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줌왈트 전 부차관보] “단기간 내 비핵화 어려워…역량 제한, 확산 방지가 우선”

제임스 줌왈트 전 국무부 일본·한국 담당 부차관보.

북한이 말한 비핵화는 매우 오랜 과정을 의미하며, 미-북 정상회담을 통해 달성하긴 어렵다고 제임스 줌왈트 전 국무부 일본·한국 담당 부차관보가 밝혔습니다. 따라서 북한의 무기 역량 제한과 확산 방지 등을 중단기 목표로 두고, 대화를 시작했다는 이유로 제재를 완화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북한은 억류 미국인들의 석방과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미군 유해 발굴 재개를 허락하는 것으로 관계 개선 의지를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는 미-북 대화 재개 가능성에 따라 북한 문제를 다뤘던 미국 전직 고위관리들과의 인터뷰 시리즈를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오늘 열두 번째 순서로, 줌왈트 전 부차관보를 김영남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미-북 대화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줌왈트 전 부차관보) 물론 매우 큰 진전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위험 요소 역시 당연히 있다고 봅니다. 저는 두 정상이 회담을 통해 비핵화라는 엄청난 합의를 이뤄낼 것으로 보지 않습니다. 현실적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앞으로 긴장 완화를 위해 어떤 단계를 밟아갈지 등에 대한 합의는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이를 통해 궁극적인 목표로 나아가는 겁니다.

기자) 한국 정부는 북한이 비핵화 의지가 있다고 미국에 전했는데요. 왜 비핵화가 현실적이지 않다고 보십니까?

줌왈트 전 부차관보) 북한이 어떤 의미로 말을 했는지 탐색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으로부터 직접 이런 말을 듣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과 만나 대화를 하고 비핵화에 대한 의미를 탐색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 평가가 틀리길 바라지만 이는 매우 오랜 기간에 걸친 목표일 겁니다. 미국이 이런 장기간 목표를 포기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러면서 신뢰를 쌓고 긴장을 완화하는 단계적인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북한의 과거 행동을 비춰봤을 때 북한의 최근 비핵화 발언 역시 회의적으로 받아들이시는 겁니까?

줌왈트 전 부차관보) 북한은 과거에도 비핵화 의지가 있다는 발언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항상 조건이 있었죠. 이런 조건이 무엇인지를 대화를 통해 확인한 뒤 북한의 발언이 새로운 것인지 아니면 과거의 발언을 반복한 것인지 판단해야 합니다. 저는 현 상황에서 관여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면서도 경제 제재가 유지돼야 한다는 점에도 동의합니다. 북한과 대화를 하기 시작했다고 해서 제재를 완화하기 시작하는 것은 실수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화와 제재는 별개로 진행돼야 합니다.

기자) 단계적 접근 방식을 언급하셨는데요. 완전한 비핵화가 아닌 북한의 핵 역량 동결 혹은 제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주장이신가요?

줌왈트 전 부차관보) 저는 비핵화가 장기적 목표라는 말을 했었는데요. 이런 과정에서 성공 가능한 중단기적인 목표를 가져야 합니다. 북한의 추가 무기 실험을 제한하고 어느 정도의 사찰을 실시할 수 있겠죠. 또한 확산에 대한 부분에서도 솔직한 대화가 이뤄져야 합니다. 북한이 불량 국가나 불량 단체들에게 자신들의 기술을 판매하는 것은 미국에 큰 우려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부분들을 북한과 논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북한은 이런 동결의 대가로 주한미군 철수와 체제 보장 등을 요구할 텐데요.

줌왈트 전 부차관보) 저는 미국과 한국, 미국과 일본의 안보 동맹은 변하지 않는 미국의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진전의 대가로 이런 동맹을 거래한다는 것을 상상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다른 것들을 제공할 순 있을 겁니다. 과거 저희는 북한에 인도주의적 지원 관련 대화를 했었습니다. 식량이나 의료품을 전달하는 미국의 비정부기구들도 많고 말이죠. 미국이 이런 부분에 동의를 할 수 있다고 봅니다.

기자) 다른 것들은 어떤 게 있을까요?

줌왈트 전 부차관보) 미국 정부가 제기해야 할 매우 중요한 문제 중 하나는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3명에 대한 겁니다. 북한이 이들을 석방한다면 좋은 신호가 될 수 있습니다. 북한이 추가로 할 수 있는 건 한국전쟁 당시 전사한 미군 유해발굴의 재개를 허가하는 겁니다. 저는 이런 부분들은 두 정상이 동의할 수 있는 문제이며 서로 신뢰를 갖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할 것으로 봅니다. 제가 말한 북한과의 관여는 짧은 기간 동안 현실적인 문제를 천천히 밟아나가는 것이지 북한 정책의 엄청난 변화를 논의하거나 이를 추구하는 게 아닙니다.

기자) 일각에서는 제재 강화를 위해 해상봉쇄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을 합니다. 현실적인 옵션이라고 보십니까?

줌왈트 전 부차관보) 저는 북한과의 대화에서 진전이 없다면 현재 가해지는 제재를 계속 유지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더 압박을 가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제재들의 이행을 더욱 철저히 감시하는 게 될 수 있는데요. 해상봉쇄 역시 이런 추가 조치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지만 다른 방법들도 많습니다. 현재 가해지는 대북 제재를 위반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선박들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는 거죠. 저는 한국과 일본 모두 북한의 항구에 들렀던 선박들에 대해 추가 조치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현재 가해지는 제재들에 대한 이행을 강화해 북한이 대화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북한을 비롯한 여러 국가 문제들을 오랫동안 다뤄오셨습니다. 북한과 대화에 나설 미국이나 한국 당국자들에게 조언이 있으시다면요.

줌왈트 전 부차관보) 저는 많은 인내가 필요할 것으로 봅니다. 하지만 이런 예비적 성격의 대화를 갖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임스 줌왈트 전 국무부 부차관보로부터 미-북 대화와 북한 비핵화의 한계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대담에 김영남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