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풍경] 한국전 참전용사들, 미국 현충일 기념 행진

지난달 29일 미국의 현충일인 메모리얼 데이를 맞아 열린 워싱턴DC 퍼레이드에 한국전 참전용사들이 참가했다.

한주간 북한 관련 화제성 뉴스를 전해 드리는 ‘뉴스 풍경’ 시간입니다. 미국의 현충일인 지난달 29일, 워싱턴에서 세계 평화와 미국을 위해 희생한 참전용사들을 기리는 대규모 행진이 벌어졌는데요, 한국전 참전용사들도 참여해 큰 박수를 받았습니다. 장양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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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풍경 오디오] 한국전 참전용사들, 미국 현충일 기념 행진


지난 29일 미국의 현충일인 메모리얼 데이를 맞아 13회 ‘미국 메모리얼 데이 워싱턴 퍼레이드’가 열렸습니다.

미국인참전용사회(American Veterans Center)와 음악축제협회(Music Celebration Institut)가 매년 주최하는 이 행사는 범국민 차원의 행사로 열리고 있습니다.

1, 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 베트남전, 걸프전, 이라크전, 아프간전 등 미국이 참전한 전쟁들의 참혹성과 희생 장병들을 추모하기 위한 이날 행사는 수 만 명의 관람객들이 함께 했습니다.

행진대열에 참여하기 위해 모인 기관과 학교 단체만도 150여 개에 달했습니다.

1년 전부터 준비했다는 미 중서부 일리노이주 벌링톤센트럴 고등학교 학생들은 시작 전부터 흥분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현장음]

사우스 다코다에서 온 고등학교 기악대 역시 행진을 앞두고 전열을 가다듬는 구호를 외쳐 시선을 끌었습니다.

이들 단체는 국회의사당과 백악관을 잇는 주요 도로 1.6 킬로미터 구간에서 행진을 벌였고, 행진대열은 2시간 넘게 이어졌습니다.

가수들의 각종 공연과 주요 인사들의 인터뷰가 진행되는 가운데 행사 시작 1시간 30분이 지날 쯤 한국전 참전용사들이 등장했습니다.

이날 행사는 지역 TV방송사와 주최 측이 생중계 했는데요, 방송진행자는 한국전쟁 참전용사를 이렇게 소개했습니다.

[현장음: “More than 3,6000 Americans died during service in the Korean War often called forgotten war. Today Veterans refer to Korea as the forgotten victory…”]

“잊혀진 전쟁으로 불리는 한국전쟁 당시 미국인 3만6천 명이 전사했습니다. 오늘, 퇴역장병들이 한국의 경제성장을 불러 일으킨 그 잊혀진 승리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군용 차량에 나눠 탄 35명의 한국전 참전용사들은 시민들의 환호를 받으며 감격해 했습니다. 86세 노병 로버트 피츠 씨입니다.

[녹취: 로버트 피츠] “We never forget what price they paid for the freedom and Korea..”

군복을 입고 행사에 참석한 피츠 씨는 `VOA'에, 한국민의 자유를 위해 희생된 전우들의 죽음이 기억돼야 한다고 생각해, 그들을 위해 행사에 참여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전쟁 당시 미 극동사령부의 비밀 첩보부대였던 켈로부대 출신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80대 한인 노병은 당시 기억을 떠올렸습니다.

[녹취: 한인 노병] “켈로부대 군장이에요. 우리는 적지에 나가서 인민군들을 죽이기도 하고 도로를 파괴하기도 하고, 군 내부를 습격해서 파괴하고, 정보수집하고, 주로 적지는 판문점을 근거로 개성, 해주, 연안 이쪽 황해도, 서해안 5도가 우리 아니면 남아있지 않아요. 우리가 사수한 거예요. 한국은 그걸 몰라도..”

참전용사들을 인솔한 한국전참전용사협회의 토머스 스티븐스 회장은 행사에 2년 째 참여한다며, 후세들에게 전해줄 메시지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토마스 스티븐스] “We helped that realized is the result of our actions South Korea is free and Democratic today..”

한국의 민주화와 자유를 위해 미군 장병들이 희생됐고, 이는 미국과 한국의 굳건한 동맹을 의미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는 겁니다.

스티븐스 회장은 1985년 협회 설립 당시 회원수가 1만 7천여 명이 넘었지만 지금은 회원들이 고령으로 사망해 수가 줄었다며, 이 단체가 앞으로도 계속 명맥을 이어가길 희망했습니다.

스티븐스 회장은 한국전 정전협정 이후 지금까지 한국에서 복무한 미군 장병이면 누구나 회원자격이 있다며 참여를 독려했습니다.

지난달 29일 미국의 현충일인 메모리얼 데이를 맞아 열린 워싱턴DC 퍼레이드에서 지역 한인들이 대형 성조기를 들고 행진하고 있다.

한국전쟁을 기억하는 한국전 참전용사들의 행렬에 이어 워싱턴 지역 한인사회의 대열이 이어졌습니다.

미국인들과 한인 청년들이 태권도복을 입고 대형 태극기를 든 채 행진했고, 재향군인회 미동부 여성회는 미국인 여성들과 함께 한국전 참전국가 16개 나라의 국기가 그려진 한복을 입고 행진했습니다.

미국인 학생들은 자신들이 한국전 참전국가들을 대표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티파니] “Since Everyone dressed represent different countries it supposed to be like everyone wearing hanbok ..”

캐시라는 이름의 중국계 여성은 중국이 당시 잘못된 선택을 했지만 지금은 주요 참전국들의 관계가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캐시] “It’s a war, people do pick sides, even if they might not be the right side, Now it seems like good relation peace is good…”

행진이 벌어진 주요 도로를 거의 덮는 크기의 대형 태극기에 이어 성조기가 입장했는데요, 미국인들은 더 큰 환호로 맞이했습니다.

성조기는 ‘미-한 동맹’이라는 글이 새겨진 띠를 어깨에 두른 워싱턴한인연합회 등 한인들의 손에 들려졌습니다. 한인 유학생 심주안 씨입니다.

[녹취:심주안] “힘들지 않아요. 괜찮습니다. 감회가 새롭고요, 저희는 전쟁을 체험하지 않았지만 참여하신 분들과 함께 참여하면서 전쟁의 안타까운 일에 대해 생각 할 수 있는 시간인 것 같아요.”

다니엘 리 씨도 한국전쟁에 대해 미국인이나 젊은 한인 세대가 잘 모르고 있다면서 이번이 좋은 기회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다니엘 리] “국가의 중심에서 행진했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한-미 관계에 대해 많이 알고 있지 않아요, 한국전쟁도 많이 모르신대, 한국인들로 사회에 기여하고 있구나.. 생각했어요.”

미국 내 최대 규모 현충일 행사인 제13회 미국 메모리얼 워싱턴 퍼레이드. 이날 행진대열에 참가한 총 인원은 1만여 명, 한인들의 수는 대략 120여 명입니다.

워싱턴한인연합회 김영천 회장은 내년에도 행사에 참여할 것이라며, 미-한 동맹을 굳건히 하고 한국전쟁의 의미를 다지는 후세 교육에 힘쓰겠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장양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