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 라디오 매거진, 한 주 동안의 북한 관련 화제성 뉴스를 전해 드리는 ‘뉴스 풍경’ 시간입니다. 미국 내 한인 2세들이 주축이 된 단체가 연 중국내 탈북자 돕기 행사에서 3만 달러가 넘는 기금이 모아졌습니다. 장양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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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t for North Korea-북한을 위해 먹는다.”
지난 6일 저녁 시카고에 본부를 둔 기독교 비영리단체 ‘크로싱 보더스’가 마련한 탈북자 돕기 행사입니다.
크로싱 보더스는 한인 2세들이 주축이 돼 지난 2003년 설립한 단체로, 중국 내 탈북자들과 무국적 탈북자 자녀들을 돕는 활동을 꾸준히 벌여왔습니다.
이 단체의 활동을 후원하기 위해 마련된 이날 행사에는 200여 명의 한인 2세들이 참석했는데요, 대부분 시카고 지역 식당에서 일하는 전문요리사들이었습니다.
한인 2세 요리사들은 이날 맘껏 솜씨를 발휘해 참석자들에게 한국 음식을 선보였습니다.
크로싱 보더스의 댄 대표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참석자들에게 중국 내 탈북자들의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댄 대표는 이 자리에서 추방 위기에 놓인 중국 내 불법체류 탈북자 수가 20만 명에 이르며, 이 중 70%가 여성이고 여성의 80%는 인신매매 폭행의 피해자들이라고 말했습니다.
댄 대표에 따르면 행사 참석자들은 중국 내 탈북자들, 특히 탈북 여성들이 처한 상황에 대해 크게 반응했고, 이들을 돕기 위해 당일 하루에만 3만 5천 달러의 후원금이 마련됐습니다.
참석자들은 적게는 50달러에서 많게는 1만 달러를 익명으로 선뜻 내놓았습니다.
이날 모금 전액은 크로싱 보더스의 중국 내 활동에 사용됩니다.
크로싱 보더스는 ‘Face to Face’라는 원칙 아래 중국 현지에서 직접 탈북자들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탈북자 구출 활동보다 불법체류 탈북자들을 보호하고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장기적으로 돕는 일입니다.
댄 대표는 `VOA’에 크로싱 보더스의 올해 예산이 지난해의 2배라면서, 그만큼 중국 내 탈북자들을 위한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댄 대표는 2003년부터 50여 차례 중국을 방문해 현지 불법체류 탈북자들을 면담했다며, 그동안 1천여 명의 탈북자가 자신들의 도움을 받았고, 현재는120여 명을 돕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현지 탈북자들과 크로싱 보더스를 연결해 주는 일은 중국 내 조선족 교회가 맡고 있는데, 이 단체가 고용한 조선족들이 중국 내 일부 지역에서 탈북자들을 돕고 있습니다.
댄 대표는 탈북 여성들 외에 중국인 남성과 탈북자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무국적 자녀의 수가 5만 명으로 추산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 댄 대표] “UN estimates that they are about 50,000 half Chinese half North Korean children in China..”
댄 대표는 현재 무국적 자녀 50여 명에게 한 명 당 매달 30달러에서 150 달러를 장학금과 의료비 등 명목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댄 대표는 일반적으로 중국 내 불법체류 탈북자들은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기 때문에 폭행, 살인 등 범죄가 일어나도 보상은 커녕 범죄자 처벌도 이뤄지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녹취:댄 대표] “Number one, keep them safety, get them physically healthy, we sent doctors quiet often, and thirdly we just help ..”
크로싱 보더스의 활동은 탈북자들의 신변 안전과 건강이 최우선이며, 수시로 현지에 의사들을 파견하고 있다고 댄 대표는 밝혔습니다.
댄 대표는 중국 내 탈북 여성들은 신분 노출을 우려해 집 밖에 나갈 생각을 못하는 상황이 많고, 이 때문에 우울증 등 정신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이 뒤따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댄 대표] They think they can’t leave their home and that leads to depression, that leads to all kinds of terrible things…”
이런 이유로 탈북자들에게 교회에 나가서 다른 탈북자들을 만나도록 권고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댄 대표는 같은 처지의 사람들끼리 만나 이야기하고 돕는 과정에서 마음의 상처가 치유될 수 있다며, 이런 일들이 현재는 안정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매우좋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단체 등 어떤 도움도 받지 못하는 탈북자들의 상황은 매우 위험하다며 한 가지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녹취:댄 대표] “There was a one girl that we helped she was not sold, she came to china with her father…”
2000년 초 북한의 한 소녀가 중국에서 도움을 받기 위해 입국했다가 인신매매 브로커를 만났는데, 당시 크로싱 보더스와 극적으로 연결돼 인신매매 위기에서 구할 수 있었다는 겁니다.
댄 대표는 당시 18세였던 이 소녀가 현재 예쁜 딸을 낳고 가정을 꾸려 살고 있다며, 이 소녀의 사례는 중국 내에서 탈북자들을 돕는 활동이 얼마나 중요한지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내 탈북자 지원 기금을 마련하기 위한 크로싱 보더스의 이번 행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앞으로 매년 한 차례 열리게 됩니다.
생생 라디오 매거진 장양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