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원 정보위 메모 관련 공방 계속...1월 실업률 4.1%, 일자리 20만개 추가

지난 2일 미국 워싱턴의 FBI 건물.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지난 주말에도 하원 정보위원회 메모를 둘러싼 공방이 이어졌습니다. 지난 1월 미국에서 일자리 20만 개가 늘어났다는 소식입니다.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 축제인 슈퍼볼 경기가 어제(4일) 벌어졌는데요. 52회째인 어제 슈퍼볼 경기에서 필라델피아 이글스가 이겼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지난 주말 미국인들의 눈길을 끈 소식 가운데 하나는 단연 하원 정보위원회 메모였죠?

기자) 그렇습니다. 연방 하원 정보위원회가 지난 2일 4쪽짜리 메모를 공개해 논란이 많은데요. 이를 두고 정치권이 지난 주말 갑론을박을 벌였습니다.

진행자) 이 메모는 공화당 쪽에서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어떤 내용이 담겼습니까?

기자) 네. 연방수사국(FBI)가 지난 2016년 트럼프 진영 인사 1명을 도청하려고 해외정보감시법원(FISC)에 영장을 신청할 때 법원에 잘못된 자료를 제출했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진행자) FBI가 누굴 도청하려고 했던 건가요?

기자) 네. 지난 2016년 대통령 선거 당시 잠깐 트럼프 후보의 외교자문역을 맡았던 카터 페이지 씨입니다. FBI는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서 페이지 씨를 도청하려고 했습니다. 참고로 러시아 스캔들은 지난 대선 기간 트럼프 진영과 러시아가 내통했다는 의혹입니다.

진행자) 잘못된 자료를 FBI가 법원에 냈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 잘못됐다는 겁니까?

기자) FBI가 법원에 낸 자료는 전직 영국 해외정보국(MI-6) 요원 크리스토퍼 스틸 씨가 수집한 자료를 근간으로 했는데, 이 자료는 트럼프 진영과 러시아와의 유착 관계에 대한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가 스틸 씨 조사에 민주당 쪽이 돈을 댔다는 점하고요. 또 스틸 씨가 반트럼프 성향을 가진 사람이라는 겁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법원에 제출한 자료가 객관적이지 못하다는 말이로군요?

기자) 맞습니다. 정보위원회 메모는 만일 FBI가 법원에 자료를 낼 때 이 자료가 반트럼프 성향을 가진 스틸 씨가 민주당 돈으로 수집한 것이라는 사실을 판사에게 알렸으면 도청 영장이 나올리 없다면서, 이는 명백하게 FBI와 FBI를 감독하는 연방 법무부의 잘못이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메모는 또 영장신청 자료에 야후 뉴스에 나온 기사도 언급됐는데, 이 기사도 스틸 씨 쪽에서 흘린 자료를 근거로 했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 메모에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 지난 2일 메모 공개를 허용한 뒤에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명예롭지 않은 사건이 벌어졌다고 비난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기자) 많은 사람이 부끄러워해야 한다는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3일 인터넷 트위터에 메모를 통해 자신의 결백함이 입증됐다고 주장했습니다. 1년이나 조사를 했지만, 내통도 없었고 사법방해도 없었단 것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또 같은 날 트위터에 올린 다른 글에서 FBI를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 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나요?

기자) 이번 논란의 장본인인 데빈 누네스 하원 정보위원회 위원장의 성명이 눈길을 끄는데요. 누네스 위원장은 메모가 우려스러운 일이 일어났다는 것을 밝혔다면서 중요한 사법기관이 정치적인 목적을 위해 그들의 권한을 어떻게 남용했는지 미국 시민들이 알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민주당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역시 민주당 쪽에서는 '누네스 메모' 내용이 정확하지 않다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애덤 쉬프 하원 정보위원회 민주당 간사는 스틸 씨 문건에 정치적인 동기가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법원이 알고 있었다고 말했고요. 하원 법사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제럴드 내들러 의원은 지난 3일 메모 공개가 불명예스러운 일이라면서 하원 공화당 의원들은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척 슈머 민주당 상원 대표는 4일 편지를 보내 이 사안과 관련해 민주당 쪽에서 작성한 메모를 공개해 줄 것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촉구했습니다. 민주당은 공화당이 작성한 메모에 맞서 자신들이 작성한 문건을 공개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FBI와 연방 법무부는 원래 메모 공개를 강하게 반대했었는데, 이쪽에서는 어떤 반응이 나왔습니까?

기자) FBI는 메모 공개 전에 이미 성명을 내고 메모 공개를 대단히 우려한다는 성명을 냈는데요. 메모가 공개된 2일 이 성명을 다시 냈습니다. FBI는 성명에서 도청과 관련된 해외정보감시법(FISA)을 잘 지키고 있고 정보위원회 메모가 신뢰성에 영향을 미칠 항목을 빼먹었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한편 크리스토퍼 레이 FBI 국장은 메모가 공개된 2일 직원들에게 성명을 보내 FBI 직원들을 지지한다는 뜻을 전달했습니다.

진행자) 정보위원회 메모가 로버트 뮬러 특검과 특검 수사를 감독하는 로드 로젠스타인 법무부 부장관을 겨냥한 것이라는 말이 있는데, 메모 공개로 두 사람의 거취에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

기자) 언론을 중심으로 이런저런 전망이 나오지만, 아직은 특검 수사가 그대로 진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우세합니다. 몇몇 공화당 중진 의원이 지난 주말 TV 방송에 나와 이런 견해를 밝혔는데요. 민주당 쪽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정보위원회 메모를 근거로 뮬러 특검과 로젠스타인 부장관을 해임하면 헌법적 위기가 올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제프 세션스 법무부 장관은 연방 법무부 직원들을 신임한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8월 미국 뉴저지주 로빈스빌 타운십의 아마존 고객센터에서 열린 취업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지원서를 제출하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1월 미국 고용시장 통계가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연방 노동부가 2일 발표했는데요. 실업률이 4.1%로 지난해 12월과 같았고요. 일자리 20만 개가 추가됐습니다. 시간당 평균 임금은 9센트가 상승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 올랐습니다.

진행자) 일자리 증가수가 예상치에 부합했습니까?

기자) 미국 금융권이 내놓은 예상치가 18만 개였으니까, 예상치를 넘은 겁니다. 미국의 고용 시장은 지난해 12월에도 14만8천 개의 일자리 증가가 예상됐었는데요. 이번에 16만 개로 상향 조정됐습니다.

진행자) 1월 미국의 실업률 4.1%에 일자리 20만 개 추가라면 이걸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요?

기자) 여전히 고용시장이 건실한 모습을 보인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지난달까지 88개월 연속으로 일자리가 추가됐습니다. 물론 지난 2년간 일자리 증가 속도가 둔화하기는 했지만, 미국 경제는 지난해 210만 개, 그리고 2015년에는 220만 개의 일자리를 추가했습니다.

진행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월 30일 국정연설에서 흑인들, 즉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실업률이 기록적인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는데, 이 수치는 어떻게 나왔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1월에 7.7%가 나왔는데요. 지난해 12월에는 6.8%였습니다. 흑인들의 실업률은 지난 2010년 15.5%에 달한 뒤에 지금까지 꾸준하게 떨어졌습니다. 한편 히스패닉, 중남미계의 실업률은 지난달 4.9%였는데요. 2010년에는 이 수치가 12.9%였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국 경제가 호조를 보임에도 불구하고 임금상승률이 부진하다는 우려도 있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많은 경제학자는 올해 실업률이 계속 떨어지면 임금상승률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사람 구하기가 힘들어지면 경쟁이 붙어서 당연히 임금이 오른다는 겁니다.

진행자) 방금 말했지만, 경기가 좋아지면서 미국 내 회사들이 적당한 직원 구하기가 점점 어려워진다는 보도가 있더군요?

기자) 맞습니다. 그래서 채용기준을 낮추는 회사들이 꽤 있다고 합니다. 가령 채용 가능한 학력 기준을 낮추거나 전과 기록이 있는 사람도 받아들인다는 겁니다. 차 판매업체인 오토네이션 같은 회사는 대마초 검사 양성 반응이 나온 사람, 그러니까 대마초를 피운 것으로 드러난 사람도 직원으로 채용할 수 있도록 했다는군요. 또 근무시간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게 해주는 등 일할 사람을 구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날 나온 고용시장 통계는 확정된 수치가 아니죠?

기자) 그렇습니다. 앞으로 두 번 더 수정치가 나올 예정입니다.

4일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열린 제52회 슈퍼볼에서 필라델피아 이글스가 뉴잉글랜드를 꺽고 우승을 차지했다.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이글스의 쿼터백 닉 폴스 선수가 우승컵을 들어보이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어제 미국인들이 고대하던 슈퍼볼 게임이 열렸죠?

기자) 네. 미국 프로미식축구 왕 중 왕을 가리는 제52회 슈퍼볼 경기가 4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열렸는데요. 역전에 역전을 거듭한 끝에 필라델피아 이글스가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를 41-33으로 꺾었습니다. 지난 1933년에 창단한 필라델피아 이글스는 지난 1981년과 2005년 두 차례 슈퍼볼에 진출했지만, 이기지 못했는데요. 마침내 올해에는 승리해서 처음으로 슈퍼볼 우승컵을 안았습니다.

진행자) 반면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는 이미 슈퍼볼을 차지한 경력이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만약 이번에 우승했으면 여섯 번째 우승이었는데요. 객관적으로 전력이 뒤지는 것으로 평가되는 필라델피아 이글스에 덜미를 잡혔습니다.

진행자) 이 슈퍼볼은 미국인들이 아주 좋아는 경기죠?

기자) 미국인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지켜보는 인기 행사입니다. 전미프로축구연맹(NFL) 양대 지구인 내셔널 풋볼 콘퍼런스(NFC)와 아메리칸 풋볼 콘퍼런스(AFC)의 우승팀끼리 맞붙어 최후 승자를 가리는 슈퍼볼은 전 세계 1억 명 이상이 시청할 정도입니다.

진행자) 슈퍼볼은 경기도 경기지만, 중간 휴식 시간에 펼쳐지는 쇼도 볼만한데, 올해는 누가 나왔나요?

기자) 네. 중간에 나오는 쇼를 ‘해프타임 쇼’(half-time show)라고 해서 아주 유명한 가수들이 나오는데요. 올해는 미국 가수 저스틴 팀버레이크 씨가 나왔습니다.

[녹취: 저스틴 팀버레이크 노래]

기자) 팀버레이크 씨는 이날 화려한 조명 아래 멋진 공연을 펼쳐 큰 갈채를 받았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슈퍼볼 경기가 끝난 뒤에 병가를 내는 사람이 많다는 소식도 있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유에스에이투데이가 최근 소개한 내용인데요. 조사를 해보니까 올해 슈퍼볼이 끝난 다음 날인 월요일에 쉬겠다고 직장에 병가를 내는 사람이 1천4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미국에서는 슈퍼볼이 끝난 다음 날 피곤해서 병가를 내는 사람이 원래 많은 데다가 또 올해에는 독감까지 기승을 부려서 이런 사람들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었습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