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풍경] 부시센터, 탈북민 장학생 선발

지난 2014년 3월 북한 인권법 10주년을 맞아 조지 부시 전 미 대통령이 탈북민 5명을 초청해 환담을 나눴다. 왼쪽부터 김조셉, 최한나, 조진혜, 조지 부시 전 대통령, 엄 모 목사, 그레이스 김 씨.

한 주 간 북한 관련 화제성 뉴스를 전해 드리는 ‘뉴스 풍경’ 입니다. 미국의 조시 부시 전 대통령과 로라 부시 여사가 설립한 부시센터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탈북자 장학생을 선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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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풍경 오디오] 부시센터, 탈북민 장학 신청 접수

“내 인생의 과거와 현재를 통하는 너무나 의미로운 강이 있습니다. 그냥 지구상에 있는 강일 뿐인데 왜 이 강은 나에게 두려움과 슬픔이었을까요? 아마도 그 것은 나 역시 압록강을 건넜던 이들 중 한 명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그 강은 내 마음 한 구석에 상처로 그리고 내 뒤로 남겨둔 이들을 위해 내가 똑바로 서도록 만듭니다.”

열아홉살 난 탈북 여고생이 대학 지원에 필요한 수필의 주제로 자신의 탈북기를 써냈습니다.

아버지와 함께 압록강을 건너던 당시 기억과 감정이 여전히 가슴에 남아 있고, 남겨둔 북한의 `동포’들을 위해 의사가 되고 싶어하는 심경이 담겼습니다.

사춘기 소녀였던 데비 김 양이 난민으로 정착한 지 3년 만에 올 가을 어엿한 대학생이 됩니다.

미 중서부 시카고시 글렌뷰사우스 고등학교 3학년인 데비 양은 이미 4개 대학교로부터 합격통지서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데비 양이 가장 가고 싶은 대학은 올 봄 합격 여부가 발표되는 노스웨스턴대학입니다. 이 학교에서 생의학 공부를 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데비 양은 이 대학 진학에 도움이 될 것 같아, 반드시 치르지 않아도 되는 면접시험을 지난 31일 마쳤습니다.

[녹취: 데비 김] “그리고 또 다른 질문들도 많았어요. 제가 파티를 하는데 두 사람을 초청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을 초청하겠냐 해서, 저는 저희 할머니랑 중학교 베스트 프렌드, 할머니에게는 하고 싶은 말도 많고, 친구 만나면 미국으로 오라고, 공부 열심히 해서 조국을 가꿔보자고 이야기 하고 싶어서요.”

데비 양은 1년 학비가 5만 달러인 이 학교 진학에 필요한 학비 마련에 도움이 될 것 같아 부시센터 탈북자 장학금 프로그램에 지원하게 됐습니다.

가족의 생계를 위해 교회에서 사찰집사로 일하는 아빠에게 도움이 되고 싶은 심정입니다.

[녹취: 데비 김] “아빠가 걱정하지 말라고..근데 전 알아요 가족 상태를, 근데 아빠는 제 공부시키고 싶어서 저 가고 싶은데 가라고 했어요.”

데비 양은 장학금을 받아서 부모님 걱정도 덜어드리고 자신의 꿈도 이루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2009년 미국에 난민으로 입국해 현재 미 동북부 뉴욕주 로체스터에서 대학에 재학 중인 20대 남성 저스틴 서 씨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장학금을 신청했습니다.

올해 몬로 커뮤니티칼리지를 마치고 로체스터 공과대학에 편입할 예정인 서 씨는 사이버안보 전문가를 꿈꾸고 있는데요, 서 씨가 대학교에 진학한 이유는 두 가지 입니다.

[녹취: 저스틴 서] “내가 나이가 40-50되면 아무래도 지금처러 힘도 없을 거고요, 힘들 거고요. 두 번째로는 내가 어느 정도 생활이 보장돼야 다른 사람도 도와줄 수 있잖아요. 그런 것 때문에 공부 시작했어요.”

IT 분야가 적성에도 맞고 향후 직업을 얻기에도 유리하다고 판단했다는 서 씨는 부시센터로부터 총 2천 달러를 지원 받고 있습니다.

서 씨는 연방정부의 학자금 융자프로그램으로 학비를 모두 충당하지 못했었는데 매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저스틴 서] “여러모로 애써주시는 게 너무 고맙고, 지원해 준다니까 너무 고맙죠. 미국에 온 사람들은 30대까지는 공부 해야겠죠. 젊어서 공부해서 늙어서 편안하게 살려면요.”

버지니아주 리치몬드에서 해산물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30대 탈북 여성 데보라 최 씨는 그동안 묻어둔 만학의 꿈을 다시 피울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녹취:데보라 최] “제가 전에 공부를 하다가 결혼과 출산이 겹치면서 그만뒀었거든요. 계속 공부는 하고 싶었는데, 그 기회를 찾고 있었는데 이번에 막내가 가을에 킨더 들어가면서 이젠 잠깐 나는 거 같기도 하고 그리고 애들도 학교 들어가고 해서, 제가 애들한테 공부하라고 하라고 하는 잔소리 보다는 애들 앞에서 제가 먼저 책을 펴서 공부하고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제가 학교 찾아다니고 했었거든요”

데보라 씨는 지난 2006년 입국했는데요, 그 때부터 결혼하기 전 까지 쉴틈 없이 일과 학업을 병행했었습니다.

코피를 흘려가며 간호학을 공부했고, 변호사 사무실에서 일하며 인권변호사의 꿈도 꿔봤던 최 씨는 비즈니스 스쿨에 진학하고 싶어 지원하게 됐습니다.

[녹취: 데보라 최] “전공은 제가 하는 일이 작은 비즈니스 하고 있어서 비즈니스 쪽을 하고 싶거든요, 그래서 더 현명하게 지해롭게 이 나라 경제를 더 알아가면서, 비즈니스 운영하는 데도 더 나중에 더 안목을 넓혀서..”

최 씨는 부시센터의 장학금이 탈북자들에게 매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오래 전 자신처럼 일과 학업을 병행해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포기하고 싶은 때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자신도 오래 전 재정 지원이 있었다면 학업을 포기하지 않았을 거라고 말하는 최 씨는 부시센터의 장학금 프로그램이 탈북자들에게 용기와 격려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특별히 탈북자들이 꿈을 이뤄가는 일은 북한 주민의 인권과 관련된 것이기에 더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데보라 최]”북한 사람들 배울 수 있도록 해주는 기회를 주는 것 만으로 저희를 지햬롭게 교육을 시켜서 북한 사람을 일으켜 세울 수 있는 리더로 준비해주시는 큰 역할을 해 주시는 거거든요. 솔직히 저희는 세뇌교육을 갇힌 땅에서 받다 보니 모르는 게 많고 몰라서 당하는 게 많고 해 가지고, 나와있는 저희들이 각성해서 교육받고 배우고 깨우치고 해가지고, 나중에 같은 고생하는 북한 동포를 일으켜 세울 수 있고 같이 이끌어 나갈 수 있는 리더도 경제 정치 다양한 예술 이런 방면에서 저희가 그 사람들을 이끌어 갈 수 있는 리더로 준비될 수 있게 두움을 주시는거라…”

최 씨는 퇴임 후에도 탈북자들에게 큰 힘이 되어 주고 있는 부시 전 대통령에게 고마운 마음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부시대통령센터 정책연구소의 탈북자 장학금 프로그램은 미국 영주권자이거나, 탈북자의 자녀로 난민이거나 합법적 이민자인 사람들이 대상입니다.

한국이 국적인 탈북 유학생은 신청할 수 없는데요, 한국에는 탈북자를 대상으로 하는 장학재단이 미국에 비해 매우 많기 때문이라는 게 부시센터의 설명입니다.

부시센터는 매년 2만 5천 달러를 기부받아 탈북 장학생들에게 지급하는데요, 지난해의 경우 8명이 혜택을 누렸습니다.

1인 최대 수령액은 1만 5천 달러로, 지난해의 경우 7천 달러가 한 명에게 지급된 최고 금액이었습니다.

부시센터의 편지은 인권담당 매니저는 `VOA’에 지난해에는 총 20명이 지원했었다고 말했습니다.

선발은 지원자가 어떻게 살아왔고, 어떤 목표를 갖고 있는지, 또 배우려는 동기와 목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뤄지며, 대학생 외에 각종 기술을 전문적으로 배우려는 지원자에게도 기회가 주어집니다.

선발된 장학생은 학비, 기숙사비, 도서구입비 등 학업에 필요한 비용을 지급받습니다.

편지은 매니저는 장학생으로 선발된 후 센터와 지속적인 소통이 이뤄지며 올해부터 수혜자들의 질적인 성장을 위해 1대1 멘토링 프로그램이 시행된다고 밝혔습니다.

장학금 신청은 4월 1일까지이며, 심사를 거쳐 오는 6월 최종 수혜자 명단이 발표됩니다.

VOA 뉴스 장양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