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합주 유세를 앞두고 있는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통령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이전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일부 조사에서는 트럼프 후보가 앞선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부지영 기자와 함께 미국 대선 동향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에게 8월은 좀 힘든 달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무슬림 비하 발언 등으로 잇단 논란에 휩싸였고요. 지지율도 많이 떨어졌는데요. 최근 들어 다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여러 여론조사를 종합하는 리얼클리어폴리틱스 최신 수치를 보면,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지지율은 평균 46%,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지지율은 평균 42%로 나타났습니다. 클린턴 후보가 약 4%p 격차로 여전히 앞서고 있긴 한데요. 지난 8월 초에 8%p 가까이 앞섰던 것과 비교하면, 격차가 크게 줄어든 겁니다.
진행자) 두 후보 간의 격차가 절반으로 줄었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LA타임스와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USC)가 공동으로 벌인 추적 여론조사에서는 트럼프 후보가 역전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는데요. 45% 대 42%로 3%p 가까이 앞서는 것으로 드러난 겁니다. 추적 여론조사는 미리 정해놓은 표본을 대상으로 계속 같은 질문을 해서 변화를 추적하는 방식의 조사를 말합니다.
진행자) 이렇게 두 후보 간의 격차가 줄어든 원인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요?
기자) 먼저 클린턴 재단과 관련한 논란을 들 수 있습니다. 클린턴 가족이 설립한 자선단체 클린턴 재단 후원가들이 국무부로부터 특별 대우를 받았을지 모른다는 의혹이 나왔는데요. 클린턴 후보 측은 부인했지만, 이로 인해 클린턴 후보의 신뢰성에 또다시 흠집이 갔다는 게 전문가들 견해입니다. 그런가 하면, 클린턴 후보의 이메일 논란이 이어지는 점 역시 클린턴 후보의 지지율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가운데 하나로 볼 수 있는데요. 클린턴 후보가 국무장관으로 일할 때 정부 공식 계정을 사용하지 않고, 개인 계정 이메일과 컴퓨터 서버를 사용한 사실이 계속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난 금요일(2일) 이메일 문제와 관련해서 클린턴 후보를 직접 조사한 미 연방수사국(FBI) 수사 기록이 공개되기도 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클린턴 후보는 ‘C’라는 영어 철자가 ‘기밀’을 뜻하는 ‘Confidential’이란 의미인지 몰랐다고 답했고요. 민감한 정보를 취급하는 방식에 관해 얘기를 듣지 못했고, 개인 이메일로 기밀을 주고받은 기억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앞서 FBI 조사 결과, 기밀 정보가 오간 사실이 드러났는데요. 제임스 코미 FBI 국장은 클린턴 후보가 상당히 부주의했지만, 고의성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기소할 정도는 아니라고 결론지었습니다.
진행자) 그래도 아직은 11월 선거에서 클린턴 후보가 승리할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게 전문가들 생각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뉴욕타임스 신문에 따르면, 클린턴 후보가 올해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은 85%로 나타났습니다. 또 CBS 방송이 2개 경합주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여전히 클린턴 후보가 우세를 보였는데요. 동부 펜실베이니아 주에서는 45% 대 37%, 동남부 노스캐롤라이나 주에서는 46% 대 42%로 클린턴 후보의 지지율이 더 높게 나왔습니다.
진행자) 미국 대통령 선거는 일반투표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은 후보가 승리하는 게 아니라, 선거인단 과반수 지지를 얻는 후보가 승리하는 간접선거 방식이죠. 그래서 경합주가 중요한데요. 여기서 경합주가 뭔지 잠시 알아보고 넘어갈까요?
기자) 네, 경합주는 선거 때마다 지지하는 정당이 바뀌는 주를 말하는데요. 미국 내 50개 주 가운데 40개 주는 전통적으로 지지하는 정당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이들 경합주에서 누가 승리하느냐에 따라서 선거 판세가 갈리게 됩니다. 텍사스 주와 조지아, 아이다호 등은 주로 공화당을 지지하기 때문에 공화당을 상징하는 색인 빨간색을 따서 ‘Red State’이라고 하고요. 코네티컷, 뉴욕, 캘리포니아 주 등 동북부와 서부 해안 주들은 주로 민주당을 지지합니다. 그래서 민주당의 상징색인 파란색을 따서 ‘Blue State’이라고 부릅니다.
진행자) 특히 흑인과 히스패닉 등 소수계 유권자들 사이에서 클린턴 후보의 지지율이 월등히 높은데요. 그래서 트럼프 후보가 최근 소수계 유권자들에게 다가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후보가 지난 토요일(3일) 미시간 주 디트로이트 시의 흑인 교회를 방문했는데요. 대선 출마를 선언한 후 트럼프 후보가 흑인 교회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날 트럼프 후보의 연설 내용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트럼프 후보] “I fully understand…”
기자) 트럼프 후보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사회가 차별을 받았다는 점을 충분히 이해한다면서, 아직 바로잡아야 할 일이 많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상황이 호전될 것이라면서, 내일은 더 나은 날이 될 것이라면서 말했고요. 디트로이트 시를 되살리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디트로이트 시는 미국 자동차 산업이 쇠퇴하면서 극심한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서는 대선 후보들의 역량을 알아보기 위해서 선거 전에 세 차례 토론회를 여는데요. 마지막으로 토론회 일정 좀 전해 주시죠.
기자) 네, 이달 26일에 첫 토론회가 열리고요. 이어서 다음 달 9일과 19일에 2차, 3차 토론회가 열립니다. 세 번 기회가 있긴 하지만, 첫 토론회에서 승리해서 기세를 잡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요. 그래서 트럼프 후보와 클린턴 후보 모두 토론회 준비에 매우 공을 들이고 있다는 소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