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10년 간 자연재해로 3억1천만 달러 경제손실"

지난 9월 홍수 피해를 입은 북한 함경북도 온성에서 노동자들이 무너진 건물 복구 작업을 벌이고 있다.

북한에서 지난 10년 간 발생한 자연재해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3억 1천만여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사망자 수는 남한의 5배가 넘었습니다. 김현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벨기에 루뱅대학 재난역학연구소는 지난 2007년부터 올해까지 북한 내 자연재해로 총 3억1천140만 달러의 경제적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재난통계자료’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지난 10년 동안 총 16건의 대규모 자연재해가 발생했습니다.

홍수가9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태풍 5건, 가뭄 2건이었습니다.

재난역학연구소는 이 가운데 홍수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가장 컸다며, 특히 지난 2007년 3억 달러 이상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재난통계자료’에 따르면 북한에서 지난 10년 동안 자연재해로 인한 사망자는 1천 533명에 달했습니다. 이는 같은 기간 남한에서 자연재해로 281명이 사망한 것에 비해 5배 이상 많은 겁니다.

재난역학연구소의 빌로우 리지나 연구원은 23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지난 10년 간 북한과 남한에서 발생한 총 자연재해 수는 비슷했지만, 사망자 수는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빌로우 리지나 재난역학연구소 연구원] “If you compare two Korea for the same time period from 2007 to 2016, they have more or less same occurrence, but the total of death is much more higher in North Korea also the total affected people….”

2007년에서 2016년 사이 북한은 총 16차례, 남한은 총 17차례로 자연재해 발생 건수는 비슷했지만, 사망자와 피해자 수는 북한이 훨씬 많았다는 설명입니다.

그러나 자연재해로 인한 경제적 피해는 남한이 12억 달러 이상으로 북한보다 훨씬 컸다고 리지나 연구원은 덧붙였습니다.

‘재난통계자료’에 따르면 북한에서 지난 10년 중 가장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것은 2007년 홍수 때로, 총 610명이 사망했습니다.

재난역학연구소는 또 올해 함경북도 홍수로 총 538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했습니다. 유엔에 따르면 총 138명이 목숨을 잃고 400여 명이 실종됐지만, 실종자가 모두 사망한 것으로 추산한 겁니다.

연구소는 올해 함경북도 홍수로 60만여 명이 피해를 입고 4만여 명이 집을 잃은 것으로 집계했습니다.

이밖에 북한은 지난 2012년에는 홍수로 총 147명, 2011년에는 태풍과 홍수로 총 74명이 숨졌다고 연구소는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에서 매년 자연재해 피해가 되풀이되는 가장 큰 이유로황폐해진 자연환경을 꼽고 있습니다.

북한 대외보험총국 간부 출신으로 지난 2003년 탈북한 한국 국가안보전략연구소 김광진 연구원입니다.

[녹취: 김광진 연구원] “우선 자연환경이 많이 파괴됐기 때문이죠. 많은 야산이 현재 벌거숭이가 됐어요. 비가 조금이라도 많이 오면 흙이 쓸려 내려오면서 산사태, 물난리가 많이 나고 있는 거죠.”

탈북자 출신인 세계북한연구센터 안찬일 소장은 홍수 방지와 관련된 사회기반시설이 부족한 것도 홍수가 자주 발생하는 원인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안찬일 소장] “댐을 몇 군데 만들어서 물을 모아놓고, 분산해서 이렇게 물을 빼고 해야 하는데, 홍수 조절 장치나 극복을 위한 대책이 있어야 하는데 이것이 속수무책이고…”

북한은 또 기상예보 능력이 부족해 가뭄과 홍수 같은 재해에 미리 대비하기 어려운 것도 피해가 큰 이유 가운데 하나라고 전문가들은 밝혔습니다.

VOA 뉴스 김현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