방만 하다고 했죠? 구체적으로 탐사선 안에 뭐가 들어가고 또 어떤 임무를 하게 되는 겁니까?

기자) 네, 과학 실험 도구들과 함께 납골 등 일부 상업용 화물도 싣고 가게 됩니다. 또 달 착륙 로봇은 달 표면에서 2주간 머물면서 달 표면 사진과 영상을 지구로 전송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달 탐사 로봇이 미국 정부의 허가를 받고 달로 가긴 하겠지만 사실 달의 소유권이 미국에 있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국제법상에 문제는 없을까요?

기자) 사실 우주사업과 관련해서 그 부분이 가장 민감하게 다뤄지고 있는데요. 현재 민간 우주 사업을 감독하는 권한을 가진 정부는 없습니다. 1967년에 발효된 국제연합(UN)의 ‘우주조약(Outer Space Treaty)’에 의하면 우주 공간과 천체는 인류 공동의 유산으로 누구도 상업적인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도록 명시돼 있죠. 다만, 비정부 차원의 우주 비행에 대한 책임은 미국이 지도록 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상업적인 목적으로 달에 가려면 미국 정부의 승인이 필요한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따라서 미 연방항공국(FAA)은 우주조약을 준수하는 선에서 문익스프레스의 요청을 승인했다고 하는데요. 문익스프레스의 창업자인 밥 리처드 최고경영자는 FAA가 허용하는 틀 안에서 달 탐사 로봇 계획을 제안해야 했다며 승인을 받기까지의 과정이 험난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미 항공우주국(NASA)과 합의 끝에 문익스프레스의 달 탐사 활동에 대해 NASA가 조언은 하되 규제는 하지 않기로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문익스프레스 외에도 민간 우주 사업을 구상 중인 기업이 더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민간우주선 개발업체 스페이스X 역시 2018년에 화성에 민간 우주선을 보낸다는 계획이고요. 이외에도 소행성 채굴을 목적으로 우주선을 보내거나 실험 연구소 운영 또는 위성 사업을 위해 민간 우주 사업을 진행 중인 기업들도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앞으로 우주 사업이 더 확대될 수 있겠군요?

기자) 네, 그렇다 보니 법적인 문제 외에 환경 문제 또한 커지고 있는데요. 인류의 민간 우주 사업이 활발해 지면서 자연히 지구의 미생물이 우주로 옮겨가게 되고 이에 따라 우주 환경이 오염되면서 우주 행성 고유의 환경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일고 있습니다. 문익스프레스의 달 착륙 로봇도 달에 처음으로 착륙한 유인 우주선 아폴로 11호의 흔적이나 다른 역사적 현장을 훼손하지 않는다는 조건 아래 승인을 받았다고 합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부지영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