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청년들로 구성된 합창단이 최근 독일에서의 공연에 이어 어제 (11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귀국공연을 열었습니다. 한반도 통일과 북한, 탈북민들과 관련한 한국 내 움직임을 살펴보는 ‘헬로 서울,’ 서울에서 박은정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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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명동에 있는 한 은행 건물 지하에서 아름다운 노랫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남북한 출신 청년들로 이뤄진 ‘하나통일원정대’의 합창연습 현장인데요, 하나통일원정대는 탈북 청년들이 활동하는 ‘위드유’라는 단체와 한국 출신 청년들이 함께 만든 원정대인데요, 원정대라는 이름처럼, 독도를 출발해, 독일의 분단과 통일의 상징인 베를린 장벽 앞에서 공연을 하기도 하는 등, 세계에 한반도의 통일 의지를 알리고 있습니다. 하나통일원정대의 김영호 대장입니다.
[녹취: 김영호, 하나통일원정대장] “저희 위드유는 2011년에 탈북 대학졸업생 8명이 결성을 했고요, 탈북 후배들을 돕자고 장학생 연결도 시켜주고, 멘토링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을 1년 동안 임원들이 한 명씩 해서 멘토링 프로그램도 했었고요, 여러 가지 활동을 하다가, 2013년도에 처음으로 마중물 음악회라는 것을 만들어서 했는데, 그게 반응이 좋았어요. 그래서 2014년도에 독도원정대라고 해서, 저희가 가수 이승철 씨와 같이 독도에서 <홀로 아리랑>과 <그날에> 라는 노래를 불렀고요, 그 연장선상에서 올해는 ‘하나통일원정대’라고 작년 11월부터 기획을 해서 올해는 독일에 가서 공연을 하고, 7월 29일에 귀국했습니다.”
지난달 23일~ 28일까지 독일에서 공연을 마친 원정대원들이 서울에 돌아와서 또다시 이렇게 열심히 연습을 하는 이유는 또 다른 중요한 공연 때문인데요, 11일 저녁에 서울 명동대성당 대성전에서 귀국 보고를 겸한 광복 71주년 통일기원 합창공연을 열었습니다.
[녹취: 김영호, 하나통일원정대장] “8.15가 지금 가까이 왔잖아요. 그래서 저희가 사실 독일에 가기 전부터 이 공연을 기획을 했었고요, 돌아오면 귀국공연과, 감사한 분들을 초청을 하고, 그 것을 명동성당에서 하게 됐는데, 명동성당이 상당히 여러 가지로 일제 때부터 의미 있는 장소잖아요. 광복에도 영향을 줬었고, 민주화 운동에도 중요한 장소였고. 명동성당의 그런 의미와, 그리고 문화재로 등록돼 있어서 예술인들이 와서 공연하고 그렇게 허가 내 준 적이 한 번도 없대요. 그런데 저희가 하는 공연은 의미 있게 통일을 바라는 마음에서 하는 공연이라서, 저희가 공연할 수 있게 허가를 해 주셨는데, 그래서 저희가 아마 최초로 저기서 공연을 하게 되지 않나.”
하나통일원정대 단원들 중에는 음악을 배워 본 적도 없고, 심지어 합창단에서 악보를 처음 접해본 사람들도 있습니다. 악보도 볼 줄 모르는 단원들이 합창 음원을 녹음하고, 원정공연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연습이 필요했는데요, 그 과정 속에서 실력만 는 것이 아니라 통일에 대한 희망까지 함께 커졌습니다. 하나통일원정대와 함께 한 전문음악단체, 카펠라 무지카 서울의 이경선 씨입니다.
[녹취: 이경선, 카펠라 무지카 서울] “열심히 참여해 주고, 이 안에서 작은 통일을 저희가 이미 맛보고 있어서 기뻐요. 물론 비전문가이기 때문에 음악적인 한계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굉장히 노력하는 열정이 훌륭한 것 같아요. 특히 저희가 10 to 10 연습이라고, 오전 10시부터 밤 10시까지 연습을 하는데, 더운 날씨에도 열심히 참여해 주고, 녹음을 할 때도 새벽 3시까지 녹음을 해서, 정말 힘든 과정인데, 다들 기쁜 마음으로 참여해줘서, 저희가 연습하면서 같이 고생을 해서 그런지 몰라도 더 정도 많이 들고 더 보람도 있는 것 같아요.”
탈북한 지 얼마 안된 단원 김민성 (가명) 씨는 대학생활과 합창단을 병행하기가 쉽지는 않은데요, 합창단 활동을 통해서 한국 출신 단원들과도 많이 친해졌고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조금은 덜 수 있었습니다.
[녹취: 김민성, 북한 출신 단원] “이번에 처음이에요. 작년에 나와가지고 작년 11월에 한국에 왔어요. 11월에 와서, 3월에 대학에 입학하고, 이번에 이런 모임이 있어서 참여하려고요. 독일이 통일이 됐으니까, 통일 된 후에 그 장벽 앞에서 노래를 부르니까 정말 아픔을 느꼈고, 우리도 하루 빨리 분단의 아픔이 가셨으면 좋겠어요. 전세계에 울려 퍼지게 했으니까요, 꼭 우리의 소원이 이뤄지겠죠.”
김경남 씨는 특히 이번 공연에 큰 의미를 뒀는데요, 지금까지의 노력이 공연에 고스란히 드러나서,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했습니다.
[녹취: 김경남, 북한 출신 단원] “통일을 위한 선구자들의 모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통일을 이루기 위해서 기초를 잡는다고 할까요? 곡식이 자라려면 씨앗이 있어야 하는데, 그 씨앗이 저희가 될 거라고 믿습니다.”
단원들은 하나통일원정대 활동을 통해 통일에 대한 기대와 소망을 더 키워가고 있는데요, 한국 출신의 이영원, 박영미 단원입니다.
[녹취: 이영원, 한국 출신 단원] “17살, 여기서 제일 막내고, 소프라노를 지금 하고 있습니다. 그런 기회가 흔치 않은데, 되게 좋은 기회였고, 그런 의미 있는 곳에서 노래를 부를 수 있어서 감사했고, 우리나라도 빨리 통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독일을 갔다 오면서 많이 들었고, 거기서 울컥하는 게 있었어요.”
[녹취: 박영미, 한국 출신 단원] “하나로 묶는 힘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금방 서로 친해지고, 독일에 가서도, 어디에 가서 이렇게 욕심 없고 순수하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지역별 어조가 있잖아요, 그런 것들이 처음에는 고치기 힘들었는데, 그래도 금방 금방 좋아져서, 지금은 정말 좋아요.”
[녹취: 현장음]
서울에서 VOA 뉴스 박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