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트럼프 재향군인 표심 맞공략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서 일주일동안 진행된 미국재향군인회 제98차 연례총회 폐막 전날(31일) 연사로 나선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통령 후보.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통령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1일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서 막을 내린 미국재향군인회 제98차 연례총회에 각각 참석해 연설했습니다. 부지영 기자와 함께 두 후보의 연설 내용 비교해보겠습니다.

진행자) 클린턴 후보와 트럼프 후보가 하루 차이로 오하이오 주를 찾았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하이오 주 신시내티 시에서 열린 미국 재향군인회 연례회의에서 각각 연설했습니다. 회의 마지막 날인 어제(1일) 연설에 나선 트럼프 후보는 미국 군대를 재건하고, 미국 보훈부가 안고 있는 제도적인 문제들을 고쳐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보훈부는 재향군인들을 위한 연방 부서인데요. 몇 년 전에 큰 논란에 휩싸였죠?

기자) 그렇습니다. 보훈병원의 여러 문제점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졌는데요. 보훈병원들의 진료 대기 시간이 너무 길어서 퇴역한 군인들이 제대로 진료를 받지 못하고 있고, 진료를 기다리다가 사망하는 일까지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겁니다. 더구나 보훈병원들이 진료 대기시간 기록을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당시 에릭 신세키 보훈장관이 자리에서 사임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후보가 보훈부의 제도적인 문제들을 고쳐나가겠다고 했는데,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했나요?

기자) 네, 완전한 개혁이 필요하다면서 10개 항의 개선안을 내놓았습니다. 보훈장관을 새로 임명하고, 기준에 맞지 않는 직원들은 해고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또 재향군인들이 제때 적절한 진료를 받을 수 있게 하고, 보훈부 내부의 문제점을 찾아내기 위해 위원회를 설립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국 군대에 대해서는 뭐라고 했습니까?

기자) 재원이 고갈된 미국 군대를 재건하고 첨단 미사일 방어 체계를 추구하겠다고 말했습니다. ‘Peace through Strength’, ‘힘을 통한 평화’에 기반을 두고 이를 추구해 나가겠다는 건데요. 미국 군인들이 세계 최고의 장비와 도구를 갖추고, 최고의 훈련을 받게 하겠다고 말했고요. 현역으로 복무할 때는 물론이고, 제대 후에도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하겠다고 재향군인들에게 약속했습니다.

진행자) 이에 앞서 수요일(8월 31일)에는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같은 자리에서 연설했는데요. 클린턴 후보는 무슨 얘기를 했는지요?

기자) 이날은 바로 트럼프 후보가 멕시코를 전격 방문하고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과 회담한 날인데요. 클린턴 후보는 이날 연설에서 여러 차례 트럼프 후보를 공격했습니다. 클린턴 후보의 말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클린턴 후보] “I completely reject anyone…”

기자) 클린턴 후보는 앞서 트럼프 후보가 미국 군대에 대해 “재앙”이란 표현을 썼지만, 자신은 이 같은 표현을 거부한다고 말했는데요. 이런 표현은 현역 군인들과 재향 군인들에 대한 모욕이란 겁니다.

진행자) 앞서 미군의 장래에 대해서 클린턴 후보와 트럼프 후보가 엇갈리는 입장을 내놓았다고 했는데요. 어떻게 달랐습니까?

기자) 네, 클린턴 후보는 강하고 효율적인 미국 군대에 대한 비전을 “미국 예외주의(American Exceptionalism)’로 표현했습니다. 지난 7월에 일어난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해킹 사건의 배후에 러시아가 있다고 알려진 가운데 러시아에 대한 무력 사용을 시사하기도 했는데요. 대통령에 당선되면, 사이버 공격을 다른 공격과 똑같이 취급하겠다는 겁니다.

진행자) 매우 강경한 입장을 내보였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정치적, 경제적, 군사적으로 대응 태세를 갖춰야 한다는 겁니다. 클린턴 후보는 또 미국이 전 세계 정의와 힘의 기수가 돼야 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는데요. 전 세계 많은 사람이 미국을 바라보고 있고 미국의 뒤를 따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후보는 어떻습니까?

기자) 트럼프 후보는 그동안 ‘세계통합주의(Globalism)’이 아니라, 미국을 우선으로 내세우는 ‘미국 우선주의(Americanism)’를 추구하겠다고 말해왔는데요. 어제(1일) 연설에서도 이 점을 강조했습니다. 모든 사람을 존중하겠지만, 뭣보다도 미국인들을 우선 순위에 올려놓겠다는 건데요. 트럼프 후보의 말 들어보시죠.

[녹취: 트럼프 후보] “We will defend our freedom…”

기자) 미국인들의 자유와 일자리, 경제적 독립을 수호하겠다면서, 미국을 우선으로 하는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트럼프 후보는 말했습니다. 하지만 클린턴 후보는 트럼프 후보가 미군을 이끌기에는 아는 게 너무 없고, 과거 발언을 볼 때 위험하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후보가 앞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탈퇴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는데요. 바로 그런 점을 지적한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