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퀸타나 특별보고관] “북한, 여종업원 납치 주장 순수하다면 한인·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해야”

오헤아 퀸타나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

북한이 다른 나라와 관여하려면 문호를 개방하고 유엔 인권 관리의 방북을 허용해야 한다고 토마스 오헤아 퀸타나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이 촉구했습니다. 또 북한 식당종업원 12명이 납치됐다는 주장이 순수한 것이라면 한국인과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에도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다음 주 시작되는 유엔인권이사회 참석을 앞두고 있는 퀸타나 특별보고관을 이연철 기자가 전화로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스위스 제네바에서 26일부터 제37차 유엔인권이사회가 열립니다. 특별보고관도 참석해 북한인권 상황을 보고 하실 텐데요, 어떤 점에 중점을 두실 계획입니까?

퀸타나) 첫째, 인권 유린에 책임이 있는 당국자들에 대한 책임 규명과 처벌 제안 등 중대한 인권 유린에 대한 대처 방안을 계속 촉구하는 것입니다. 2014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 발표 이후 이 문제는 핵심 안건이었고, 지금도 유효합니다. 실제로 현재 유엔인권 서울사무소에서는 책임 규명과 처벌 과정을 위한 법률 전문가를 모집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북한의 현재 상황에도 초점을 맞출 계획입니다. 북한의 경제, 사회, 문화적 권리와 식량권, 건강권 등의 상황에 대해 논의할 것입니다.

기자) 특별보고관으로서 앞서 여러 차례 북한 방문 의사를 밝혔습니다만, 북한은 아직 방북을 허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번에 제네바를 방문해 북한 당국자들을 만난 계획은 없습니까?

퀸타나) 현재 추진 중입니다. 만나서 대화를 나누고 의견을 교환하자는 것이 저의 제안입니다. 북한 당국자들이 아직까지는 받아들이지 않고 있습니다. 제네바에서 북한 당국자들을 만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현재 그런 생각을 북한 당국자들에게 전달한 상태니까 지켜 보도록 합시다.

기자) 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에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했고, 한 지도자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의 한국 방문으로 이른바 유화공세의 정점을 찍었습니다. 특별보고관으로서 이런 상황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퀸타나) 남북간의 교류를 환영합니다.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아직 첫 걸음 단계이긴 합니다만, 앞으로 이런 측면에서 더 개선되기를 기대합니다. 대화와 이해, 신뢰와 자신감 구축이 필요하고, 이런 것들은 차후의 의미 있는 대화를 위한 조건입니다. 유엔 특별보고관으로서 제 임무는 북한 당국과 관여하려는 모든 당사자들에게 북한의 인권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는 것입니다. 또한 북한 당국에게는 상황을 개선하고, 조사를 위해 문호를 개방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상기시키는 것입니다. 이번 올림픽 기간 중에 나타난 것처럼, 다른 나라와 관여하겠다는 북한의 구상은 반드시 문호를 개방하고 유엔 관계자들이 방북해 북한의 인권 상황을 개선하는데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와 동시에 진행돼야 합니다. 북한이 문호를 개방해 유엔 관계자들의 방북을 허용하기로 결정하지 않는 한, 북한의 인권 상황은 계속 심각한 상태로 남을 것입니다.

기자)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북한인권 문제에 큰 관심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국정연설에 탈북자를 초청했고, 백악관에서 따로 탈북자들을 만났는데요, 미국 대통령이 북한인권 개선을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이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퀸타나) 저의 임무와 관련이 없는 나라에 관한 의견을 제시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인권 문제가 북한의 일반 주민들, 수도 평양 주민들 뿐 아니라 사회 경제적 권리가 매우 열악한 지방 주민들의 인권 개선을 위한 용도 이외에 다른 목적으로 사용되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북한의 인권 상황을 부각시키는 어떤 시도도 환영합니다. 하지만 북한의 인권을 다른 목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됩니다.

기자) 북한은 아직도 미국인 3명을 억류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석방과 무사 귀환을 위해 유엔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습니까?

퀸타나) 북한에는 미국인 3명 뿐 아니라 한국인 6명이 구금돼 있습니다. 유엔인권이사회에 제출한 보고서에 이 문제도 포함돼 있습니다. 또한 북한 당국자들에게 이 문제를 제기하고 부각시킬 계획입니다. 그리고 이들 외국인 수감자들의 영사 접견권을 존중하라고 촉구할 것입니다. 이들은 영사를 만나 협의할 권리가 있습니다. 이후에는 법률적 보장과 법의 정당한 절차 문제입니다. 왜냐하면 이들은 엉터리 재판을 통해 유죄판결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재판은 전혀 독립적이지 않았고, 법률적 보장이 존중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북한은 이들의 사건을 재검토하고, 궁극적으로 사건을 종료해 구금된 외국인들을 석방할 책임이 있습니다.

기자) 지난 해 12월 서울 방문 중 중국에서 한국에 도착한 북한 식당 종업원 12명이 납치됐다는 북한의 주장에 대해 조사할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으신데요, 이에 대해 탈북자와 인권 전문가들은 우려를 표시하고 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퀸타나) 중국에서 일하던 12명의 여성 종업원들에게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이들이 자의로 한국에 갔는지에 대해북한이 문제를 제기했다는 사실은 매우 중요합니다. 역내에서 납치문제는 매우 중요한 문제였습니다. 일본인과 한국인 납치피해자 상황이 있고, 이제 북한이 납치문제를 제기한 것입니다. 제 생각은 첫째, 북한이 12명의 식당종업원들의 상황에 관해 순수한 의도를 갖고 있다면, 북한은 동시에 한국인과 일본인 납치 의혹을 다루기 위해 한국과 일본 당국자들과 접촉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둘째, 12명 종업원들의 상황과 관련해, 북한 당국자들이 이 문제를 유엔인권 최고대표사무소에 제기했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최고대표사무소가 이 사건을 조사하기 위한 최선의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제 입장에서는 이 문제를 조사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이 문제는 한국과 관련이 있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유엔 특별보고관으로서 저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북한 상황입니다. 따라서 제가 심도 있는 조사를 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주장을 계속 의제에 올려 놓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12명의 종업원들 중 누구라도 납치됐다는 주장은 매우 심각한 것이며, 적절히 다루어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유엔인권이사회 참석을 앞두고 있는 토마스 오헤아 퀸타나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으로부터 자세한 얘기 들어봤습니다. 대담에 이연철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