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스포츠 세상] 존스, 게레로, 토미, 호프먼 야구 '명예의 전당'행

올해 야구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린 4명의 선수들이 25일 미국 뉴욕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왼쪽부터 블라디미르 게레로, 트레버 호프먼, 치퍼 존스, 짐 토미.

세계의 다양한 스포츠 이야기 전해드리는 ‘주간 스포츠 세상’ 오종수입니다. 야구 ‘명예의 전당’에 치퍼 존스(Chipper Jones), 짐 토미(Jim Thome), 블라디미르 게레로(Vladimir Guerrero), 그리고 트레버 호프먼(Trevor Hoffman)이 새롭게 이름을 올렸습니다. 미국 메이저리그 선수로 크게 활약한 이들 넷이 야구 역사에 한 획을 그은 것으로 영원히 기록되는 건데요, 명예의 전당이 어떤 곳인지, 네 사람은 어떤 업적을 남겼는지, 자세히 소개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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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스포츠 세상 오디오] 존스, 게레로, 토미, 호프먼 야구 '명예의 전당'행

야구 ‘명예의 전당’은 미국 뉴욕주 쿠퍼스타운에 있는 기념 시설입니다. 야구역사박물관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인데요. 역사에 남을 명선수뿐 아니라, 감독, 구단주 등을 비롯해 기자, 방송 해설자 등 야구 발전에 기여한 특별한 사람들을 기리려고 만든 공간입니다. 그래서, 명예의 전당에 들어가는 것을 야구인들은 최고의 영예로 여깁니다.

여기에 들어갈 사람들은 원칙적으로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가 매년 투표로 결정합니다. 야구 ‘원로위원회’로 통하는 ‘시대별 협회(Era Committees)’ 논의로 선수 외 야구인이나, 투표 자격을 갖추지 못한 예외적인 선수를 추천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어느 쪽이든 조건이 아주 까다롭습니다. 야구기자협회 투표 대상은, 메이저리그에서 10년 이상 뛰고 은퇴한 지 5년이 지난 사람들 가운데 심사를 거쳐 후보를 세웁니다.

후보에 올랐어도 최종적으로 ‘명예의 전당’ 헌액 주인공이 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 해 전체 투표의 75% 이상 얻어야 하는데요, 거기 못 미칠 경우는 다음 해 후보 명단에 포함돼서 최장 10년 동안 투표 대상이 되지만, 계속 뽑히지 못하고 10년이 지나면 후보에서도 탈락합니다. 그리고, 10년이 안 됐더라도 5% 미만 득표하면 후보 자격을 잃습니다.

[녹취: 야구장 관중 함성]

야구기자협회는 지난 1936년 쿠퍼스타운에 ‘명예의 전당’이 문을 연 직후, 베이브 루스, 타이 콥, 호너스 와그너, 크리스티 매튜슨, 월터 존슨 등 초창기 전설적인 선수 5명을 첫 헌액자로 발표했습니다. 이후 베이브 루스와 타이 콥 못지않은 쟁쟁한 야구 선수들이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데요.

지난 시즌을 기준으로 지금까지 메이저리그에서 한 번이라도 뛰어본 선수는 1만8천여 명입니다. 이 가운데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경우는 이번에 발표된 4명을 포함해 220 여명에 불과합니다. 1%를 약간 넘는 수치인데요. 100명 가운데 1명만 겨우 이름을 올릴 수 있는 대단한 영예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메이저리그 선수 외 야구인과, 예전 흑인리그 참가자 등 여타 기념할 만한 선수들 약 100명이 함께 야구 ‘명예의 전당’에 들어갔습니다.

야구기자협회는 지난 24일, 치퍼 존스, 짐 토미, 블라디미르 게레로, 트레버 호프먼 네 명을 올해 ‘명예의 전당’ 헌액자로 발표했는데요. 올해 투표는 전년부터 후보 자격을 이어온 배리 본즈, 로저 클레멘스, 매니 라미레스, 커트 실링 등 14명과, 새로 후보가 된 앤드루 존스, 자니 데이먼, 그리고 일본 출신 마쓰이 히데키 등 19명을 포함한 총 33명이 대상이었습니다. 이 가운데 게레로는 전년의 실패를 딛고 두 번째 후보에 올라 ‘명예의 전당’ 주인공이 됐고요, 호프먼은 세 번 도전 끝에, 그리고 존스와 토미는 후보가 된 첫해에 헌액의 영광을 안았습니다. 오는 7월 쿠퍼스타운에서는 앞서 '시대별 협회'를 통해 입성이 확정된 앨런 트라멜, 잭 모리스와 함께 이들의 얼굴 부조와 관련 기념물을 설치하는 공식 헌액식을 여는데요. 이 일정은 연중 최대 야구 행사 중 하나이자, 뉴욕 일대 지역 축제이기도 합니다.

영광의 주인공 치퍼 존스는 지난 1990년대, 메이저리그 양대리그 가운데 내셔널리그에서 압도적인 성적을 올리던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한 팀에서만 뛴 선수입니다. 그만큼 연고지 애틀랜타와 조지아주를 비롯한 미국 동남부에 골수 팬이 많은데요, 통산 0.303의 타율에 468홈런을 기록했고, 수비 위치별로 가장 뛰어난 선수를 정하는 ‘올스타’에 8차례나 뽑혔습니다. 그리고 1999년 내셔널리그 최우수선수상(MVP)을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명예의 전당’의 또 다른 새 주인공 짐 토미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필라델피아 필리스, 시카고 화이트삭스, 그리고 미국 수도 워싱턴 DC 인근 연고팀 볼티모어 오리올스 등에서 활약한 대표적인 홈런타자입니다. 612개 홈런으로 통산 순위 8위에 올라있는데요, 특히 40개 이상 홈런을 친 시즌이 6번이나 됩니다. ‘올스타’에도 5번 뽑혔습니다.

세 번째 소개해드리는 ‘명예의 전당’ 새 주인공, 블라디미르 게레로 역시 대표적인 홈런 타자인데요, 발도 빠르고 어깨까지 강해서 인기가 높았습니다. 처음 후보가 된 지난해 투표에서 ‘명예의 전당’ 헌액 기준인 75%에 약간 못 미치는 71.7% 표를 얻어 아쉬움을 삼켰는데요. 캐나다 연고팀인 몬트리올 엑스포스와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 등에서 뛰면서, ‘올스타’에 9번 뽑히고 2004년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상(MVP)을 탔습니다. 아들인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가 최근 유망주로 주목 받으면서 부자가 함께 주요 스포츠뉴스에 등장하는 중입니다.

게레로는 특히 메이저리그 선수 생활 내내 라틴계 출신 최고의 야수로 각광받았습니다. 그래서, 이번 ‘명예의 전당’ 헌액 발표를 미국 내 남미계 주민 사회는 물론, 중남미 각국의 야구 팬들이 크게 반기고 있습니다.

마지막 올해 '명예의 전당' 헌액자 트레버 호프먼은 주로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에서 뛰면서 메이저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활약했습니다. 팀이 이기는 경기에 나와서 그대로 승리를 확정시킬 경우 기록하는 '세이브'를 18시즌 동안 601개나 쌓았고요, ‘올스타’에도 7번 뽑혔습니다.

이번에 후보에는 올랐지만, ‘명예의 전당’ 헌액이 좌절된 선수들 가운데 이들 네 선수보다 성적도 월등하고, 인기도 많은 경우가 있습니다. 배리 본즈와 로저 클레멘스가 대표적인데요. 본즈는 전설적인 ‘홈런왕’ 베이브 루스와 행크 애런을 넘어 762개 홈런을 기록했습니다. 리그 최우수선수상(MVP)도 7번 받았습니다. 그리고 클레멘스는 리그 최고 투수에게 주는 ‘사이영’ 상을 7번이나 타고, ‘올스타’에는 11번이나 뽑혔는데요, 이렇게 화려한 기록을 남긴 선수들이 ‘명예의 전당’에 가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요?

바로 약물 파동 때문입니다. 본즈와 클레멘스, 두 선수 모두 선수생활 중 불법약물을 사용한 일이 드러났는데요. 성적은 훌륭하지만, 깨끗하고 정당하지 않은 기록으로 야구기자들이 판단하고 있는 겁니다. 두 선수는 올해로 6년째 ‘명예의 전당’ 후보였는데요, 앞으로 남은 4번의 기회에서도 75% 득표를 못 하면 후보 자격마저 잃게 됩니다.

미국 프로농구 NBA 득점왕 캐빈 듀란트가 지난해 6월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서 열린 가두행진에서 MVP트로피를 들어보이고 있다.

‘주간 스포츠세상’, 알쏭달쏭한 스포츠 용어를 알기 쉽게 설명해드리는, 스포츠 용어 사전입니다. 오늘은 앞서 나온 ‘MVP’이라는 말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MVP는 ‘가장 가치 있는 선수’를 가리키는 ‘Most Valuable Player’의 영문 약자입니다. 한국어로는 보통 ‘최우수선수’라고 번역하는데요. 말 그대로, 일정 기간 진행된 운동 경기에서 가장 우수한 성적을 거둔 선수를 말합니다. 야구뿐 아니라 스포츠 각 종목에서 두루 쓰이는 말이고요, 일반 직장이나 사회단체에서도 가장 성과가 좋은 사람을 MVP로 지칭하기도 합니다.

‘주간 스포츠 세상’, 2018년 야구 ‘명예의 전당’ 헌액자들 이모저모 살펴봤고요, ‘MVP’가 무슨 뜻인지도 알아봤습니다. 다음 주에 더 재미있는 이야기 가지고 오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음악 들으시겠습니다. 오늘의 주제, ‘명예의 전당’이 영어로 Hall of Fame인데요. Irene Cara가 부르는 Fame, ‘명성’이라는 제목의 노래 전해드립니다. 지금까지 오종수였습니다.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음악: ‘Fame’ by Irene Ca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