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농아인들이 독일을 방문해 수화통역사 양성 과정을 견학하고 있습니다. 수화 자격증 시험과 교육 방법을 전수받을 계획입니다. 김현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농아인 5명과 통역 등 8명의 북한 농아인 대표단이 9일 일정으로 독일을 방문 중입니다.
독일에 본부를 둔 대북 구호단체 '투게더-함흥'의 로버트 그룬드 전 대표는 29일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북한 농안인들이 지난 26일 프랑크프루트 국제공항에 도착했으며, 다음달 4일까지 독일에 머물며 연수를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27일 독일의 제2 공영방송국인 ZDF를 방문해 방송 현장을 둘러보고 스튜디오에서 직접 카메라를 작동해 보는 등 현장 체험을 했습니다.
이어 독일 헤센주의 다름슈타트에 위치한 수화통역사 공인시험 교육 기관인 '헤센 교사 아카데미'를 방문해 관련 시험과 자격증 운용 제도에 대해 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녹취: 강의 현장 소리] “오늘 강연은 네 가지 주제로 분리가 되겠는데….”
북한 농아인들은 이 곳에서 국가 공인 수화자격증 시험의 개념과 응시 자격, 등록 절차, 그리고 구체적인 시험 내용에 대해 교육을 받았습니다.
강의는 독일인 강사가 수화로 설명하면 독일인 수화 통역사가 독일어로 통역하고, 이후 북한인 통역사와 수화통역사를 거쳐 북한 농아인 학생에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녹취: 강의 현장 소리]
또 북한 농아인 학생들이 강의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독일인 통역사 1명과 북한인 통역사 2명이 동석했습니다.
농아인 대표단의 독일 연수를 계획한 그룬드 전 대표는 지난 2008년 세계청각장애인연맹 특사 자격으로 북한의 조선장애인보호협회와의 협력 사업을 위해 방북했었으며, 최근까지 세계농아인연맹(WFD)의 북한 연락관 역할을 해 왔습니다.
특히 방북 당시 북한 측으로부터 청각, 시각 장애 아동과 비장애 아동을 대상으로 한 통합교육센터를 만들어 달라는 요청을 받고, 자금 조달을 위해 같은 해 11월 베를린에 '투게더-함흥'을 설립했습니다.
또 북한 당국과 협의해 평양 모란봉구역에 북한 최초의 농아 유치원을 열었으며, 청각 장애인뿐 아니라 시각 장애인의 교육과 취업을 지원하기도 했습니다.
그룬드 전대표는 그동안 진행했던 '투게더-함흥'의 북한 장애인 지원 사업을 마무리하고, 현재는 북한 장애인 관련 자원 봉사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투게더-함흥'에 따르면 북한에는 약 35만 명의 농아인들이 등록돼 있으며, 평양에만 2만 명의 농아인들이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VOA 뉴스 김현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