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고교 총기 난사로 17명 사망...초당적 이민개혁안 발의

14일 총격 사건이 발생한 미국 플로리다주 파클랜드의 마조리스톤맨더글러스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대피하고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플로리다주에 있는 한 고등학교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17명이 숨졌습니다. 연방 상원에서 속속 포괄적 이민개혁 법안이 발의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법안들의 통과 여부는 불투명합니다. 1월 물가상승률이 예상보다 높게 나온 것으로 드러났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플로리다주에 있는 한 고등학교에서 어제(14일)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플로리다주 파크랜드에 있는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등학교에서 어제(14일) 오후 10대 청년이 총을 난사해 지금까지 17명이 숨졌습니다. 총기 난사 사건이 난 곳은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시에서 북쪽으로 70km 정도 떨어진 지역입니다. 현재 상태가 위급한 부상자가 있어서 사망자가 늘어날 수도 있습니다.

진행자) 어제 구체적으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설명해주시죠?

기자) 네. 어제(14일) 수업 종료 직전인 오후 2시 40분경부터 총격이 시작됐습니다. 용의자가 학교 밖에서 총을 쏘기 시작했다는데요. 용의자는 이어 학교 안으로 들어가 복도를 따라 이동하면서 학생들과 교사를 겨냥해 마구 총을 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망자 가운데 12명은 학교 안에서 그리고 3명이 학교 건물 밖에서 발견됐고요. 나머지 2명은 병원에서 숨졌습니다.

진행자) 범행에 사용된 총은 파악이 됐습니까?

기자) 네. 자동소총인 AR-15입니다. 미국에서 팔리는 대표적인 소총 가운데 하나입니다. 용의자는 범행 당시 다수의 탄창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신고를 받은 경찰과 보안관이 출동해 학교 주변을 포위하고 학생들을 대피시켰습니다.

진행자) 총을 쏜 사람은 잡혔나요? 신원은 밝혀졌습니까?

기자) 잡혔습니다. 경찰은 파크랜드시 근처 코랄스프링스에서 용의자를 체포했는데요. 브로워드카운티의 스콧 이스라엘 경찰국장은 용의자가 니콜라스 크루즈라고 밝혔습니다.

[녹취: 이스라엘 경찰국장] “He is 19 years old…”

기자) 용의자가 올해 19세로 사건이 난 더글러스 고등학교에 다녔었다는 겁니다. 용의자는 이 학교에서 퇴학당했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퇴학당한 구체적인 이유는 모른다고 이스라엘 국장은 밝혔습니다. 용의자는 체포되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 사법당국으로 압송됐습니다.

진행자) 범행 동기는 알려진 것이 있나요?

기자) 아직 모릅니다. 이스라엘 국장은 범행 동기를 밝히기 위해 용의자의 인터넷 사회연결망(SNS) 계정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이스라엘 경찰국장] “We already…”

기자) 이스라엘 국장은 용의자가 SNS에 이상한 내용을 올려놓았다고 전했습니다. 용의자를 알고 있는 한 교사는 크루즈가 아주 조용한 학생이었는데, 학교 당국이 그의 행동을 우려하는 이메일을 보냈던 기억이 난다고 언론에 전했습니다.

진행자) 용의자가 자동소총을 썼다고 했는데, 어떻게 이 총을 확보했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아직 정확한 내용을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총은 용의자 소유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용의자 크루즈의 부모는 모두 사망했다고 하는데요. 지금은 친구 가족과 함께 사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가족을 대표하는 변호사는 어제(14일) 언론에 크루즈가 평소에 폭력적인 모습을 보인 적이 없었다면서 범행에 쓴 총도 잠금 장치가 달린 상자에 보관했었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용의자가 열쇠를 갖고 있었다고 합니다.

진행자) 다시 대규모 총기 난사 사건이 났는데, 정치권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어제(14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인터넷 트위터에 희생자 가족들을 위해 기도하고 애도의 뜻을 전한다면서 학교에서는 누구든 안전함을 느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플로리다주가 지역구인 빌 넬슨 민주당 상원의원과 마르코 루비오 공화당 상원의원도 학교 관계자들을 접촉하고 위로의 뜻을 전했습니다.

진행자) 올해 들어서 학교에서 총격 사건이 많이 나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민간 조직인 ‘에브리타운 포 건세이프티(Everytown for Gun Safety)’ 집계에 따르면 2018년 들어 미 전역 학교에서 모두 17건의 총기 관련 사건이 있었다고 하는군요. 이번 사건을 합치면 18건에 이르는데요. 이 중에는 단순 사고나 자살 시도도 있었지만, 의도적으로 총을 쏜 경우도 있었습니다.

진행자) 지난해에도 대형 총기 난사 사건이 있었죠?

기자) 네. 작년 10월 1일에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발생한 사건으로 용의자까지 포함해서 모두 59명이 숨졌습니다. 이 사건은 미국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 가운데 사망자가 가장 많이 나온 사건이었습니다. 또 11월 5일에는 텍사스주 서덜랜드 스프링스에 있는 한 교회에서 발생한 사건으로 당시 26명이 숨졌습니다. 그런데 두 사건 모두 범행 동기가 미궁에 빠져있습니다.

미국 워싱턴의 연방 의회 건물.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함께 하고 계십니다. 이번 주 연방 상원이 포괄적인 이민법안에 대한 토론을 시작했는데, 어제(14일) 초당적인 법안이 나왔다는 소식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민주, 공화 두 당의 중도파 상원 의원들이 합의한 법안입니다. 법안 이름이 ‘이민 보안과 기회 법안’입니다. 공화당 상원의 수전 콜린스 의원, 린지 그레이엄 의원, 무소속의 앵거스 킹 의원, 그리고 민주당의 조 맨친, 팀 케인 의원 등이 발의했습니다.

진행자) 이 법안에는 어떤 내용이 담겼습니까?

기자) 일단 ‘드리머’(dreamer)들을 구제하는 항목이 들어갔습니다. 드리머는 어릴 때 부모를 따라 미국에 불법으로 들어와 사는 청년들을 말합니다.

진행자) 이들의 추방을 유예해 주는 제도가 바로 ‘DACA’죠?

기자) 맞습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DACA를 없애겠다고 해서 논란이 됐는데요. 중도파 의원들이 선보인 법안은 이들에게 장차 미국 시민권을 주는 길을 열어주는 항목이 들어갔습니다.

진행자) DACA 문제를 포함해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하는 항목에 국경장벽 건설과 영주권 추첨제 폐지, 그리고 가족 이민 제한 등 네 가지가 있는데, 중도파들의 법안에 이 항목은 어떻게 됐습니까?

기자) 네. 법안은 국경장벽 건설과 국경보안 강화에 앞으로 10년간 250억 달러를 쓰기로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장 250억 달러를 배정해 달라고 했는데, 이를 10년에 나눠서 쓰겠다는 겁니다. 또 영주권 추첨제는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고요. 가족 이민도 제한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수준은 아닙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시민권을 딴 사람이 배우자와 미성년 자녀만 미국에 데려올 수 있게 하길 바라고 있습니다.

진행자) 백악관 입장은 어떤가요?

기자) 법안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백악관은 15일, 성명에서 이 법안이 통과되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국경 안보와 현행 이민법을 약화하는 나쁜 법안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나온 법안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하는 법안이 있습니까?

기자) 네, 찰스 그래슬리 공화당 상원의원이 발의한 법안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안전과 성공 법안(The Secure and Succeed Act)’이란 이름이 붙었는데, 이민개혁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 네 가지 항목이 그대로 들어가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백악관이 제시한 네 가지 항목이 들어가지 않은 법안은 거부해달라고 상원의원들에게 촉구한 바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15일 인터넷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가족 이민이 아닌 능력과 학력을 기준으로 이민 허용 여부를 결정하는 제도를 의원들이 반드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그밖에 또 어떤 법안이 있나요?

기자) 네, 공화당의 존 매케인, 제프 플레이크 상원의원이 발의한 법안도 있는데요. 이 법안도 드리머를 구제하고 국경보안을 강화하는 내용이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이 법안은 국경장벽 건설 예산을 배정하지는 않았습니다. 또 불법 이민자를 보호하는 이른바 ‘피난처 도시’를 규제하는 법안도 선보였습니다.

진행자) 이민개혁 법안은 어떤 방안이든지 상원의 독특한 규정 때문에 초당적인 협력이 필요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상원에는 ‘의사진행 방해’, 즉 ‘필리버스터’가 있어서 다수당인 공화당이 단순과반수로 법안을 처리할 수가 없습니다. 이 필리버스터를 끝내려면 60표가 필요한데요. 현재 의석 분포상 민주당 쪽 협력이 없이는 법안 통과가 불가능합니다. 참고로 현재 연방 상원 의석은 공화당이 51석, 민주당과 무소속이 49석입니다.

미국 일리노이주 휘튼의 식료품 가게에서 한 여성이 장을 보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국의 1월 물가상승률이 공개됐다는 소식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연방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이 14일 발표했는데요.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달보다 0.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지난 12개월 물가상승률, 즉 지난해 1월과 비교한 CPI 상승률은 2.1%를 기록했습니다.

진행자) 원래 예상치는 얼마였습니까?

기자) 1월 예상치는 0.3%였고요. 1년 전망치는 1.9%였습니다. 그러니까 모두 예상치보다 높게 나온 겁니다.

진행자) 품목별로는 수치가 어떻게 나왔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네. 에너지 물가지수가 전달보다 3% 상승해 전체 상승세를 이끌었습니다. 에너지 부분에서 특히 휘발유가 5.7% 올랐고요. 연료유가 9.5%나 상승해 눈길을 끕니다. 한편 식료품 물가지수는 0.2% 상승했는데요.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나머지 품목들의 물가지수는 전달인 2016년 12월과 비교해 0.3% 올랐습니다.

진행자) 이 소비자물가지수라는 것이 어떤 개념인가요?

진행자) 네. ‘소비자가격지수’라고도 하는데요. 영어 약자로 CPI로 표기합니다. CPI는 일정 시기 대표 품목들의 소비자 가격을 기준으로 그 변동을 백분율로 나타낸 수치입니다. 물가수준을 보여주는 지수가 여럿 있는데, 이 가운데 CPI가 대표적인 지수입니다.

진행자) 미국에서는 매달 발표되는 이 CPI에 상당히 신경을 쓰는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미국 경제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바로 국내소비가 차지하죠?

기자) 맞습니다. 미국 경제의 근간이 바로 국내소비입니다, 그래서 경제학자들이나 경제 당국 그리고 투자자들이 물가 수준을 보여주는 CPI에 주목할 수밖에 없는데요. 이 CPI로 미국 경제 상황을 진단하거나 전망할 수도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지난 1월 CPI 지수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 겁니까?

기자) 물가상승세가 생각보다 가파른 모습을 보였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물가가 오르면 경제에 나쁜 것 아닌가요?

기자) 모두 그런 건 아닙니다. 물가가 단기간에 너무 많이 오르면 큰 문제지만, 어느 정도 수준으로 오르는 것은 오히려 효율적인 경제 운용에 도움이 됩니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목표로 하는 물가상승률이 바로 2% 대입니다. 그러니까 1월 수치가 목표대에 들어간 셈입니다. 사실 연 2.1% 상승이라도 높은 수준이라고 할 수 없는데요. 연준은 그간 미국의 물가가 충분히 오르지 않아 우려를 나타낸 바 있었습니다.

진행자) 물가상승률이 약세인 것이 뭐가 문제인가요?

기자) 미국 경기가 많이 좋아졌기 때문에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려야 하는데요. 물가상승률이 약세를 보이는 탓에 연준이 충분히 금리를 올리지 못했습니다. 물가가 충분히 오르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를 올리면 경기가 다시 침체에 빠질 우려가 있어서 그랬는데요. 1월 물가상승률이 탄력을 받았기 때문에 다음 달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