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부진 트럼프, 소수계 표심 공략

20일 뉴욕에서 히스패닉 자문위원회 모임을 주관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 공화당 대통령 후보. 오른쪽은 히스패닉계 주요 인사인 조비타 카란자 전 중소기업청 부청장.

얼마전 처음으로 과거 막말에 대해 후회한다고 밝혔던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흑인과 히스패닉 등 소수계 표심 공략에 나서기 시작했습니다. 부지영 기자와 함께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최근 여론조사에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게 계속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이 때문인지 트럼프 후보가 좀 달라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주에는 그동안 선거운동 과정에서 잘못된 발언을 한 일이 있다면서 후회한다는 말을 하기도 했는데요. 최근에는 흑인과 히스패닉 등 소수계 유권자들에게 손을 내미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트럼프 후보는 지난 토요일(20일) 미국 동부 버지니아 주에서 열린 집회에서 공화당이 흑인 유권자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좀 더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시인했는데요. 트럼프 후보의 연설 내용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트럼프 후보] “The GOP is the party of Abraham Lincoln…”

기자) 트럼프 후보는 공화당이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의 당이라면서 공화당의 역사를 지적했는데요. 공화당이 다시 한 번 아프리카계 미국인 유권자들의 고향이 되길 바란다면서, 지지를 호소했습니다.

진행자) 여기서 링컨 대통령과 공화당과의 관계를 좀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은데요.

기자) 네, 링컨 대통령은 첫 공화당 소속 대통령인데요. 19세기 중반에 남북전쟁을 이끌면서 흑인 노예 해방을 선언한 인물이 바로 링컨 대통령입니다. 요즘에는 흑인들이 주로 민주당을 지지합니다만,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흑인들은 대부분 공화당 후보에게 투표했습니다. .

진행자) 트럼프 후보가 히스패닉계 유권자들에게도 손을 내밀고 있다고 했는데, 어떤 움직임을 보였나요?

기자) 지난 토요일(20일) 버지니아 방문에 앞서 뉴욕에서 트럼프 선거운동에 자문하는 히스패닉계 인사들을 만났는데요. 미국에 살고 있는 1천100만 불법 이민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인도적이고 효율적”인 계획을 마련하길 바란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불법 이민자들이 합법적으로 미국에 체류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겠다는 뜻을 내비쳤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요. 미국 내 불법 이민자들 가운데 대부분이 멕시코 등 중미 출신 히스패닉이죠.

진행자) 트럼프 후보가 그동안 멕시코 이민자들을 범죄자라고 부르고, 미국과 멕시코 사이에 높은 장벽을 세우겠다고 말하면서 논란을 일으켰는데요. 만약 이 얘기가 사실이라면, 불법 이민자들에 대한 트럼프 후보의 생각에 변화가 생긴 건가요?

기자) 아직은 확실하게 얘기하기 힘든데요. 트럼프 후보 측 스티븐 충 대변인은 트럼프 후보가 그동안 해온 얘기에서 크게 다른 얘기를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민법을 집행하고 헌법을 준수하며 미국인 노동자를 우선으로 하면서 공정하고 인도적인 조처를 취한다는 겁니다. 그런가 하면 켈리앤 콘웨이 선거대책본부장은 어제(21일) CNN 방송과 인터뷰에서 트럼프 후보의 불법 이민자 추방 계획은 앞으로 결정될 사항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후보가 실제로 흑인이나 히스패닉 유권자들 사이에서 지지율이 매우 낮죠?

기자) 그렇습니다. 최근 흑인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트럼프 후보에 대한 지지율은 1%에 불과했습니다. 99% 대 1%로 클린턴 후보가 승리하는 것으로 나타났죠. 또 이달 초 폭스 뉴스가 발표한 내용을 보면, 히스패닉계를 대상으로 한 전국 단위 여론조사에서도 클린턴 후보가 66% 대 20%, 그러니까 46%p 격차로 트럼프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트럼프 후보가 11월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 흑인들과 히스패닉 유권자들에게 다가가는 게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