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다양한 스포츠 이야기 전해드리는 ‘주간 스포츠 세상’ 오종수입니다. 한국의 강원도 일대에서 진행중인 평창동계올림픽, 각 종목에서 치열한 승부로 열기를 더하고 있습니다. 특히 대회 초반 스노보드를 중심으로 미국의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는데요. 미국 선수들 활약을 비롯한 평창 올림픽 이모저모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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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헤더 노어트 미 국무부 대변인] “…and by the way, Chloe Kim last night, how great was she? Aren’t these girls amazing, what they can do on the snowboards? So we’re certainly cheering them on….”
지난주 미 국무부 정례 브리핑 도중, 다양하고 복잡한 국제현안에 대해 논평하던 헤더 노어트 대변인은 잠시 화제를 돌려, 평창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미국 대표 클로이 김을 언급했습니다. “그나저나 어젯밤 클로이 김 얼마나 대단했습니까, 어린 소녀가 정말 놀랍지 않나요”라고 흥분된 어조로 말했는데요.
미국의 17살 여자 스노보드 선수 클로이 김, 평창 올림픽 초반 다양한 화제를 몰고 왔습니다. 여자 하프파이프 종목 결선 3차 시기에서 100점 만점에 가까운 98.25를 기록했는데요, 89.75에 머문 2위, 중국의 류지아유 선수를 크게 따돌린 데서 볼 수 있듯 압도적인 기량을 선보였습니다.
일찌감치 미국 국가대표가 됐지만, 4년 전인 러시아 소치 올림픽 때는 나이가 어려 나설 수 없었던 클로이 김,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첫 올림픽 출전에서 금메달을 거머쥐었는데요. 클로이 김의 부모가 개최국 한국 출신이라는 점도 주목 받았습니다.
[녹취-딕 더빈 미 상원의원] “Her father, this Korean immigrant, with no measurable skills and little proficiency in English, decided that he would help her. And he did…. As of yesterday, at the Olympic games in South Korea, she was awarded a gold medal… This is Chloe Kim.”
딕 더빈 미 상원의원은 빈손으로 미국에 온 이민자의 딸이자, 1세대 미국인으로서 훌륭한 업적을 세운 클로이 김에게 박수갈채를 보내자고 의회에서 발언했습니다. 클로이 김의 성공 이야기는 미국 이민 역사를 대표할 만하다고 강조했는데요. 클로이 김은 평창 올림픽 금메달이 확정된 직후 "부모님의 나라에서 금메달을 따 더 많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1982년 유학생으로 미국에 건너와 주유소 등에서 일했던 아버지 김종진 씨는 “아메리칸 드림을 이뤘다”며 “그 동안의 희생이 가치가 있었다”고 감격했습니다.
이처럼 여러 면에서 평창올림픽 대회 초반 화제를 몰고 온 클로이 김을 워싱턴포스트 신문은 젊은 세대의 영웅으로 평가했습니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SB네이션의 샬럿 와일더는 인터넷 사회연결망 트위터에 "대통령 출마 연령 제한을 다시 생각해야 한다. 만약 클로이 김과 레드 제라드가 투표용지에 이름을 올린다면, 나는 그들에게 표를 던질 것"이라고 적기도 했는데요. 농담 섞인 글이었지만, 클로이 김의 인기가 얼마나 높은지 알 수 있습니다. 클로이 김과 함께 언급한 레드 제라드는 이번 대회 스노보드 남자부 슬로프스타일 금메달 수상자입니다.
여자부에서 클로이 김, 남자부에서 레드 제라드가 금메달을 따는 등 평창올림픽 스노보드에서 남녀 모두 미국의 강세가 두드러졌는데요. 특히 남자부에서는 클로이 김과 같은 종목인 하프파이프에서도 미국의 숀 화이트가 금메달을 땄습니다. 화이트의 금메달은 미국의 겨울철 올림픽 통산 100번째 금으로 기록됐는데요. 통산 금메달 100개 달성은 겨울 스포츠 강국 노르웨이에 이어 두 번째입니다. 노르웨이는 지난 러시아 소치 대회까지 118개의 금메달을 따냈고, 이번 대회에서도 미국 못지않은 속도로 금메달을 추가하고 있는데요. 미국과 노르웨이, 그리고 독일, 네덜란드가 이번 대회 종합우승을 놓고 경쟁하는 중입니다.
개최국인 한국은 여자 아이스하키에서 북한 선수들과 단일팀을 구성해 특별한 관심을 모았는데요. 남북한 단일팀은 B조 조별리그에서 스위스와 스웨덴에 연이어 0대 8로 지고, 일본에도 1대 4로 패하면서 예선 통과에 실패했습니다. 하지만 아시아 최강이라는 일본을 상대로 득점한 데 한국 언론은 의미를 두고 있는데요, 단일팀의 주축을 이루는 한국 대표팀이 일본에 맞서 점수를 낸 것은 6년 만의 일입니다. 평창 올림픽 전까지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일본과 7차례 맞붙어 모두 패했고요, 이들 경기에서 106골을 내주는 동안 1골밖에 넣지 못했습니다.
평창올림픽 초반 남북한 관계, 일본과의 역사 문제와 관련된 잡음도 있었습니다. 북한 응원단이 김일성 가면을 쓰고 노래를 불렀다는 보도 때문에 한국 정치권에서 공방이 일었는데요. 응원단 측이 이를 부인하고, 해당 보도를 낸 매체가 오보를 인정했지만 야당의 공세가 이어졌습니다. 또한 개막식에서 올림픽 주관방송사 NBC 해설자가, 한국을 35년간 강점한 일본을 모든 한국 사람이 존중한다고 말했다가 한국인들의 반발을 샀는데요. 이 발언에 대해 외신들도, 한-일 관계에 민감한 개최지 국민감정을 고려하지 못한 일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에 NBC 측은 사과 성명을 발표하고 해당 해설자를 이번 대회 중계진에서 제외했습니다. 당사자인 조슈아 쿠퍼 라모도 “잊혀져선 안될 한국 역사의 한 부분을 무시하거나 무례한 언급을 하려는 의도는 아니었다”며 “불쾌감을 느낀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한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습니다.
‘주간 스포츠세상’, 알쏭달쏭한 스포츠 용어를 알기 쉽게 설명해드리는, 스포츠 용어 사전입니다. 오늘은 동계올림픽 소식에서 자주 들리는 ‘노르딕’라는 말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노르딕은 눈 위에서 경쟁하는 설상 종목의 하나로, ‘크로스컨트리’ 스키와 스키 점프를 함께 하는 겁니다. 정식 종목 명칭은 ‘노르딕 컴바인드(Nordic Combined), ‘노르딕 복합’인데요. 같은 스키지만, 순간적으로 뛰어오르는 기술이 중요한 점프와, 마라톤처럼 긴 구간에서 지구력을 경쟁하는 크로스컨트리, 전혀 다른 성격의 두 가지 경기를 한 번에 겨루는 종목입니다.
눈이 많이 오는 북유럽이 기원인데요. 노르웨이, 핀란드, 독일, 오스트리아, 스위스 등 유럽 중·북부 나라들이 이 종목에서 꾸준히 강세를 보였습니다. 특히 노르웨이는 역대 겨울철 올림픽에서 이 종목 금·은·동메달 30개를 거둬들이면서, 동계올림픽 통산 메달 총집계 1위를 기록하는 데 발판을 삼기도 했습니다.
‘주간 스포츠 세상’, 열기를 더해가는 평창 동계 올림픽 이야기 전해드렸고요, ‘노르딕’이 무슨 뜻인지도 알아봤습니다. 다음 주에 더 재미있는 이야기 가지고 오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음악 들으시겠습니다. 올림픽에 나선 누구나 승리자가 되길 원하죠, ‘승자가 모든 걸 가진다’, The Winner Takes It All, 아바의 노래로 전해드립니다. 지금까지 오종수였습니다.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음악: ‘The Winner Takes It All’ by ABB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