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어제(30일) 첫 번째 국정연설을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연설에서 강한 미국과 초당적인 협력을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민주당 측은 대통령 국정연설에 차가운 반응을 보였다는 소식으로 꾸며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인데요. 어제(30일) 저녁 미국인들의 눈과 귀는 대통령 국정연설에 쏠렸죠?
기자) 그렇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동부시각으로 어제(30일) 저녁 9시 연방 의회에서 국정연설(State of the Union)을 했습니다. 지난해 2월 말에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 의회 상, 하 합동회의에서 연설한 바 있습니다만, 국정연설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진행자) 어제 국정연설에는 누가 참석했습니까?
기자) 네. 일부 민주당 의원이 불참하기도 했습니다만, 연방 의원 거의 전원이 참석했고요, 연방 대법관, 합참의장, 그리고 내각 각료들이 배석했습니다. 연방 대법원 쪽에선 존 로버츠 대법원장,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닐 고서치 대법관 등 모두 4명이 참석했습니다. 그 밖에 특별히 대통령이 초대한 손님도 참석했는데요. 자원봉사자, 폭력 조직 피해 유족, 군인, 공무원, 탈북자 등 면면이 다양했습니다. 여기에 불법체류 청년 추방 유예 프로그램인 다카(DACA) 대상자, 지난해 허리케인 복구 문제로 트럼프 대통령과 각을 세웠던 카르멘 율린 크루즈 푸에르토리코 산후안 시장 등도 민주당 초대로 국정연설을 지켜봤습니다.
진행자) 미국 안에서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이목이 대통령 국정연설에 집중됐는데, 어제(30일) 연설에서 어떤 말이 나왔는지 차근차근 짚어보죠?
기자) 네. 먼저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년 많은 성과가 있었다고 운을 땠는데요. 그러면서 시민들을 위해 헌신한 미국의 ‘영웅’들을 언급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기자) 허리케인 피해 지역에서 용감하게 구조활동을 펼친 헬기 조종사, 캘리포니아 산불 진화 과정에서 많은 인명을 구한 소방관 등의 이름을 일일이 언급하면서 이들의 활동을 치하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사람들은 어제(30일) 연설에 모두 참석했는데요. 청중이 이들에게 모두 기립박수를 보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총을 맞고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스티브 스컬리스 의원도 소개했습니다.
진행자) 스컬리스 의원은 야구를 하다 괴한의 총을 맞았었죠?
기자) 네. 총을 맞고 어려운 수술을 거쳐 겨우 목숨을 건졌는데요. 이날 많은 박수를 받았고요.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총격 현장에서 용의자를 제압한 알렉산드리아시 경관들도 영웅이라고 칭찬했습니다. 이렇게 미국의 영웅들을 언급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년 동안 자신이 쌓은 치적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기자) 자신이 취임한 이래 제조업에서만 20만 개 등 미국 안에서 모두 240만 개의 일자리가 추가됐다는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임금이 오르고 실업률이 기록적으로 낮은 수준을 기록하는 등 안전하고 강하며 자랑스러운 미국을 만들어나가고 있다고 자평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이 지난해 말 대규모 감세를 골자로 하는 세제개혁안을 통과시켰는데, 여기에 대한 언급은 없었나요?
기자) 물론 나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몇 가지 구체적인 감세 항목을 언급하면서 이를 통해 기업들뿐만 아니라 많은 미국인이 큰 혜택을 볼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건강보험 프로그램인 오바마케어의 의무가입 조항을 없앤 것을 큰 치적으로 내세웠습니다.
진행자) 어제 국정연설을 보니까 이렇게 취임 1년 평가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경제와 세제개혁안을 중심으로 자신의 치적을 조목조목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밖에 규제 철폐, 미국의 가치를 수호할 연방 대법관 지명, 그리고 석탄, 석유 증산 등 에너지 자립을 위한 조처들도 치적으로 내세웠습니다.
진행자) 자, 국정연설에서는 지난 1년 평가 외에도 앞으로의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부분이 있는데, 이 부분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는지 점검해 볼까요?
기자) 네. 대내 부문과 대외부문으로 나눠서 살펴보죠. 먼저 대내 부문에서는 역시 이민개혁 문제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민개혁과 관련해서 네 가지 항목을 제시했습니다. 바로 ‘드리머’(dreamer)들의 구제, 국경보안 강화, 비자 추첨제 중단, 연쇄 이민 폐지입니다.
진행자) 드리머는 바로 DACA와 관련이 있죠?
기자) 맞습니다. 어릴 떼 부모를 따라 불법으로 미국에 들어와 사는 청년들을 말하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30일) 연설에서 이들을 구제해 주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국경을 지키고 합법 이민을 제한하겠다는 기존 방침에는 변화가 없는 것 같군요?
기자) 물론입니다.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세우겠다고 확인했고요. 추첨으로 미국 영주권을 주는 제도를 중단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연쇄 이민(chain immigration), 그러니까 미국 시민이 된 사람이 자신의 친척을 미국에 부를 수 있는 제도도 없애겠다고 했는데요. 특히 이 연쇄 이민 중단 항목을 대통령이 언급할 때 민주당 쪽에서 야유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이민개혁 관련 부분은 새로울 것이 없는 내용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최근 백악관이 이민개혁안을 내놓았는데, 거기에 다 들어가 있는 내용입니다. 그밖에 대내 부문과 관련해서는 처방 약값을 큰 폭으로 내릴 것이다. 마약성 진통제 남용에 강력하게 대처하겠다. 범죄자들에게도 새로운 기회를 주기 위한 사법개혁을 단행하겠다는 약속도 나왔습니다.
진행자) 올해 트럼프 행정부가 중점을 둘 분야 가운데 하나로 사회기반시설 투자가 있는데요. 이 부분도 언급이 됐나요?
기자) 물론입니다. 낙후된 교량, 전력망 등을 확충하기 위해 1조5천 억 달러를 투자하겠다면서 연방 의회에 관련 법안을 통과시켜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진행자) 다음 대외 부분으로 넘어가 볼까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나 러시아 등 외부에서 오는 위협에 대비해 강력한 힘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강력한 힘을 기르기 위해 국방예산을 제한하는 항목들을 없애달라고 연방 의회에 요청했습니다. 대통령은 또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준동하던 이슬람 수니파 무장조직 IS에 승리했다고 강조했는데요. 이 부분에서 특히 테러분자들을 수감하고 있는 관타나모 수용소를 언급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진행자) 관타나모 수용소는 전임 오바마 행정부가 점진적으로 폐쇄하겠다고 공약하지 않았었나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의회의 반대로 오바마 전 대통령이 공약을 지키지 못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국정연설 직전에 관타나모 수용소를 계속 유지하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면서, 테러분자들을 석방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밖에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한 조처의 정당성을 강조했고요. 해외 원조와 관련해서는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는 나라에만 원조를 제공하겠다는 원칙을 다시 확인했습니다.
진행자) 이란 핵 합의도 중요한 현안 가운데 하나인데, 이와 관련해서는 어떤 말이 나왔습니까?
기자) 이란 핵합의를 재검토해 달라고 연방 의회에 요청한 사실을 주지시켰고요. 이란이나 쿠바, 베네수엘라 등 자국 시민들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나라에 미국 제재를 가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밖에 대외 무역에 관련된 언급도 있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공정하고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무역 협정을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자, 또 관심을 끌었던 것이 북한 문제였는데, 어제(30일) 연설에서 북한도 언급됐나요?
기자) 네, 부패하고 잔혹한 북한 정권이 미국을 위협하고 있다면서, 최대한의 압박을 가해 북한이 미국을 위협하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런데 북한 문제와 관련해 어제(30일) 세 사람의 초대 손님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바로 오토 웜비어 씨의 부모와 탈북자 지성호 씨입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기자) 대통령은 먼저 북한에 구금됐다가 미국에 귀환한 뒤 사망한 버지니아대학 학생 오토 웜비어 씨를 언급하면서 잔혹한 북한 정권에 웜비어 씨가 희생됐다고 말했습니다. 웜비어 씨의 부모는 눈물을 흘리면서 대통령의 연설을 지켜봤는데요. 청중들은 두 사람에게 기립박수를 보냈습니다. 다음 트럼프 대통령은 탈북자 지성호 씨를 언급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기자) 지성호 씨는 북한에서 굶주림으로 식량을 구하다 다리와 팔을 잃은 지 씨의 사연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지 씨는 북한을 탈출해 한국에 살면서 북한인권 단체를 이끌며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데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언급하자 가지고 있던 목발을 높이 쳐들어서 큰 박수를 받았습니다.
진행자) 계속해서 국정연설 관련 소식인데요. 어제(30일) 연설이 상당히 길게 진행됐죠?
기자) 그렇습니다. 1시간 20분 동안 진행됐는데요. 역사상 세 번째로 긴 연설로 기록됐습니다. 가장 긴 연설은 지난 2000년 당시 빌 클린턴 대통령의 국정연설이었는데 당시 1시간 28분이 걸렸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 말미에 미국 시민을 위한 이상을 언급하면서 미국이 번영할 것이며 실패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하며 연설을 마무리했습니다.
진행자) 연설이 진행될 때 민주당 쪽 반응은 어땠습니까?
기자) 연설 중에 기립박수를 보냈던 공화당 의원들과는 달리 민주당 의원들은 굳은 표정으로 앉아서 거의 박수도 치지 않았습니다. 단지 민주당 흑인 의원들이 트럼프 대통령이 흑인 실업률이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고 말한 부분에서만 일어나 박수를 보내는 정도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30일) 연설에서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화합을 강조했는데요. 하지만, 연설이 끝난 뒤에 민주당 의원들의 반응은 대부분 냉소적이었습니다.
진행자) 이날 국정연설을 시청한 일반 미국인들은 어떻게 보고 있나요?
기자)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이 나왔습니다. CBS 방송이 실시한 조사 결과, 4명 중 3명이 이번 국정연설을 좋게 봤고요. CNN 방송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3명 중 2명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매우 긍정적으로 본다", "어느 정도 긍정적으로 본다"는 응답자의 비율이 70%로 나온 건데요. 하지만 이전 바락 오바마 대통령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입니다. 2010년 오바마 당시 대통령의 첫 국정연설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은 78%에 달했습니다.
진행자) 대통령 국정연설이 진행된 뒤에는 야당에서 반박연설을 하지 않습니까? 올해는 민주당 쪽에서 누가 나왔나요?
기자) 조셉 케네디 3세 연방 하원 의원이 반박 연설을 했습니다.
[녹취: 케네디 의원]
기자) 케네디 의원은 매사추세츠주에 있는 한 직업학교에서 연설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1년이 혼란과 분열의 시기였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시민을 보호하고 있던 가치들을 훼손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케네디 의원이 명문가인 케네디 집안의 후손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할아버지가 로버트 케네디 전 법무부 장관입니다. 로버트 케네디 전 장관이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동생이니까, 케네디 의원은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조카 손주가 되는데요. 현재 민주당 안에서 기대를 받는 차세대 주자로 평가됩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