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스포츠 세상] 2018 러시아월드컵 출전 32개국 확정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이 지난 9월 인도 콜카타에서 2018 러시아 월드컵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안녕하세요, 세계의 다양한 스포츠 이야기 보따리 풀어드리는 ‘주간 스포츠 세상’ 오종수 입니다. 축구 좋아하세요? 세계에서 가장 큰 축구 행사, 월드컵 축구대회가 내년 러시아에서 열리는데요. 본선에 진출할 32개 팀이 얼마 전 확정됐습니다. 오늘은 월드컵 축구 이야기 함께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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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스포츠 세상 오디오] 2018 러시아월드컵 출전 32개국 확정


[녹취: 축구경기 현장음]

4년마다 열리는 월드컵 축구대회 본선은 세계에서 모인 32개 대표팀이 실력을 겨루는 행사입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 국가대항전은 아니고요. 축구협회 사이 대결입니다. 영국의 경우,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 축구협회가 따로 있는데요. 이렇게 이론적으로는 한 나라에서 여러 팀이 월드컵 본선에 나가는 것도 가능합니다.

물론 이런 이야기는 축구 종주국인 영국에만 해당되는 것이고요. 다른 나라들은 축구협회가 하나씩 있기 때문에 월드컵 축구 대표팀은 사실상 국가대표팀으로 통하죠.

[녹취: 축구경기 현장음]

내년 러시아 월드컵 본선에 나가는 대표팀들의 면면을 살펴볼까요? 먼저 축구를 잘 하는 나라들이 모여있는 유럽에서, 가장 많은 14개 팀이 본선에 진출할 수 있게 배정돼 있는데요. 이번에는 개최국 러시아와 잉글랜드, 독일, 스페인, 프랑스, 포르투갈, 폴란드, 벨기에, 크로아티아, 덴마크, 스웨덴, 세르비아, 스위스, 아이슬란드로 결정됐습니다.

[녹취: 축구경기 현장음]

이어서 남미에서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콜롬비아, 페루까지 본선 진출팀으로 확정됐고요, 아시아에서는 한국과 일본,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이란이 나갑니다. 그리고 아프리카 대륙에서는 나이지리아와 모로코, 세네갈, 이집트, 튀니지가 본선에 진출했고요. 마지막으로 북중미에서는 멕시코와 코스타리카, 파나마가 축구 최대 행사에 나서게 됐습니다.

[녹취: 축구경기 현장음]

이렇게 짜인 러시아 월드컵 본선 진출팀 명단에는 근래 대회들과 다른 부분이 눈에 띄는데요. 북중미의 축구 강호로 꾸준히 본선에 나갔던 미국이 탈락한 점, 그리고 ‘수비 축구’의 대명사로 월드컵 본선에서 4번이나 우승했던 이탈리아가 포함되지 않은 사실입니다. 이탈리아는 지난 14일 밀라노에서 열린 스웨덴과의 경기에서 0대 0으로 비기면서, 먼저 1경기를 이긴 스웨덴에게 본선 진출권을 내줬는데요. 이탈리아가 월드컵 본선에 못 나가는 건 지난 1958년 스웨덴 대회 이후 60년 만입니다.

[녹취: 축구경기 현장음]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은 단일 운동 종목에서 가장 큰 세계대회입니다. 언제 어떻게 시작했을까요? 프랑스 출신으로 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던 줄 리메 FIFA 제3대 회장 주도로 지난 1930년 우루과이에서 첫 월드컵 대회가 열렸습니다. 그래서 초창기 우승 트로피를 ‘줄리메컵’으로 불렀는데요. 리메 FIFA 회장은 프랑스군 중대장으로 전쟁에서 돌아온 뒤, 폭력을 사용하지 않는 경쟁을 통해 국가 간 화합을 도모하자는 구상에서 월드컵 축구를 시작했습니다. 미국 듀크대학교 사학과 로런트 뒤브와 교수의 말, 들어보시죠.

[녹취: 뒤브와 교수]

리메 당시 FIFA 회장은 유엔을 대신해 나라와 나라를 연결해주는 효과까지 월드컵 축구에서 모색했다고 뒤브와 교수는 설명했는데요. 세계대전 영향이 한창이던 당시 월드컵에 대한 관심은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그런데, 첫 월드컵 대회가 축구 종주국인 영국도 아니고, 줄 리메 회장 고국 프랑스도 아닌 우루과이였던 이유는 뭘까요? 당시는 전쟁으로 각 나라 경제가 큰 영향을 받은 상황이었는데요, 우루과이 정부가 첫 월드컵 대회를 유치하는 대가로 참가국의 모든 경비를 지급하겠다고 나섰던 겁니다. 그때만 해도 우루과이 축구가 세계 최강으로 꼽혔고, 1828년 브라질 제국에서 독립한 10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도 있어서 국가적인 자신감이 넘쳤던 거죠.

[녹취: 축구경기 현장음]

대회를 거듭하면서 월드컵 본선은 4년마다 대륙 별로 돌아가며 개최하는 체재로 자리잡았는데요. 최근에는 1994년 미국, 1998년 프랑스, 2002년 한국과 일본 공동개최에 이어서, 2006년에는 독일,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2014년 브라질에서 대회를 치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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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스포츠세상’, 알쏭달쏭한 스포츠 용어를 알기 쉽게 설명해드리는, 스포츠 용어 사전입니다. 오늘은 ‘골든 골(Golden Goal)’라는 말을 알아보겠습니다.

[녹취: 축구경기 득점 장면 중계음]

'골든 골', 영어 그대로 풀어보면, ‘황금 골’이라는 뜻인데요. 단 한 골로 승부가 결정 나기 때문에, 황금처럼 가치가 높다는 의미로 생긴 말입니다. 축구에서 전· 후반 각 45분, 총 90분 동안 두 팀이 승부를 가리지 못할 경우, 연장전에서 먼저 골을 넣는 팀이 이기도록 한 제도인데요. 상대 팀을 갑작스럽게 무찌를 수 있다는 뜻으로 ‘서든데스(Sudden Death)’라고 부르기도 했지만, 이 말에는 ‘죽음’을 의미하는 단어가 들어가 있기 때문에 긍정적인 용어로 바꾸게 된 겁니다.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 16강전에서 전·후반 1대1로 비기던 한국과 이탈리아의 승부가 안정환 선수의 ‘골든 골’로 한국에 넘어간 게 최근 가장 유명한 사례인데요. 이 골은 지금도 아시아 축구팬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어서, 지난 6월 아시아 축구연맹(AFC)이 선정한 ‘세계를 놀라게 한 아시아의 골’에 포함되기도 했습니다. ‘골든 골’ 제도는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폐지됐지만, FIFA가 재도입을 논의하기도 했고요. 미식축구나 아이스하키에서는 이 제도를 아직도 시행 중입니다. ‘골든 골’은 일반 사회 용어로 발전해서, ‘어떤 일을 단번에 성공시키는 가치 높은 행위’를 가리키는 말로 일반화됐습니다.

‘주간 스포츠 세상’, 월드컵 축구에 대해 이야기했고요, ‘골든 골’이 무슨 뜻인지도 알아봤습니다. 다음 주에 더 재미있는 이야기 가지고 오겠습니다. 저는 오종수였고요. 마지막으로 노래 한 곡 들려드리면서 이 시간 마무리하겠습니다. 축구장에 가면 응원가로 자주 부르는 곡입니다. '빌리지피플(Village People)'의 '고 웨스트(Go West)' 전해드립니다.

[음악: 'Go West' by 'Village Peop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