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풍경] 홍콩서 열린 북한포스터 전시회

지난해 11월 말부터 홍콩대학교 내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북한의 공공 얼굴: 20세기 선전포스터, 젤위거 콜렉션' 전시회에 걸린 작품.

한 주 간 북한 관련 화제성 뉴스를 전해 드리는 ‘뉴스 풍경’시간입니다. 홍콩에서 북한 포스터 전시회가 열렸는데요, 미국 언론이 이들 포스터에 큰 관심을 보이며 자세히 소개했습니다. 장양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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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풍경 오디오] 홍콩서 북한 포스터 전시회 개최

‘북한의 공공 얼굴: 20세기 선전포스터, 젤위거 콜렉션-North Korea’s Public Face: Twentieth-century Propaganda Posters from the Zellweger Collection ’

홍콩의 명문 홍콩대학교 내 미술관에서 지난해 11월 말부터 열리고 있는 전시회 주제입니다.

전시 품목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스탠포드대 카타리나 젤위거 연구원이 소장하고 있는 북한의 공공 포스터 25점 입니다.

미국의 뉴스전문 `CNN’ 방송은 북한 선전포스터의 최근 주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도끼로 공격을 받고 미사일이 의사당을 가리키고 있다며, 하지만 젤위거 연구원은 이들 포스터에 대해 다른 시각을 갖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젤위거 연구원은 대규모 기근이 만연했던 지난 1995 년 북한을 처음 방문했는데요, 당시 가톨릭 지원단체인 카리타스 소속으로 북한에서 처음 구호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이후 북한 각 지역을 돌며 일하다 2006 년부터 스위스 정부 산하 개발협력청의 평양사무소 소장으로 일했습니다.

지난 2011년까지 평양에 거주하며 다양한 지원사업을 벌였던 젤위거 연구원은 북한 농민들이 재배한 농작물을 시장에 내다 팔 수 있는 사유지와 생산 증대를 위한 인센티브 제도 도입 등 경제 개혁 요소를 실험하기도 했습니다.

`CNN’ 방송은 홍콩대학교 미술관 플로리안 노데 관장과 젤위거 연구원이 꼽은 북한 포스터의 특징을 하나씩 풀었습니다.

무엇보다 여성이 농업과 산업, 과학 관련 주제에 등장하는 점이 두드러진 특징이며, 포스터는 인터넷 사용이 제한된 북한사회에서 각 지역에 접근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설명입니다.

젤위거 연구원은 “지난 2008년 국세 조사를 위해 포스터가 제작됐었다”면서 “사람들은 이 포스터를 통해 인구조사 시 집에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젤위거 연구원과 노데 관장은 북한의 선전물이 북한 내 변화를 추적하는데 사용된다며, 정책이 어떻게 전달됐는지, 또 사회, 경제, 과학의 성장과 발전을 볼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표현 방식에 대해서는 1950년대 이후 지금까지 일관되게 세련된 발전을 발견하기 어렵다며, 그들만의 전통을 따르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특히 이미지의 구성이 상당히 통일됐다고 말했습니다.

젤위거 연구원은 북한은 빈곤이 심하고 주민들의 평균 수명이 짧지만 교육은 무료이고 의무라며, 북한 정부는 모든 사람들이 포스터의 구호를 읽을 수 있다고 가정해 설계한 것으로 믿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젤웨거 연구원은 `CNN’에, 북한에 있는 동안 단순한 수학을 모르는 북한 사람을 만난 적이 없다며, 북한의 문맹률이 매우 낮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에서 거주했던 외국인 여성의 경험을 토대로 한 견해와 미술 전문가의 분석들을 그림과 함께 실은 `CNN’기사는 “북한의 포스터가 무엇을 드러내고 있나” 라는 제목을 달았습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노데 홍콩대학교 미술관장은 `VOA’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손으로 그린 포스터의 성격과 품질에 주목했다며, 포스터의 예술성과 문체 구성, 색채 등을 토론하는 것이 의미가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노데 관장은 또 이번에 소개된 북한의 포스터가 농업 개발과 식품 생산 관련 포스터들로 채워졌던 만큼 등장하는 인물과 분위기도 여성과 아동이 많고, 강렬하고 진한 원색보다는 부드럽고 연한 색채라고 설명했습니다.

전시회 주제는 20세기 포스터로 국한됐지만 2007년 년도가 적힌 것들도 눈에 띠는데요, 젤위거 연구원은 `VOA’에 자신이 소장하고 있는 포스터는 1990년대 중반에서 최근까지의 것들이라고 밝혔습니다.

젤위거 연구원은 북한에 머무는 기간을 포함해 북한을 방문할 때마다 북한의 포스터를 사게 됐다며, 북한 포스터 수집을 계획한 적은 없지만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젤위거 연구원은 예술상점에서 포스터를 합법적으로 구입하고 출국시 영수증을 보여주면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카타리나 젤위거] “ I purchase the posters legally at art shops and galleries and got a receipt. When asked at departure and I showed the receipt..”

젤위거 연구원은 이렇게 모은 포스터가 총 100여점이고 이 가운데 25점에서 30점을 공개해 전시회가 이뤄졌다고 밝혔습니다.

젤웨거 연구원은 이번 전시회를 통해 외부 세계에 북한 주민들까지 악마화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점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에서 선전화를 그리다 지난 2000년 탈북한 송벽 화가는 `VOA’에 두 외국인의 설명에 공감한다고 말했습니다.

송벽 화가는 자신은 반미 내용의 선전화를 그렸기 때문에 여성이 등장하는 포스터는 그린 적이 없다고 말했는데요, 당의 정책을 알리기 위해 전국 각지에 포스터가 나붙었고 주민들은 포스터를 통해 당에 대한 충성심을 고취시켰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송벽] “(영향을) 많이 받죠, 군인 노동자들이 그걸 보고 우리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는 당과 수령을 목숨처럼 지켜야 겠다고 생각하고 이번에는 우리가 식탁이 풍족하기 위해서는 농업에 모든 것을 투자해야 겠다..”

송벽 화가는 결과적으로 주민들이 힘들어지지만 북한 주민에게는 익숙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공공 얼굴: 20세기 선전포스터, 젤위거 콜렉션’ 전시회는 이달 말까지 계속됩니다.

생생 라디오 매거진 장양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