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원, 연방정부 '셧다운' 종료 합의…여성 정치력 신장 위한 ‘2018 여성행진’

척 슈머 미국 상원 민주당 대표가 22일 연방정부 폐쇄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임시예산안 처리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상원 회의장에 도착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 정부가 부분 폐쇄 상태인 가운데 22일 오후 연방 상원에서 이 상황을 해결할 단초가 마련됐습니다. 여성 정치력 신장을 목표로 하는 ‘2018 여성행진’ 행사가 지난 주말 거행됐습니다. 여성의 낙태를 합법화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이 45주년을 맞았지만 이를 둘러싼 논란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데요. 최근 워싱턴 DC에서 대규모 반 낙태 집회가 열린 소식, 이어서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연방 정부 부분 폐쇄를 풀 실마리가 생겼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연방 상원이 22일 오후 임시예산안을 통과시키기 위한 토론 종결(cloture) 방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81대 반대 18로 통과시켰습니다. 이로써 상원은 표결에서 임시예산안을 ‘필리버스터(의사방해)’ 없이 통과시킬 수 있게 됐습니다. 이번 표결에서 공화당 의원 2명과 민주당 16명이 반대했고요. 와병 중인 공화당의 존 매케인 의원만 유일하게 표결에 불참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다음 단계는 어떻게 되나요?

기자) 네, 이제 상원이 정식으로 표결에 부쳐서 임시예산안을 처리하고 이걸 연방 하원에 넘깁니다. 그럼 하원이 이걸 다시 표결 처리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여기에 서명하면 연방 정부 폐쇄가 중단됩니다. 연방 하원은 상원에서 새 임시예산안이 넘어오는 즉시 이를 처리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워싱턴 중앙 정치권이 지난 19일부터 22일까지 급박하게 움직였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19일 연방 상원이 하원에서 넘어온 임시예산안을 처리하지 못함에 따라 20일 0시를 기해 연방 정부가 부분적으로 업무를 중단했습니다. 하원은 지난 18일, 기한이 2월 16일 자정까지인 네 번째 임시예산안을 표결 처리해 상원에 넘겼는데요. 연방 상원은 토론 종결(cloture)에 필요한 60표를 확보하지 못해 임시예산안을 결국 표결에도 부쳐보지 못했습니다.

진행자) 결국 연방 상원에서 처리가 막혔던 거로군요?

기자) 맞습니다. 그래서 연방 상원이 21일, 22일 아주 바쁘게 돌아갔습니다. 민주, 공화 상원 지도부와 중도파 의원들이 막후에서 긴박하게 논의를 진행했는데요. 결국, 임시예산안 시한 연장에 민주당이 동의하면서 돌파구가 마련된 겁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처리가 지체되니까 한때 ‘핵 선택권’(Nuclear Option)을 동원하라고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지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정치적인 파장을 우려한 공화당 지도부가 이를 거부했습니다. ‘핵 선택권’이라는 것은 60표가 아니라 단순과반수로 토론을 종결할 수 있도록 규정을 변경하는 것을 뜻합니다.

진행자) 새 임시예산안 시한이 언제까지인가요?

기자) 시한이 오는 2월 8일 자정까지입니다. 2018 회계연도에 들어 미국 연방 정부는 정식 예산법안이 아닌 임시예산안으로 운영되고 있죠? 민주, 공화 두 당이 정식예산법안 마련에 실패해서 그런데요. 척 슈머 상원 민주당 대표는 이날 토론종결 표결 전 발언에서 공화당 지도부와 3주짜리 임시예산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슈머 대표는 미치 매코넬 상원 공화당 대표가 두 당이 3주 안에 쟁점 현안을 논의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쟁점 현안을 논의하기로 했다는데, 핵심 쟁점이 뭡니까?

기자) 네. 몇 가지가 있는데 역시 불법체류 청년 추방유예 제도’(DACA)가 제일 중요합니다. DACA는 어릴 때 부모를 따라 불법으로 미국에 들어와 사는 청년들의 추방을 유예해 주는 제도죠?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이 제도를 없애겠다고 선언하고 오는 3월 5일까지 대안을 마련하라고 연방 의회에 요구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DACA하고 예산하고 무슨 관련이 있나요?

기자) 민주당 쪽에서 DACA 수혜자들을 구제해 주지 않으면, 예산안 처리에 협조하지 않겠다고 해서 문제가 된 겁니다. 하원은 예산안 처리에 문제가 없는데, 상원에서는 이걸 처리하려면 토론 종결에 60표가 필요하기 때문에, 현재 상원 의석 분포로는 공화당은 반드시 민주당 협력이 필요합니다.

진행자) 그래도 지난 3일 동안 연방 정부가 전면적으로 문을 닫은 것은 아니죠?

기자) 그렇습니다. 전면 폐쇄가 아니라 부분 폐쇄였습니다. 국가안보나 치안, 사회 기능 유지에 필수적인 연방 공무원들은 업무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필수 인력 외 연방 공무원이나 계약직 직원들은 모두 업무를 중단했습니다.

진행자) 국가안보나 사회 기능 유지에 필수적인 업무라면 어떤 것들을 들 수 있을까요?

기자) 가령 국방부 소속인 군은 계속 임무를 수행하고요. 국토안보부 담당인 국경경비, 세관, 그리고 출입국 관리 업무도 계속됩니다. 또 법무부 소관인 치안 업무와 사법 업무도 중단되지 않고요. 국무부 담당인 여권이나 비자 발급 업무도 계속됩니다. 그밖에 항공관제나 송유관, 철도 안전 관리 업무, 그리고 메디케어나 메디케이드 같은 필수적인 사회보장 업무도 중단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이번 연방 정부 부분 폐쇄 사태에 대한 미국인들의 생각은 어땠나요?

기자) 정부 폐쇄 사태 해결을 위한 임시예산안 통과가 DACA보다 더 중요하다고 보는 사람이 더 많았습니다. 최근 CNN 방송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56%, 그러니까 응답자들 가운데 절반 이상이 이런 의견을 보였는데요. DACA가 더 중요하다고 답한 사람은 34%로 3명 중 1명에 그쳤습니다.

진행자) 연방 정부 부분 폐쇄가 이 번이 몇 번째였습니까?

기자) 1976년 이후 이번이 19번째였습니다. 가장 최근에는 바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지난 2013년 16일간 연방 정부가 부분적으로 문을 닫은 바 있습니다. 연방 정부 폐쇄 기간이 가장 길었던 것은 지난 1995년 말과 1996년 초에 걸쳐 21일 동안 정부가 폐쇄됐던 적이 있었습니다.

지난 20일 미국 뉴욕에서 ‘2018 여성행진’ 집회가 열렸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함께 하고 계십니다. 여성 권리 신장을 위한 ‘2018 여성행진’ 집회가 열렸다는 소식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1월 20일 워싱턴 DC, 뉴욕, 시카고 등 미국 주요 대도시와 전 세계 많은 지역에서 ‘2018 여성행진’ 집회가 열렸습니다.

[녹취: 행사 현장 음향]

기자)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 다음 날인 1월 21일, 세계 각국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인 ‘여성 행진’ 행사가 열렸는데요. 올해에도 미국을 비롯해 세계 곳곳에서 같은 집회가 열렸습니다.

진행자) 작년 행사에 상당히 많은 사람이 참석했던 것으로 아는데 올해는 어떻습니까?

기자) 네. 뉴욕에서 12만 명이 참여하는 등 미국에서만 수십만 명이 참여한 것으로 추산됐고요. 전 세계 곳곳에서 약 250건 이상의 집회와 행사가 진행됐습니다.

진행자) 올해 ‘여성 행진’이 중점적으로 내세운 구호가 뭔가요?

기자) 네. 올해 행사 주최 측이 내세운 주요 구호는 ‘여성 행진: POWER TO THE POLLS’입니다. 투표에 힘을 싣자는 의미인데요. 올해 미국에서 중간선거가 있죠? 정치권뿐만 아니라 국제사회도 미국 중간선거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관심이 많은데요. 이번 중간선거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되도록 많은 여성과 진보 후보를 당선시키자는 겁니다. 20일 이곳 워싱턴 DC 행사에서는 낸시 펠로시 하원 민주당 대표 등 많은 여성 연방 의원이 나와 여성 정치력 신장을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난 행사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반대하는 자신들의 요구를 전면에 내세웠다면 이번에는 이를 실현할 토대를 마련하겠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정치력을 키워 자신들의 요구를 실현하겠다는 겁니다. 올해 행사에서 중심이 되는 집회는 어제(21일) 라스베이스거스에서 열렸는데요. 지난해 라스베이거스에서 미국 역사상 최악의 총기 난사사건이 났고요. 또 이 지역이 2018 중간선거에서 연방 상원 판도를 결정하는 데 있어 중요한 곳이라는 이유에서입니다.

지난 19일 미국 워싱턴의 네셔널몰에서 낙태 반대 집회인 ‘생명을 위한 행진’(March for Life) 행사가 열렸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19일 수도 워싱턴 DC에서 대규모 반 낙태 집회가 진행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올해가 역사적인 ‘로 대 웨이드’(Roe vs Wade) 판결이 나온 지 45주년이 되는 해인데요. 이와 관련해 ‘생명을 위한 행진’(March for Life)이 19일 워싱턴 DC 중심에 있는 잔디 광장에서 수만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습니다. 이날 오전 11시 30분 음악공연으로 시작된 행사는 본 행사를 거쳐 거리행진 순으로 진행됐습니다.

진행자) 이 행사가 구체적으로 어떤 성격을 지닌 건가요?

기자) 말 그대로 낙태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대규모 집회입니다. 올해로 45회째를 맞았는데요. 역사적인 ‘로 대 웨이드’( Roe vs Wade) 판결이 나온 즈음에 매년 열립니다.

진행자) ‘로 대 웨이드’가 어떤 판결인가요?

기자) 네. 지난 1973년 연방 대법원에서 나온 판결인데요. 연방 대법원은 이 판결에서 여성 낙태 권리를 인정했습니다. 올해 ‘생명을 위한 행진’ 행사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폴 라이언 하원 의장, 그리고 낙태를 반대하는 연방 의원들이 연설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행한 연설에서 ‘생명을 위한 행진’을 칭송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생명이 귀중하다면서 낙태 제한 같은 생명 보호를 위한 행정부의 노력을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연설은 위성을 통해 중계됐습니다.

진행자) 이전에도 미국 대통령이 ‘생명을 위한 행진’을 위해 연설한 경우가 있었나요?

기자) 네. 이번이 네 번째입니다.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지난 1987년 전화로 지지성명을 전했고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도 2003년과 2005년에 같은 방법으로 연설했는데요. 위성을 통한 중계지만 행진 참가자들에게 직접 연설한 건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입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낙태에 반대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에는 낙태 권리를 지지한다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지난 2016년 대통령 선거 기간 낙태에 반대한다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낙태에 반대하는 연방 대법관을 지명하겠다고 약속했고요. 또 취임한 뒤에 낙태를 지원하는 해외 비정부기구(NGO)에 대한 연방 예산지원을 중단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최근에 연방 보건후생부에 낙태 정책과 관련해 눈길을 끄는 부서가 설치됐다는 보도도 있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연방 보건후생부 민권국(Office of Civil Rights) 아래 ‘양심과 종교적 자유’(Conscience and Religious Freedom)를 담당하는 부서를 신설했습니다. 이 부서를 통해 낙태에 관여하지 않을 권리를 민권 차원에서 보장하겠다는 건데요. 반 낙태 진영에서는 이 소식을 크게 반기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