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방송 여기는 워싱턴입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김정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기자) 네, 안녕하십니까?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텍사스주 오스틴 연쇄 폭발 사건 용의자가 사망했습니다. 연방 상원 정보위원회가 선거 보안 강화를 위한 대책을 권고했습니다. 미국 대통령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인터넷상에서 벌어지는 사이버 폭력을 막기 위해 나선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최근 텍사스주 오스틴시 주민들이 연쇄 폭발 사건으로 두려움에 떨었는데, 용의자가 사망했다는 소식이 들어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늘(21일) 새벽 현지 경찰과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이 오스틴시 북쪽 라운드록 지역에서 용의자가 탄 차를 발견하고 추격했는데요. 용의자가 차 안에서 폭탄을 터뜨린 뒤 숨졌습니다.
진행자) 용의자를 어떻게 찾아낸 겁니까?
기자) 다섯 번째 폭발 사건에서 단서가 나왔습니다. 다섯 번째 폭탄은 오스틴시 인근 셰르츠시에 있는 페덱스(FEDEX) 물류처리 시설에서 터졌습니다.
진행자) 페덱스라면 물건을 배달해 주는 회사죠?
기자) 맞습니다. 폭탄이 들어있던 소포는 오스틴으로 가던 중이었다고 하는데요. 수사당국은 페덱스 지점에 와서 이 소포를 보낸 사람을 추적했고요. 결국 라운드록에 있는 한 호텔 주차장에서 이 사람을 발견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용의자를 체포하는 데는 실패했군요?
기자) 네. 용의자를 찾은 경찰이 경찰특공대를 기다리는 동안 용의자가 차를 몰고 도망가기 시작했답니다. 그런데 도주하던 용의자가 차를 세웠고, 그러자 특공대가 용의자 차에 접근했는데요. 그 순간 차 안에서 폭탄이 터진 겁니다. 이 폭발로 차에 접근하던 경찰 특공대원 1명이 다쳤다고 합니다.
진행자) 용의자 신원은 밝혀졌나요?
기자) 네. 공식적으로 확인된 것은 아닌데요. 미국 언론들은 용의자가 오스틴시 인근에 사는 마크 앤서니 콘딧 씨라고 보도했습니다. 용의자는 24세나 23세로 추정되는 무직의 백인 남성입니다. 미국 뉴욕타임스 신문은 용의자가 인터넷에서 자신을 보수주의자로 설명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현재 수사당국은 범행 동기가 무엇인지, 그리고 이번 사건이 단독 범행인지 조사 중입니다.
진행자) 이번 사건이 연쇄 폭발 사건이라고 해서 전국적으로 관심을 끌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지난 2일부터 20일까지 폭발 사건 5건이 발생해 2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습니다.
진행자) 폭탄이 소포에 담겨있었던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네. 처음 세 번은 집 앞에 놓인 소포 안에 폭탄이 들어있었고요. 네 번째는 철사로 덫을 놓는 방식인 '트립와이어(tripwire)'를 쓴 폭탄이 거리에 놓여 있었습니다. 그리고 다섯 번째 페덱스에서 터진 폭탄도 소포 안에 들어있었습니다.
진행자) 폭탄에 덫을 쓰는 건 정교한 기술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현지 수사당국은 철선 기폭장치가 더 높은 수준의 기술이라고 설명했는데요. 그래서 주민들이 더 불안해했습니다.
진행자) 사건이 사건인 만큼 수사에 대규모 인원이 동원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현지 경찰을 비롯해 연방수사국(FBI)과 연방 주류마약화기단속국(ATF) 요원 약 500명 이상이 수사에 투입됐습니다. 용의자를 찾기 위해 오스틴 경찰국이 10만 달러, 그리고 그렉 애벗 주지사가 1만5천 달러의 현상금을 걸기도 했습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21일) 아침 인터넷 트위터에 사건을 해결한 사법당국이 큰일을 했다고 칭찬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연방 상원 정보위원회가 러시아의 선거 개입 가능성에 대비할 것을 촉구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상원 정보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어제(20일)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 보안 강화를 위한 대책들을 발표했는데요. 이 자리에서 러시아의 개입 가능성을 경고하고 이에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정보위원회 위원장인 리처드 버 공화당 상원의원은 먼저 지난 대선에서 러시아가 개입한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버 상원의원] “It is clear that…”
기자) 러시아가 지난 2016년에 치러진 선거에서 미국 선거 체계의 약점을 찾으려 했고, 이에 성공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가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고 버 상원의원은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보기관들도 같은 결론을 제시했죠?
기자) 맞습니다. 중앙정보국(CIA)이나 국방정보국(DNI), 그리고 국가안보국(NSA) 등 미국 정보기관들은 모두 러시아가 2016년 선거에 개입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한편 어제(20일) 기자회견에 참석한 수전 콜린스 공화당 상원 의원은 러시아가 2018년 선거에도 개입할 것이라는 정보기관들의 전망을 다시 언급했습니다.
[녹취: 콜린스 상원의원] “The leaders of intelligence community…”
기자) 콜린스 의원은 러시아가 올해에도 미국 사회를 분열시키고 선거를 교란하려고 시도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선거 보안과 관련해 상원 정보위원회가 권고하는 대책들도 어제(20일) 공개됐죠?
기자) 그렇습니다. 6개 항목으로 나누어진 권고 사항들이 나왔습니다. 중요한 내용을 살펴보면요. 먼저 선거 운영에 있어 주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서는 선거를 기본적으로 주 정부가 담당하죠?
기자) 맞습니다. 정보위원회 권고안은 이 점을 다시 강조하고 연방 정부가 필요한 정보와 자원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다음 네 부분에 걸쳐서 선거 보안 강화안이 나옵니다. 먼저 연방 정부에는 미국 선거에 개입하는 것이 적대적 행위이고 대가가 따른다는 점을 적국에 주지시키라고 권고했습니다. 또 국토안보부와 정보기관 등 연방 정부 유관 부서와 주 정부 등 지역 정부가 긴밀하게 소통할 경로를 확보하라고 권고했습니다.
진행자) 선거 보안과 관련해서는 해킹이 심각한 위협으로 거론되고 있던데 이 부분에 대한 대책도 나왔나요?
기자) 물론입니다. 외부에서 들어올 해킹에 대비해 전산망 보안(cyber security)을 대폭 강화하라고 주문했습니다. 연방 기관과 협력해서 전산망 안전도를 측정하고 미비한 것을 반드시 보완하라는 주문인데요. 권고안은 특히 오래된 투표기를 교체할 것도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투표기가 해킹당해 투표 결과가 조작될 수 있다는 경고도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런 위협에 대비해 투표 기계를 인터넷에 연결하지 말라고 권고했고요. 또 투표 결과가 남는 종이 투표를 비상 체제로 갖추라고 촉구했습니다. 그 밖에 상원 권고안은 재검표 체제를 점검하고 개선할 것도 권고했습니다.
진행자) 상원 정보위원회 권고는 반드시 실행해야 하는 것은 아니죠?
기자) 그렇습니다. 그래서 정보위원회 권고안은 연방 의회에 선거 보안 강화를 위한 법안을 마련할 것과 관련 예산을 편성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사이버 폭력 방지를 위해 나섰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멜라니아 여사가 어제(20일), 관련업계 대표들을 초청해 백악관에서 사이버 폭력 방지와 안전한 인터넷 환경을 마련하기 위한 회의를 열었습니다. 이번 회의에는 아마존과 페이스북, 구글, 트위터 등 주요 인터넷 기업과 인터넷협회 대표들이 참석했습니다.
진행자) 멜라니아 여사가 사이버 폭력에 관심을 보인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죠?
기자) 네, 멜라니아 여사는 이미 지난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운동 당시, 자신이 백악관 안주인이 되면 사이버 폭력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요. 이번 회의는 멜라니아 여사가 이 문제를 다루는 첫 공개 행사입니다. 사이버 폭력이라면 인터넷상에 사진이나 글을 올려서 다른 사람을 망신주거나 괴롭히는 행위를 말합니다.
진행자) 이번 회의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가 논의됐습니까?
기자) 기술이 미국 어린이들에게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과 부정적인 영향 등이 논의됐습니다. 페이스북과 구글 등 주요 첨단 기업들은 사이버 폭력을 막기 위해 엄격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데요. 문제가 있는 글이나 사진은 삭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로 사용자들의 신고에 의존하기 때문에 한계가 있습니다.
진행자) 멜라니아 여사가 사이버 폭력 방지를 위해 어떤 방안을 생각하고 있나요?
기자) 멜라니아 여사는 앞서 인터넷상에서 서로 배려하고 존중하는 분위기를 이끌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지난달 미국 주지사 부인들을 초청한 자리에서 한 말 잠시 들어보시죠.
[녹취: 트럼프 여사] “This means encouraging positive habits with social media and technology…”
기자) 어른들은 아이들이 사회관계망 서비스, 소셜미디어 등을 이용할 때 긍정적인 습관을 갖도록 도와야 한다는 건데요. 어린이들의 인터넷 사용 시간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멜라니아 여사는 말했습니다. 멜라니아 여사는 트럼프 대통령과 사이에 12살 난 아들 배런을 두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멜라니아 여사가 ‘사이버 폭력’ 방지를 위해 노력하는 게 불편하다는 반응도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남편 트럼프 대통령 때문인데요. 잘 알려져 있다시피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 애호가입니다. 140자 이내 짧은 글을 인터넷에 올리는 트위터를 국민과 소통하는 수단으로 이용하는데요. 트위터에 다른 사람을 비판하는 글, 심지어 외모를 공격하는 글을 올려서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의 계정을 폐쇄해야 한다는 요구까지 나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트위터 측은 트럼프 대통령이 올리는 글이 뉴스 가치가 있다며, 이런 요구를 일축했습니다. 멜라니아 여사가 어제(20일) 이 문제를 언급했는데요. 자신이 사이버 폭력 대처에 나서는 데 회의적인 사람들이 있지만, 그런 비판 때문에 아이들을 돕는, 옳은 일을 그만두진 않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사이버 폭력, 인터넷상에서 괴롭힘을 당하다 심지어 자살하는 사람도 나오고 있는데요. 미국에서 이 문제가 어느 정도나 심각한가요?
기자) 민간 단체 ‘사이버폭력연구센터’에 따르면, 미국 중고등학생들 가운데 34%가 사이버 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합니다. 2016년 5천700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나온 수치인데요. 최근 30일 이내에 그런 경험을 했다고 밝힌 학생은 17%에 달했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멜라니아 여사가 사이버 폭력 방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미국 퍼스트레이디, 대통령 부인들은 저마다 관심 있는 문제를 한두 가지씩 정해서 초점을 맞추곤 하죠?
기자) 맞습니다. 전임 바락 오바마 대통령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는 아동 비만 퇴치를 위해 건강한 식생활과 운동을 장려했고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부인 로라 부시 여사는 문맹 퇴치를 위해 노력했습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김정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