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열린 미국 부통령 후보 TV토론에서 공화당의 마이크 펜스 인디애나주지사가 민주당 팀 케인 상원의원에 '판정승'을 거둔 가운데, 오는 9일 도널드 트럼프 후보와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맞붙을 대통령 후보 2차토론에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미국 대선 동향, 부지영 기자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지난 화요일(4일) 부통령 후보 토론회가 열렸는데요. 부통령 후보 토론회는 한 번으로 끝나지만, 대통령 후보 토론회는 여러 번 열리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달 26일에 1차 토론회가 열렸고요. 이번 일요일(9일) 미주리 주 세인트루이스 시에서 2차 토론회가 열립니다. 1차 토론회는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와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 이렇게 두 사람이 진행자의 질문에 답하는 방식이었는데요. 이번 2차 토론회는 타운홀 방식으로 열립니다. 사전에 선정한 유권자들을 초청해서 이들의 질문에도 답하는 시간을 갖게 됩니다.
진행자) 1차 토론회는 8천만 명 이상이 시청하는 기록을 세웠는데요. 이번에 또 얼마나 많은 사람이 볼지 궁금합니다. 지난 부통령 후보 토론회는 시청률이 그렇게 높지 않았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공화당의 마이크 펜스 인디애나 주지사와 민주당의 팀 케인 연방 상원의원이 대결한 부통령 후보 토론회는 3천700만 명이 시청한 것으로 집계됐는데요. 1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라고 하네요.
진행자) 공화당으로서는 시청률이 아쉬울 수도 있겠네요. 전문가들이나 일반 유권자들이 대부분 이날 공화당의 펜스 주지사가 더 잘했다는 평가를 내렸으니까 말이죠?
기자) 네, 펜스 주지사가 케인 의원의 맹렬한 공격에도 흔들리지 않고, 평정을 유지하며 대답을 잘했다는 건데요. 또 보수적인 입장을 강조해서 공화당 유권자들을 안심시켰다는 반응입니다. 오히려 트럼프 후보보다도 더 대통령 후보다운 모습을 보였다면서, 벌써 차기 공화당 대선주자로 거론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트럼프 후보는 자신이 펜스 주지사를 뽑았다면서, 스스로에게 공을 돌리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원래는 토론회는 정책을 논의하는 자리지만, 지난 부통령 후보 토론회의 초점은 각 당 대선 후보들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기자) 맞습니다. 특히 민주당의 케인 의원이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를 맹렬하게 공격했습니다. 잠시 들어보시죠.
[녹취: 케인 의원] “You can’t have somebody at the top….”
기자) 어떤 집단에 관해 얘기할 때마다 비방하는 사람을 제일 높은 자리에 앉힐 수는 없다는 건데요. 트럼프 후보가 모욕에 기반을 둔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데, 펜스 주지사가 어떻게 그런 사람을 지지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펜스 주지사는 이런 케인 의원의 말을 무시했고요. 대신 화살을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게 돌렸습니다. 펜스 주지사의 말입니다.
[녹취: 펜스 주지사] “The situation we are watching hour by hour…”
기자) 펜스 주지사는 시리아 상황이 시간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면서, 이는 실패한 외교 정책의 결과라고 말했는데요. 여기에는 오바마 행저우에서 국무장관을 지낸 클린턴 후보의 책임이 있다는 겁니다. 펜스 주지사가 부통령 후보 토론회에서 판정승을 거뒀다고는 하지만, 트럼프 후보에 대한 케인 의원의 공격을 이런 식으로 피하면서 제대로 방어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부통령 후보 토론회가 선거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다고 하죠?
기자) 맞습니다. 앞서 말씀 드렸듯이 시청률도 낮아서, 부통령 후보 토론회를 폐지해야 한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제 부통령 토론회는 끝났고요. 일요일(9일)에 열리는 2차 토론회로 관심이 옮겨가고 있는데요. 후보들이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요?
기자) 네, 트럼프 후보가 1차 토론회에서 패했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에, 이번에는 좀 더 철저히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차 토론회 때 트럼프 후보가 클린턴 후보의 약점을 제대로 파고들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왔는데요. 이를 의식해서인지, 최근 선거 집회에서 클린턴 후보가 얼마 전에 폐렴에 걸렸던 일을 거론하는 등 좀 더 공격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트럼프 후보의 말 들어보시죠.
[녹취: 트럼프 후보] “She is supposed to fight all these…”
기자) 클린턴 후보가 여러 문제에 맞서 싸워야 하는데, 자동차까지 몇 걸음도 제대로 옮기지 못했다며 조롱했습니다. 지난달 11일, 9.11 테러 추모행사에 참석했던 클린턴 후보가 일찍 자리를 뜨면서 비틀거리는 모습이 동영상에 찍혔는데요. 트럼프 후보가 그 얘기를 한 겁니다. 한편,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는 다음 토론회에서 화합을 강조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클린턴 후보의 최근 연설 내용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클린턴 후보] “My view is, we are already great…”
기자) 미국은 이미 위대하며, 함께 협력하면 앞으로 더 위대한 나라가 될 수 있다는 클린턴 후보의 말이었는데요. 트럼프 후보의 선거 구호가 “미국을 더 위대하게 만들자”인데, 이를 꼬집은 겁니다.
진행자) 네, 2차 토론회에서 클린턴 후보가 승기를 이어갈 수 있을지, 아니면 트럼프 후보에게 유리하게 다시 분위기가 바뀔지 두고 봐야 할 것 같은데요. 마지막으로 지지율 상황 알아보고 넘어갈까요?
기자) 네, 1차 토론회 이후 대부분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지지율이 더 높게 나왔습니다. CBS, CNN, 로이터 통신 조사에서 클린턴 후보가 4~6%p 정도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라스무센 조사에서는 트럼프 후보의 지지율이 1%p, 아주 근소한 차이로 더 높게 나왔습니다.
진행자) 미국에서는 공화당을 지지하는 주와 민주당을 지지하는 주가 대체로 정해져 있죠. 문제는 선거 때마다 오락가락하는 경합주 결과가 어떻게 나오느냐인데, 경합주에서는 어떻습니까?
기자) 노스캐롤라이나 주와 오하이오 주에서 두 후보가 거의 비슷한 지지율을 보이며 치열한 싸움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클린턴 후보가 두 주에서 모두 2%p, 근소한 차이로 앞섰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