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라이츠워치, 김일성 생일 맞아 북한 여성인권 유린 비판

북한 김정숙평양방직공장에서 한 여성 노동자가 실을 뽑고 있다. (자료사진)

국제 인권단체가 북한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을 맞아 북한의 여성인권 유린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여성의 권리를 보호하겠다는 김 주석의 약속이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제 인권단체인 ‘휴먼 라이츠 워치’는 14일 발표한 성명에서, 김일성 주석이 집권 중 여성의 권한 강화와 동등한 권리를 증진할 것을 공개적으로 다짐했음을 상기시켰습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는 지금 김 주석의 생일을 맞아 북한 정부가 여성들의 인권을 얼마나 심각하게 유린하고 있는지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단체의 필 로버트슨 아시아담당 부국장은 북한의 모든 여성들이 심각한 성 차별과 성적 학대, 폭력에 시달리는 것이 북한의 가혹한 현실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여성과 소녀들이 가정과 학교, 직장에서 성차별을 당하고 있고, 가정과 마을, 시장에서 남성들의 폭력에 시달리는 경우도 흔하다는 겁니다.

또 성 차별로 인해 여성과 소녀들이 대학에 들어가거나 군대, 노동당에 합류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휴먼 라이츠 워치는 이밖에 북한의 장마당에서 활동하는 여성들이 성폭력에 취약한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장마당을 규제하는 정부 당국자들에게 성폭행과 성추행 등을 당한 여성들은 장마당에서 더 이상 물건을 팔지 못하게 하는 보복이 두려워 신고할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로버트슨 부국장은 일상적인 차별과 유린의 악몽 속에 살고 있는 북한 여성들로서는 김 주석의 생일을 맞아 축하할 일이 하나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제는 국제사회가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여성과 소녀들에 대한 조직적인 차별과 착취 문제를 해결할 것을 촉구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휴먼 라이츠 워치는 이날 성명과 함께, 오는 10월 북한에 대한 국가심의를 진행하는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에 제출한 의견서도 공개했습니다.

탈북자들과 북한 주민들과 접촉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과의 면담을 바탕으로 작성한 이 의견서에서 휴먼 라이츠 워치는 북한 여성들이 직면한 차별과 착취, 육체적 성적 폭력에 대해 자세히 밝혔습니다.

북한의 여성과 소녀들은 여성에 대한 폭력을 용인하고 그 같은 폭력을 자신의 책임으로 돌리도록 조장하는 환경에 따르도록 강요당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한편, 서울의 탈북여성단체인 뉴코리아여성연합은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북한의 수용소 내에서 자행되는 여성인권 유린을 고발했습니다.

2002년부터 2015년 사이에 수감된 적이 있는 여성 70명을 면담한 결과에 따르면, 여성들이 구타와 고문, 영아살해, 강제낙태, 성적학대와 성폭행 등의 경험이 있었다는 겁니다.

이 단체는 북한 수용소의 여성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람들은 인신매매 등으로 중국에 갔다가 강제북송된 여성들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의 변호사단체인 대한변호사협회도 위원회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북한 내 가정폭력과 여성에 대한 성적 착취, 여성의 정치 참여와 공직 진출 제한, 고용에 대한 차별 등을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