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체육강국 강조…스포츠의 정치적 이용 비판 제기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014년 10월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고 돌아온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북한을 방문한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은 집권 초기부터 체육강국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토마스 바흐 위원장이 29일 사흘 일정으로 북한을 방문했습니다.

IOC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바흐 위원장이 북한의 스포츠 발전과 북한 선수들의 2020년 도쿄올림픽,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참가 문제 등을 집중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바흐 위원장이 이번 방북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됩니다.

김 위원장은 2011년 12월 집권한 이래 체육 분야 발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5년 신년사 내용입니다.

[녹취:김정은 위원장] “온 나라가 체육 열기로 끓게 하고 체육인들이 국제 경기들에서 공화국기를 더 높이 휘날리며 체육강국 건설의 전망을 열어나가야 합니다.”

실제로 김 위원장은 집권 이후 마식령 스키장과 평양 문수물놀이장, 평양 미림승마구락부, 평양 국제축구학교 등을 건설했습니다.

또 북한 전역에 수영장과 배구장, 롤러스케이트장을 조성하고 다양한 체육경기를 수시로 열었습니다.

이와 함께 올림픽과 아시아경기대회는 물론 수영과 역도 세계선수권대회 등 다양한 국제대회에도 적극 참가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올 들어 3월에만도 아시아 레슬링선수권대회와 월드컵 세계체조대회 등 2개 국제대회에 참가했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국제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들도 늘고 있습니다.

북한은 또 2012년 런던과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하계패럴림픽에 참가한 데 이어, 올해는 평창에서 열린 동계패럴림픽에도 사상 처음 참가하는 등 장애인 운동선수들의 국제대회 참가도 확대하고 있습니다.

이밖에 국제대회 유치에도 나서, 2018 세계 주니어역도선수권대회 개최권을 따냈습니다. 북한이 아시아 차원이 아닌 세계대회를 유치한 건 1979년 세계탁구선수권 이후 처음입니다.

하지만, 국제역도연맹이 구체적인 설명 없이 개최국을 북한에서 우즈베키스탄으로 변경하면서 실제 개최는 무산됐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의 움직임이 순수한 스포츠 정신과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녹취:버토리 박사] “Dictators often try to use international sports to bolster their international reputation…”

정치와 스포츠의 연관관계를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는 미 다트머스대학의 앤드류 버토리 박사는 최근 `VOA’에, 독재자들이 종종 국제적 평판을 개선하고 국민들을 민족주의로 선동하는데 국제 스포츠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의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도 현실을 감추고 국제적 위상을 높이기 위한 시도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에서 자행되는 반인도 범죄는 체육 분야에서도 예외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칼라튜 사무총장] “(북한이) 마식령 스키장을 강제노동으로 건설했는데, 거기서 군인들이 일을 했잖아요. 이것이 국제 노동기준으로 봐서는 바로 강제노동이죠.”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