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 지도부가 이번 주 중에 오바마케어 대체 법안을 표결에 부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요. 아직 충분한 지지표를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소식 먼저 알아보고요. 농무부가 전 퍼스트레이디 미셸 오바마 여사가 주도했던 학교 건강식단 급식법 규정을 완화했다는 소식, 또 미국 흑인들 삶의 질을 보여주는 흑인 평등 지수가 지난해보다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는 소식, 차례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오바마케어 페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공약 가운데 하나였는데요. 취임 후 100일이 지나도록 아직 공약을 지키지 못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3월에 폴 라이언 하원의장이 주도해서 오바마케어 대체법안을 내놓았는데요. 공화당 내 분열로 충분한 지지표를 모으지 못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법안을 철회하도록 지시했습니다. 오바마케어는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주도한 건강보험개혁법을 말하는데요. 형편이 안 되는 사람에게는 정부가 보조금을 제공하는 식으로 모든 미국인이 건강보험을 가질 수 있게 하기 위해 나온 법이죠.
진행자) 공화당은 정부 개입이 지나치다면서 처음부터 오바마케어를 반대했는데요. 앞서 나온 법안을 철회하긴 했습니다만, 트럼프 행정부나 의회나 아직 오바마케어 대체법안을 포기한 건 아니지 않습니까? 현재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나요?
기자) 지난주에 개정안에 합의가 이뤄졌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아직 법안 통과에 필요한 표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화요일(2일) 폴 라이언 하원의장이 밝혔습니다. 앞서 의회 전문매체 ‘더힐’은 현재 공화당 소속 하원의원 21명이 여전히 반대하고 있다고 전했는데요. 여기서 공화당 의원 가운데 한 명만 더 반대한다고 나오면 법안 통과가 불가능해집니다. 민주당 의원들은 전원 반대표를 던질 예정이기 때문이죠.
진행자) 이렇게 일부 공화당 의원이 반대하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물론 개정안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인데, 두 가지가 쟁점입니다. 기존 질환이 있는 환자 문제, 그리고 필수의료 혜택에 관한 건데요. 먼저 기존 질환 문제를 보면, 오바마케어는 보험사가 기존 질환이 있는 환자의 보험 가입을 거부하지 못하게 하지 않았습니까? 이 조항이 워낙 인기가 있다 보니까, 공화당이 앞서 내놓은 대체법안에서도 이를 그대로 유지했는데요. 하지만 현재 논의되는 개정안은 기존 질환이 있는 환자에 대해서 보험료를 올릴 수 있게 허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보험료를 부담하지 못해 건강보험을 잃는 사람이 나올 수도 있다며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필수 의료 혜택은 어떤 겁니까?
기자) 구급차 이동 치료와 응급 치료, 산모와 신생아 치료, 정신건강과 약물중독 치료, 처방약 등의 비용을 반드시 보험사가 제공해야 할 필수 의료 혜택으로 규정하고 있는데요. 일부 주의 경우, 이를 예외로 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겁니다. 이게 다 보험료와 상관이 있는데요. 라이언 하원의장은 화요일(2일) 주례 기자회견에서 뭣보다도 미국인들이 재정적으로 부담할 수 있고, 원하는 보험을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라이언 하원의장] “Remember over a thousand counties in America…”
기자) 현행 오바마케어 아래서는 선택할 수 있는 보험이 하나밖에 없는 카운티가 1천 개가 넘는다고 라이언 하원의장은 말했는데요. 독점 현상이 일어나면서 보험료가 자꾸 오르고 있다는 겁니다. 라이언 하원의장은 선택권을 넓히면서 보험료를 낮추고, 기존 질환을 가진 환자들을 보호하자는 게 공화당 법안의 목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현재 반대한다고 밝힌 공화당 의원이 21명이라고 했는데, 나머지 의원이 모두 찬성표를 던진다고 장담할 수도 없는 상황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고 하는 의원도 많기 때문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앞서 나온 법안은 강경 보수 성향의 의원들의 반대로 무산됐는데, 이번 개정안은 중도 성향의 의원들이 더 반대하고 있다는 겁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월요일(1일) 직접 의회를 찾아 의원들을 설득하기도 했습니다만, 말씀드린 대로 아직 충분한 지지를 끌어내지 못했습니다.
진행자) 만약에 이번 개정안 역시 충분한 지지를 얻지 못하면 어떻게 되나요?
기자) 이번 주에 하원을 통과하지 않으면, 당분간 오바마케어 법안이 다시 논의되기는 힘들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원이 다음 주에 휴회에 들어가기 때문인데요. 돌아와서는 조세개혁과 새 회계연도 예산안 문제에 주력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의회 전문가들 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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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앞서 오바마케어 폐지를 위한 트럼프 행정부의 노력을 살펴봤는데요. 비단 오바마케어만이 아니지 않습니까? 트럼프 행정부가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 행정부의 여러 정책을 뒤집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중단시켰던 여러 송유관 건설 사업을 재개시켰고요. 청정에너지 계획과 여러 국가기념물에 대해 재검토를 지시하는 등 환경 보호 정책도 뒤집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 가운데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가 추진했던 프로그램까지 영향을 받게 됐다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네, 건강 식단을 위한 학교 급식 기준을 완화하는 조치를 취한 겁니다. 학교 급식에서 염분을 줄이도록 한 조항의 시행을 미루게 했고요. 또 모든 곡물을 정제되지 않은 통밀로 바꾸도록 하는 조항의 경우, 이를 지키기 힘든 학교는 예외를 적용 받을 수 있게 했습니다. 또 당분이 들어간 우유도 다시 제공할 수 있게 한 겁니다. 농무부가 월요일(1일) 이 같은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는데요. 이날 버지니아 주의 한 초등학교를 방문한 소니 퍼듀 농무장관은 이제 “학교 급식이 다시 위대해지게 됐다”, 이런 표현을 썼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구호였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를 빗댄 말이죠.
진행자) 전 퍼스트레이디 오바마 여사는 미국 어린이들의 건강 문제에 많은 신경을 썼는데요. 몸을 많이 움직이자는 뜻의 ‘렛츠무브(Let’s Move)’ 프로그램을 통해 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했고요. 또 건강식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백악관 정원에 텃밭을 만들기도 했죠?
기자) 맞습니다. 나아가서 학교 급식 식단을 바꾸기 위해 노력했는데요. 미국에서 현재 3천만 명에 달하는 빈곤층 어린이들이 학교에서 무료 급식 혜택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들 학생에게는 학교 급식이 매우 중요한 건데요. 미국 어린이 5명 가운데 1명이 비만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이런 비만 문제를 해결하고, 빈곤층 어린이에게 건강한 음식을 제공하기 위해서 2010년에 건강하고 굶주림 없는 어린이들을 위한 법, ‘아동결식방지건강법’이 나왔습니다. 학교 급식에서 열량과 염분, 트랜스지방을 줄이고, 채소와 과일, 통밀을 늘리기 위한 노력이었는데요. 이를 연방 정부의 급식 지원금에 연결시켰습니다.
진행자) 아이들이 건강한 음식을 먹게 하자는 건데, 트럼프 행정부가 이번에 규정을 완화한 이유가 뭔가요?
기자) 급식 비용이 증가해서 부담을 느끼는 교육구가 많다는 게 한 가지 이유였고요. 또 아무리 좋은 음식이라도 아이들이 먹지 않으면 소용이 없기 때문입니다. 맛이 없다며 쓰레기통에 버리는 음식이 너무 많다는 건데요. 아이들이 먹지 않으면 좋은 영양소는커녕 어떤 영양소도 얻지 못하게 되지 않겠습니까? 퍼듀 장관은 일부 법 조항이 너무 지나쳤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조처에 대한 반응이 어떻습니까?
기자) 네, 건강 전문가들 사이에서 아이들의 건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특히 염분이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소금이 많이 들어간 음식을 먹으면 심장병과 고혈압, 뇌졸중이 올 수 있기 때문이죠. 현재 고등학교 급식의 경우, 염분을 1천400mg으로 제한하고 있는데요. 이는 하루 권장량의 4분의 3에 이르는 수준입니다. 원래 올해 염분을 1천80mg 이하로 줄이기로 돼 있었는데, 시행 시기를 늦춘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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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흑인 민권단체인 ‘전미도시연맹’(NUL)이 ‘흑인 평등지수’를 발표했다는 소식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흑인 평등지수’라면 미국 흑인들 삶의 질이 경제, 교육, 건강 등 분야에서 어느 정도 수준인지 보여주는 지수인데요. 올해 조사결과 지난해와 비교해 조금 나아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이 ‘흑인 평등지수’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산출하는 건가요?
기자) 네. ‘경제’나 ‘건강’, ‘교육’, ‘사법정의’, ‘사회참여’ 부분에서 흑인들 삶의 질을 측정하는데요. 백인의 수준을 100%로 잡고 각 분야에서 흑인이 백인에 비해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보여주는 겁니다. 가령 이번에 전체 평등지수가 약 72%가 나왔는데, 이건 평등한 수준에서 흑인이 백인의 72% 수준이라는 겁니다.
진행자) 달리 말하면 흑인과 백인이 얼마나 차이가 나는가를 보여주는 자료라고 볼 수도 있겠네요. 아까 전반적으로 개선된 결과가 나왔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얼마나 좋아진 겁니까?
기자) 네. 전체 평등지수는 지난번 72.2%에서 이번에 72.3%로 0.1%p 높아졌습니다. 그러니까 아주 조금 좋아진 거죠? 또 교육과 건강, 그리고 경제분야 지수도 상승했는데요. 먼저 교육 같은 경우 지난해 77.4%에서 78.2%로, 건강은 79.4%에서 80%, 다음 경제가 56.2%에서 56.5%로 상승했습니다. 그리고 유일하게 흑인이 백인을 제친 부분은 ‘사회참여’ 부분인데요. 3년 연속 100.6%가 나왔습니다.
진행자) 가장 개선된 부분은 교육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전미도시연맹은 보고서에서 고등학교를 중퇴하는 흑인 학생이 줄었고 또 학위를 따는 흑인이 증가하는 등 교육분야에서의 개선이 눈에 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반면에 지난해와 비교해서 더 나빠진 분야가 있습니까?
기자) 네. 바로 사법정의 분야입니다. 60.9%에서 57.4%로 줄었는데 보고서는 체포된 흑인들의 수가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국가통계국의 자료 집계 방식이 바뀐 것이 해당 지수를 산출하는데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보고서는 이밖에 눈길을 끄는 평가를 내놓았는데요. 바로 이렇게 각 부분에서 진전된 결과가 오바마 전 대통령 시기에 나왔다는 겁니다.
진행자) 현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지 갓 100일이 지난 터라 현 정부의 정책이 평등지수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겠죠?
기자) 맞습니다. 전미도시연맹 측은 바로 이 점을 지적하면서 현 트럼프 정부 아래서 각 분야에서 흑인 평등지수가 후퇴하는 것을 막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건 트럼프 대통령 체제 아래 흑인들의 삶의 질이 나빠지는 것을 보고만 있지는 않겠다는 경고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그밖에 보고서에서 눈길을 끄는 항목이 있으면 소개해 주시죠?
기자) 이번 보고서에서는 ‘히스패닉’, 즉 중남미계 주민들의 평등지수도 나왔는데요. 히스패닉 주민들의 전체 평등지수는 78.4%로 작년보다 개선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흑인들과 마찬가지로 히스패닉계 역시 고등학교 졸업률과 학위 취득률이 전해보다 높게 나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