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의 제국' 조지아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있는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본부 전경.

미국 곳곳의 멋과 정취, 문화와 풍물, 그리고 다양한 이야기 거리들을 찾아보는 '타박타박 미국여행'입니다. 오늘은 남부의 복숭아 산지로 유명한 조지아주를 방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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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의 제국이라 불리는 곳, 조지아

안녕하세요? 타박타박 미국여행 박영서입니다. 하루에 무려 19억 병 넘게 소비되는 음료수가 있습니다. 현재 공식적으로는 북한과 쿠바, 이 두 나라만 빼고는 전 세계 200여 개국, 전 세계 거의 모든 사람들이 즐겨 마시는 탄산음료수... 네, 짐작하셨죠. 바로 코카콜라입니다. 오늘날 그 이름만으로도 미국, 자본주의를 대변하는 상징이 되고 있는 코카콜라는 지금부터 120여 년 전 미국의 남부 조지아 주의 어느 허름한 약국에서 우연히 탄생한 거라고 합니다.

미국 곳곳의 다양한 문화와 역사, 이야깃거리를 찾아가는 타박타박 미국 여행, 오늘은 미국 남부 조지아 주로 여러분을 안내합니다.

조지아 주는 미국의 남쪽, 좀 더 정확히 말씀드리면 동남쪽에 있는 주입니다. 미국에서 제일 남쪽에 있는 곳이 워낙 휴양지로 유명한 플로리다 주인데요. 조지아 주는 바로 그 위에 있습니다.

주 면적은 15만4천km²로 북한보다 크고요. 인구는 1천만 명 정도 되는데요. 그중 백인이 약 60%, 흑인이 30% 정도 비율입니다. 한국계 미국인, 한인들은 10만 명에서 15만 명 정도로 추산되고요. 조지아 주의 주도는 '애틀랜타'라는 곳입니다. 그럼 먼저 조지아 주의 분위기는 어떤지 조지아 애틀랜타 한인회 이복선 사무장의 이야기 한 번 들어볼까요?

[녹취: 이복선 애틀랜타 한인회 사무장] "처음 여기 왔을 때 나무들이 많아서, 어디를 가든 마치 휴양지에 온 듯한 느낌이었어요. 고풍스럽고 구석구석 다닐 때마다 정말 좋더라고요. 다운타운 같은 경우는 빌딩도 많고 CNN 본부도 있고, 도시적 느낌이 들고요. 한인들 많이 사는 곳은 생활이 편리하고, 집들 보면 야드 넓고 길가는 꼬불꼬불하고 나무들이 정말 울창해요."

재밌는 건 한국에서 5년 전 조지아 주로 왔다는 김혜주 씨에게서도 똑같이 나무가 가장 인상적이었다는 대답이 나오더라고요.

[녹취: 조지아 주 거주 한인 김혜주 씨] "여기 나무가 너무 많아서, 햇살은 너무 뜨거운데, 나무 그늘만 지나가면 정말 너무 가을바람이 부는 거예요. 그래서 인상 깊었어요. 9월이요, 그때만 해도 뜨거웠는데 집안은 뜨겁고 에어컨 틀어야, 밖에 나가면 나무 그늘 지나가면 시원하고 참 인상 깊었어요"

사실 미국에서는 나무만큼 흔한 게 또 있을까 싶을 만큼 특이한 건 아닙니다. 시골이건 대도시건 웬만한 집은 다 집 마당에 나무 한두 그루쯤 심어 놓기도 하고요. 그런데도 이렇게 나무가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하는 데는 다 까닭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조지아 주는 기둥이 아름드리, 아주 굵은 나무들이 워낙 많아서 정말 웅장하고 고풍스러운 느낌을 주거든요. 날씨는 한국과 비슷하다고 하는데요.

[녹취: 김혜주 씨/이복선 씨] "사계절 다 분명하게 있는데, 겨울이 그다지 추워서 어떻게 할지 모르는 그런 날씨는 아니고요. 견딜만한 날씨예요. 한국과 다르지 않아요. 기후 좋고.. 춥지 않고 여름은 덥고 무더운데, 미국 집은 에어컨 있어서 웬만하면 덥지 않게 집 안에 있으면 여름 문제없고요"

조지아 주는 영국과의 독립 전쟁을 선포한 초기 13개 식민지 가운데 하나기 때문에 미국의 여느 동북부 주들 못지않게 역사가 꽤나 깊습니다. 또 보수적이고 종교적인 색채가 강한 남부 지역을 일컬어 '바이블 벨트'라고 하는데요. 이 조지아 주 역시 바이블 벨트에 속해 있어 보수적인 색채가 매우 강한 편입니다. 사라 박 조지아 주 귀넷 카운티 관광청 홍보관의 도움말입니다.

[녹취: 사라 박 조지아 귀넷 카운티 관광청 홍보관] "조지아 주는 보수주의 성향이 강한 기독교인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바이블 벨트 지대에 속해 있고요. 남부의 상징과도 같은 곳입니다. 정치도 보수 성향이 강한데요. 요즘은 조금 달라지는 추세긴 하지만 전통적으로 공화당 텃밭입니다."

그런데요. 혹시나 조지아 주 주민들, 배타적이지는 않을까요. 김혜주 씨는 자신의 경험담을 나눠주는데요.

[녹취: 김혜주 씨] "그런 이야기가 있죠. 남부 쪽이 보수적이고 그런 이야기 있는데, 제가 사는 곳은 백인들, 이웃 너무 좋은 분 많았어요. 정말 처음 겪은 것인데 도로에서 바퀴 문제 있었는데 진짜 지나가는 차마다 서서 도와주겠다고 하는 거예요. 그런 거 한국과는 생각도 못 할 것 정서인 것 같아요. 자기 공구까지 가져와서 너무 감사하고 한국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 아닌가..그 분 뿐만 아니라 모두 그런 거 보고 미국이 이래서 틀리구나..많이 느꼈어요"

이복선 조지아 주 애틀랜타 한인회 사무장의 설명도 한번 들어보시죠.

[녹취: 이복선 사무장] "주로 대부분 여유가 있고 그래서 대개들 친절한 편이예요. 여기가 전통적으로 공화당 쪽이기도 하거든요. 하지만 다문화 움직임 많아지고, 내년에 있을 귀넷 고등법원 판사직 선출하는데, 한국계 검사도 출마하고요. 다민족들의 진출이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또 한국분들 장학금 흑인들에게 나눠주고 상호 도와주는 역할, 교류 많고 그래요"

그런가 하면 조지아 주는 남부 지역의 산업과 경제를 든든하게 받혀주고 있어 남부의 제국이라고 불리기도 한다는데요. 실제로 델타 항공사, 뉴스 전문 방송인 CNN, 소포배달전문업체 UPS 본사 같은 굵직굵직한 기업들이 조지아 주에 들어서 있습니다. 이런 대기업들이 남부 조지아 주를 굳이 찾는 이유는 뭘까요? 빅토리아 보거스 조지아 주 경제개발처 공보담당관에게 물어봤습니다.

[녹취: 빅토리아 보거스 조지아주 경제개발처 공보관] "지정학적 요인이 큽니다. 경제적 환경도 아주 좋아요. 조지아는 매년 기업들이 활동하기 가장 좋은 곳 조사에서 한 번도 10위 밖으로 나간 적이 없습니다 또, 미 동부 지역 주들로 가기 아주 편리하고요, 교통운송 기간 시설이 아주 잘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앞서도 말씀드린 것처럼 오늘날 전 세계, 안 들어간 나라가 거의 없다는 세계적인 탄산음료, 코카콜라가 처음 탄생한 곳도 바로 이 조지아 주입니다. 코카콜라는 남북 전쟁 무렵, 존 펨버턴이라는 조지아 주 애틀랜타에 살던 약사가 우연히 만든 거라고 하죠. 지금도 조지아 주에 가면 코카콜라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다고 하는데요. 사라 박 귀넷 카운티 공보관의 이야기 들어보시죠.

[녹취: 사라 박 귀넷 카운티 공보관] "코카콜라 본사가 있고 박물관도 있어요. 코카콜라가 언제 어떻게 시작됐는지 전반적으로 즐길 수 있고, 코카콜라 라인 음료 맛볼 수도 있고요"

사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조지아 주...하면 어쩐지 남부의 시골...개발되지 않은 농촌 느낌이 강했는데요. 특히 최근 몇 년 새 자동차 회사들이 진출하는 등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면서 남부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습니다.

[녹취: 빅토리아 보거스 조지아주 경제개발처 공보관] "제조업과 농업이 조지아 주의 2대 주요 산업인데요, 최근 들어 제조업 분야 일자리가 많이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특히 자동차 산업도 많이 발전하고 있는데요, 일본, 한국, 독일 자동차 공장들이 조지아 주에 들어오면서 조지아 주의 경제가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빅토리아 보거스 조지아 주 경제개발처 공보관의 설명 들어보셨는데요. 사라 박 귀넷 카운티 관광청 공보관의 이야기도 들어보시죠.

[사라 박 귀넷 카운티 관광청 공보관] "기아자동차 현지 공장이 들어와 있고요. 남부 할리우드라고 영화와 드라마 촬영이 상당수 이뤄지고 있습니다. 대도시 중 회의가 많이 열러서 여러 가지 행사시설, 호텔 잘 갖춰져 있고요. 또 야구장과 대형 스포츠 경기장이 새로 오픈하는데요. 대도시에서 이렇게 새로 경기장을 오픈 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입니다."

타박타박 미국 여행 함께 하고 계십니다. 조지아 주의 별명은 '복숭아 주' '피치 스테이트(peach state)'라고 합니다. 왜 복숭아 주일지, 금방 짐작하셨죠? 네, 조지아 주는 미국에서 알아주는 복숭아 산지인데요. 물론 서부 캘리포니아 주가 조지아 주보다 몇 배나 더 많은 복숭아를 생산하고 있고요. 또 요즘 조지아 주의 주력 과일은 복숭아보다는 블루베리라서, 피치 스테이트라고 부르기가 살짝 애매한데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조지아 주에서 복숭아의 위상이 조지아 주의 상징을 퇴색시킬 만큼 흔들리는 건 아니라고 합니다. 조지아 주의 복숭아는 전 세계에서 가장 달고 맛있기로 유명한데요. 조지아 주 복숭아 얼마나 맛있는지 김혜주 씨 이야기 한번 들어봤습니다.

[녹취: 조지아 주민 김혜주 씨] "표현할 수 없는 맛, 종류가 다양해요. 한국처럼 황도, 백도...제가 종류 이름 다 모르는데 단단한 것부터 백도처럼 부드럽고 물기 많은 당도 높고 여러 종류 많은데 당도는 다 똑같아요. 식감이 다를 뿐 다 너무 맛있어요. 어느 계절이든 구할 수 있는데 이때 제일 맛있어요. 나올 때 어느 마켓에서 사든 너무 맛있어요"

조지아 주에 가면 이름도 복숭아를 따서 "복숭아 마을(Peach County)"라는 곳이 있는데요. 이 마을에서 생산되는 복숭아가 주 전체 생산량의 절반 이상이라고 합니다. 6월에는 조지아 복숭아 축제도 열린다는데요. 이곳에 가면 달콤하고 향긋한 복숭아 향기에 흠뻑 취하지 않을까 싶네요.

네, 타박타박 미국 여행, 약속했던 시간이 다 됐는데요. 다음 주에는 조지아 주의 또 다른 이야기 살펴보도록 하겠고요. 오늘도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박영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