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미사일 경보 체계 수정키로...트럼프 "사실상 DACA 죽어"

13일 하와이에서 탄도미사일이 접근한다는 내용의 잘못된 경보가 실수로 발령돼, 큰 혼란이 발생했다. 하와이 호놀룰루 도심.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 하와이에서 실수로 미사일 위협 경보가 발령돼 많은 주민이 불안에 떨었는데요. 주 당국이 재발 방지를 위한 조처를 마련했습니다. 연방 법원 명령으로 다카(DACA) 신청이 재개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상 DACA는 죽었다고 말했습니다. 세계 최대의 인터넷 사회연결망(SNS) 업체인 페이스북이 게시물 관련 원칙을 개정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하와이라면 태평양에 있는 섬으로 미국의 50번째 주인데요. 지난 주말 하와이 주민들이 매우 놀란 일이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느긋하게 주말을 즐기려던 주민들에게 미사일 위협 경보가 날아온 건데요. “하와이로 오는 탄도미사일 위협. 즉각 대피처를 찾을 것. 이건 훈련이 아님.” 이런 내용의 경고 문자가 발송된 겁니다.

진행자) 이게 하와이 시각으로 토요일(13일) 아침에 일어난 일이죠?

기자) 맞습니다. 당시 상황이 어땠는지, 현지 하와이주립대학교 김치형 교수에게 물어봤는데요. 김 교수의 말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김치형 교수] “아침 8시에 경보가 다 왔는데요. 처음에는 매우 놀랐지요. 동시에 여러 가지 생각이 들더군요. 첫째는 이게 진짜인지, 오류가 있었던 거 아닌가, 또 아니면 해킹의 문제인지, 북한의 미사일이 여기까지 날아오지 못할 텐데 어떻게 이런 경보가 울릴까, 이런 생각까지 했었습니다.”

기자) 요즘 또 남북 간에 고위급 회담이 열리는 등 대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 상황에서 북한이 과연 미사일을 쐈을까, 뭐 이런 생각까지, 많은 생각이 떠올랐다고 하는데요. 경보 내용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달리 피할 곳이 없기 때문에 차라리 담담한 심정이었다고 합니다.

진행자) 하와이 주민들이 많이들 불안에 떨었다고 하던데, 그래도 김 교수는 차분하게 대처한 것 같습니다.

기자) 네, 사실 인터넷에 보면 사람들이 고속도로에 자동차를 버리고 대피하는 모습, 놀라서 뛰어가는 모습의 동영상 등이 올라와 있는데요. 실제로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한 한인은 운전 중에 경보를 받고 인근 쇼핑센터로 피신했다고 VOA에 밝혔습니다. 그런가 하면 멀리 떨어진 가족에게 전화를 걸어 사랑한다며 마지막 인사를 전한 사람도 있었다고 하는데요. 김 교수 동료들 가운데도 많이 당황한 사람들이 있었다고 합니다.

[녹취: 김치형 교수] “대피를 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창문가를 벗어나서 빨래방이라든가, 아니면 집의 중심부에 모여 있었던 동료들도 있었고, 자기 부모님이 와계시는 동료가 있는데, 그 동료는 한국에서 오신 부모들이 하와이에서 마지막 시간을 보내겠네, 그런 생각도 했다고 합니다.”

기자) 김 교수는 경보가 오류였다는 사실을 알고 안심도 됐지만,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는데요. 정부 당국에 대한 신뢰를 해치는 일이란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어떻게 해서 이런 일이 일어난 겁니까?

기자) 네, 하와이 비상관리국 직원이 교대 시간에 단추를 잘못 눌러서 일어난 일로 확인됐는데요. 데이비드 이게 하와이 주지사는 이번 사태가 인간의 실수에 의한 일이었다며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당국자들이 실수가 일어났다는 사실을 파악하는 데는 3분도 걸리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이를 주민들에게 알리기까지 38분이 걸렸습니다. 번 미야기 하와이 비상관리국장은 실수를 바로 잡기 위한 체계가 잡혀있지 않았다며, 책임을 시인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일이 반복되면 실제 경보가 울렸을 때 주민들이 또 잘못된 경보인가 보다, 안일하게 대처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당국이 재발 방지를 위해 어떤 대책을 세우고 있는지요?

기자) 네, 앞으로 실제 미사일 발사 경보는 두 사람에 의해 작동과 확인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또 실수로 경보가 나갈 경우, 몇 초 안에 이를 바로 잡는 메시지가 나갈 수 있는 체계를 마련했다고 합니다.

진행자) 연방 정부 차원에서는 어떻습니까?

기자) 커스텐 닐슨 국토안보부 장관은 어제(14일) 폭스뉴스 선데이 프로그램에서 유감스러운 일이 일어났다며, 두 번 다시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확실히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이번에 잘못된 경보가 나갔다고 해서 주민들이 정부의 경고를 무시해선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닐슨 장관] “So I would hate for anybody not to abide by…”

기자) 닐슨 국토안보부 장관의 말 잠시 들으셨는데요. 경보는 매우 중요한 것이고, 사람들이 잘못된 결론을 내려선 안 된다는 겁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반응을 보였나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14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하와이 주 정부가 이번 사태에 전적으로 책임을 지고 있는데 기쁘다고 말했습니다. 연방 정부 역시 재발 방지를 위해 관여하겠다고 말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아는 바와 같이 “올림픽 문제 등 훌륭한 대화가 진행중”이라며 “북한과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보자”고 말했습니다.

지난달 5일 미국 워싱턴의 연방의회 앞에서 불체청년추방유예(DACA) 제도를 지지하는 시위가 열렸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함께 하고 계십니다. 미국 연방 정부가 불법체류 청년 추방유예 제도(DACA) 연장 신청을 다시 받기 시작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토요일(13일) 연방 이민국(USCIS)이 DACA 연장 신청을 다시 받는다는 내용의 글을 자체 웹사이트에 올렸습니다. 지난주 연방 법원에서 나온 명령에 따른 것인데요. 이민국은 추후 통보가 있을 때까지 연장 신청을 받는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먼저 DACA가 무엇인지, 또 어떻게 해서 다시 연장 신청을 받게 됐는지 살펴볼까요?

기자) 네, DACA는 어렸을 때 부모와 함께 밀입국한 뒤 미국에 불법으로 체류하고 있는 청년들의 추방을 유예해 주는 제도입니다. 전임 오바마 행정부 때 나온 건데요. 현재 이 혜택을 받는 사람이 80만 명에 이릅니다. 하지만 지난 9월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폐지한다면서 3월 5일까지 대안을 마련하라고 의회에 공을 넘겼습니다.

진행자) 이 때문에 논란이 일었는데요. 이에 반발해서 소송까지 나왔죠?

기자) 맞습니다. 캘리포니아와 메인, 메릴랜드 등 여러 주 정부와 대학, DACA 수혜자들이 소송을 걸었는데요. 지난 9일, 샌프란시스코 지방법원 판사는 DACA 폐지로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볼 것이란 원고 측 주장에 손을 들어줬습니다. 그러면서 관련 소송이 끝날 때까지 DACA를 유지해야 한다고 명령했습니다.

진행자) 현재 백악관과 의회 간에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데요. 상황이 어떤가요?

기자) 연방 정부 예산안과 맞물려서 진행이 잘 안 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DACA 해결과 국경장벽 예산을 연계하고 있는데요. 민주당은 반발하고 있죠.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14일) 인터넷 단문 사이트 트위터에 “DACA는 사실상 죽었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탓으로 돌렸는데요. 민주당이 DACA 해결을 원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민주당은 DACA에 관해 얘기하기만 원하고, 미군에 필요한 예산을 앗아가길 원한다며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지난주에 상원에서 초당적인 이민개혁 합의안이 나왔는데요. 별로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네요.

기자) 맞습니다. DACA 수혜자들이 궁극적으로 시민권을 딸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안에 잠정 합의했다고 공화당 의원 3명과 민주당 의원 3명이 밝혔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여기에는 국경 강화 방안과 가족 이민 문제 등이 포함된다고 하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이 제안을 거부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능력에 따라 점수를 매기고 점수가 높은 사람에게 우선권을 주는 이민 제도를 옹호했는데요. 미국을 다시 강하고 위대한 나라로 만드는 데 도움을 줄 사람들이 미국에 오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DACA 문제가 예산안 협상하고 물려있다고 했는데, 오는 19일까지 새로 예산안이 나와야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연방 정부가 임시 예산안으로 운영되고 있는데요. 이 역시 오는 금요일 19일 자정에 만료됩니다. 그때까지 정식 예산안이 나오든지 아니면 임시 예산안이라도 나와야 하는데, 협상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면서 연방 정부 폐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페이스북 앱 다운로드 페이지.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페이스북(facebook)이라면 대표적인 인터넷 사회연결망(SNS) 업체 가운데 하나인데, 지난주에 페이스북이 게시물과 관련해 중요한 발표를 했죠?

기자) 네. 페이스북에 올라가는 게시물을 ‘뉴스피드’(News Feed)라고 하는데요. 이 뉴스피드의 중심을 기업이나 사업체 그리고 언론 매체에서 나오는 것에서 가족이나 친구가 올리는 게시물로 바꾸겠다는 겁니다.

진행자) 뭘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구체적으로 설명을 좀 해주시죠.

기자) 원래 페이스북은 친구 관계를 맺은 사람들이 서로 글이나 사진 등 자료를 올려서 이걸 함께 보는 기능이 중심이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기업이나 특정 조직 그리고 언론 매체가 보내는 게시물이 더 많아졌는데, 이걸 바로잡겠다는 겁니다. 페이스북은 이런 게시물을 ‘수동적 게시물’(passive contents)라고 부르는데요. 이런 수동적 게시물을 올릴 때 마구잡이로 게시한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써서 페이스북 사용자 개개인의 취향이나 성향에 맞는 게시물을 올립니다.

진행자) 사실 페이스북 사용자들로부터 요즘 이런 게시물이 너무 많다는 불만이 나왔는데요. 이런 문제를 개선하겠다는 말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이와 관련해 최근 인터넷에 글을 올렸는데요. 조사를 해보니까 뉴스 같은 공적 게시물이 사적으로 더 많은 접촉을 끌어낼 게시물을 밀어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사용자들이 더 의미 있는 교류를 갖도록 할 게시물에 중점을 두는 것이 이번 개편의 목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저커버그 CEO는 또 이런 변화로 사용자들이 페이스북에서 보내는 시간이 줄어들겠지만, 이 시간이 더 값지게 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페이스북을 보는 시간이 줄지만, 그 시간을 더 의미 있게 해주겠다는 건데, 그런데 이렇게 사람들이 페이스북에 들어가는 시간이 줄면 페이스북의 사업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페이스북의 주된 수입원이 뉴스피드에 올라가는 광고에서 나옵니다. 광고료를 많이 받으려면 보는 사람들이 많아야 하는데요. 그런데 사람들이 페이스북에 들어가는 시간이 줄면, 아무래도 페이스북이 받을 수 있는 광고료가 떨어질 수 있겠죠? 참고로 한 해 페이스북이 광고로 올리는 수입은 40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사실, 지난해 페이스북이 논란의 중심에 서 있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바로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서 비판을 많이 받았는데요. 러시아 스캔들은 지난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 당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당선을 도우려고 러시아 정부가 개입했다는 의혹입니다. 특히 러시아와 연계된 조직들이 이를 위해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구글 같은 SNS를 이용했다는 사실이 드러나서 크게 문제가 됐습니다.

진행자) SNS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활용했다는 건가요?

기자) 네. 트럼프 후보에 유리한 가짜 뉴스, 그리고 낙태나 총기 문제 같이 미국 안에서 민감한 현안과 관련해 국론분열을 유도하는 광고나 게시물을 SNS에 대거 유포했다는 겁니다. 이를 위해 러시아 조직은 주로 SNS 업체들이 제공하는 유료 서비스를 이용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됐습니다.

진행자)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SNS 업체들이 처음에는 이와 관련해 소극적인 자세를 보여 비난을 받았죠?

기자) 그렇습니다. 별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말하거나 해당 의혹을 조사할 의지가 없다는 식으로 대응해서 질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커지는 압력에 못 이겨 결국, 자체조사에 나섰는데요. 그 결과, 러시아 조직의 활동이 사실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에 따라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SNS 업체들은 대책 마련에 나섰는데요. 페이스북의 이번 개편도 관련 대책 가운데 하나로 평가됩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부지영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