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네스티 ‘북한, 공정한 재판 없이 사형집행 계속’

지난 2013년 12월 북한이 특별군사재판을 열고 장성택을 사형에 처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사진은 북한 노동신문에 실린 장성택 모습. (자료사진)

북한이 지난해 사형이 집행된 세계 23개 나라 가운데 하나에 포함됐다고, 국제 인권단체가 밝혔습니다. 특히, 북한에서는 공정한 재판 없이 사형이 집행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제 인권단체 ‘엠네스티 인터내셔널’은 11일 발표한‘2016년 사형 선고와 집행 보고서’에서, 북한이 지난해 사형이 집행된 전세계 23개 나라 가운데 하나라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북한은 지난해 사형 선고가 있었던 55개 나라 가운데 하나라고 덧붙였습니다.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이 단체는 지난해 북한의 상황을 정확히 평가할 만큼 충분한 정보에 접근하거나 확인할 수 없었지만, 북한이 공개처형 등 일상적으로 사형을 집행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보고들이 접수됐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한 해 동안 고위급 당국자들과 탈북자들을 도운 사람들이 처형됐다는 언론보도가 있었고, 북한 고위 당국이 지난해 12월 공개처형과 공개재판을 중단하도록 지시했다는 보도도 있었다는 겁니다.

엠네스티 인터내셔널은 북한이 국제적 기준에 전혀 부합되지 않는 불공정한 재판을 통해 사형을 집행하고 있으며, 사형이 선고돼서는 안 되는 여러 종류의 범죄나 행동에 대해서도 사형을 집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일부 사형 선고는 고문이나 가혹 행위를 통한 자백에 근거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북한은 반역죄와 외국과의 협력, 지도자의 정책에 대한 의문 제기 등도 사형으로 처벌되는 나라 가운데 하나라고 밝혔습니다.

이밖에 엠네스티 인터내셔널은 지난해 유엔총회에서 사형제도 동결에 관한 여섯 번째 결의안이 압도적으로 통과됐지만, 북한은 이 결의안에 반대표를 던졌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이 단체는 지난해 전세계적으로 1천32건의 사형이 집행돼 전년도 보다 602건, 37% 감소했다고 밝혔습니다.

국가별로는 이란(567명)과 사우디아라비아(154명), 이라크(88명), 파키스탄(87명) 등 네 나라가 전체의 87%를 차지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사형 집행 건수가 전년도 대비 급격히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앞선 10년 동안의 평균 보다는 높은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이 같은 수치에 사형 선고와 집행을 국가기밀로 유지하고 있는 중국의 사형 집행 건수 수 천 건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엠네스티 인터내셔널은 중국 당국의 정확한 사형 선고와 집행 건수를 확인할 수 없지만, 지난해 전세계 사형집행 건수를 모두 합한 것보다 훨씬 많은 수 천 건으로 여전히 세계 최대 사형 집행국으로 남아 있는 것으로 믿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의 경우 지난해 사형집행 건수가 20건으로 지난 1991년 이래 가장 적은 수치를 기록했다고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밝혔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