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김정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연방 상원에서 총기규제를 강화하는 방안들이 제안됐습니다. 하지만, 통과 여부는 불투명합니다. 조지아주가 전미총기협회(NRA)에 대한 혜택을 중단한 델타항공에 대한 보복 조처를 단행했습니다. 인디애나주가 일요일 주류 판매 금지 규정을 철폐했습니다. 이어서 최근 타계한 미국의 대표적 복음주의 목회자 빌리 그레이엄 목사의 장례식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월 28일 민주, 공화 두 당 의원들을 만나 총기규제 강화 방안을 논의했는데, 하루가 지난 어제(1일) 연방 상원에서 관련 논의가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어제(1일) 상원에서 몇 가지 제안들이 나왔는데요. 먼저 마르코 루비오 공화당 상원 의원의 제안이 눈에 띕니다. 루비오 의원은 더글러스 고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 같은 참사가 재발해서는 안 된다며 이제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녹취: 루비오 상원 의원] “We need to strengthen background checks…”
기자) 루비오 의원은 그러면서 총기 구매자 신원조회를 강화하고, 학교 위기 대응반을 위한 연방 기금 제공, 그리고 사법당국이 공공 안전에 위험이 되는 사람의 총기를 압수하는 방안 등을 제안했습니다.
진행자) 그러고 보니까 참사가 난 더글러스 고등학교가 루비오 의원의 지역구에 있군요?
기자) 맞습니다. 루비오 의원은 플로리다주를 대표하는 상원 의원인데, 더글러스 고등학교가 플로리다주 파크랜드에 있습니다. 루비오 의원은 28일 백악관 회동에도 참석했습니다.
진행자) 루비오 의원의 방안이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연방 의원들을 만났을 때 요구했던 항목들이 어느 정도 반영이 된 건가요?
기자) 반영이 되긴 했는데, 사실 트럼프 대통령 요구보다는 좀 느슨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신원조회를 전면적으로 확대하자고 제안했고요. 거기에 공격용 소총 구매 허용 나이를 21세로 올리자고 했습니다. 또 반자동 소총을 자동 소총으로 개조할 수 있는 범프스탁 판매를 금지하겠다고 말했는데요. 대통령은 그러면서 강력한 힘을 가진 전미총기협회(NRA)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민주당 쪽에서는 어제(1일) 어떤 말이 나왔습니까?
기자) 척 슈머 상원 대표가 이날 기자회견을 했는데요. 먼저 총기규제를 강화하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동의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슈머 대표] “Importantly, the president…”
기자) 슈머 대표는 28일 회동에서 대통령이 제안을 많이 했는데, 이제 그 제안을 실현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그러면서 총기규제 강화 방안을 제안했는데요. 먼저 총기구매 시 신원조회를 전면적으로 확대하고, 가족이나 사법당국이 폭력을 저지를 위험이 있는 사람의 총을 압수해 달라고 법원에 요청하는 것을 허락하는 방안을 제안하면서 공격용 소총 판매 금지 방안에 대한 토론을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이 가운데 특히 신원조회 규정이 눈에 띄는데, 현재 규정이 어떻게 됩니까?
기자) 연방법으로는 연방 총기 판매 허가증이 있는 가게에서 총기를 살 때는 신원조회를 거쳐야 합니다. 하지만, 개인끼리 총을 사고팔거나 인터넷에서 총을 살 때는 신원조회를 하지 않아도 됩니다. 민주당은 이게 법의 허점이라면서 총을 살 때는 어떤 경우에도 신원조회를 거치는 방안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공격용 소총 판매 금지 조처도 논란이 많은 대목 아닙니까?
기자) 물론입니다. 이번 더글러스 고등학교 사건에 용의자가 쓴 소총이 AR-15인데, 이런 걸 공격형 소총이라고 하죠? 살상력이 크기 때문에 판매를 전면적으로 금지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는데요. 공화당과 NRA 쪽에서는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어제(1일) 상원 공화당 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거리를 두는 모습이 우세했습니다. 루이지애나가 지역구인 존 케네디 공화당 상원 의원은 좋든 싫든 미국 시민은 누구나 총기를 소유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말했습니다. 또 상원 중진 의원인 존 코닌 의원은 지금은 의견을 듣고 제시하는 단계라면서 상원에서 관련 법안을 처리하려면 60표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다시 강조했는데요. 코닌 의원은 민주당 크리스 머피 의원과 함께 신원조회에 사용되는 연방수사국(FBI) 전산망인 NICS를 강화하는 법안을 발의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 법안도 상원 본회의 토론에 올라가지도 못한 상태입니다.
진행자) 공화당은 전통적으로 총기 소지의 권리를 옹호하지 않습니까? 역시 공화당 쪽은 소극적인 자세로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한편 미치 매코넬 상원 공화당 대표는 다음 주에 총기규제 강화 법안이 아닌 금융개혁 법안을 상원 본회의 토론에 올리겠다고 어제(1일) 기자들에게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어제(1일) 늦게 트럼프 대통령이 인터넷에 눈길을 끄는 글을 올렸더군요? NRA 관계자들을 만났다고요?
기자) 네. 어제(1일) 밤에 백악관에서 NRA 사람들을 만났는데, 좋은 자리였다는 글입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누굴 만났다는 건가요?
기자) 백악관 측은 관련 정보를 제공해 달라는 언론 요구를 거부했습니다. 하지만, NRA 로비스트인 크리스 콕스 씨가 이날 저녁 트위터에 눈길을 끄는 글을 올렸는데요. 자신이 트럼프 대통령과 펜스 부통령을 만났는데, 두 사람이 총기소유권을 지지했다고 전했습니다. 참고로 로비스트는 로비를 업으로 삼는 사람들을 뜻하는데요. 로비는 특정 조직의 이익을 위해 관련 당국을 설득하는 일을 말합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함께 하고 계십니다. 총기 관련 하나 더 들어볼까요? 조지아주 의회가 총기 규제 움직임에 동참한 델타항공에 보복조처를 단행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조지아주 상원이 어제(1일) 델타항공에 제공하는 세금 혜택을 중단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조지아주 하원은 이미 해당 법안을 통과시켰는데요. 삭제된 항목은 제트 연료에 부과하는 5천만 달러어치 세금을 면제해 주는 내용이었습니다. 참고로 미국 델타항공은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본사가 있습니다.
진행자) 델타항공이 더글러스 고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을 계기로 NRA에 제공하던 혜택을 중단한다고 했었죠?
기자) 맞습니다. 델타가 NRA 연례행사에 참여하는 NRA 회원들에게 제공하던 할인 혜택을 중단한다고 최근에 발표했는데요.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조지아주 의회가 여기에 보복한 겁니다.
진행자) 조지아주는 보수세가 아주 강한 지역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그래서 수정헌법 2조로 대변되는 총기 소유권리를 옹호하는 사람이 많은데요. 이번 조처를 주도한 케이시 케이글 부지사는 기업들이 보수파를 공격할 수 없고, 자신들은 여기에 반격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델타항공 쪽 움직임은 어떻습니까?
기자) 지난달 24일 델타 쪽에서 성명이 나왔는데요. NRA와의 관계를 끊지만, 총기규제 관련 논쟁에 있어서 중립을 지킨다는 내용입니다. 성명은 그러면서 델타는 수정헌법 2조를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더글러스 고등학교 참사 이후 NRA와 연계를 끊은 회사들이 더 있었죠?
기자) 같은 항공사인 유나이티드, 차를 빌려주는 사업을 하는 허츠사, 그리고 보험회사인 메트라이프사가 NRA에 제공하던 혜택을 중단했습니다. 그리고 운동용품 판매업체인 딕스 스포팅 굿스와 소매업체 월마트, 크로거가 매장에서 공격용 소총을 판매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조지아주 의회 법안은 바로 발효되는 건가요?
기자) 네, 공화당 소속인 네이선 딜 주지사가 2일 해당 법안에 서명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조지아주 의회 민주당 의원들은 이번 조처가 기업 투자를 유치하는 데 해를 줄 것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인디애나주가 일요일 주류 판매 금지 조처를 해제했다는 소식이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28일 에릭 홀컴 주지사가 주 의회가 보내온 관련 법안에 서명함으로써 일요일 주류 판매 금지 조처가 해제됐습니다. 홀컴 주지사는 이제 일요일에 술을 사려고 주 경계를 넘을 필요가 없어졌다면서 이날이 전적으로 소비자가 승리한 날이라고 밝혔습니다. 오는 4일이 일요일이니까, 이날부터 해당 조처가 발효됩니다.
진행자) 그럼 일요일에는 아무 때나 술을 살 수 있는 겁니까?
기자) 그건 아닙니다. 일요일 정오부터 저녁 8시까지만 술을 살 수 있습니다. 인디애나주에서는 평일에도 아침 7시부터 다음날 새벽 3시까지만 술을 살 수 있습니다. 현지 언론들은 이번 조처에 대응해 상점들이 계산기 프로그램을 바꾸고, 일요일에 문을 닫았던 주류판매점은 이날 가게를 여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해제된 조처가 상당히 역사가 오래됐다고 하더군요?
기자) 맞습니다. 해당 조처가 지난 1816년에 시작됐으니까 200년 넘게 존속했던 건데요. 인디애나주가 처음 주로 미 연방에 편입됐을 때부터입니다.
진행자) 인디애나주가 일요일에 술을 팔지 못하게 한 이유가 뭔가요?
기자) 아무래도 기독교 영향이 컸습니다. 기독교는 일요일을 주일이라고 해서 경건하게 보내려고 하는데요. 19세기 인디애나주에서 기독교가 절대적인 영향력을 발휘할 때 일요일에 술을 팔지 못하게 하는 조처가 도입된 겁니다.
진행자) 미국에서는 한때 전국적으로 금주법이 시행되기도 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1919년에 금주법이 제정됐다가 1933년에 전면 폐지됐었는데요. 하지만, 인디애나주는 일요일 주류 판매 금지 원칙을 고수했습니다. 다만 술집이나 식당에서는 일요일에도 술을 사 마시는 게 허용됐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이제는 술집이나 식당에 가지 않아도 일요일에 술을 살 수 있다는 얘기인데요. 술을 파는 업체 쪽에는 반가운 얘기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인디애나주 주류판매 협회는 이번 조처를 획기적인 업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 협회는 인디애나주에서 주류를 파는 1천여 개 업체를 대변하는데요. 일요일 술 판매 금지 조처를 없애려고 그간 상당한 돈을 들여 로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언론 보도를 보니까 인디애나주에는 맥주 판매와 관련해 독특한 규정이 있다고 하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차가운 맥주는 ‘리커스토어’(liquor store), 그러니까 주류 전문 판매점에서만 살 수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보통 가게에서 파는 맥주는 시원하지 않다는 겁니까?
기자) 맞습니다. 일반 가게에서는 냉장이 안 된 미지근한 맥주만 살 수 있습니다. 미국 안에서 맥주를 온도에 따라 분류해 판매를 규제하는 곳은 인디애나주가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최근 타계한 빌리 그레이엄 목사의 장례식이 거행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월 21일 향년 99세로 사망한 그레이엄 목사의 장례식이 2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 있는 빌리 그레이엄 도서관에서 열렸습니다.
[녹취: 장례식 찬송가]
기자) 장례식 예배에서 인도자와 참석자들이 기독교 찬송을 부르는 부분 잠시 들으셨습니다. 이날 장례식에는 모두 2천300명이 초대됐는데요. 트럼프 대통령 부처와 펜스 부통령 부처도 장례식에 참석했습니다. 한편 장례식에서는 장남 프랭클린 그레이엄 목사를 비롯해 고인의 자녀들과 교계 관계자들이 추도사를 했습니다.
진행자) 그레이엄 목사의 유해는 어디에 안장되나요?
기자) 네. 빌리 그레이엄 도서관에 있는 묘역에 안장됐습니다. 그레이엄 목사는 지난 2007년에 사망한 부인 루스 그레이엄 여사 옆에 묻혔는데요. 묘비에 기독교 성경 구절과 함께 ‘주 예수그리스도 복음의 설교자’란 문구가 들어간다고 합니다.
진행자) 장례식 전에 이미 수많은 사람이 직접 그레이엄 목사에게 조의를 표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을 포함해 약 1만3천 명이 유해가 안치된 빌리 그레이엄 도서관을 찾아 조문했습니다. 또 2월 28일에는 그레이엄 목사의 유해가 워싱턴 DC에 있는 연방 의사당으로 옮겨져 조문객을 맞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전에도 민간인의 유해가 연방 의사당에 안치된 적이 있었나요?
기자) 네, 흑인 민권운동의 기폭제 역할을 했던 로자 파크스 여사가 지난 2005년에 사망했을 때 파크스 여사의 유해가 연방 의사당에 안치된 바 있었습니다.
진행자) 청취자들께는 낯설지 모르겠습니다만, 고 빌리 그레이엄 목사는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사람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남침례교 소속이었던 그레이엄 목사는 기독교계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람입니다. 1938년에 목사 안수를 받은 이후 60여 년 이상 세계를 무대로 기독교 설교자와 전도자로 활동하면서 큰 명성을 쌓았습니다.
진행자) 빌리 그레이엄 목사 하면 무엇보다 대규모 집회를 연상하게 되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등 세계 각지에서 구름같이 많은 사람을 모아놓고 설교하던 모습이 바로 고 빌리 그레이엄 목사를 상징하는 것들이었습니다. 1992년과 1994년, 두 차례 북한도 방문했는데요. 김일성 대학에서 연설도 하고 김일성 주석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 직접 장례식에 참석했는데, 그레이엄 목사가 여러 미국 대통령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었죠?
기자) 네, 많은 미국 대통령과 친분을 쌓았는데, 특히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과 친한 사이였습니다. 그레이엄 목사는 이런 인연으로 대통령 취임식이나 국가행사에 자주 나와 축도나 기도를 인도했는데요. 그는 1983년에 대통령이 수여하는 ‘자유메달’을, 그리고 1996년엔 의회가 주는 ‘황금메달’을 받았습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김정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