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이달 초 하원을 통과한 오바마케어 대체법안이 실제로 시행에 들어갈 경우, 2천300만 명이 추가로 건강보험을 잃게 될 것이라고 의회예산국(CBO)이 분석했습니다. CBO 보고서 내용 먼저 살펴보고요. 목요일(25일) 몬태나 주에서 하원의원 보궐 선거가 실시되는 가운데, 공화당 소속 유력 후보가 기자를 폭행해 논란이 되고 있다는 소식 알아봅니다. 또 미국인들 사이에서 언론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지만, 선호하는 매체에 대한 신뢰도는 여전히 높다는 여론조사 결과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지난 4일, 공화당이 주도한 건강보험개혁법안이 연방 하원을 통과했습니다. 민주당 의원들이 전원 반대한 가운데 217 대 213으로 간신히 법안이 통과됐었는데요. 이 법안이 미국 사회에 미칠 영향을 분석한 보고서가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초당적인 연방 기관인 의회예산국(CBO)이 수요일(24일) 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는데요. 공화당 법안이 시행에 들어갈 경우, 2026년까지 건강보험이 없는 사람이 2천300만 명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현행 오바마케어를 유지하는 경우와 비교할 때 그렇다는 건데요. 지난 3월에 나왔던 초안보다는 100만 명 줄어든 겁니다. 당시 CBO는 2026년까지 2천400만 명이 보험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은 현행 오바마케어에 돈이 너무 많이 든다며 비판해왔는데요. 정부 예산 측면에서는 어떻습니까?
기자) 네, 2026년까지 연방 정부 적자를 1천190억 달러 줄일 것으로 추산했는데요. 앞서 나온 초안보다 320억 달러 적은 겁니다. CBO 보고서에 따르면, 보험료는 2018년까지 현행 오바마케어 제도보다 20% 더 늘어나고, 2019년에도 5%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는데요. 하지만 2020년부터는 보험료가 오히려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다만 보험료 인하 폭은 주에 따라서 다르다고 합니다.
진행자) 이번 의회예산국(CBO) 보고서를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갖고 기다려왔는데요. 반응이 어떻습니까?
기자) 민주당 의원들은 그럴 줄 알았다며, 공화당 법안을 일제히 비난했습니다.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주도한 건강보험개혁법을 흔히 오바마케어라고 부르는 데 빗대서 공화당 법안을 트럼프케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요.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 대표는 트럼프케어는 미국 건강보험제도의 암 같은 존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슈머 의원] “The report make clear…”
기자) 기존 질환이 있는 환자들이나 노인들은 보험료를 감당할 수 없게 되고, 수백만 명이 건강보험을 잃게 된다는 겁니다. 슈머 대표는 또 톰 프라이스 현 보건후생장관이 의회예산국장을 임명했던 점을 지적하면서, 이번 보고서의 공정성을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은 어떤가요?
기자) 공화당 법안을 주도한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오바마케어 아래서는 미국인들에게 선택권이 없다며, 새 법안을 옹호했습니다. 보험료를 낮추고 연방 정부 적자를 줄이는 것이 공화당의 목표라면서 CBO 보고서가 이를 확인해줬다는 겁니다.
진행자) 오바마케어 대체 법안이 이제 상원으로 넘어가게 되는데요. 상원에서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상원 통과 전망이 밝지 않습니다. 특히 하원 법안 그대로 통과될 가능성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상원 공화당 의원들은 건강보험개혁법안을 새로 쓰겠다고 말해왔습니다.
진행자) 오바마케어 폐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공약 가운데 하나였는데요. 민주당은 물론이고, 공화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리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강경 보수 성향의 의원들은 새 법안이 오바마케어와 별로 다를 게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중도 성향의 공화당 의원들은 오바마케어 조항 가운데 기존 질환이 있는 환자들을 보호하는 조항을 유지하길 바랍니다. 기존 질환이 있는 사람도 보험사가 가입을 거부하지 못하게 하는 조항입니다.
진행자) 이 조항이 미국인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죠? 그래서 하원에서는 이 조항을 유지하기로 했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 조항을 유지하되 기존 질환이 있는 환자에 대해서는 보험사가 보험료를 올릴 수 있도록 허용할 수 있게 각 주에 재량권을 주는 식으로 합의가 이뤄졌습니다. 대신 정부가 5년 동안 80억 달러를 들여서 보험료 감당이 힘든 사람들을 지원하기로 했는데요. 이런 액수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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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목요일(25일) 미국 서북부 몬태나 주에서 하원의원 보궐 선거가 실시되고 있습니다. 라이언 징키 내무장관이 트럼프 행정부에 합류하면서 생긴 공석을 채우기 위한 것인데요. 선거를 하루 앞두고 소동이 벌어졌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동안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보여왔던 공화당 후보가 취재 기자를 폭행했다는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된 겁니다. 영국 가디언 신문 소속인 벤 제이컵스 기자는 수요일(24일) 그렉 지안포르테 후보가 자신을 들어 던졌다며,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지안포르테 후보는 사업가 출신으로 지난해 11월에 몬태나 주지사 선거에 나섰다가 민주당 후보에게 패했습니다.
진행자) 어쩌다가 그런 일이 벌어진 건지, 당시 상황을 좀 더 자세히 전해주시죠.
기자) 제이컵스 기자가 공화당의 건강보험개혁법안에 대한 의회예산국의 보고서에 관한 의견을 듣기 위해 지안포르테 후보의 선거본부를 찾았다고 하는데요. 당시 상황을 녹음한 기록을 들어보면, 지안포르테 후보가 나중에 얘기하겠다고 말하자 기자가 나중에는 시간이 없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갑자기 큰 소리가 나는데요. 지안포르테 후보가 지긋지긋하다고 화를 내며 기자에게 나가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리고요. 기자는 “방금 당신이 날 들어 던졌다, 안경이 부러졌다, 경찰에 신고하겠다”라고 말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진행자) 후보에게 질문하러 갔다가 난데없이 폭행을 당했다는 게 기자의 주장인데요. 지안포르테 후보 측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지안포르테 후보 측은 기자가 녹음기를 들이밀며 계속 집요하게 질문했고, 먼저 지안포르테 후보의 팔을 잡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지안포르테 후보가 녹음기를 뺏으려 하자 제이컵스 기자가 후보의 팔을 먼저 잡았고, 그 과정에서 두 사람이 바닥에 쓰러졌다는 겁니다. 하지만 현장에 있었던 폭스 뉴스 기자는 지안포르테 후보가 제이컵스 기자의 목을 잡은 뒤 바닥에 쓰러뜨렸고, 주먹으로 때렸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기자에 경찰에 신고했다고 했는데, 결과가 어떻게 됐는지요?
기자) 현지 치안당국은 지안포르테 후보에게 경범죄를 적용했습니다. 6월 7일까지 법정에 출두해야 하는데요. 만약 유죄판결을 받으면 최고 벌금 500달러, 또는 6개월형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당국은 성명에서 기자의 부상 정도가 법적으로 중범죄를 적용할 정도는 아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앞서 지안포르테 후보를 지지한다고 선언했던 현지 주요 신문 두 곳이 지지를 철회했습니다.
진행자) 바로 선거 전날 이런 사건이 벌어졌는데, 오늘(25일) 선거에 어느 정도나 영향을 미칠까요?
기자) 결과가 나와봐야 알 것 같습니다. 몬태나 주는 조기 선거를 독려하고 있어서, 이번 투표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유권자들 가운데 대다수가 이미 투표를 마친 상태라고 합니다. 많게는 3분의 2 이상이 이미 투표했다는 보도도 있습니다. 몬태나 주는 지난해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시 후보가 20%p 차이로 크게 승리를 거둔 곳인데요. 이번 선거는 공화당 소속인 지안포르테 후보와 민주당 후보, 자유당 후보 3파전 양상인데, 앞서 여론조사에서는 지안포르테 후보가 한자리 수 격차로 앞섰습니다.
진행자) 비록 보궐 선거입니다만, 이번 선거에 전국적인 관심이 쏠렸죠?
기자) 그렇습니다. 공화당은 이번 선거에서 승리함으로써 내년 중간선거에서도 승리할 전망을 굳히고 싶어 합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씨 등이 지안포르테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현지를 방문했습니다. 반면에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일종의 신임 투표로 보이게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민주당 후보의 승리는 그만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그만큼 낮다는 걸 증명한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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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언론 매체에 대한 미국인들의 인식을 잘 보여주는 조사 결과가 나왔는데요. 자세히 들여다볼까요?
기자) 예. 결론부터 말씀 드리면요. 미국인들은 언론 보도에 대해 신뢰를 점점 더 잃어가고 있지만, 그 어느 때보다 적극적으로 뉴스를 따라잡고 있다, 이런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진행자) 뉴스를 믿진 않지만, 더 열심히 본다, 모순되는 결과로 들리네요.
기자) 그렇죠? 미국언론인협회와 AP 통신 등이 ‘미디어 인사이트 프로젝트’라는 공동 연구팀을 조직해서 2천 명이 넘는 미국인들에게 물었습니다. 매일 홍수처럼 쏟아지는 뉴스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느냐 고요. 그런데 겨우 17%만 보도가 정확하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니까 대부분은 뉴스를 믿지 않는 거죠. 그런데 흥미로운 건 자신이 가장 즐겨보는 언론 매체에 대한 신뢰도는 훨씬 높았다는 건데요. 절반이 넘는 응답자가 그렇게 느낀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그나마 내가 선택한 매체는 다른 매체보다 낫다, 미국인들은 그렇게 여기는 거군요.
기자) 네, 그런 인식을 보여주는 예가 또 있는데요. 언론 매체들이 도의를 지킨다고 생각하는 미국인들은 24%, 그러니까 4명 중 1명꼴이었는데, 자신이 즐겨보는 매체에 대해선 54%, 2명 중 1명꼴로 그런 평가를 내렸습니다. 또 언론이 기꺼이 실수를 인정하는 것으로 보는 응답자는 27%인 반면, 자신이 좋아하는 매체에 대해선 47%가 “그렇다”면서 후한 점수를 줬습니다. 언론사들이 실망할만한 또 한 가지 조사 결과는 젊은 사람들일수록 뉴스를 믿지 않는다는 겁니다. 40살 이상은 22%, 40살 이하는 겨우 11%가 뉴스를 신뢰한다고 답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선 언론의 대한 불신감 때문에 ‘가짜 뉴스’라는 표현도 널리 쓰이고 있는데요. 왜 이런 현상이 생긴 걸까요?
기자) 이번 조사를 진행한 미국언론인협회는 다양한 언론 매체들이 생겨나고, 당파적 색깔이 진한 매체들이 늘어난 것을 이유로 꼽고 있습니다. 여기에 일부 논평가들이나 정치인들이 반언론 정서를 부추기는 발언을 자주 하는 것 역시 한몫 한다는 설명이고요.
진행자) 언론 매체가 늘고 편향적 성격까지 더해진다면 특정 매체를 선택하는 개인들 성향도 나뉠 것 같은데요.
기자) 크게 보면 민주당 지지자냐, 공화당 지지냐에 따라 선호하는 매체도 크게 대조됩니다. 민주당, 혹은 무당파라고 밝힌 사람들은 ‘CNN’을 가장 많이 보는 것으로 조사됐고요, 공화당 지지자는 보수 성향으로 알려진 ‘폭스뉴스”를 단연 주요 매체로 꼽았습니다. 민주당 지지자들이 두 번째로 즐겨 보는 매체는 ‘뉴욕타임스’이고요, 공화당 지지자들은 ‘CNN”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앞서 미국인들이 언론을 신뢰하진 않지만, 어느 때보다도 뉴스를 많이 보고 있다고 했는데요. 통계가 있으면 소개해주시죠.
기자) 5명 중 4명이 적어도 하루에 한 번은 뉴스를 찾아본다고 답했습니다. 그리고 58%는 하루에도 몇 번씩 뉴스를 접한다고 했고요. 휴대전화나 태블릿과 같은 기기로 언제 어디서든 뉴스 검색을 할 수 있게 된 만큼 뉴스를 늘 읽고 시청하는 인구도 덩달아 늘어난 걸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부지영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