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 라디오 매거진 뉴스 풍경 시간입니다. 미국 내 탈북 난민 수가 이번 달로 200 명이 됐습니다. 미 의회가 의결한 북한인권법에 따라 지난 2006년 첫 번째 탈북 난민이 미국에 입국한 지 10년 만의 일인데요, 미국 내 탈북자들은 미국의 난민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장양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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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4년 제정된 미국의 북한인권법에 따라 탈북자가 난민 자격으로 미국에 처음 입국한 건 2006년 5월 이었습니다.
이후 10년이 지난 지난 8월 11일, 3명의 탈북자가 미국에 입국하면서 미국 내 탈북 난민 수는 총 200명이 됐습니다.
지난 2008년 난민 자격으로 미국에 온 50대 남성 찰스 김 씨는 200명이라는 숫자가 작지만 문제는 아니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녹취: 찰스 김] “장애인이 아닌 이상은.. 과학적으로 계산에서 해 줬고. 모든 난민이 미국 들어오면 똑같이 잘 살아요. 문화 체험도 다 했다. 다 설명해주고, 3개월 동안 미국 법에 대해서 다 설명해줬다.”
김 씨는 미국 정부의 지원이 제한적이라면서도, 자신은 정착 초기 도움을 충분히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김 씨는 미국에 들어온 뒤부터 지금까지 미국의 난민정책에 대해 불만을 가져보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찰스 김] “괜찮은 법이잖아요. 이 이상 어떻게 하겠어요? 은행 내주고, 일자리 주고 먹고 살게끔 해주는데, 그 이상 더 어떻게 해 줍니까, 5년 시민권 따기 전까지는 다. 도와줘요.”
김 씨는 미국 정부의 제한적인 지원정책이 오히려 자신을 자립하게 만들었고 통역 등이 필요한 경우 한인단체가 아닌 국제구호위원회 (IRC)의 소소한 도움을 받아왔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난민들에게 정착금이나 집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대신 식품구매권, 월세, 교통비, 의료 혜택을 제공하는 동시에 직업을 알선해 주는데요, 고정수입이 생기면 8개월 후 지원을 중단합니다.
김 씨는 탈북자들이 미국 정부의 이런 난민정책에 대한 정보를 망명 신청 시 알게 된다면서, 미국의 난민정책을 모르고 미국을 선택하는 탈북자들은 없다고 전했습니다.
김 씨는 한국에 가기 위해 탈북했고 이후 캄보디아 난민촌에 머물다 미국으로 목적지를 바꿨는데요, 당시 한국 행을 원하는 탈북자들이 많아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이야기를 듣고 마음을 바꿨다고 말했습니다.
급작스럽게 결정한 미국 행이지만 세계 최강국이라는 점과 노력한 대가를 얻을 수 있는 나라라는 것을 알고 선택했고, 후회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찰스 김] “한국 갈려는 대열에 들어섰다가. 6개월 기다린다기에 바꿔서 미국에 왔어요. 미국은 큰 나라고 아무래도 고향 떠났는데 큰 나라에서 살아봐야죠.”
지난 2010년 100번째 탈북 난민으로 미국에 입국한 40대 탈북 남성 앤드류 조 씨는 미국에 대한 사전정보가 있었고, 한국 내 탈북자들이 겪는 어려움 역시 들어왔기 때문에 미국 행을 결정했습니다.
조 씨는 미국 정부가 알선한 직장을 갖게 된 후 정부 지원이 끊기면서 어려움을 겪었지만 직장을 얻고 생활의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지금 미국의 난민정책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앤드류 조] “자본주의를 모르는 상태에서 공급해주는 것에 매달리는 현상이 많죠. 그런데 미국에서 잘 한다고 생각해요. 한국처럼 정부에서 나오는 것으로 살려고 하는 게 아니라 그런 거 봐서 미국 정책이 옳다고 생각해요.”
조 씨는 200명이란 숫자가 적은 이유는 탈북자들이 한국 행을 선호하기 때문이지 미국의 정책 때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앤드류 조] “이건 미국이 난민을 받기 싫어서가 아니라 탈북자들이 원하지 않아서 그렇죠. 미국 행을 원하는데 미국 정부가 막은 적은 없어요. 원하면 다 미국에 왔어요.”
조 씨는 미국이 한국처럼 정착금을 주고 집도 주고 한다면 미국 행을 원하는 탈북자들이 더 많아지겠지만 탈북자들에게는 어려운 환경에서 자립할 능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며 미국 정부의 난민정책을 지지했습니다.
다만 조 씨는 미국에서 망명 신청을 해놓고 기다리는 탈북자들이 많다면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미국 정부가 포용력을 발휘해 주기를 기대했습니다.
[녹취: 앤드류 조] “난민으로 무조건 받아야 한다 라고 말할 수 없지만 그들도 그 문화에서 받는 정신적 고통이 크다고 생각해요. 좀 이해해서 받아주면 좋죠. 그들도 오죽했으면 한국에서 미국까지 왔겠어요. 그만큼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저희들과 똑같이 같은 탈북자로서 선의를 베풀어서 받아준다면 어차피 미국에 있는데..”
한국이나 다른 나라를 거쳐왔다 하더라도 이들이 북한 사람인 건 달라지지 않기에 미국정부가 이 점을 고려해 달라는 설명입니다.
2007년 미국에 입국한 제임스 리 씨는 한국 내 탈북자들이 특혜를 받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제임스 리] “영국에서도 한 달에 1200 달러씩 줬어요. 한국 정부가 주는 임대주택은 자기 것이 아니잖아요. 저소득층한테 제공하는 것처럼 하는 것인데 그게 뭐가 특혜예요?”
리 씨는 그러면서 10년 만에 200명의 탈북자가 미국에 들어온 것에 대해 수는 적지만 미국 정부 책임으로 돌릴 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제임스 리] “그건 너무 작은데, 사정이 있겠지만 조금 더 적극적이라면 좋겠지만 미국 정부가 좀 탈북자들을 찾아 다니면서까지 받겠다는 건 아니지 않나. 교회라든가 인권단체라든가 해서 많이 찾아서 커넥션을 만들면 좋겠어요.”
미국 내 탈북자들은 탈북자들을 미국에 더 많이 들어오게 하는 역할은 미국 밖에서 어떻게 하는 지가 중요하다며, 국제기구나 인권단체, 교회 등 민간 차원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찰스 김 씨는 캄보디아 난민촌에서 유엔기구에 미국 행을 요구했지만 여러 차례 거절당했다면서, 해외에서 미국 망명을 시도하는 탈북자들을 돕는 다양한 지원이 이뤄지기를 희망했습니다.
탈북자들은 200명이라는 적은 수에 자신들이 포함된 것에 큰 의미를 뒀는데요, 북한 사람들은 서로 깊은 유대감을 갖고 있다면서 탈북자들의 미국 행이 더 많이 이뤄지기를 바랬습니다.
[녹취: 제임스 리] “같은 북한 사람이 정착하면 좋다고 생각해요. 북한에서 살다 나온…… 혈육이나 같은 사람인데, 많이 있잖아요. 세상이 달라졌으니까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살아서 잘됐으면 좋겠어요.”
생생 라디오매거진 장양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